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25
밥만 먹고 레벨업 1326화
아침에 한 줄의 기사가 나갔다.
[세계 두 번째 폭식결여증 환자. 중국 하늘 정신병원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확인. 현재는 민혁과 함께 있는 것으로 파악.]사람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사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두 번째 폭식결여증 환자?
그마저도 세계인들에겐 생소한 것이었다.
점심쯤 되자 이는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폭식결여증 환자인 한 소녀를 중국 정신병원에서 보호 중이었으나 민혁이 마음대로 한국으로 데려간 것으로 추정.] [어떻게 데려갔나?] [민혁. 비정상적인 루트를 이용해 폭식결여증 환자를 데려가다.]논란이 번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천무한이 고용한 이들이 바람잡이 역할을 하며 소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로써 민혁이 중국인임이 확인된 셈. 또 폭식결여증은 유전이었던 것.] [그럼 소녀가 강민후 회장 딸이라는 겁니까? 서양인이라던데.] [……아무튼 유전임.] [유전 아니어도 문제 아닙니까. 우리 중국의 정신병원에서 잘 케어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무슨 권리로 민혁이 데려갑니까?]천무한의 바람잡이들은 악질적인 글을 잘 썼다.
[만약 민혁의 동생이 아니라고 하면 더 문제입니다. 민혁이 왜 소녀를 데려갔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부호이자 아테네의 지존인 그가 소녀에게 임상실험을 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임상실험? 시대가 어느 땐데…….] [소녀는 중국에 있었을 당시만 해도 고아였던 것으로 알려지며 정신병원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그 정신병원은 폐업한 상황이며 소녀의 기록은 일부 지워졌죠.] [자, 어떻습니까. 고아인 소녀를 임상실험으로 이용해 먹기 참 좋죠.] [만약 동생이 아니라면, 민혁은 자신의 병의 치료를 위해 우리 중국인 소녀를 착취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중국 정부는 우리 중국에 소녀를 다시 데려와 치료해 줘야 합니다.]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가여운 소녀를 착취하는 비인륜적 행위를 일삼는 민혁은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분명히 해야 할 겁니다.] [어떤 비정상적인 루트로 그녀를 데려갔는지도 해명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정상적인 루트였다고 해도 민혁이 중국인인 게 인정되는 거죠ㅋ.] [민혁은 서둘러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겁니다!]세계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시끄러워지는 때, 민혁은 한 귓속말을 받았다.
[짱이진: 천무한 님의 말을 대신 전해드립니다. 감히 나를 조롱하고 무사할 줄 알았나? 한낱 게임의 랭커 따위가 말이야. 곧 천외제국의 메이웨이도 매장시킬 예정이다. 명목은 탈세쯤으로 해두지.] [짱이진: 곧 공안들이 그녀를 체포하고 가둘 예정이다. 하지만 난 아량이 넓은 사람이기에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군.] [짱이진: 제안을 한다. 내일 저녁 6시까지 중국 베이징으로 와서 나를 만나라. 내 친인척이었던 것으로 하도록 하지. 그럼 소녀에 대한 귀화요구도 중단하겠다. 일전에 내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 중국에서 광고도 찍어라. 싫은가? 싫다면 소녀를 중국에 넘겨주든가.]정말 비상식적인 소리다.
누가 봐도 명백히 한국인인 민혁을 서류를 조작해 중국인으로 만들겠다?
‘그 비상식적인 게 가능한 국가라니.’
어이가 없다.
그러나 간단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서 버렸다.
‘내가 필로스를 데려온 건 표면적으로 보면 정말 문제가 되기 충분해.’
민혁은 소녀 필로스를 정신병원에서 구하고자 했다. 더불어, 소녀의 폭식결여증도 치료해 주고자 했다.
그러나 이걸 나쁘게 보면, 중국인들의 주장처럼 자신을 대신한 임상실험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노릇이다.
민혁은 헛웃음을 지었다.
‘차라리 나를 건드렸으면 나았을 텐데.’
이 이야기가 빠르게 전달되기 시작했다.
* * *
공항으로 돌아가고 있던 라우쉬.
로스차일드 가문은 전 세계의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문이다.
