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23
밥만 먹고 레벨업 1324화
악신 오블렌은 오블렌의 죄를 흡수하면서 전성기 시절의 힘을 되찾았다.
수호신의 자리를 박탈당하였으며 다시 한번 8기둥 중 하나인 악신의 자리에 섰다.
과거의 힘을 되찾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쁘지 않다.
자신이 원하던 방법으로 강해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블렌은 눈치채고 있었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클 것임을.
이제 오블렌은 수호신이 아니라 ‘악신’이다.
과거 수천만 명의 인류를 학살했던 힘을 가진 악귀.
물론 그때와 지금의 오블렌은 완전히 달랐다.
지금의 오블렌은 외형도 조금 바뀌었다.
맑았던 눈은 흰자 검은 자 구분 없이 검기만 했고, 악신이란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두려워할 거다.
그는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매일같이 오블렌에게 찾아와 ‘수호신 아저씨 놀아줘요!’라고 외쳤던 아이들 무리가 보였다.
그 아이들이 오블렌과 마주친 순간 얼어붙었다.
우물쭈물하던 아이들 중 하나가 울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오블렌에게 목말을 태워달라고 조르던 소녀도 엉엉 울었다.
조금 변화해 버린 외모였지만 그 변화는 꽤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눈치챘다.
“야, 악신이면 예전처럼 미쳐서 날뛸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방인이란 이름에 비롯된 자들.
“그치. 또 언제 폭주하고 날뛸지 모름. 전문가들이 오블렌 폭주하면 천외제국 날아간다고 했잖아.”
“에이, 설마.”
“설마는 무슨. 개 버릇 남 줘?”
곧 오블렌과 시선이 마주친 그들이 도망쳤다.
오블렌은 무표정했다.
슬프거나 화가 나는가?
아니다.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였다.
자신이 지은 죄다. 그것이 세뇌에 의한 것이라도 변치 않는다.
“히이이이이익!”
“헉!”
“꺄악!”
시장을 걷자 이곳을 걸으면 웃어줬던 상인들도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오블렌은 민혁을 만나러 가기 위해 걸음했다.
자신의 강해짐의 이유는 그와 천외제국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거면 되었다. 자신에게 다른 것들은 사치다.
천외제국 인근의 던전을 자신의 터전으로 잡으려 한다.
그 안에서 살아가며 가끔씩 민혁과 만나고 위험이 있을 때만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다.
오블렌이 하는 말을 들은 민혁이 단호히 말했다.
“안 돼.”
[왜 안 된다는 거지? 알기로 천외제국을 떠나는 자들도 생겨나고 있는 걸로 안다.]불안함에 떠는 자들이 떠나가고 있었다. 혹여 폭주해 버린 오블렌에 의해 천외제국이 한낱 먼지가 될까 봐.
그러나 민혁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군.]“네가 혼자 던전에서 살아가겠다는 걸 나보고 받아들이라는 거야?”
[난 아무렇지도 않다.]“아무렇지도 않을 리가 없잖아!”
민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에 오블렌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답했다.
[뭔가 착각하나 보군. 나는 원래 이렇게 살아왔다. 인간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귀찮았는데 잘되었지.]정말로 오블렌은 괜찮았다.
“아무튼 안 돼. 일단 돌아가.”
오블렌은 일단 돌아가기로 했다.
어차피 곧 일어날 파장을 민혁이 직접 겪으면, 그도 자신의 말에 수긍할 거라 생각했다.
민혁이 그가 나선 자리를 바라봤다.
“말하는 거랑 표정이랑 완전 따로 노네…….”
* * *
오블렌은 민혁이 이해되지 않았다.
[아직도 날 그렇게 모르는 건가.]자신은 한낱 인간과의 연 따위에 연연하지 않건만.
오블렌은 다시 돌아가는 길을 걷는 것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았기에, 자신을 보며 도망치는 이들의 꽁무니를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바라만 봤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다시 걷는다.
다시 시장이 나왔다. 자신이 나타나자 다시 휑 비어버린 곳을 보며 그는 그저 묵묵히 걸었다.
그때 시장상인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오블렌 님…….”
[뭐냐.]오블렌이 미간을 찌푸렸다. 잔뜩 움츠러든 여인이 말했다.
“무례를 범해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오블렌 님이 어떤 분이신지 아는데.”
[상관없다. 너희들의 생각 따위.]“저희는 오블렌 님을 믿고 아낍니다. 다음부턴 그러지 않을게요.”
