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4
밥만 먹고 레벨업 34화
사실 스킬에서 기대했던 건 ‘맛이 정말 좋아진다.’였던 것이다!
“마, 맛……?”
“네…….”
시무룩해진 민혁을 보며 랜과 브락은 잠시 말문을 잃었다.
특히나 랜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E급 재료를 이용해 저 정도 버프를 담아낸 녀석이 그것보다도 맛 부분이 추가되지 않았다고 실망하다니.’
사람이 이럴 수가 있겠는가!
그는 오로지 먹기만 위해 살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는 울먹이기까지 하는 듯한 표정의 민혁을 위로하듯 말했다.
“자네의 그 요리 스킬에 의해 돈까스는 훨씬 더 잘 튀겨졌지, 그 때문에 맛은 그전보다 훨씬 좋아졌을 거야.”
“오……!”
그 말에 민혁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래, 낙담하지 말자!’
엄청난 식신의 요리 스킬을 얻고도 시무룩했다가 다시 기운을 차린 민혁이었다.
그는 다음으로 식신의 요리습득이라는 스킬을 확인했다.
(식신의 요리습득)
패시브 스킬
레벨: 없음
효과:
⦁요리에 대한 습득력 대폭 상승.
⦁재료에 대한 더 나은 조리법을 습득할 수 있다.
식신의 요리습득은 한 마디로 민혁을 보조해주는 스킬로 보였다.
일단 요리에 대한 습득력 대폭 상승의 경우 민혁이 손수 돈까스를 만들며 확인해봤다.
그는 한 번 본 것만으로도 많이 튀겨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더 나은 조리법이 계속 머릿속에 주입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재료추적)
패시브 스킬
레벨: 1 현재 레벨업 불가
사용 시 패널티: 하루 동안 식신의 진가 사용 불가.
효과:
⦁요리에 어떠한 효과가 부여될지 선택할 수 있으며 요리의 종류도 선택할 수 있다. 반경 1㎞ 내에서 효과를 위해 필요로 하는 재료를 탐색해내고 효과+재료+요리종류에 따른 레시피를 시스템이 제안하며 대체의 재료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만 가능하다.
⦁스킬 레벨업 시 사용횟수 추가획득 가능.
⦁현재 가능 횟수 3/3
이 스킬은 쉽게 표현하면 이거다.
먼저 중국 요리를 설정한다, 그다음 원하는 버프 능력을 입력하고 그에 따른 재료를 탐색해낸다.
그 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만들어 내면 원하는 효과와 버프를 볼 수 있다.
‘이 말은 즉…….’
민혁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담은 요리를 만들어 내는 거다.
대신, 재료가 주위에 있어야 한다는 제한이 붙는 거다.
거기에 패널티 하루.
하루는 어떻게 보면 그렇게 큰 패널티는 아닐지 몰랐다.
모두 확인한 민혁은 모든 스킬을 보면서 의문점이 생겼다.
‘현재 레벨업 불가?’
현재라는 말은 지금을 뜻한다.
즉, 지금은 레벨업 할 수가 없다.
‘그 의미는…….’
앞으로 조건을 달성하면 레벨업이 가능해진다는 거다.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자신의 상태창을 열람해봤다.
그리고 식신 바로 옆의 20%대가 되었던 것이 순식간에 50%까지 치솟은 걸 볼 수 있었다.
‘헙!?’
아마도 요리 스킬을 습득함으로써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그는 한 번 추정해 본다.
‘저게 100%가 되면 레벨업이 가능한 게 분명해, 그리고…….’
요리를 더 잘하게 돼서 더 맛있게 먹게 되지 않을까 추측을 하는 그다.
확인을 끝낸 민혁.
그가 숨을 깊게 뱉었다.
“후아! 너무 오래 참았다.”
‘내가 스킬들을 보며 얼마나 배고팠는데!’
사실 스킬창보다 돈까스가 더 눈에 들어왔다.
아마 남들이 들으면 놀랄 거다.
식신의 스킬보다 돈까스더냐!?
그럼 민혁은 대답할 거다.
‘당연한 거 아입니까!’
하지만 랜과 브락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어쩔 수 없이 스킬을 확인했던 것.
