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86
밥만 먹고 레벨업 287화
손가락을 튕겼던 박민규 팀장.
그가 마침 40층에 도달한 대도 엘리온과 민혁을 모니터로 바라봤다.
“미, 미친……!”
“왜 그러나.”
그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박 팀장에게 집중되었다.
“민혁 유저는 설계를 하였고 지금 모든 설계가 시나리오대로 진행중입니다.”
“무슨 소리야?”
“응?”
김대식 부장과 사장 강태훈, 이민화 사원 모두가 집중했다.
“민혁 유저는 50층까지의 정보 대부분을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40층까지도요.”
“그렇지.”
“아르벨과 탑의 설계자 로벤과의 내기 퀘스트 덕분이었지.”
“그러한 민혁 유저는 40층에서 그들이 요리사가 필요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던 겁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조건을 충족시킬 사람이 자신일 확률이 높다는 것도 알겠죠. 그럼 켄라우헬은 선택지에 놓이게 됩니다. 시간을 들여서라도 다른 유저를 구하거나, 혹은 민혁 유저를 섭외하거나. 하지만 두 가지 모두 불가능에 가깝죠.”
박민규 팀장은 잠시 마른 침을 삼켰다.
“민혁 유저는 탑을 오르는 속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이는 켄라우헬을 압박한 겁니다. 서둘러 클리어하지 않는다면 나는 금방 도달할 것이다. 그리고 후자는 당연히 둘이 적대관계이니 불가능할 테고요. 자, 그럼 켄라우헬은 간단한 포지션에 들어갑니다.”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민혁 유저의 도움을 받아 시련을 깨는 것.”
그리고 강태훈 사장이 눈을 크게 떴다.
“그것이 대도 엘리온의 퀘스트 생성인가?”
“맞습니다.”
박민규 팀장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민혁 유저는 대도 엘리온으로부터 퀘스트를 받겠죠. 그리고 켄라우헬은 NPC인 척을 하며 민혁을 이끌고 움직일 겁니다. 그리고 민혁 유저는 그 안에서 속은 척하며 칼날을 갈고 있겠죠.”
“…….”
“…….”
“…….”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말도 안 되는 설계였다.
일단 대도 엘리온의 존재에 대해선 민혁은 모르지만 켄라우헬이 어떤 방법을 써서든 자신과 함께 움직일 것은 아는 것.
즉, 역으로 이용하는 것.
“그, 그런 설계를…… 한다고?”
김대식 부장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민혁은 일부러 속아주고 한 방을 준비한다.
마치 손바닥 위로 모든 것을 올려보는 듯했다.
박민규 팀장의 시선이 모니터로 돌아갔다.
그리고 잠시 호흡을 삼킨 그가 말했다.
“만약 민혁 유저가 먹을 것에 집착하지 않고 일반적인 유저들처럼 플레이했더라도 저는 한 가지 확신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순간 박민규 팀장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저 유저는 일반 직업이었어도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었을 거라고요.”
* * *
모습을 드러낸 노인을 보며 민혁이 예상할 수 있었던 이유.
40층에 대해서 많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40층에선 ‘아더 왕’이 나타난다.
그리고 아더왕은 여러 명의 가신과 유저들의 힘이 필요한 퀘스트를 준다.
그리고 아르벨의 말에 따르면 이 40층의 경우 여타 다른 층과 다르게 클리어하지 않아도 올라갈 수 있는 층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 민혁이 올라오자마자 그를 맞이한 노인.
그는 누가 봐도 아더왕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40층까지 올라오다니, 정말이지 대단하군. 나는 베로이라고 한다네. 자네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줄 수 있겠는가?”
그 말에 따라 노인이 말을 이었다.
