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87
밥만 먹고 레벨업 288화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라고 마족 주술사는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흑염룡을 공격하려던 크라카나가 멈칫했다. 검기만 했던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역시 나의 진심이 통하는군!!”
그에 마족 주술사는 그를 부정했다.
“우연일 뿐이다!! 파괴의 용이라고 불리는 크라카나가 그딴 대사에 동요할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곧 흑염룡이 말했다.
“상상해 보거라, 크라카나, 너와 함께 나, 데스티니, 브레트니가 광활한 하늘을 나는 상상을! 그리고 위험에 빠진 자들을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린 이런 대사 속에서 함께 하겠지.”
그에 마족 주술사는 귀를 막고 싶을 지경이었다.
‘또 무슨 대사를 치려고!!’
그리고 그 순간 흑염룡이 대사를 쳤다.
“영웅? 원한다면 되겠소. 당신들을 구원할 영웅이.”
“커헉!!”
엄청난 중2병과 소름 끼치는 대사에 마족 주술사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한데, 그 순간.
[파괴의 크라카나의 폭주가 한층 잠잠해지며 치유됩니다.]‘이, 이 말도 안 되는……!’
그 순간 마족 주술사는 깨달았다.
저 검은 날개를 단 사내도 중2병이었지만 파괴의 크라카나도 그와 비슷한 성향이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저자가 가진 모든 존재가 그럴지도 모른다!!!
“키헤에에에에에!”
그리고 크라카나는 서서히 폭주 상태에서 풀려가는 게 확연히 보였다.
검은 눈동자가 흰자와 검은자가 구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라카나는 흑염룡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아, 너를 위해 생각한 이름도 있단다!”
흑염룡은 역시나 이 멋진 대사를 듣고도 동요하지 않을 존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준비해온 이름!
“브레이커.”
그때에 알림이 울렸다.
[폭주 상태에 빠진 파괴용 크라카나와의 ‘교감’에 성공합니다.] [파괴용 크라카나의 폭주상태가 해제됩니다.] [파괴용 크라카나의 주인이 되셨습니다.] [파괴용 크라카나의 이름을 변경하실 수 있습니다.]“브레이커.”
[브레이커 547Lv]그리고 흑염룡. 그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하는 크라카나를 보며 알 수 있었다.
‘이 녀석 내가 지어준 멋진 이름에 전율하고 있어……!’
그의 입꼬리가 씰룩이는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크라카나, 아니, 이젠 브레이커라는 이름이 된 녀석과 함께 흑염룡은 마족 주술사를 사냥했다.
실질적으로 폭주 상태에 빠졌던 크라카나가 아니라면 마족 주술사는 그렇게 강한 상대가 아니었기에 손쉽게 사냥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알림이 울렸다.
[전설의 4대 용을 모두 모으셨습니다.] [로열 클래스로의 전직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로열 클래스 ‘용군주’로 전직합니다.] [새로운 스킬이 추가됩니다.] [통솔+300이 상승합니다.] [직업 퀘스트: 군주의 자격이 생성됩니다.] [직업 퀘스트: 군주 위의 군주가 생성됩니다.] [두 가지 중 하나의 퀘스트만을 선택하여 진행하실 수 있으며, 이는 시간제한 없이 선택 가능합니다.] [최초의 로열 클래스의 탄생이 세상에 알려집니다.]‘두 가지 선택 퀘스트라?’
흑염룡은 퀘스트를 확인해 봤다.
먼저 군주의 자격.
‘호오?’
군주의 자격은 간단했다. 군주. 그 말이 어울리게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아테네에선 왕국을 건설한 유저가 없었다.
아니, 그의 반절에 해당할 정도의 영지와 자금력을 갖춘 곳도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퀘스트인 군주 위의 군주.
‘한 사람을 지정하여 그를 왕위에 오르게 돕는다라?’
말 그대로 왕 위의 왕이라는 것이었다.
용군주 또한 통치자의 직업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이보다 더욱더 높은 왕.
한 유저를 지정하여 그가 왕이 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 * *
속고 속이는 동행.
그 안에서 켄라우헬은 속으로 짙은 조소를 머금었다.
‘이를 알아챈다는 것 부터가 말이 안 되지.’
대도 엘리온의 눈속임은 정말 사기적이었다. 또한, 대도 엘리온은 고작 도둑에 불과하지만 신클래스였다.
그의 레벨은 480이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의 추정 무력 레벨은 고작해야 250에 불과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남을 속이는 것에만 집중된 것이 바로 대도 엘리온의 능력인 것이다.
