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6
밥만 먹고 레벨업 26화
“…….”
민후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하루에 2~4개.
고작 그 정도.
하지만 이제까지 한 번도 줄었던 적이 없었다.
“이 작은 변화는 분명히 호전이고 큰 폭으로 변화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살을 빼는 데 정말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셈입니다.”
“그래, 그렇겠지. 내 아들이 저렇게 행복하게 먹으면서도 치료에 호전이 된다니…….”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다가 의아했다.
“그런데 왜 민혁이에겐 알리지 말라고 한 건가?”
“……글쎄요. 그런 말 아시나요?”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SNS의 글들을 보면 이런 글들이 있습니다. 아, 나 오늘 열심히 살 빼려고 운동했다. 그래서 대견해서 치킨 시킴과 같은 거죠.”
“……아?”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중에 운동 후에 극심한 공복감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거기에 자신이 만약 호전 증세를 보인다는 걸 안다면요? 안도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민혁은 아까 전 분명히 아쉬워했다.
그걸 보며 진환도 입이 간질거렸다.
“계속해서 먹는 양이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저희가 말하지 않아도 체중계를 통해 민혁 군은 그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진환이 작게 웃음 지었다.
* * *
아침 일찍 민혁은 아테네에 접속했다.
그는 매일 같이 황혼의 무덤을 혼자서 깨곤 했다.
그 이유는 돼지를 잡기 위해서였다.
물론 황금 돼지가 식품 보관 인벤토리에 남아 있기는 하였다.
하지만 더 많은 양을 확보하고 보관하기 위함도 있었으며 돼지를 더 자주 먹기 위함도 있었다.
황혼의 무덤은 레벨 15까지밖에 못 들어간다.
하지만 독사과가 민혁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으며 세 배의 경험치를 얻어야 레벨업 한다는 신클래스의 패널티 덕도 보았다.
그래서 민혁이 황혼의 무덤을 혼자 클리어해도 오르는 경험치는 많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15레벨을 달성하고 그곳을 나갔으리라.
“룰루루~”
황혼의 무덤 보스방에 앉아 있는 민혁은 흥겨운 표정으로 기름을 잘 두른 프라이팬 위로 계란을 톡 까서 넣었다.
촤아아아아-
기름 위로 계란 프라이가 춤을 춘다.
소금을 반 꼬집 뿌려준다.
계란을 접시 위에 잘 담고 그다음 냄비에 참기름을 둘렀다.
조금 달궈졌을 땐, 돼지고기를 넣어서 볶았다.
지글지글-
“아침에는 역시 김치찌개에 계란 프라이지!”
민혁은 기억한다.
폭식 결여증에 걸리기 전, 학교에 가기 전, 가정부 아주머니는 한 번씩 뜨끈한 계란 프라이에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해주시곤 했다.
그 맛, 그 기억.
잊지 못한다.
그런 날이면 아침에 밥을 몇 공기 뚝딱 하고 나갔던 그였으니까.
돼지고기가 반쯤 익었을 때쯤엔 물을 부어준다.
촤아아아-
그다음 잘 썬 김치를 넣고 고추장 한 스푼, 고춧가루 한 스푼을 넣는다.
칼칼한 맛을 위해 청양고추는 필수다.
보글보글 끓인 후에 마지막에 잘 썬 파를 올려주면 완성이다.
그리고 역시나 알림이 울렸다.
[이번 식사의 메인재료를 선택해 주시기 바랍니다.]“당연히 돼지고기지!”
[메인재료로 돼지 앞 다리 살이 선택됩니다.]“잘 먹겠습니다!”
민혁은 계란 프라이도 찰지게 요리했다.
일단은 계란 프라이를 밥 위에 올렸다.
양쪽 면을 다 익힌 계란 프라이는 노른자 부분을 톡 건드리면 속 안에 덜 익어 있던 노른자가 주르르 흘러나온다.
그때 흰자와 흘러나온 노른자를 밥에 잘 얹어 먹는다.
우물우물-
“으으음, 이 맛이야.”
다음으로 칼칼하게 끓인 김치찌개를 떠먹는다.
“허어, 칼칼하니 좋다!”