“나는 아주 오래전에 이곳에 있는 존재인 ‘소악마 디아블로’에게 내 사랑하는 연인을 잃었다네. 때문에 난 놈을 동료들과 함께 쫓았지, 하지만 놈을 죽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어, 녀석은 이곳에 존재하는 시련 중, 가장 마지막에 숨어 버렸거든. 그리고 이곳의 시련들을 깨기 위해선 뛰어난 요리사의 힘이 필요하네. 요리사의 요리를 사용해 여섯 번째 시련에 위치한 몬스터를 요리로 홀려서 통과한 후, 부서진 칼날 조각을 얻어야 하네. 자네가 해줄 수 있겠는가?”
그 순간 알림이 들려왔다.
띠링!
[사용자의 직업에 따라 변화하는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요리사 직업 퀘스트: 소악마에게 가족을 잃은 노인 베로이의 부탁.]등급: SS
제한: 40층에 도달한 자
보상: 베로이의 보물.
실패 시 패널티: 노인 베로이와의 친밀도 하락.
설명: 노인 베로이는 오래전 소악마 디아블로에게 가족들을 잃었다. 대륙에서 상당한 강자로 통했던 그는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이곳에 도달했다. 하지만 요리를 이용해 통과해야 하는 여섯 번째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이 그를 도와 여섯 번째 시련을 통과하여 부서진 칼날 조각을 그에게 건네주어라!
‘신기하군.’
민혁은 놀라웠다. 퀘스트창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저 노인의 모습은 도플갱어의 포션과 비슷한 거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앞에 있는 이의 스킬이 분명해 보였다.
‘이런 능력이 가능한 사람이라…….’
신비한 능력.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놈은 켄라우헬의 부하였다.
만약 민혁이 아르벨을 통해서 마계의 탑의 정보에 대해 몰랐다면 깜빡 속았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켄라우헬 또한 민혁이 마계의 탑 50층까지 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에 되려 민혁에게 속는 거다.
“알겠습니다.”
민혁이 퀘스트를 수락하자 노인 베로이가 인자하게 웃었다.
“이리로 오시게. 내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지.”
베로이는 민혁을 이끌었다.
그리고 걸음을 옮긴 곳에 여섯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 중에 켄라우헬이 있다.’
켄라우헬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았다.
베로이가 안내한 곳에 있는 여섯 명의 이들은 모두가 민혁이 아테네를 하면서 본 적이 없는 이들.
‘이들도 전부 얼굴을 바꾸고 NPC 행세를 하고 있군.’
“반갑습니다. 테이밍의 공주 로니라고 해요.”
“네, 안녕하세요. 전 민혁입니다.”
민혁은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나눴다.
“이런 애송이가 과연 그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근육이 우락부락한 전사형 클래스로 보이는 사내는 대놓고 민혁을 조롱했다.
‘탐탁지 않아 하는 NPC를 연기하겠다는 건가?’
NPC 중에서 꽤 상당한 이들, 특히나 제국에서 힘을 쓴다 한다고 볼 수 있는 이들의 경우 유저들을 무시하는 경우가 태반.
“헤헤, 제가 이래 보여도 요리 하나는 끝내줍니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씩 인사하던 민혁.
그는 마지막의 사람과 악수했다.
바로 그때였다.
[로열 클래스. 용군주가 세상에 탄생합니다.] [최초의 로열 클래스의 탄생을 축복해 주세요.]바로 그 순간. 앞에 있는 사내의 얼굴이 급속도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를 보며 민혁은 알 수 있었다.
‘놈도 로열 클래스를 도전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번 40층이 그 전직의 과정.’
즉, 이 앞의 자가 켄라우헬이다.
하지만 그는 곧 빠르게 표정을 지우며 말했다.
“흑의 군주. 오르든입니다.”
“식신 민혁입니다.”
두 사람이 악수했다.
켄라우헬과 민혁의 첫 만남이었다.
* * *
10분 전.
용기사로부터 파괴의 크라카나가 16층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들었던 흑염룡.
그가 마침내, 파괴의 크라카나와 마주할 수 있었다.
파괴의 크라카나의 옆에는 오랜 시간 동안 그를 세뇌시키고 마기를 주입해, 미쳐 버리게 만든 주술사 마족이 함께였다.
