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77
밥만 먹고 레벨업 1378화
[무저갱의 보너스 사냥권을 사용하셨습니다.]무저갱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깊은 곳에서 눈을 뜬 민혁은 눈앞에 보이는 반투명한 벽을 발견했다.
검지손가락을 뻗자 벽에 막혔다.
[무저갱의 보너스 사냥터에 입장하기 위해선 무저갱의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만 합니다.]“헐…….”
민혁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도 무저갱의 삼겹살과 같은 재료들은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민혁의 시야가 차츰 어둠에 익숙해져 갔다.
곧 그의 시야에 광활한 밭이 들어왔다.
‘오?’
광활한 밭에는 정말 다양한 것들이 자라나 있었다.
돼지고기는 물론이고, 닭고기, 양고기, 과일, 채소. 그 모든 것이 열매처럼 자라나 있었다.
‘이것들이 전부 무저갱의 삼겹살과 비슷한 효과만 내도.’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스텟을 올릴 수 있으리라.
기분이 꽤 좋아진 민혁이 밭을 향해 움직였다.
그가 가장 앞에 있는 샤인 머스캣을 확인해 봤다.
(샤인 머스캣)
재료등급: 무저갱의 B등급.
특수능력:
⦁무저갱의 주인의 힘에 의해 봉인되어 있다.
설명: 무저갱의 주인에 의해 봉인되어 있기에 먹어도 어떠한 효과도 얻을 수 없다.
민혁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물론 민혁이 이곳에 왔다 하여 많은 시간을 소비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역시 이런 재료를 쉽게 얻을 순 없는 건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괜스레 새로운 곳에 온 민혁은 우중충한 무저갱을 돌아봤다.
‘그래도 무저갱에 왔으니 그냥 돌아갈 순 없지.’
방금 식사를 하고 온 민혁이었지만 빠르게 짜장면과 탕수육을 만들었다.
그리고 짜장면을 크게 한입 흡입하였다.
“후루루루루루룹!”
그 바삭바삭하고 노릇한 탕수육을 집어먹으려던 찰나.
콰아아아아아앙-
“……?”
어둠속에서 알 수 없는 폭발이 자신을 삼켰다.
짜장면과 탕수육이 담긴 그릇이 폭발하여 내용물이 주변으로 비산했다.
젓가락을 탕수육을 뻗던 모습 그대로 폭발에 휩쓸린 민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찹쌀탕수육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녀석이다.
막 튀긴 녀석은 소스에 찍어먹으면 환상의 맛을 자랑한다.
“원래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니 새낀 사람 새끼잖아? 흐하하하하, 그런데 어쩔 거야? 난 PK를 아주 잘하거든. 어? 근데 망토가 눈에 익은데.”
어둠 속에서 민혁을 공격한 장본인이 그를 비웃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PK를 잘한다고?”
“아, 아니. 민혁…… 지존님? 지존께서 왜 여기에…….”
“나도 잘하는 거 있는데. 나, 죽이는 거 잘해.”
“……?”
파슨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1,999번의 PK를 성공했고 이제 마지막 한 번만 죽이면 사령관으로 전직할 수 있었다.
더불어 무저갱의 사령관의 전직 조건에는 단 한 번도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 이란 전제조건이 붙는다.
죽음을 맞이하면 페널티로 인해 처음 무저갱에 들어왔을 시의 레벨이 된다.
처음 그가 무저갱에 들어왔을 때의 레벨은 93이었다.
초보 레벨 때부터 진득하게 PK를 해오며 살아온 것이다.
“미, 민혁 님. 죄송……!”
파슨도 알았다.
자신이 민혁을 이길 수 있을 리 없다.
민혁은 먼저 그의 손을 잡아채 손목을 부러트렸다.
우직-!
“크흑.”
파슨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저 잡아채 꺾었을 뿐인데 마치 나뭇가지처럼 홱 하고 꺾였다.
‘나도 나름 비공식 랭커인데…….’
민혁의 발이 그의 정강이를 차자 정강이가 부러지며 그가 손목이 잡힌 채 무릎 꿇은 모양새가 되었다.
“대답 잘하면 살려줄게.”
“정말입니까?”
파슨은 한 줄기의 빛을 보았다.
“무저갱의 주인이 뭐지?”
“무저갱의 주인은 말 그대로 이곳 무저갱의 통치자입니다. 하지만 저도 이곳에 500일 넘게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단 한 번도?”
