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99
밥만 먹고 레벨업 300화
검은 로브를 두른 사내가 어두컴컴한 동굴의 끝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내게 이런 기회가 올 줄이야……!’
그의 얼굴은 희열에 휩싸여 있었다. 동굴의 끝을 향해 걷고 있는 사내의 이름은 장천.
바로 아테네 중국 서버의 죽음의 테이머 장천이었다.
그는 중국 내에서 테이머 랭킹 2위에 빛나는 랭커 중의 한 명으로써 주로 언데드들을 역으로 테이밍하여 부리거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테이머 랭킹 2위에 불과할 뿐이었다.
한 직업군에서 1위이던가, 혹은 종합랭킹 30위권 안에 들던가.
둘 중 하나가 아니라면 항상 1위보다 뒤처지기 마련이었다.
그러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었고 알림이 들렸었다.
[로열 클래스에 도전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로열 클래스인 ‘블랙 드래곤 테이머’로 전직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셔야 합니다.] [전직 퀘스트: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아티팩트들을 모아라가 생성됩니다.]얼마 전, 최초의 로열 클래스 용군주가 탄생하고 세상이 떠들썩해졌다.
그치지 않고 두 번째 로열 클래스인 대마법사 멀더런의 후예가 탄생하였다.
대마법사 멀더런의 후예 검은 마법사 알리는 그전보다 확연히 강력해진 힘을 보이는 동영상을 찍어서 올렸고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가뜩이나 마법사 랭킹 1위라는 알렉스와 크나큰 간격이 벌어졌던 그가 명실공히 최고의 마법사라는 사실을 인증한 셈이었다.
그리고 장천. 그 또한, 자신이 이제 세계 랭커들을 누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
그에 대한 정보는 로열 클래스 전직 예정자인 장천이 획득하기에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은 대륙전쟁을 발발시켰고 대륙 전체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친 드래곤이다.
또한, 블랙 드래곤 보르몬은 어떠한 드래곤보다 강력하다 알려진다.
그러한 블랙 드래곤을 손아귀 위에 올리고 다스릴 수 있다는 것.
절로 전율에 휩싸이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마침내 걸음을 옮기던 장천.
그가 동굴의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곳에 있었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이빨로 만들어진 멸망의 지팡이!’
제단 위로 두둥실 떠올라 있는 멸망의 지팡이.
그를 향해 장천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멸망의 지팡이에 손을 뻗어 집는 순간.
쑤화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윗부분으로 검은색 소용돌이가 나타나며 한 존재의 영혼이 떠올랐다.
“이제야…… 도달했는가…….”
그 말에 장천의 얼굴로 희열이 맺혔다. 드래곤의 얼굴 형상만이 떠오른 보르몬의 모습.
그리고 장천이 오만한 모습으로 말했다.
“이제부터 내가 너의 주인이다. 보르몬. 날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 할 것이다.”
오글거리는 대사를 내뱉고 있는 장천이었지만 블랙 드래곤 보르몬을 수하로 마음껏 부린다면 세계 통합 랭킹 1위도 불가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분명히 자신의 로열 클래스 전직 명은 ‘블랙 드래곤 테이머’였다.
바로 그 순간.
“나의…… 주인이라…… 하였나…….”
콰콰콰콰콰콰콰콰콱!
“커헉, 컥!”
장천의 몸 곳곳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며 피가 솟구쳐 올랐다.
그 타격에 무릎을 꿇어버린 장천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보르몬을 보았다.
‘무, 무슨……!’
주인을 공격하는 몬스터도 있던가?
“네놈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될 것이다.”
“…….”
그 순간 장천은 알았다.
자신의 로열 클래스 전직 직업은 ‘블랙 드래곤 테이머’가 아니라 ‘블랙 드래곤의 졸개’에 가깝다는 것을.
격노할 일이었다. 하지만 곧 블랙 드래곤 보르몬이 말했다.
“나를 따른다면 많은 것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숨겨져 있던 나의 레어로 가야 할 것이다.”
많은 것을 거머쥘 수 있다.
하긴, 블랙 드래곤 보르몬은 대륙 전체를 혼돈으로 물들이는 게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블랙 드래곤의 졸개인 자신에게 왕국이나, 제국 하나쯤은 떡 하니 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알겠습니다!!!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방금까지 목숨을 바치라 했던 장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리고 곧 보르몬의 이빨이 뿌드드득 갈렸다.
“그는…… 어디 있나…….”
그에 장천은 의아했다.
‘그.’는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가?