오블렌은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천외제국을 지켜주셔서요.”
오블렌은 다시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다시 모인 아이들 무리가 보였다.
겁에 질린 아이들 무리가 오블렌을 보며 다시 도망치려다 멈칫했다.
목말을 태워달라고 조르던 소녀가 다가와 옷깃을 당겼다.
“수호신 아저씨…… 아깐 미안해…….”
큰 눈을 껌뻑이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소녀를 보았다.
“오블렌 아저씨 미안!!”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우리도 모르게…… 헤헤…….”
소녀가 말한다.
“아저씨, 다음에 목말 태워줄 거지?”
소녀를 내려다보던 오블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오블렌이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분명히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시선이 변했다. 그러나 깨달았다.
그들은 자신을 위해 그 변화를 이겨내려 노력할 것임을.
[멍청이들.]피식 웃은 오블렌이 중얼거렸다.
[던전으로 가는 건 보류해야겠군.]본인은 몰랐으나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던 오블렌이 웃었다.
* * *
전 세계가 난리다.
프라이팬 살인마의 재림.
아테네를 구한 자.
유일한 유저 기둥 민혁.
그를 부르는 이름은 수백 가지 이상이다.
확실한 건 지금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상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음.
그것이 지금의 민혁이란 사내다.
세계 모든 국가가 민혁을 원했다.
하지만 데려올 수 없는 사람이란 걸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한 국가의 극소수의 이들이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치기 시작했다.
[민혁은 중국인이다. 민혁이 2살 때 그의 아버지 강민후 회장이 베이징에 머물렀던 것이 그 증거이다.] [민혁은 누가 봐도 중국사람 아닙니까? 검은색 머리카락에 갈색 눈동자. 전형적인 중국인의 우월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증거는 또 있습니다. 민혁이 자신의 아버지와 10살 때 중국 베이징에서 북경 오리를 먹는 사진만 봐도 아시지 않겠습니까?]물론 중국의 모든 국민들이 그런 건 아니다.
아주 극소수의 중국인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극소수의 중국인들의 숫자가 대한민국 국민들에 버금갈 정도의 숫자라는 거다.
중국은 세계에서 경제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한 국가이다.
그로 인해 꽤 많은 자국민이 중국이 가장 우수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세계인들은 매번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해대는 그들의 말에 어이없어했다.
[저번엔 피자의 시초가 지들 거라더니…….] [피자는 진시황이 즐겨 먹던 간식입니다만?] [왜 니네 어려서부터 된장찌개만 먹었다고 하지?] [맞는데요?]세계인들은 그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를 포기했다.
그 순간에도 계속 민혁이 중국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들이 확산되어 갔다.
[민혁이 3살 때 강민후 회장이 베이징에서 찍은 사진만 봐도 그는 영락없는 중국인입니다. 그가 베이징에서 거주했었다는 증거죠.] [너는 베이징 살면서 파인애플 그려진 노란색 셔츠에 선글라스 끼고 캐리어 끌고 사진 찍냐?] [그런데요? 전 집 앞 슈퍼 갈 때도 저렇게 갑니다.] [22222222222.] [3333333333333.] [와 미치겠다. 진짜.] [정확한 증거로는 그가 21년 전 베이징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는 겁니다. 증거자료 첨부합니다.] [(스크린샷.)] [……저게 어딜 봐서 민혁이인데……?] [아니 갓 태어난 애기 찍어놓고 민혁이라고? 아니, 잠깐만. 저 꼬마 심지어 여자애잖아!] [아무튼 민혁은 우리 중국인입니다.] [절레절레.]세계가 막무가내식 발언을 해대는 중국인들을 비난했다.
그 비난을 보며 한 사내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이름은 천무한.
중국 주석의 머나먼 친척으로 중국 공산당의 간부 중 한 명이다.
천무한은 중국이 곧 세계를 장악할 거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10년 새 가장 크게 성장한 국가이며 많은 인구수를 필두로 계속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천무한은 민혁의 팬이기도 했으며 그 역시 민혁이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이 중 한 명이다.
‘내가 중국인이라면 중국인인 거지.’
천무한은 날 때부터 아버지가 공산당의 간부였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누렸다.
그의 말이 곧 법이고 명령이다. 중국 공산당 간부에게는 21세기에 그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천무한은 아버지에게 버려진 덜떨어진 아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아들조차도 휘두를 수 있는 힘은 막강했고 돈도 많았다.
