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71
밥만 먹고 레벨업 1372화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앙-!
헤파이스토스가 기둥이 된 이유는 전적으로 민혁 때문이다.
순전히 민혁을 돕기 위해 제작해 내는 자란 길을 걷고 있다.
그는 기필코 민혁에게 가장 위대한 검을 뛰어넘는 검을 선사해 주고자 했다.
처음 설계도 부분에서 막혔었으나, 한때 기둥심사관 중 하나인 알샤드가 설계도를 만드는 데 천재적인 힘을 가졌음을 알게 되었다.
알샤드와 헤파이스토스가 합작하여 설계도를 만들어냈고, 드디어 그 끝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약 15% 남겨두고 헤파이스토스는 완성해 내지 못하고 있었다.
감히 자신의 지식으로 가장 위대한 검을 뛰어넘을 명검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며칠 동안 헤파이스토스는 대장간에서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열중했다.
하지만 더 이상 완성도가 올라가질 못하고 있었다.
그가 주르륵 주저앉았다.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 검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진 이유는, 지금 천계와 싸우고 있는 민혁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다.
그를 위해 가장 위대한 검을 만들고자 했고, 그를 항상 돕고 싶었다.
하지만 정작 지금으로서 ‘기둥’들은 민혁을 도울 방법이 없었다.
‘이 검이라도 완성된다면 도움이 될 텐데.’
오로지 민혁을 위해 맞춤제작 된 최고의 검이다.
완성만 되면 가장 위대한 검보다도 더 뛰어난 힘을 발할지도 모른다.
하나 그 완성이 되지 않아서 문제다.
그때.
[헤파이스토스.]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오블렌이 옆에 있었다.
[내가 이 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악신의 그 말을 듣고 헤파이스토스의 얼굴이 밝아졌다.
경험 부족. 그로 인해 완성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아는 악신은 천재다.
그가 함께라면…….
그때.
“하이.”
“……?”
누군가 또 나타났다.
검은 로브를 두르고 있는 그는 치렁치렁했던 머리카락을 뒤로 질끈 묶고 있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이 아니다.
꽤 깔끔한 모습의 사내.
“……민혁이가 이렇게 인사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던데, 아닌가?”
삶과 죽음의 주인 루이스였다.
“나는 무기 만드는 방법에 대해선 몰라. 대신, 죽은 자들 중 무기 만드는 방법에 대해 잘 알 법한 이들은 알고 있지.”
헤파이스토스의 가슴이 격동했다.
그들도 나도 알고 있다.
언제나 민혁과 함께하고자 하지만, 기둥들은 이번 전쟁에 관여할 수 없다.
함께할 수 없지만, 그를 위한 한 자루의 무기는 만들 수 있다.
“다 갖춰졌다.”
헤파이스토스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제 필요한 건 내 노력과 의지…….”
“…….안녕하세요?”
한 중년인이 대장간 안으로 들어섰다.
헤파이스토스는 누구인지 몰랐다.
정말 평범하게 생긴 중년 남성이었다.
옷도 마을에서 흔히 볼 법한 옷을 입고 있었다.
“누구시죠?”
헤파이스토스의 물음에 사내가 머쓱한 표정으로 웃었다.
“노력하는 자. 벨레던입니다.”
네 명의 기둥이 오로지 한 자루의 검을 만들기 위해 모였다.
* * *
가브리엘은 이해할 수 없었다.
‘뭐야, 이 미친 새끼들은?’
갑자기 이방인들이 소리를 질러댔다.
한때 군신이었던 벨슨마저 동참하는 걸 기점으로 절대신들과 신들마저 우르르 튀어나왔다.
“잘생겼다아아아!”
“멋지다아아아아!”
“우리 아레스 최고다아아아!”
“캬, 캬하하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 크흠! 이 모지리 새끼들아, 그걸 이제야 알았더냐? 오냐, 내 보여주도록 하마. 이 전쟁의 신 아레스가 어떤 신인지!”
