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11
밥만 먹고 레벨업 312화
“……2%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그렇겠지, 지금 민혁 유저의 레벨과 스텟량, 스킬 등을 분석해봐도 깬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니까. 대신에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변수?”
변수라는 말에 박 팀장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에 이석훈이 말했다.
“식신이 추가로 걸어놓은 시련을 도전하게 되면 민혁 유저는 ‘조력자’한 명과 함께 시련을 진행할 수 있게 되지, 그리고 그 조력자가 민혁 유저를 평소보다 훨씬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불가능하군.”
이석훈의 말은 말 그대로 뛰어난 사제와 같은 인물이었다.
민혁이 그 시련을 깰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게 해줄 수 있는 인물!
하지만 레전드 길드는 애석하게도 소수정예의 길드이기는 하였지만 뚜렷한 사제들이나 혹은 버퍼 능력자는 없었다.
가신 코루? 그의 경우는 ‘성기사’였기 때문에 스킬의 경우 공격형 위주였다.
“안심해도 되겠어.”
“…….”
흠칫!
그리고 이민화는 그 말을 듣고 박 팀장을 돌아봤다.
그녀가 정해놓은 특별 유저 관리팀의 금기어!!!
꼭 박민규 팀장님이나 혹은 자신이 이 말을 하면 상황이 자신들의 예측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 말은 바로 ‘안심해도 되겠어’였다.
‘불길해…….’
이민화가 모니터를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 * *
검과 방패 크로세우.
그는 소고기를 먹을 생각에 취해 있던 민혁이 상념에서 깨어나자 설명했다.
“검과 방패의 시련은 간단하게 진행됩니다. 민혁 교주…… 아니, 민혁 님께 100명의 병력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저 또한 마찬가지이고요.”
민혁은 그에 고개를 주억였다.
“그리고 민혁 님과 저는 똑같이 생긴 기다란 땅을 병력과 지나칠 겁니다. 민혁 님이 가는 곳과 제가 가는 곳은 같은 곳이지만 다른 곳이기도 하죠.”
그 말을 민혁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시련하는 장소는 같으나, 각자 다른 곳에서 진행된다.
“이해하셨습니까?”
“예, 이해했습니다.”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두 사람이 가지는 조건은 모두 똑같았다.
“저보다 약 20% 미만 안으로 공략도가 달성된다면 민혁 님께서 다음 시련을 수월히 진행하실 수 있게 될 겁니다.”
만약 크로세우가 80%의 공략도를 달성했을 시 민혁이 60~80% 사이 정도의 공략도를 달성해내면 이 시련을 통과하는 거다.
“만약 제가 더 높은 공략도로 해낸다면요?”
“……글쎄요.”
크로세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조차도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민혁 님과 함께하면서 참 똑똑한 분이라는 건 알았습니다. 하지만 전, 모든 검과 방패를 쥔 이들의 스승이라 불렸습니다.”
대륙의 전설 중 하나인, 크로세우.
그는 모든 검과 방패를 들었던 이들의 스승과 같은 인물이다.
지휘관 능력 또한 발군으로써 그는 고작 200명의 병력을 이용해서 다양한 전술을 펼쳐 약 1만의 병사들을 후퇴하게 했다는 일화도 존재하는 인물이다.
예전에 민혁이 상대했던 전쟁의 신 이클리나, 죽음의 신 바흐와는 차원이 다른 인물이다.
그들은 ‘군주’이자 ‘신’ 클래스로써 지휘관의 주된 능력을 갖췄지만 실제로 죽고 죽이는 전쟁터에서 살아본 적은 없었다.
반대로 아테네 세계관에서 살아가는 크로세우는 실제로 전쟁을 수백 번도 더 겪어본 인물.
질이 다르다는 거다.
그리고 크로세우가 추가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시련은 일반 토벌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냥할 때마다 꽤 빠르게 병력이 성장하게 됩니다. 그 때문에 병력을 최소한의 피해로 살려가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최소한의 피해로 살려 나가야 성장한 병력이 갈수록 계속 더 큰 힘을 발한다.
반대로 병력을 계속 꾸준히 상실한다면, 마지막까지 가지도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리고 세 마리의 보스 몬스터들이 등장하며, 아시겠지만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놈은 결코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지요. 그리고 보스 몬스터들을 사냥할 때마다 유용한 양피지나 포션 등이 드랍되니, 그 사실 또한 숙지하시고요.”