그리고 일행은 순탄하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시련에 도달합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강력한 블라인드 마법이 펼쳐집니다.] [눈을 멀게 하고 소리가 작아집니다.]“어둡군요.”
민혁은 굳이 평소처럼 바보처럼 행동하면서 그들의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할 때 과장되게 행동한다면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발휘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그리고 스피커의 볼륨을 가장 낮은 수치로 낮춘 듯, 작은 소리.
그 안에서 암살자 클래스 암베르가 오감을 발휘하였다.
오감을 발휘한 그는, 트릭들을 파괴하거나 마법이 날아올 위치, 몬스터들의 위치를 파악하며 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그를 통해 첫 번째 시련을 통과했다.
[첫 번째 시련을 통과합니다.] [시련을 통과한 자에게 부서진 칼날 조각이 주어집니다.]알림은 칼날 조각을 받은 이만이 유일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흑의 군주라고 소개한 오르든. 즉, 켄라우헬이 민혁에게 설명했다.
“언급했듯 이 칼날 조각들이 모두 모여야만 소악마 디아블로를 사냥할 수 있죠.”
그와 함께 암살자 클래스인 암베르가 자연스레 켄라우헬에게 칼날 조각을 건네줬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계속해서 나아갔다.
두 번째에선 마계에서 강력하기로 소문난 마수를 테이밍해서 나아가야 했다.
세 번째에선 궁수가 바늘구멍처럼 작은 곳에 화살을 쏴서 맞춰서 모든 트릭과 마법들의 작동을 꺼야 했다.
그리고 네 번째에선 어마어마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그레이트 아이언 골렘과 탱커가 한 대씩 주고받으며 맷집 대결을 펼쳐 승리해야 했다.
이런 식으로 칼날 조각이 계속 모였고.
마지막 조각만이 남게 되었다.
켄라우헬과 그 일행이 계속 헤쳐나가지 못했던 난관.
요리의 시련.
[여섯 번째 시련에 도달합니다.] [거인 괴수인 베로간은 배가 고파 흉포해진 상태이며 베로간의 입맛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베로간을 위한 요리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베로간을 위한 요리재료는 앞에 준비되어있습니다.] [그가 원하는 요리는 대형 삼계탕입니다.]그 순간, 거대한 쇠사슬에 묶여 있는 베로간이 나타났다. 4m를 훌쩍 넘는 어마어마한 키.
말 그대로 거인형 괴수였다.
하지만 베로간은 일반 거인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존재로서 레벨 500이 넘는 트윈 헤드 오우거조차도 손으로 찢어 죽일 수 있는 악력을 가진 존재가 바로 베로간이었다.
“크워어어어어어어!”
베로간이 포효를 터뜨렸다.
“놈을 위한 요리로 만족시킬 수 있겠습니까?”
“맡겨주세요.”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앞에 놓여 있는 재료는 다름 아닌, 닭고기였다.
문제는 약 30㎏에 육박해 보이는 해괴망측한 닭이라는 거였다.
민혁은 이 시련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요리사는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맛이 다르다.’
이미 과제는 대형 삼계탕으로 주어져 있다. 하지만 더 확실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레시피 창조 스킬이기에 곧바로 사용해 봤다.
[상대방이 원하는 레시피를 창조합니다.] [대형 삼계탕 레시피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레시피 창조에 따라 버프량을 소모합니다.](베로간을 위한 대형 삼계탕)
필요재료: 앞에 놓여있는 대형 토종닭, 백년설삼, 바배의 대추,……(생략)
기대 요리등급: 유니크~ 전설.
⦁기대효과:
⦁베로간의 원기회복.
⦁베로간의 공격력 및 방어력, 또는 마법 공격력, 마법 방어력 상승.
“하실 수 있겠습니까?”
이는 상당히 까다로운 난제였다.
많은 양의 요리를 해야 한다. 문제는 보통 요리는 인분의 수가 많아질수록 힘들어진다는 거였다.
물론 나눠서 요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결정적 이유가 있다.
[주어진 2시간 동안 완성하지 못할 시 실패합니다.]2시간 동안 30㎏의 닭을 요리해야 한다.
그리고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삼계탕은 닭의 내장 부분을 빼내고 머리와 똥집, 닭발을 제거한 후에 끓이는 게 원칙이다.
그 원칙대로 가야 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간다면 30㎏에 육박하는 닭을 익히기 힘들 수도 있다.
‘모양은 그대로 보존하는 느낌으로 가되, 최대한 깊게 칼집을 낸다.’