그는 서둘러 자신이 튀긴 돈까스 앞에 앉았다.
“먹어도 될까요?”
“물론.”
랜은 특별히 식신의 요리 스킬에 대해서 추궁하거나 하진 않았다.
그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든 아니든, 결국 남을 위해 요리하는 게 요리사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히야…….”
민혁은 양손을 싹싹 비볐다.
돈까스.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
싫어하는 사람이 적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
민혁은 먼저 보온 통으로 걸음을 옮겨 그곳에서 뜨뜻한 국물을 받았다.
이 국물은 흔히 김밥천국과 같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우동 국물이었다.
그다음 나이프를 든 민혁은 먼저 그 손을 쿵 소리 나게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리고 돈까스에 소스를 부었다.
아직 따뜻한 온기가 있는 돈까스 소스는 모락모락 김을 피웠다.
그 안에 보이는 양송이와 얇게 다진 양파가 보인다.
“크흐!”
절로 군침이 돈다.
그리고 민혁은 그 돈까스를 포크로 단숨에 쿡 찍었다.
나이프는 한 손에 들고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하나.
‘이 나이프는 나의 돈까스를 지키기 위함이지, 썰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돈까스를 썰어놓으면 함께 먹던 친구들은 말한다.
‘나 하나만.’
하나가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되며 한 개의 돈까스가 되는 법.
“나…….”
“안 됩니다!”
일 초의 망설임도 없는 단호박!
브락이 말 꺼내는 순간 민혁이 나이프를 슬쩍 들어 올려 보인다.
“……서운하다.”
“헤…… 저의 첫 돈까스인지라 저만 먹고 싶어서요. 제가 다 먹고서 따로 튀겨드릴게요.”
그러면서도 친밀도가 떨어지지 않게 치장하는 민혁은 과연 치밀했다.
그는 소스가 잘 발린 돈까스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바삭바삭-
잘 튀겨진 돈까스는 노릇노릇했고 막 부은 소스와 만나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더군다나, 돈까스가 얼마나 잘 튀겨졌는지 겉은 바삭하지만 두꺼운 속 안의 고기는 부드럽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익었다.
씹을 때마다 바삭거리는 식감과 묵직한 고기를 씹는 맛에 절로 민혁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그러다가 목이 조금 메면 국물을 떠서 먹었다.
옅은 간장의 맛이 느껴지는 이 우동 국물은 항상 입맛을 더 돋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다음 키위 드레싱을 뿌린 양배추를 슥삭슥삭 포크로 잘 비벼준다.
초록색을 띠는 샐러드는 물을 머금고 윤기를 띠었다.
포크로 콕 집어서 입안에 가져가 씹자 아삭거리며 상큼하게 입안에 감돈다.
돈까스의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져 샐러드 바로 옆쪽에 아무런 소스도 없이 있는 옥수수 콘들.
이 옥수수 콘은 전부 통조림이다.
그저 수저가 가득 찰 정도로 크게 퍼서 입안에 가져가면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옥수수 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돈까스 한 접시는 평범해 보이지만 전부 제각각의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 녀석들이다.
민혁은 돈까스를 먹으면서 진심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곧 순식간에 뚝딱 하고 돈까스를 비워냈다.
“소스 한 방울 남기지 않았네…… 설거지할 일은 없겠다.”
“헤…….”
그리고 이어 랜이 말했다.
“자네.”
“네, 스승님!”
“남은 돈까스는 자네가 튀겨서 병사들에게 배식하지, 지금 반 정도 끝났지?”
“네, 그렇습니다.”
브락이 대답했다.
“그래, 자네가 직접 한 번 튀겨서 보여줘 봐.”
* * *
루니.
그녀는 척 보기에도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그녀는 토벌대에 참가한 유저들이나, NPC들 사이에 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방금 막 보르디 평지로 향하던 토벌대가 고블린들에게 습격을 받아 녀석들을 처리한 직후다.
때문에 꽤 늦은 저녁을 먹어야 할 밤이었다.
그녀는 요새 한 남성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저 남자, 요리사가 분명해.’
이번 토벌대에는 아주 인기가 많은 남성 유저가 있었다.
그는 키도 185㎝ 정도로 커다랬고 얼굴도 아주 잘 생겼다.