민혁은 모든 정보를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이제 시작합니다. 조심하십시오.”
크로세우가 진심을 담아 한 말이었다.
그가 시련을 진행하다가 죽으면 더 이상 그의 수박 주스를 먹을 수 없으니!
그리고 민혁이 빛이 되어 사라졌다.
* * *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병사 파크는 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랬다.
‘제발…… 제발…….’
그리고 다른 99명의 병사도 그와 같은 마음을 품고 있었다.
이 자리에 총 100명의 병사는 수백 년 전 아틀라스 영지에 머물렀던 이들이다.
그들은 모두 죽은 자들이다. 하지만 특별한 힘 덕분에 일시적으로 깨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 시련에서 죽지 않으면 딱 하루 동안은 다시 인간의 몸이 되어 아틀라스 영지 안에서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꼭 시련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어머니의 묘에 다녀올 거야…….’
수백 년 만에 깨어난 파크는 하루 동안의 자유시간에 사랑하는 어머니의 무덤에 갈 생각이었다.
그러니, 제발 지휘관이 크로세우이길 빌었다.
크로세우 님이라면, 여기 있는 상당수를 살려서 이 시련을 이겨내게 하시리라.
하지만 눈을 뜬 파크는 보았다.
“모두 안녕하세요?”
부드러운 웃음을 지은 남성이 예의 바르게 상체를 꾸벅꾸벅 숙여 보이고 있었다.
그는 굉장히 곱상한 외모였는데, 병사들 하나하나와 악수를 했다.
파크도 그의 손을 잡았다.
‘이자가…… 우리를 이끌고 저 시련을 돌파한다고……?’
그것도 크로세우 님과 겨루게 되는 것이다.
‘시련 선택을 잘못한 거 아니야?’
파크는 알았다.
아틀라스 영지에 존재하는 네 개의 시련들은 소유권자의 특성에 맞게 잘 선택해야 한다.
높은 손재주 스텟을 가졌다면 에덴의 시련을.
신성력이 높다면 루이스의 시련을.
공격력과 방어력이 높고 지휘관으로서 능력이 뛰어나다면 이 검과 방패 시련이다.
이러한 것을 알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여기에 있는 병사들은 일반 병사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과거 크로세우가 200명의 병력으로 1만 명의 병력을 후퇴시켰다는 전설 속의 인물들이다.
지금 정확히 크로세우에게 100명, 민혁에게 100명이 나눠진 것.
그리고 파크는 그중 더 특별하고 뛰어난 히든 NPC였으며 이들의 백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실례지만 지휘관님께서는 직업이 무엇인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파크가 작은 소망을 가지며 말했다.
그에 민혁이 말했다.
“제 직업이라…… 요리사입니다.”
“…….”
“…….”
순간 모든 병력이 말문을 잃었다.
‘요, 요리사라고?’
‘아, 아니, 요리사가 왜 여깄어!!’
그리고 항상 예외의 일은 존재하기 마련!
‘그래, 요리사라고 약하기만 한 건 말이 안 되지?’
파크가 또 한 번 질문했다.
“그럼 혹시 특기가 무엇이십니까?”
그에 민혁이 침착하게 생각하더니 턱을 쓸었다.
“흐음…….”
그리고는 심사숙고 끝에 말했다.
“아주 잘 먹습니다.”
‘컥!!’
‘마, 망했어!’
‘우린 끝이야! 시작하자마자 죽을지도 몰라!!!’
한술 더 뜨기를.
“아, 정말 잘 먹습니다.”
파크는 생각했다.
‘어머니…….’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 얼굴이 더 그리워지는 파크였다.
모두가 딱히 내색은 안 하지만 실망했을 때, 민혁이 말했다.
“아, 그리고…… 제가 잘 먹는 만큼, 우리 병사분들도 잘 먹어야겠지요?”
민혁이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투명한 잔 같은 것에 담겨 있었고 길쭉한 무언가가 꽂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안의 내용물은 붉은빛이나 혹은 초록빛 등으로 있었다.
그리고 투명한 잔 바깥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이, 이건 뭡니까?”
지휘관 민혁이 빙긋 웃었다.
“수박 주스, 멜론 주스, 바나나 주스, 딸기 주스, 믹스베리 주스입니다.”
“……?”
모두가 의아해했다.