그렇게 몇 번 떠먹은 후에, 국물과 고기를 함께 올려 입에 가져간다.
우물우물-
돼지 앞 다리 살은 비계가 적어 퍽퍽한 맛이 없지 않아 있지만 씹는 맛이 있는 녀석이다.
그리고 함께 입안에 넣은 칼칼한 찌개 국물은 퍽퍽한 살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입안이 조금 맵다 싶을 땐, 다시 계란 프라이를 먹는다.
그리고 때론 따뜻한 밥 위에 끓이면서 잘 익은 김치를 얹어 먹으면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며 칼칼한 익힌 김치의 맛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음식을 뚝딱 해치운 민혁이었다.
그때.
언제나처럼 알림이 들려왔다.
[식신의 진가.] [힘+1을 획득합니다.]이어서.
“오호!”
환상의 궁합을 찾아내는 맛은 꽤 쏠쏠하다.
민혁은 더 맛있게, 더 만족스럽게 먹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저절로 스텟도 추가 부여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민혁은 각 재료에 따라 나타내는 빛의 색이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스텟을 얻는지 보여주는 거지.’
즉, 붉은색 빛은 힘이나 체력을 올린다.
그 외에 채소와 같은 것들을 보았을 때 민혁은 미미한 푸른빛이 띠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채소를 먹었을 때 민혁은 민첩을 올릴 수 있었다.
현재까지 밝혀진 색은 붉은빛과 푸른 빛이다.
그리고 이는 메인재료와도 연관이 있다.
쉽게 말해, 메인재료를 선택하라는 알림은 지금 먹는 음식의 어떤 스텟을 올릴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민혁은 스텟 중에서 체력과 힘이 월등히 높아졌다.
‘돼지는 사랑입니다~’
근래 황금 돼지를 먹는 민혁에게 다른 채소와 같은 음식이 주재료가 될 순 없었던 거다.
그리고 존재하는 또 다른 규칙.
‘하루에 세 번 이상 음식으로 스텟을 올릴 수 없고 이미 해먹은 음식도 올릴 수 없다.’
같은 음식.
이미 해 먹어보았던 음식은 스텟이 상승하지 않는다는 거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기였다.
그동안 올린 순수한 힘 스텟은 80 정도다.
즉, 16렙은 되어야 가질 수 있는 스텟이다.
거기에 민첩은 순수한 스텟 개수만 45개다, 칭호나 아이템 착용효과를 추가하면 더 높다.
이처럼 민혁은 남들과 확연히 다른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스텟만 높다고 볼 수 없다.
아테네는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몬스터를 죽이면 경험치가 적다.
1~5렙 정도 차이의 동급의 몬스터를 잡으면 경험치가 알맞게 들어오고 더 강한 몬스터를 잡으면 당연히 대폭 상승이라는 거다.
즉, 민혁은 언제든 폭렙할 준비를 마친 사기캐라는 것이며 이 수치는 계속 유지될 거라는 거다.
그 이유는 민혁도 계속 레벨업을 하고 보너스 포인트를 얻기 때문이다.
즉, 그는 언제나 레벨 대비 더 강할 것이다.
아니, 음식을 먹는 한 계속 레벨 대비 격차가 커질 것이다.
식사를 끝마친 민혁은 몸을 일으켰다.
‘후,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황혼의 무덤을 나가야 할 것 같단 말이지.’
아무리 독사과를 먹어도 경험치가 조금씩은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곧 이 던전 안에서 먹을 재료를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 * *
이스빈 마을.
그곳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야야야, 빈쯔야! 빈쯔! 야, 실물 존잘이다!”
“헐헐, 빈쯔 웃는 것 봐. 개 이뻐, 진짜 쩐다.”
먹방 BJ계의 일인자.
그리고 아테네 온라인의 국내 랭킹 19위 빈쯔.
그가 이스빈 마을로 온 것이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빈쯔는 훤칠한 키에 다부진 몸을 가지고 있었고 훈훈한 성격에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목소리 또한 중저음에 목소리 톤이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주어서 넋 놓고 보게 되는 먹방계의 황태자 같은 사람이다.