라우쉬가 어떠한 영향력을 가졌는지는 한국의 대통령이 달려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소녀 필로스를 생각하며 작은 웃음을 짓는 라우쉬.
‘아예 한국에 이민 올까?’
딸의 곁엔 부모가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때. 그가 비서를 통해 그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
라우쉬는 가족의 정 따위 느껴본 적이 없다.
이번에 필로스와 함께 놀며 그 정이란 걸 느껴봤다.
부모란 이런 것인가.
아아, 왜 자식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몇 시라고?”
“베이징에서 6시입니다.”
“전화 전부 돌리고 베이징으로 간다.”
* * *
5시 30분 베이징.
천무한은 민혁이 출국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해당 기사를 접한 세계인들은 정말 민혁이 중국인인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천무한의 주변에는 중국의 내로라하는 언론회사의 기자들이 있었다.
“내가 그와 악수를 하면 기사 타이틀은 이렇게 적으면 되겠지. ‘민혁, 먼 친척 천무한과 악수하며 환한 미소를 짓다’.”
“그리고 이런 기사들도 몇 개 쓰게. ‘민혁. 정말로 중국인이었던 것’.”
천무한은 문득 자신이 자랑스러워졌다.
“민혁은 세계적인 스타지. 그런 스타를 중국인으로 만들어내는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애국자인지를 보여주는지 알겠지. 주석께서도 매우 기뻐하실 것이네.”
기자들은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그저 중국의 공산당 간부의 말은 곧 이 나라에서 법이었으니 모두 실현 가능성 있어 보였다.
그러나 한 기자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한데 민혁은 일화그룹 회장의 아들이기도 한데, 괜찮습니까?”
“……일화그룹은 기업일세. 기업이 고작 소녀 한 명 때문에 움직이는 게 말이 된다고 보는가. 심지어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이쯤 되면 정말 임상실험을 위해 데려갔을 수도 있지.”
“그럼 정말 민혁이 다시 소녀를 귀화시켜 버리기로 하면 어쩝니까? 다른 건 둘째치고 소녀는 어쩌시게요?”
“…….”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이자 사형집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나라이기도 하다.
“대충 어디 정신병원에 짱 박아두고 죽어버리면 ‘중국의 전폭적 지원을 받던 소녀. 결국 폭식결여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망하다’는 기사를 한 줄 쓰면 되겠지. 시체는 대충 태워 버리고.”
시체를 그저 태워 버린다는 말에 기자들의 동공이 떨렸다.
공산당 간부들 중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생각하는 자들이 있다.
그것이 딱 천무한이었다.
그때 검은색 차량이 멈춰섰다. 천무한도 경호원들과 함께 나온바.
“혹여 놈이 폭력을 휘두르면 잘 찍어주게. 그럼 놈을 더 확실하게 나락으로 보낼 수 있겠지.”
차에서 민혁이 내렸다. 내려서 걸어오는 그를 보며 천무한은 양팔을 벌렸다.
“어서 오게! 중국인 민혁!”
그의 조롱 섞인 목소리에 멈춰 선 민혁이 손을 들어 올렸다.
“응? 날 치기라도 하려는가?”
천무한이 호기롭게 주변을 둘러봤다.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찍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곳에서 나는 신과 같네. 내 말이 때론 법이 되고 내 명령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 내가 쓰레기라고 말하면 쓰레기가 되거…….”
짜아아아아악-!
민혁은 거침없이 뺨을 후려쳤다.
뺨을 맞은 천무한의 어안이 벙벙했다.
“뭔 놈의 신이 뺨을 처맞냐.”
“……?”
천무한은 이런 막무가내인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공산주의인 중국에 와서 중국 공산당 간부의 뺨을 때리다니?
당장 공안에 끌려가도 이상하지 않다.
“네가 신이라고?”
“이, 이 X같은 새끼가……!”
경호원들이 민혁을 제압하기 위해 움직이려 했다.
그때 함께 왔던 검은색 차량 중 하나가 멈춰 섰다.
“……?”
익숙한 얼굴을 보고 천무한은 움찔했다.
“……싸오미 회장?”
세계적인 대부호 중 하나.
실질적으로 중국을 이끌어가는 거대기업인이다.
중국의 싸오미는 전 세계적으로 힘을 드러내는 곳.