하지만 그런 그는 싹싹하고 친절하며 항상 무언가를 우물거리는 유저다.
사실 모든 유저가 하나같이 생각했다.
저 유저는 요리사다.
하지만 루니는 알았다.
그녀의 친구 중 한 명이 요리사 직업을 선택했다가 결국 삭제하고 다시 키우고 있다는 거다.
‘요리사는 레벨이 오를수록 힘들어지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왜 남 걱정을?’
하지만 그러다가도 그를 보고 있노라면 희한하게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평온함 스텟이라도 가진 거야, 뭐야?’
그런 생각을 하던 중.
그 남성이 배식 통을 들고 나타났다.
“여러부운, 식사하세요! 오늘은 이 민혁이가 특별히 직접 요리한 돈까스입니다!”
“오오, 자네가 돈까스를 만들었다고!?”
“검댕이를 만든 거 아니고!”
“우씨, 아닙니다. 먹고 놀라지나 마십시요!”
그는 ‘헹!’하는 표정으로 기세등등했다.
배식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루니는 그 배식 줄에 섰다.
‘혹시 잘 모르는 걸까?’
그럴 수도 있다.
유저 중 정확한 정보 없이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흔했다.
아니, 꽤 많은 편일 것이다.
어느덧 그녀의 차례가 되었다.
“맛있게 드세요!”
“아, 네!”
민혁의 얼굴을 보곤 볼이 화끈해졌다.
이 남자, 가까이서 보면 정말 잘 생겼다.
그리고 사람 좋은 웃음.
‘그래, 말해주자.’
그를 돕는다 생각한다, 차라리 초보렙일 때 삭제하고 다시 키우는 게 나으니까.
물론 그러면서도 루니는 한편으로 조금의 ‘그에 대한 관심’도 품고 있었다.
어쩌면 ‘도움’은 핑계였다.
“저, 저기요.”
“예?”
“……요리사 레벨 높아질수록 키우기 더 힘들어요.”
“아, 네.”
그에 고개를 끄덕인 사내는 태연하게 싱긋 웃었다.
“그, 그리고 여기 NPC들하고 친해져도 사실상 병사들한테 뭐 못 받을 텐데…….”
“아니던데.”
사내는 피식 웃고 여전히 루니에게 큰 관심은 없어 보였다.
“제가 오지랖인 것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아, 걱정해 주신 건 감사합니다. 근데 괜찮아요. 맛있는 거 먹고 싶어서 하는 거라.”
“……에?”
“맛있는 거 먹고 싶어서요. 저기 뒤에 분들이 님을 죽일 것처럼 노려보는데…….”
“아!”
그제야 따가운 시선을 느낀 그녀가 서둘러 몸을 뺐다.
‘칫…… 내겐 관심이 하나도 없네.’
그러다가 자신이 받아온 돈까스를 바라봤다.
노릇노릇 잘 튀겨진 돈까스.
그녀는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단순히 맛있는 게 먹고 싶어서 한다고? 그게 말이 되나? 그냥 싫으면 싫다고 하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돈까스를 썰었다.
그다음 입에 가져갔다.
‘어?’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다시 한번 입으로 가져가 봤다.
“마, 맛있어……!”
감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현실에서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돈까스의 맛이었다.
이 정도라면 장사해도 정말 대박이 날 것 같다.
‘고기가 꽤 두꺼운 편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잘 익혔지? 거기에 튀김은 막 나온 것처럼 바삭해.’
그 바삭함의 비결이 민혁의 보관도 효과라는 걸 그녀가 알 리 없었다.
그때 놀라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돈까스를 먹었습니다.] [5시간 동안 공격력 3%, 방어력 3%가 상승합니다.]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초보렙 아니신가?’
요리사의 버프 능력.
얼핏 들어보았다.
한데, 그녀가 들었던 초급 요리 스킬보다는 훨씬 뛰어난 것 같다.
‘이런 걸 하루에 한 개에서 두 개 만든다고 했던가?’
그녀는 친구의 말을 떠올리다가 들려오는 소리에 멈췄다.
“어……?”
“헉!?”
“야, 야, 대박이야!”
사방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유저들의 경악 어린 목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