거기에 국내 아테네 공식 랭킹 19위의 빈쯔는 랭커 중의 랭커이기도 하였다.
‘사람 많다.’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며 빈쯔는 빙긋 웃었다.
말할 때마다 하얀 입김이 새어나가는 초겨울이었다.
아테네의 계절 변화는 꽤 빠른 편이었고 며칠 전 쌀쌀하기만 했던 날씨가 빠르게 겨울이 온 것이다.
“오늘은 겨울철 하면 여러분이 가장 많이 생각할 그 음식을 먹기 위해 이곳 이스빈 마을로 오게 되었습니다.”
몰려든 사람들의 중앙에 있는 빈쯔는 예의 바르게 소개했다.
“겨울철 하면 생각나는 먹거리?”“붕어빵인가?”
“뭐지? 혹시 전기장판에서 귤 까먹는 거?”
“하하하하, 아, 그것도 정말 별미죠. 햐…… 침 고였네요.”
빈쯔가 한 유저의 말에 쾌활하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전기장판 깔고 누워서 귤 먹으면 유저분들 홈페이지에 ‘거지 빈쯔, 동냥 받은 귤 먹는 중’이라고 올릴 거잖아요.”
“하하하하.”
“호호호호!”
모두가 그 말에 웃음 지었다.
“이번 음식은요. 유저 분께서 직접 판매하신다고 들었어요. 혹시 뭔지 눈치채신 분?”
“아, 혹시……!”
빈쯔가 이채를 띠는 여성을 보았다.
“……길거리 분식?”
“정답!”
“와아아아……!”
“겨울 퇴근길, 혹은 하굣길. 춥고 배고플 때, 항상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그것. 그것을 먹으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촤촤촤촤촤촷!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당연히 유저들 사이에는 현직 기자들도 다수 끼어 있었다.
아테네 온라인의 인기 때문에 현직 기자들이 게임에 접속해 실제로 기사를 따가는 경우도 이젠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제 함께 가시죠.”
빈쯔가 걸음을 옮겼고 유저들은 그를 따라 걸음 했다.
곧이어 작은 포장마차가 나왔다.
이런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유저들의 경우 전부 직업을 ‘요리사’로 전직한 이들이 다수이다.
포장마차의 주인은 꾸벅 고개를 숙여 보였다.
‘우리 가게에 빈쯔가 오다니…….’
가게 주인은 요리사 중에서도 히든 클래스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행복의 요리사’다.
누군가 그의 음식을 더 행복하게, 맛있게 먹어준다면 경험치가 상승한다는 거다.
그리고 빈쯔는 그 사실을 미리 접해 알고 있었다.
“이분으로 소개할 것 같으면 행복의 요리사라는 히든 클래스를 가지고 계세요. 예를 들어 유저가 음식을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도 수치를 시스템이 계산하여 그에 따른 경험치를 부여하는 거죠.”
“맞습니다. 사실 그런데, 제 직업은 조금 애매합니다.”
“애매하다뇨?”
빈쯔는 먹기 전, 먼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는 노이즈 마케팅의 또 다른 방법이다.
빈쯔는 실제로 먹는 것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BJ였다.
그리고 그것을 대변하듯 행복의 요리사 직업을 가진 주인이 말했다.
“배부르게 먹고 온 유저 분들은 아무리 제가 맛있게 요리한 걸 먹어도 경험치가 안 오르거든요.”
“아하, 그렇군요? 말 그대로 정말 행복하게 음식을 먹어야지만 경험치가 오르는 거네요?”
“맞습니다.”
“오호, 독특한 직업이시네요. 하하.”
빈쯔는 빙긋 웃었다.
그는 음식을 사랑하고 아낀다.
그리고 유저들에게 그것을 진심으로 보일 수 있는 기회다.
어떤 이들은 빈쯔가 돈을 벌려고 먹는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먹거리가 좋아 일을 시작한 빈쯔였다.
물론 지금은 조금 변질되긴 했다.
‘회사에서 원하니까.’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에겐 이제 ‘일’이 되어버렸다.
“자, 유저 분 중 먼저 드실 분 계신가요?”
“저요!”
한 남성이 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