“예, 맞습니다. 들은 것만 말씀드리면 무저갱의 주인이란 이름답게 무저갱의 많은 이들을 부릴 수 있고 무저갱 안에 있는 많은 것을 통제하거나 만들어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무저갱에서만큼은 신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죠.”
“강한가?”
“강합니다. 이 깊고 짙은 무저갱이란 곳에서도 무척 강한 존재로 취급받는다더군요. 어쩌면 그가 가진 힘은 기둥과 견줄지도 모릅니다.”
“그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저조차도 모릅니다.”
민혁의 시선이 옆에 있는 어린 악마 덴에게 향했다.
목에 쇠사슬을 차고 있는 덴은 민혁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얜, 뭐야?”
민혁은 덴에 대한 자초지종을 들은 후 고개를 주억였다.
그가 잡고 있던 손목을 놓아줬다.
파슨은 민혁에 대한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렀다.
“지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습니다. 바다와 넓은 아량을 가지셨다고요.”
“사실 제가 이번에 죽으면 레벨 다운 페널티에 전직 못 하거든요. 하지만 지존이시니 약속을 지켜주시겠죠.”
파슨이 활짝 웃었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래도 이런 지존이 아테네를 이끌어가…….
“구란데?”
민혁은 거침없이 목을 베어버렸다.
“정보 감사요.”
단 한 번에 로그아웃된 파슨이 잿더미가 되어 흩어져간다.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98레벨까지 하락합니다.] [무저갱의 사령관으로의 전직에 실패합니다.] [무저갱의 퇴치자 클래스를 박탈당하셨습니다.]“아, 안 돼에에에!”
파슨이 절규하며 완전히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고 난 후 민혁은 자신을 보며 두려움에 떠는 덴을 바라봤다.
* * *
“잘만 하면 기둥대전에서 민혁 유저가 더 큰 활약을 하겠는데요?”
이민화 사원이 모니터를 보며 말하자 박 팀장이 동감했다.
“파슨은 가까이서 두고서도 무저갱의 주인 덴을 깨우지 못했지.”
파슨이 이 녀석이 무저갱의 주인이 아닐까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덴은 무저갱의 주인이 맞았다.
그럼에도 덴이 깨어나지 못한 이유가 있다.
“무저갱의 주인은 ‘포식하는 악마’죠. 민혁과 닮은 구석이 많아요. 끊임없이 맛있는 먹는 것을 갈구하고 다른 누군가 그러한 것을 주기적으로 먹이면 힘을 되찾기 시작하죠.”
“역시 잘 알고 있네. 그리고 그 더 큰 활약을 할 수 있다는 게 내가 생각한 부분까지 간파한 게 맞나?”
“맞아요, 포식의 악마와의 친밀도를 쌓을수록 무저갱의 보너스 사냥권에서 얻는 경험치량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가죠. 애초에 그곳의 경험치 획득량을 정할 수 있는 건 포식의 악마니까요.”
박 팀장이 덧붙였다.
“그뿐만이 아니지. 무저갱의 B급 재료를 S급 재료까지 만들 수 있는 존재. 그 존재가 바로 저 덴이라는 존재이니까.”
박 팀장이 자신의 턱을 쓸었다.
“내가 보아온 민혁 유저를 생각하면, 자신과 닮은 덴을 그냥 지나치지 않겠지.”
* * *
덴은 수백 일 동안 파슨에게 학대당해 왔다.
그는 그런 파슨을 단숨에 죽여낸 민혁이 무서웠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를 보며 움츠러들고 있을 때.
꼬르르르르르륵-
“배고파…….”
배와 입이 먼저 반응했다.
“배고프니?”
상냥하게 묻는 그 목소리에 덴은 고개를 주억였다.
“계속 뭔가 먹고 싶어요.”
“응?”
“먹어도 먹어도 배고파…….”
“…….”
그 말을 들은 사내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배가 아주 빵빵하게 먹어도?”
덴이 천천히 고개를 주억였다. 민혁은 한참이나 그를 바라만 봤다.
그러다 곧 덴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줬다.
“그럼 내가 요리를 만들어줄게.”
민혁이 요리를 시작했다. 덴은 요리하는 그를 한참이나 바라만 봤다.
이곳에서 누군가 요리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당연하다.
그 어떤 바보 같은 요리사도 무저갱이라 불리는 이곳에 들어올 엄두 자체를 내지 못할 테니.