아레스의 검이 번쩍였다.
“우오오오오오오오!”
“키햐아아아아아아!”
“진짜 아레스는 개쩌는 신이시다아아아!”
“아레스 형, 가즈아아아!”
그 말을 들은 아레스가 젖 먹던 때보다 더 큰 힘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살면서 이렇게 최선을 다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민혁은 ‘아레스 사용설명서’를 완전히 습득한 듯한 이들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나 선두에 선 ‘흥의 민족’, ‘호응의 민족’, ‘카페에서 노트북 안 훔쳐가는 민족’, ‘하지만 자전거는 훔쳐가는 민족’을 보며 자랑스러워했다.
‘역시 띄워주기는 한국인이다!’
그들이 호응할수록 아레스가 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미카엘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잡고 있는 제우스마저 몸을 간헐적으로 떨려댔다.
[부, 부럽군…….]미카엘은 개미 보듯 제우스를 돌아봤다.
도대체 뭐가 부럽다는 거지?
역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가브리엘이었다.
“이 미친 새끼들이 감히 우릴 앞에 두고……!”
가브리엘의 분노가 세상을 뒤덮는다.
그의 눈에서 백색 안광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강력한 디버프기.
그를 통해 이 자리의 모두를 약화시킬 생각이었다.
그런데.
또옥, 또옥, 또옥-
갑자기 하늘에서 정체 모를 무언가가 가브리엘의 머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브리엘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붉은 액체를 손으로 맞으며 그 정체를 확인한다.
‘포도주?’
분명 술이었다. 알싸한 알코올 내음과 포도주의 달콤한 향이 함께 났다.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던 포도주가 곧 비처럼 쏟아졌다.
[황홀의 향.] [달콤한 향에 의해 10분간 어떤 스킬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가브리엘은 당황했다.
‘10분……?’
10분 동안 스킬을 통제한다?
이는 이런 스킬에 특화된 라파엘도 발휘하기 힘든 힘이다.
5분만 스킬을 통제할 수 있어도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셈.
그런데 10분이라?
도대체 누구지?
“흥이 나는구나.”
가브리엘을 타고 내린 포도주 안에서 사람의 형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도주로 형성되던 그는 곧 완전히 사람의 몸이 되었다.
포도주를 기울이는 그의 주변으로 하프를 퉁기는 아기천사들이 있었다.
디오니소스.
술의 신이자 황홀경의 신이기도 하다.
“이 좋은 술을 나눠 마시고 싶은데.”
그가 들고 있는 술잔을 천천히 기울였다.
허공으로 포도주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포도주가 그 자리에 있는 천계의 모든 존재들과 가브리엘에게로 쏟아졌다.
콰아아아아아아아-
[황홀의 잔.] [술에 취해 황홀경 속에 빠져듭니다.]하늘을 날던 천사들이 술에 취한 듯 땅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3분간 술에 취한 자들이 몸을 가누지 못합니다.]상식을 벗어나는 광역기며 무조건 모두에게 적용된다.
그러나 그 모두에게 적용되어도 상태 이상 저항력과 레벨, 보유 힘 등에 따라 적용 시간이 달라진다.
가브리엘은 30초였다.
가브리엘은 술에 취한 듯 머리가 깨질 듯 아파 오고 눈앞이 핑핑 돌았다.
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이런. 대천사께서 술에 취하다니, 함께 흥을 나누시겠나?”
디오니소스가 작은 미소를 머금으며 가브리엘의 머리 위에 술을 부었다.
곧바로 그가 부은 모든 술이 가브리엘의 육체에 파고들었다.
술에 취해 그저 기분이 좋았다.
“흐흐.”
하지만 가브리엘은 몰랐다. 이미 그의 살은 타들어 가고 있었으며 뼈는 녹아내리고 있었다.
세포 하나하나가 망가져 간다.
그리고 천천히 가브리엘의 머리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완전한 영면 상태로 들어가는가 싶던 가브리엘.
“가브리엘 님!”
번쩍-!