* * *
“크~”
파크는 무더운 찜통더위 속에서 처음으로 맛본 수박 주스에 감탄사를 터뜨렸다.
옆에 있던 다른 병사 루크는 멜론 주스를 맛보고 있었다.
“와…… 어찌 얼음이 이 작은 그릇 안에 담겨 있단 말인가?”
“신통방통한 일이군!!”
그들은 새삼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파크는 다시 침울해졌다.
‘어머니를 다시 뵙는 건…… 힘든 걸까?’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다른 병사들도 음료 맛에 감탄하고 있었지만, 이 시련에서 모두 죽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각. 요리사라고 한 지휘관 민혁은 발 빠르게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과거에 처음 전설 요리를 만들고 칭호 ‘전설을 만들어낸 자’를 획득했다.
그때 버프량이 ×2배가 되었다. 그 외의 각종 칭호나 혹은 다양한 것들에 따라 그의 버프량은 처음 식신으로 전직하여 요리 스킬을 습득했을 때보다 4배 정도는 더 많은 버프를 담은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 100명의 인원을 먹이기에도 충분할 정도로 말이다.
“지휘관님을 돕자.”
“암, 그래야지.”
병사들은 음료를 먹은 후 발 빠르게 민혁에게 다가가 그를 도왔다.
파크 또한 양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들은 민혁에게 분명히 실망하였지만, 그들은 옳고 그름을 아는 자들이다.
나약한 지휘관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의 지휘관이다.
또한, 솔선수범하시며 직접 요리를 하시고 계신대, 어찌 밑의 것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도와줘서 고마워요.”
“말씀 편하게 하십쇼. 지휘관님.”
“흐음.”
그에 민혁은 파크를 한 번 보았다. 그의 머리 위로 그 이름이 떠올라 있었다.
레벨도 마찬가지였다.
‘병사인데 레벨이 자그마치 473이라니…….’
이필립스 제국이나 콜로디스 제국의 병사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자들이었다.
민혁이 곧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하지.”
민혁이 현재 하고 있는 요리는 치킨이었다. 자신과 동행하게 될 병사들에게 ‘치느님’의 세상을 영접하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어서였다.
“요리사이신데, 어째서 검과 방패 시련을 선택하신 겁니까?”
파크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민혁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요리사이지만 강인하기도 하니까.”
“예?”
파크가 고개를 갸웃할 때, 민혁은 싱긋 웃기만 했다.
그리고 민혁은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일을 거드는 병사들을 보았다.
“이렇게 멋지고 늠름한 병사들이 있으니, 나 또한 선전해야겠지? 최소한 크로세우 경의 코를 짓뭉개줘야겠어.”
“그러면 좋긴 하겠네요.”
파크는 빙긋 웃었지만 속은 씁쓸했다.
크로세우.
그분은 절대 이길 수 없다.
검과 방패라 불렸지만 다른 이름으로 ‘전술의 신’이라 불리신 분이다.
그렇게 어느덧 민혁은 치킨을 완성해냈고 버프 알림을 들었다.
그리고 민혁이 말했다.
“파크 백부장.”
“예, 지휘관님.”
“이곳의 병사들과 크로세우 경의 병사들의 힘은 같지?”
“물론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동일한 이때 만약 자네들의 힘과 스피드 같은 게 약 14% 정도쯤 상승하고 검술, 창술, 궁술들이 한 단계쯤 성장한다면 어떨까?”
“……그땐, 초반에 저희가 치고 나갈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게 가능할 리 없잖습니까?”
갑자기 요리를 만들다 말고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걸까?
파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민혁이 부드럽게 웃음 지었다.
“가능하니까 하는 말이야.”
“예?”
“가능하다고. 그리고 한 가지 더.”
민혁이 넓은 땅을 보았다.
이곳이 시련을 시작하는 땅.
지금 이 안전지역을 넘어서면 몬스터들이 나온다.
그곳을 바라보며 민혁이 말했다.
“우리는 저곳에 존재하는 보스 몬스터들을 사냥하지 않고 나아갈걸세.”
“……그,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민혁이 그 먼 곳을 바라보며 이를 드러내 웃었다.
“대신에, 우리 아군으로 만들어서 갈 거야.”
파크는 도통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 민혁은 식신의 한 가지 비기 스킬을 떠올리고 있었다.
바로 ‘유혹의 요리’ 스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