곧 덴의 앞으로 김치볶음밥이 놓였다.
덴은 살면서 김치볶음밥이란 걸 처음으로 먹어보는 것이었다.
“맛있어…….”
입안에서 매콤하게 씹히는 김치와 따뜻한 밥은 환상의 조화를 이루어냈다.
순식간에 다 먹어치우자 민혁이 또 다른 요리를 만들어줬다.
“이건 만둣국이란 요리야.”
역시 덴은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꽤 많은 양이었음에도 단숨에 먹어치우는 덴을 보며 민혁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덴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친절을 베풀었으니 당연한 일이리라.
민혁은 그런 덴을 바라보다 말했다.
“아저씨랑 함께 나갈까?”
민혁은 이곳에 머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차피 무저갱의 재료나 보너스 사냥권도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었다.
“난 여기서 나갈 수 없어……. 평생 여기서 살아가야 해…….”
민혁은 귀여운 꼬마 악마 덴을 보며 씁쓸해졌다.
‘나처럼 계속 배고파하는 존재라.’
딱히 특별한 퀘스트 창은 뜨지 않았다.
또 이 꼬마는 왜 여깄지 하는 생각도 들진 않았다.
무저갱이란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세상이니까.
“그럼 몇 주 동안 배고프지 않을 요리를 만들어줄게.”
민혁은 꼬마 악마 덴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때문에 떠나기 전에 그를 위한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민혁이 최선을 다해 요리를 시작한다.
이제 먹는 자들의 기둥이 된 그였기에 영원히는 아니어도 오랫동안 배고프지 않을 요리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덴은 이번에도 민혁이 해준 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그것을 먹어치우자 정말 조금도 배고프지 않게 되었다.
“다음에 무저갱에 온다면 더 배고프지 않을 요리를 해줄게.”
덴은 문득 민혁을 보며 물었다.
“왜 이렇게까지 해줘?”
파슨은 결국 악마의 모습을 한 자신을 팔아먹으려는 생각밖에 없었고 학대해 왔다.
“어떤 생명체든 아이들은 잘못이 없으니까.”
“배고프다는 것도 그들의 잘못이 아니니까.”
끔찍한 배고픔은 인간의 잘못이 아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연에 의해 배고픔을 느끼고.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은 대게 어른들에 의해 배고픔을 느낀다.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네겐 배고파야 할 이유가 없어.”
민혁의 상냥한 말과 함께였다.
[덴과의 친밀도가 MAX가 됩니다.]민혁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덴을 그저 두고 떠나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약 3주간은 배고프지 않을 테니 다행이었다.
민혁은 더 이상 이곳에 남아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다음에 또…….”
[히든피스. 악마에게 베푸는 따뜻한 한 끼 완료.] [무저갱의 주인 덴에게 따뜻한 한 끼를 선물하셨습니다.]“……?”
민혁은 놀란 표정으로 덴이 있던 그 자리를 바라봤다.
그러나 덴은 스르르 검은 기류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내 본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아.”
[덴은 당신의 따뜻한 요리에 의해 포식의 악마이자 무저갱의 주인에게 내려진 저주에서 풀려났습니다.] [그가 본인의 본모습을 찾아냅니다.]“다음에 또 만나자.”
덴의 목소리 끝이 굵직해진다.
그 목소리와 함께 덴이 완전히 사라졌다.
[무저갱의 주인이 무저갱의 보너스 사냥터 이용을 승인합니다.] [무저갱의 보너스 몬스터들은 레벨 800대 몬스터들의 평균적인 경험치를 가집니다.] [무저갱의 주인은 보너스 기간 동안 당신이 획득하는 경험치량을 정해줄 수 있습니다.] [5단계일 시 당신은 2배의 경험치를 적용받으며 6시간 동안 머물 수 있습니다.] [4단계일 시 당신은 4배의 경험치를 적용받으며 12시간 동안 머물 수 있습니다.] [3단계일 시…….] [2단계일 시…….] [1단계일 시 당신은 36배의 경험치를 적용…….] [무저갱의 주인이 모든 단계를 무시합니다.] [무저갱의 주인이 무저갱의 보너스 사냥터에서 당신이 적용받는 경험치율을 50배로 적용시킵니다.] [당신은 보너스 사냥터에 3일간 머무를 수 있습니다.] [무저갱의 재료들의 등급이 한 단계씩 상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