그가 눈을 떴다.
[가브리엘의 불사.] [다섯 번 남았습니다.]그는 자신이 죽었었다는 걸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작은 구름 위에 우아하게 누운 디오니소스가 그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설마…….”
그제야 가브리엘은 깨달을 수 있었다.
샌드백이라고 말했던 것.
그것은 차례대로 강림하며 자신을 일곱 번 죽이겠다는 말이었다.
하나 라파엘과 미카엘, 아나스 등이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제우스가 라파엘에게도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두 사람과 어깨동무를 하는 제우스는 그저 그 기세만으로도 그 둘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부들부들 떠는 그 모습이 흡사 이러하다.
‘야야, 친한 척해.’
길을 걷는 순진무구한 천사(?)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삥을 뜯으려는 양아치 같았다.
가브리엘의 피가 거꾸로 솟는다.
“섹시하다!”
“멋지다!”
“잘생겼드아!”
“하하하하하, 이런 이런~”
디오니소스가 유저들의 호응을 받으며 콧대를 엄지와 검지로 쥐고 그를 즐겼다.
“아아, 이런 기분인가.”
그 모습을 보는 가브리엘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진다.
이것이 정녕 대천사의 얼굴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무서운 표정이었다.
그가 치아를 빠드득 갈았다.
“내가, 샌드백…….”
나는 대천사.
아테네의 자리를 빼앗고 신세계의 신이 될 자다.
감히 그런 나를 고작 샌드백 취급한다?
“다 죽여 버리겠다…….”
가브리엘의 분노가 세상을 뒤덮었다.
거대한 신성력이 폭사되었다.
쿠르르르르르르르-
대천사의 힘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마리라.
[호오.]제우스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저 정도 신성력이라면 어지간한 올림푸스 신들과도 싸울 수 있다.
아니, 소멸시킬 수도 있다.
화아아아아아악-
대천사 가브리엘이 힘껏 자신의 날개를 펼치며 더욱더 신성력을 폭주시켰다.
“나는 신세계의…….”
세상을 밝히는 찬란한 빛이 될…….
쿠우우우우웅-
갑자기 밤이 되었다.
그 거대한 어둠이 찬란한 빛을 꺼트렸다.
오로지 빛을 내는 건, 눈앞에 있는 것처럼 가까운 하늘 위의 보름달이다.
그 보름달로 한 인영이 비친다.
사슴이 끄는 마차 위에 올라 있는 아름다운 여인.
매력적인 그 모습에 가브리엘은 잠시 현혹된 듯 홀렸다.
그런 그에게 정체 모를 무언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이게 뭐…….’
푹-
‘지……?’
그것은 화살이었다.
단 한 발의 화살이 가브리엘의 미간에 정확히 꽂혔다.
모든 신성력이 삭제된다.
폭주시켰던 그 모든 힘이 한낱 공기처럼 흩어져간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다.
이윽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강한 폭발이 가브리엘을 산산조각 냈다.
“누, 눈나 날 가져어어어어!”
“야, 이번에는 로크 좀 진심인데?”
“이 새끼, 말려!”
“눈나아아아!”
“와이씨!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녀 역시 커다란 호응에 기분이 좋은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
흑빛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 새하얀 피부와 162㎝ 정도 될 법한 체구.
특히 어지간한 신들조차 초월하는 외모가 상식을 깨부순다.
[가브리엘의 불사.] [네 번 남았습니다.]올림푸스는 천계, 신들의 땅과 조금 다른 게 있었다.
신들의 땅의 절대신들은 전투직보다 비전투직군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가이아 대륙은 비전투직군보다 전투직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리고 디오니소스처럼 비전투직군이어도 적을 한 번에 죽일 수 있는 힘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가이아 대륙은 어떤 곳인가?
오픈과 함께 모두 알고 있는 사실.
가이아 대륙은 전체적으로 서대륙보다 뛰어나다.
신들의 땅, 천계에도 적용된다.