“내가 분명 50억이나 후원했는데 말이지.”
그에겐 갖은 뇌물을 갖다 바치는 기업도 많았기에 돈은 넘쳐났다.
얼마 전 민혁이 아테네를 구했을 때 다른 대부호들처럼 민혁에게 후원했다.
그는 민혁이 50억을 후원받고 연락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자그마치 50억이다.
하지만 민혁은 연락하지 않았고 천무한은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겠지.’
분명 자신에게 고마워할 거다.
더불어, 이번에 천억 원 상당의 다양한 것들을 쥐여주며 그와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가질 거고 악수를 할 거다.
‘감히 공산당의 간부인 나를 아무리 민혁이라고 해도 거부할 수 없을 거다.’
세계인들은 중국인들을 두려워한다.
그리 믿고 있었다. 물론 세계인들은 똥이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었지만 그것을 알 리 없는 천무한이다.
곧 부하가 들어왔다.
“민혁의 귓속말 코드를 알아냈습니다.”
코드를 확인한 천무한은 웃었다.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하다.
‘그 사진 한 장을 SNS에 게재하는 것만으로도 그가 중국인이다는 것에 많은 힘을 실어주겠지.’
그는 주석에게 사랑받고 싶은 인물이었다.
어쩌면 이로 인해 그의 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판단했다.
그가 아테네에 접속했다.
* * *
아테네에 접속한 천무한은 곧바로 귓속말 코드를 토대로 민혁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천무한: 안녕하십니까. 민혁 님, 저는 중국 주석의 친인척으로 현재 공산당에서…… 그러하여 민혁 님과 식사를 한번 하고자 합니다. 식사를 해주신다면 제가 준비한 무수히 많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또 이것을 인연으로 우리 중국에서 광고 한번 찍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천무한도 바보는 아니다.
이에 응할 등신은 없다.
하지만 응하게 하면 그만이다.
[천무한: 민혁 님이 바빠 식사를 하시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만. 민혁 님의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일화그룹은 중국의 싸오미 그룹과 무수히 많은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또 우리 공산당을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 등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천무한: 아, 그리고 제시할 광고는 민혁 님이 중국의 음식인 김치를 먹고 맛있어하는 아주 짧은 광고가 될 겁니다.] [천무한: 그리고 천외제국엔 메이웨이라는 중국 랭커분도 계시지요? ^^ 꼭 응해주셨으면 합니다.]협박이다.
답장이 왔다.
[민혁: ㅋㅋ. ㅂㅅㅋㅋㅋㅋㅋㅋ]천무한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니, 지존이란 자가 이런 무례한 언행을 일삼는단 말인가?
물론 자신 먼저 무례했음은 모르는 천무한이다.
[민혁: 오늘만 중국 공산당 간부라는 귓속말 109개 받음 ㅋㅋㅋㅋㅋ. 인증 가능?]천무한은 화가 났다.
감히 누가 공산당을 사칭한단 말인가!?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천무한이 서둘러 자신의 캐릭터명을 스크린샷하고 자신의 얼굴과 함께 보냈다.
[천무한: (스크린샷). 인터넷에 검색해 보시면 제가 누군지 알 겁니다. 자, 이제 진지하게 이야기를…….] [민혁: ㅇㅇ 확인.] [천무한: 하하, 확인하셨군요. 자, 그럼 이제 진지한…….] [민혁: 이거 인터넷에 풀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심?] [천무한: ……예?]천무한은 눈치챘다.
‘……일부러 인증시킨 거였어?’
[민혁: 중국 주석의 친인척이 권력을 이용해 나를 회유하려 했다는 사실이 지금 전 세계에 뿌려지면 어떻게 될까. 지금 내가 알기로 전 세계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가 나인 걸로 아는데.] [천무한: …….] [민혁: 그리고 너 검색해보니까. 우리나라 거 니들 거라고 우기는 애 중 하나더라?] [민혁: 한 번만 말한다. 잘 들어.] [민혁: 나 우리나라 사람이고, 중국으로 귀화할 생각 없고, X같은 중국광고도 출현할 생각 없다.] [민혁: 그리고 너희가 주장하는 그 무수히 많은 것들도 다 우리 거고, 니들 거 수십 년이 지나도 부정하는 X로나 전염병밖에 없음.] [민혁: 알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