그리고 차량에서 중국의 내로라하는 재벌들이 내렸다.
“……아니, 당신들이 왜?”
강민후 회장이 연락했나?
아니, 싸오미는 일화그룹보다 거대한 기업이다.
특히나 싸오미의 회장도 공산주의에 찌든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고작 일화그룹 회장 말을 듣고 온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곧 한 차량에서 흑인, 백인 경호원을 두고 한 사내가 내렸다.
그는 다름 아닌 라우쉬였다.
그러나 아테네를 플레이하지 않는 천무한은 라우쉬가 누군지 정확히 몰랐다.
“소개할게. 내 친구. 재벌가의 신 라우쉬야. 아, 저 친구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가주이고. 필로스의 양아빠이기도 해.”
* * *
라우쉬가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
“전화 전부 돌리고 베이징으로 간다.”
비서가 물었다.
“전화라면?”
“중국 내로라하는 회장들. 모든 거래 끊겠다고 해.”
“……그럼 로스차일드 가문이 말도 안 되는 피해를 입습니다.”
옆에 타고 있던 집사의 말이다. 그러나 집사는 작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왜 웃지?”
“도련님이 아까 전 그 소녀와 함께하면서, 그렇게 웃는 모습을 처음 봐서요.”
집사는 라우쉬를 키운 사람이기도 했다.
또 너무 잘 알기도 했다.
“피해가 간다고 말씀드렸지만 중국 그 누구도 반기를 들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감히 그 누가요?”
그래, 라우쉬는 바보가 아니다.
모든 것을 걸고 누구를 지키려 하는 그런 자는 아니다.
“중국 주석한테도 전화 넣어. 만나자고 해.”
“알겠습니다.”
“아 참, 그리고 집사. 방금 전에 ‘그 소녀’라고 했지?”
라우쉬의 말에 집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따님’이라고 칭해.”
* * *
천무한은 당황스러웠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세계의 모든 금융을 손에 꽉 쥐고 있는 가문이다.
중국의 내로라하는 중국 기업 회장들이 말했다.
“왜 이런 어리석은 짓을 벌인 겁니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당신이 정말 신이라고 믿은 겁니까?”
그 와중에도 기자들이 끊임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그러나 당황했던 천무한은 목을 꼿꼿이 세웠다.
“기업들이 이 일과 무슨 상관이지? 당신들이 온다고 달라진 건 없다. 그리고 네 새끼가 공안에 잡혀갈 거라는 것도! 이미 공안들이 출발했을 거다!”
천무한의 얼굴이 붉어졌다.
기업들이 개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민혁은 소녀를 어떤 식으로 데려갔는지 밝혀야 했고, 그것이 정상적이지 않다면 귀화해야 했다.
그런데 민혁이 한 종이를 내밀었다.
한국어로 적혀 있었으나 곧 민혁이 중국어로 말해줬다.
“여기 써 있는 내용을 말하자면, 내가 필로스의 법적보호자 중 한 명으로 되어 있어. 이 말이 무슨 뜻이냐.”
“…….”
“나는 필로스를 데려오면서 평생 내 친동생 삼기로 했다는 거. 우리집 호적에 그녀가 올라가 있다는 거야.”
“넌 임상실험 할 사람을 가족에 이름 올리냐?”
“아, 또 한 가지 사실.”
“이 자리에서 대중은 돌아서기 시작할 거야. 이 호적을 확인한 세계인들은 같은 폭식결여증 환자를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기로 한 나를 지지할 거거든.”
“개소리!”
천무한은 웃었다.
“언론은 내가 만들어가는 거다. 이 중국 안에서 나는 신…….”
그때 한 검은색 차량의 창문이 내려갔다.
“자네가 중국의 신인가?”
“……!?”
천무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중국의 주석이었다.
주석의 등장과 동시에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멈췄다.
온몸을 벌벌 떠는 그들이 서둘러 카메라 안에 있는 촬영한 모든 것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곧바로 카메라를 땅바닥에 던지며 언론에 공개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밝혔다.
중국의 주석이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 중국의 신은 죽겠군.”
“……!”
천무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가 그를 집어삼켰다.
꽈아아아아악-
민혁이 그의 멱살을 잡아채고 웃었다.
“주석께서 너 사형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