“절대 신수. 아기 돼지 말이다.”
‘절대 신수가 아기 돼지라고?’
장천은 대륙전쟁의 정보를 얻으면서 절대 신수에 의한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아기 돼지라는 말은 금시초문이었다.
그에 장천은 대한민국이란 작은 나라의 식신이란 민혁 유저가 가진 ‘펫’인 콩이를 떠올렸다.
“아스간 대륙에 있습니다.”
“역시 그 또한 깨어났군.”
보르몬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윽고 그의 영혼에서 검은 보석이 튀어나왔다.
장천이 양손으로 공손히 받자 알림이 울렸다.
[대륙 워프 게이트의 보석을 획득합니다.] [보르몬의 힘이 완전치 않습니다. 총 3회만 사용 가능합니다.]“레어에 간다면 나의 힘의 대부분을 깨울 수 있을 터, 일단은 이 보석을 통해 아스간 대륙으로 넘어가 절대 신수의 현황을 파악하라.”
“……!”
장천은 그 순간 경악했다.
‘대, 대박……!’
타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는 정보, 길, 그 어떤 것도 없는 현재이다.
그러할 때, 타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는 힘이 나타났다.
물론 중국인 유저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장천은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블랙마켓에 올려야겠어.’
보르몬의 말을 듣자면 그의 힘이 완전히 깨어나면 많은 수의 유저들이 넘어갈 수 있다.
아니, 어쩌면 대륙과 대륙 사이의 통행로가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에, 그 사실을 모르는 유저들에게 이 한정된 워프권은 천문학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거다.
보르몬이 이 보석으로 원하는 건, 아기 돼지의 정보.
한두 명만 가도 충분하다.
그리고 추가로 자신의 이득을 위해 판매할 이도 구할 것이다.
‘현금 30억 정도를 요구해야지.’
부자는 널리고 널린 게 중국이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한 나라가 중국이다.
그중 최상위 랭커들은 30억에도 구매할 만한 가치를 가진 게 대륙 워프.
접속을 종료한 장천.
그는 블랙마켓에 빠르게 그것을 올렸다.
블랙마켓, 비공식 랭커 혹은 오로지 최상위 랭커들로만 구축된 이용객들이 있으며 이들은 엄중한 심사를 거쳐 선별된다.
올리고 얼마 후 한 유저가 쪽지를 보냈다.
[40억에 거래하겠습니다.]“……!”
장천의 눈이 경악에 물들었다. 40억에 거래하겠다? 그 의미는 사전의 다른 경쟁자들을 차단하는 거였다.
그에 장천은 이가 예사롭지 않은 이임을 알았다.
[알겠습니다. 대신에, 본인의 신분을 증명할 만한 게 필요합니다. 당신의 닉네임을 물어봐도 되겠습니까?]40억을 가뿐히 지불할 수 있는 유저.
그는 누구일까.
곧이어 답장이 왔다.
[메이웨이.]“……!”
* * *
발키리. 흔히 북유럽 신화에서는 전쟁의 처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는 한다.
메이웨이는 그러한 발키리라는 클래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아테네에 1주일 만에 접속하였다.
본래 블랙마켓에서 40억 원에 아스간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는 워프 보석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접속한 이유는 일주일 동안 기절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메이웨이의 순위권에 변동이 없다는 거다.
하루아침에도 변화하는 게 최상위 랭커들의 순위.
그녀가 얼마나 압도적인 강자인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어서 빨리 그분을 찾아야 해…….’
식신 민혁.
그를 만나야만 한다.
그리고 메이웨이는 그제야 장천이라는 유저와 접촉할 수 있었다.
“그동안 귓속말이 꺼져 있으시고 쪽지함이 닫혀 있어서 걱정했습니다.”
장천은 그동안 쪽지를 계속 보냈다. 그리고 메이웨이는 평소에도 아테네 귓속말 기능을 거부로 해놓기에 당연히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장천에겐 다급하게 40억 원이 입금되었으니, 의아했던 일이다.
장천은 검은 보석을 손에 쥐고 무언가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공간이 찢어지며 안으로 들어가는 워프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워프 게이트로 들어가려는 때에.
“조심하십시오.”
“……?”
걸음을 옮기려던 메이웨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당신 팬입니다.”
장천은 음침한 외모였다. 게임 속임에도 불구하고 야윈 얼굴과 돌출된 눈,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너저분해 보인다.
그런 그도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유저.
그런 그가 메이웨이의 팬일 정도로, 이 아테네에서 그녀는 압도적 존재다.