가브리엘의 넋이 완전히 나갔다.
그러다 문득 화가 치솟았다.
‘아무리 그래도 감히 나…….’
갑자기 다시 낮이 되었다.
질려 버린 가브리엘이 망연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이번에도 또 올림푸스 신 한 명이 갑자기 등장해, 날 한 번에 죽이겠지!? 응? 내가 그 속셈을 모를 줄 아냐!”
이제 그는 포기해 버렸다.
왜 한 명씩 등장하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호응하는 저 이방인 새끼들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만.
“그래, 와라. 한 명씩 와!”
쿠우우우우우우우웅
다시 낮이 되었다.
“이제 아폴론이구나!? 응? 태양의 신. 귀찮으니까 빨리 죽…….”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보기만 해도 넋을 잃을 법한 아름다운 여인이 그 앞에 서 있다.
팔 하나가 없는 그녀는, 헤라였다.
가브리엘이 뒤를 돌아봤다.
뒤엔 죽음의 신을 연상케 하는 음침한 사내가 있었다.
하데스다.
좌측을 돌아봤다.
뜨겁게 타오르는 황금마차에 타고 있는 미남자. 상체를 훤히 드러내고 있는 쾌활한 인상의 사내.
아폴론이다.
이번엔 우측을 돌아봤다.
삼지창을 들고 있는 푸른색 머리카락의 중년의 사내.
가브리엘이 유추했다.
“한 명씩 등장하는 게 임팩트가 떨어졌다고 생각해서 동시에 나타나 번갈아가며 날 죽이겠다는 건 아니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꽤 똑똑하네?”
아폴론, 하데스, 헤라, 포세이돈.
이 넷은 올림푸스를 이끄는 주축이다.
그들은 디오니소스나 아레스, 아르테미스가 엄청난 호응을 받으며 등장하자 슬슬 흥미가 식는 느낌이었다.
더불어 그들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민혁이란 새끼한테 우리가 또 당한 거 같다.’
민혁이 갑작스러운 호응을 유도한 거 같다.
그로 인해 자신들이 이렇듯 미치게 날뛴 것이다.
가브리엘이 웃었다.
“도대체 올림푸스 신들이 왜 이렇게까지 개입하지? 일이 틀어지면 우리 천계와 적이 되는 걸 모르는가!”
그 말도 일리가 있다.
솔직해지자면.
‘이미 아레스, 아르테미스, 디오니소스의 임팩트가 너무 셌어.’
그래서 넷이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넷이 등장했다고 하여 임팩트가 있을까?
저 반복적인 호응 속에 우리도 아레스처럼 즐거움과 쾌락, 전율을 느낄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였다.
“흐음.”
모두가 일순 들었던 무기를 스르르 내려놨다.
굳이?
우리가 왜?
라는 생각이 스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그들의 시선이 한 여인에게 향했다.
군중을 헤치고 나온 여인을 보며 그들의 가슴이 떨렸다.
‘아테네?’
‘신들의 땅의 최고신?’
‘서대륙의 대표자?’
* * *
아테네는 세상을 만들었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거룩하다.
그러나 아테네는 세상을 만들어낸 후 더 이상 세상에 크게 개입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른 신들과 같은 힘을 가지지 않았다.
그녀는 신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을 보았다.
그녀는 서대륙 모두의 어머니였다.
모두를 지키고 싶었고, 모두를 사랑했다.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무기를 내리려는 올림푸스 신들이 보였다.
호응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군중을 헤치고 걸어나간 아테네.
그녀가 신들의 땅 앞에 서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주먹을 불끈 쥐고 용기를 내어 말한다.
“저분들이 올림푸스 최고신들인가요?”
그녀가 양손을 모으고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저분들은 과연 어떤 힘을 가졌을까요?”
“…….”
“…….”
“…….”
“…….”
올림푸스 신들은 직감했다.
아직 세상에서 ‘가장 큰’ 호응이 남아 있었다.
그들이 무기를 꽉 쥐었다.
전의가 불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