칼집을 내어 안쪽이 잘 익게 만든다.
그리고 민혁이 요리를 시작했다.
* * *
켄라우헬과 일행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봤다.
자신의 무기를 거대한 식칼로 변형시킨 그는 칼집을 냈다.
그러더니, 어느새 그 식칼은 아주아주 거대한 가마솥이 되었다.
가마솥으로 닭을 넣고, 마늘과 소금 다양한 재료들을 넣은 그는 장작을 이용해 요리를 시작했다.
가마솥 뚜껑을 닫고 푹 삶으며, 장작불을 조절했다.
이마에서 땀이 송글송글 흘러내리면 수건으로 훔쳐낸다.
‘미식이라…….’
그에 켄라우헬은 사실 우스웠다.
게임을 지배하는 건 힘이다.
프라이팬 살인마가 어떻게 고작 요리사 주제에 그러한 강함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잘못된 길을 걷고 있었다.
처음부터 힘을 추구했다면 어쩌면 그는 세계 통합 랭킹 1위라는 메이웨이를 뛰어넘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요리는 고작해야 사람의 의식주의 일부분일 뿐.
그는 요리란 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버프 능력?
‘버프 능력 따위, 강력한 힘 앞에서 무용지물이지.’
그 또한, 뛰어난 버프 요리를 먹어봤다.
황혼의 요리사 블랙의 요리.
먹는 순간 모든 스텟 8%를 상승시켜주는 힘을 가졌다.
하지만 딱 그뿐이다.
모든 스텟 8%를 일시적으로 올려주는 요리를 만드는 시간에 차라리 강해진다면 그만이다.
그것이 그의 지론이다.
강해지기 위해선 템도, 돈도 모든 것을 쓴다.
그렇게 정상에 오른다.
요리란 것은 그에게 지극히 ‘작은 것에’ 불과했다.
한데, 저 사내는 이상했다.
‘즐겁나?’
게임에서 요리를 하는 게 즐거운 걸까?
그의 입가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땀이 흐르는데, 입가에 작은 웃음이 지어진다.
그리고 말한다.
“배고파?? 기다려, 내가 정말 맛있는 한 끼를 만들어줄게.”
삼계탕의 가마솥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거뭇거뭇한 기름을 국자로 정성스레 걷어냈다.
“크르르…….”
거인 괴수 베로간은 매우 포악한 존재였다.
하지만 민혁을 바라보며 그 포악함이 잦아들었다.
민혁은 거대한 닭을 마치 엄청난 아티팩트를 제작하는 대장장이처럼 혼신의 힘을 기울여서 요리했다.
이윽고 완성해냈다.
그리고 민혁은 자신의 무기를 수저의 모양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숙성의 항아리를 통해 만들어낸 김치도 20㎏이나 놈의 앞에 놔주었다.
“잠시, 제가 확인해 봐도 되겠습니까?”
켄라우헬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가 마치 대장장이의 헌신처럼 열중했기에.
대장장이의 아티팩트는 영구적이다.
반대로 요리사의 요리는 아니었다.
어째서 저런 정성을 쏟는 건가? 가치가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요리를 확인해봤다.
그리고.
‘……!!’
어떠한 말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때, 민혁이 베로간에게 말했다.
“먹어봐.”
베로간은 민혁이 쥐여준 커다란 수저로 한 번 떠먹어봤다.
그리고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이내, 그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크헤에에에에!”
그 포효는 즐거움의 포효였다. 놈이 닭다리를 들어 미친 듯이 뜯기 시작했다. 그 국물을 맛보며 앞에 놓인 김치들을 입에 욱여넣었다.
그 앞에서 양 팔짱을 끼고 바라보는 민혁.
그리고 켄라우헬은 여전히 부들부들 몸을 떨며 민혁과 베로간을 보고 있었다.
끝내, 베로간은 그 뜨거운 가마솥을 양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남아 있는 그 국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꿀꺽 꿀꺽꿀꺽-
다 마셔낸 베로간.
그의 입에서 거친 숨이 터져 나왔다.
“쿠워…….”
그리고…….
쿠우우우우웅-
놈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 그리고 고개를 땅에 파묻고 민혁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전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말문을 잇지 못했다.
“……!”
“……!”
“……!”
베로간은 이제까지 이곳에 올때마다 흉포한 모습만 보여왔다. 또한, 요리사가 요리를 해주었을 땐, 한입을 맛보고 곧바로 던져버렸다.
그런데, 지금 그가 한 사내에게 고개를 숙여 고마움의 표시를 보인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