“네놈 때문에 놈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네놈이 사라진다면 이제 파괴의 크라카나는 완전한 나의 용이 될 것이다!”
주술사 마족이 소리쳤다.
그와 함께 크라카나가 포효성을 터뜨렸다.
“키에에에에에에엑!”
[파괴의 크라카나는 오랜 시간 동안 주술사의 영향을 받아 폭주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폭주 상태에 따라 파괴의 크라카나의 모든 능력치가 1.6배 상승합니다.] [파괴의 크라카나를 굴복시키거나 혹은 치유시켜야만 합니다.] [용군주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선 진심 어린 ‘교감’을 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진심 어린 말로써 파괴의 크라카나와의 교감을 해내시기 바랍니다.]파괴의 크라카나는 붉은빛 비늘이 번들거리는 붉은 용이었다.
놈이 하늘 높이 날아올라 거대한 입을 벌렸다.
“키햐아아아아아악!”
[파괴 용의 브레스.] [직격하는 순간, 300%의 추가 데미지의 폭발을 일으킵니다.]쐐에에에에엑-
쇄도해오는 브레스를 보는 흑염룡의 날개뼈 죽지에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꽈드드드드득-
거친 소리와 함께, 그의 등 뒤에서 검은색 날개가 펼쳐졌다.
바로 독룡이였다.
[독룡이의 날개.] [위험의 순간, 날개를 펼쳐 보호하며 때론 ‘용의 깃털.’을 쏘아 보내 수십여 가지의 독에 랜덤으로 당하게 만듭니다.]펄럭펄럭-
흑염룡이 힘껏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의 바로 밑에서 나타난 뼈로 구축된 사각 방패.
콰지이이이익-
사각 방패와 브레스가 충돌했다.
“크흐읍!”
강력한 충격파에 흑염룡이 신음을 토해냈다.
쩌저적-
뼈방패에 금이 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서 파괴의 용 크라카나의 브레스가 흑염룡을 강타했다.
콰지이이익-
거대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크하하하하하하하!”
마족이 비웃음을 터뜨렸다.
바로 그때였다.
솨아아아아악-
흙먼지가 걷히며 한 존재가 나타났다.
그는 붉은색 창극과 뼈로 이루어진 창대의 창을 쥐고 있었다.
바로 브레트니를 ‘용의 눈물 검’이 아닌, ‘피의 눈물 창’으로 변환시킨 모습이었다.
그리고 흑염룡은 거대한 검은 날개에 온몸이 보호되고 있었다.
촤앗-
날개가 펼쳐지며 흑염룡이 날기 시작했다.
“크라아악!”
크라카나가 흑염룡을 물어뜯기 위해 그 거대한 입을 벌렸다.
콰작-
흑염룡이 노련하게 피해내자 그 이빨은 허공을 물어뜯었다.
그리고 그 옆에선 흑염룡이 말했다.
“난 너와 싸우지 않을 것이다.”
“크흐흐흐흐, 과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군.”
마족이 비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흑염룡은 ‘대화’를 시도했다.
그를 치유시킬만한 말.
진심이 담긴 말!
“넌 나의 형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너와 나, 다른 용들은 함께 세상의 악을 물리칠 것이다. 우리가 곧 정의(定義)가 될 것이다!!”
“…….”
순간 그 대사를 들은 마족 주술사 루슬린은 온몸에 소름이 돋을 뻔했다.
‘정말 오그라드는 대사군……!’
크라카나는 파괴의 용.
넷의 용 중에서 가장 흉폭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 누구도 길들이지 못하는 존재라고 말이다.
때문에 주술사는 오랜 시간 동안 놈을 길들이지 못했다.
그나마 크라카나가 기다리던 주인이 온다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
“그딴 말로 크라카나의 환심을 사려 한다니!”
마족 루슬린은 진심으로 비웃었다.
그런데 그 순간.
[파괴의 크라카나의 폭주가 한층 잠잠해지며 치유됩니다.]“……?”
마족 주술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