“조심하라는 게 무슨 의미죠?”
그녀의 차가운 음성에, 장천은 되려 황홀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곧 장천이 말했다.
“사실 저도 조심하라고 말씀드렸지만 무엇을 조심하라고 말씀드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네?”
“사실 전 워프 게이트를 통해서 얼마 전 한 랭커 분과 계약을 맺고 그분을 아스간 대륙으로 어제 보내드렸죠. 그런데 연락 두절 상태입니다. 그가 귓속말 제한 지역에 가 있는 것 같은데, 한 번은 우연히 연락이 닿았죠. 딱 두 단어가 왔습니다.”
“두 단어요?”
“예.”
장천이 고개를 주억이며 말했다.
“악마.”
그리고.
“소년.”
“……?”
메이웨이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곧이어 장천이 말했다.
“하지만 발키리 메이웨이. 당신이라면 걱정할 것 없겠죠.”
메이웨이는 고개를 주억였다. 위험대상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된다.
‘내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아.’
의사는 몇 개월 뒤면 게임조차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아니, 사실 지금 당장 소리 없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몸 상태라고 한다.
또한, 아테네 접속기기는 매번 ‘경고! 접속 불가입니다. 휴식을 취한 뒤 접속하는 것을 권고합니다.’라는 알림을 보내온다.
하지만 유능한 기계전문가와 해커를 이용하여 기계를 일부러 조작한 메이웨이는 계속 아테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포탈 너머 끝에 존재한다.
‘내 병을 치료해 줄지도 모르는 그 요리가.’
그녀가 포탈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환한 빛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알림이 울린다.
[카이온 대륙의 유저이십니다.] [아스간 대륙으로 워프합니다.] [진입통로 구역에 입장하셨습니다.] [진입통로 구역을 돌파하시지 못할 시 아스간 대륙으로 완전히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진입통로 구간에선 귀환 양피지를 비롯한 순간이동 양피지 등의 사용을 제한받습니다.] [진입통로 구간에선 귓속말을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강제 로그아웃 당하실 시 본래 있던 카이온 대륙에서 접속된다는 점을 유의해 주세요.]‘이런 시스템이 있었구나.’
장천이 말해주지 않았지만, 그도 당연히 몰랐을 것이다.
‘혹시 그래서 악마라는 이야기를 한 건가?’
이 끝에 있는 보스 몬스터가 어쩌면 악마일지도 몰랐다.
곧이어 그녀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레벨 540을 넘는 어마어마한 몬스터들과 맞닥뜨릴 수 있었다.
상대방을 석화 상태로 빠뜨려 버리는 바실리스크나 혹은 거대병정 개미와 같은 놈들이었는데, 어마어마한 고레벨들이었다.
하지만 발키리 메이웨이는 그들을 사냥하고 나아갔다.
그러던 중, 그녀는 목적지로 보이는 끝에 도달했다.
그곳은 작은 동굴이었다.
아니, 어쩌면.
‘광산?’
으로 들어가는 입구일지도 모른다.
메이웨이가 걸음을 옮기려던 때였다.
정체 모를 목소리가 들렸다.
“그, 그만……! 제발, 내가 잘못했어!! 이제 그만해! 나 좀 돌려 보내줘!!”
‘이 목소린……?’
한 번쯤은 들어본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녀가 자신의 기척을 숨겼다.
[여신의 은밀함] [비밀의 여신이 당신을 도와줍니다.]소리나 혹은 몸에서 넘쳐나는 마력까지도 모두 숨겨주는 놀라운 스킬이었다.
그녀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 보였다.
[고니르의 나면가개]‘……?’
엉성한 가게 이름. 심지어 맞춤법도 틀린 것 같다. 그리고 작은 리어카 형식으로 되어있는 가게.
그 앞에 앉아 있는 사내는 중국 암살자 랭킹 1위이자 사신이라 불리며 중국 랭킹 3위에 빛나는 마천우였다.
그가 라면 가게 앞에 앉아 절규하고 있었다.
“그, 그만……! 날 돌려보내 달라고, 차라리 날 죽여!!”
그리고 그때.
탓-
무언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여, 여신의 은밀함 스킬을 간파했어……!?’
이제까지 딱 한 번밖에 뚫리지 않은 여신의 은밀함 스킬.
그를 간파하고 한 소년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
소년이 꾸벅 인사했다.
“두 번째 손님! 환영한다! 나는 코니르!!!”
그가 활짝 웃으며 물었다.
“라면에 면부터 넣어, 스프부터 넣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