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83
밥만 먹고 레벨업 384화
3천 마리의 이족보행 도마뱀의 등장.
그들은 보르몬이 이끄는 절망의 군단이었다. 한때, 온 세계의 대륙 곳곳에 절망을 선사했던 군단이다.
보르몬의 비늘로 만들어진 갑옷과 그 힘이 담긴 아티팩트를 착용하고 오랜 시간 동안 숙련되어 키워진 존재들.
그들의 아버지는 바로 보르몬이다. 그에 그들은 강할 수밖에 없다.
자그마치 하나하나가 레벨이 547~570이었다.
어지간한 하이랭커 급의 레벨 대였다. 반면 남아 있는 대군은 9천 남짓.
그러나 남아 있다고 해서 강한 것이 아니었다. 하이랭커의 숫자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키레레에에엑!”
“키랴아아아아악!”
남아 있던 대군들이 일제히 몰려오는 절망의 군단을 바라본다.
놈들은 기이한 괴성을 터뜨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카르와 메이웨이. 이 두 사람은 여전히 대군을 지휘하는 역할을 잃지 않는다.
보르몬을 타격하는 것은 먹자교 길드와 민혁이 주축이 된다.
“가자!!!”
그리고 카르가 두려움에 떠는 대군들 앞에 서서 가장 먼저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 뒤를 따라 메이웨이가 페가수스를 소환했다.
고귀하고 위대한 말!
“히히히히히히히힝!!”
다그닥- 다그닥!
그 위에 올라탄 메이웨이가 9천의 대군을 이끌고 하늘 높이 검을 치켜든 채 달려간다.
그 뒤를 9천의 대군이 뒤쫓는다.
“흐으으읍!”
번쩍 날아오른 카르가 가장 앞쪽에 선 적을 베어낸다.
그리고 공격을 연계시키며 공격력을 상승시킨다.
핏-
푸화아악-
절망의 군단과 싸우면서 카르는 알았다.
‘대적할 수 있는 군단이 아니다…….’
그 첫 번째 이유. 방어력이 너무 높았다. 현재 코니르라는 자가 빙의된 카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하나하나를 베어내는 데 힘이 들었다.
일반 병력이 그들을 상대하면 오죽하겠는가?
두 번째.
너무 노련했다.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은 듯 보이는 이놈들은 빠르고 강했으며 노련했다.
세 번째.
놈들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베여내면 그 상태에서 그대로 카르를 공격해 들어온다.
콰자아아악-
뒤에서 몰려오던 대군이 절망의 군단과 충돌했다.
하나, 이어지는 것은 비명뿐이었다.
“크아아아아아악!”
“아, 안 박혀! 검이 안 박힌다고!”
“래, 랭커들하고 싸우는 거 같아…….”
“미친……!”
그들의 절망 속에서 카르는 또 한 번 힘껏 검을 휘두른다. 그래도 나아가야 한다.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그리고 보르몬을 막아내고 있는 자들도 절망적이긴 매한가지였다.
켈베로스가 로크를 태우고 발 빠르게 보르몬이 쏘아 보내는 마법을 피해내며 달리고 있었다.
“크르르르르!”
“크라아아아아아!”
“사랑아, 소망아, 행복아!!!”
켈베로스들은 필사적이었다. 로크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린다.
하나, 곧 마법 하나가 켈베로스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깨개개갱!”
“끼이잉!”
바닥을 뒹구는 켈베로스가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로크가 그런 켈베로스를 꽉 껴안았다.
“형이 지켜줄게.”
두 개의 커다란 도끼를 꽉 쥔 로크가 앞에서 물밀 듯이 뻗어오는 마법 공격들을 베어냈다.
쾨지이이익-
콰아아악-
“크흐으으으읍!”
하나, 로크가 금세 뒤로 밀려났다. 한층 더 강력해진 보르몬의 마법은 자신이 막아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앙-
바닥을 뒹굴면서도 로크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자신은 결국에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켈베로스들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이 녀석들에게 그 고통은 실제로 다가올 것이다. 뜨겁고 강렬할 것이며 절망적일 거다.
“으아아아아아아!”
로크가 스킬을 발현해서 앞으로 뻗어오는 힘을 힘껏 쳐냈다.
민혁이 만들어준 사골을 먹었음에도 보르몬과 대항하긴 힘이 들었다.
풀썩-
끝인 건가?
그가 힘없이 양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여전히 고군분투하나 바닥을 구르는 전우들이 보였다.
마법에 강타당한 지니가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갔다. 불주먹 에이스가 허공으로 도약해 올랐다가 냉기 마법에 당해 온몸이 얼어붙은 채 추락한다.
“후우…….”
떨리는 한숨을 뱉어냈다. 보르몬 레이드는 애초에 불가능이었던 걸까? 바로 그때였다.
“젊은이가 그렇게 주저앉으면 쓰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민혁의 아버지 흑염룡이 있었다.
전장을 바라보는 흑염룡.
그가 앞으로 걸어나가며 로크에게 말한다.
“일어서게, 아직 무너져야 할 때는 아닐세.”
“예……!”
로크가 힘을 주어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앞으로 걸어가는 흑염룡.
그의 명령에 따라 하늘 높이 비상해 있던 용족 전사들이 절망의 군단을 공격한다.
“키햐아아아아악!”
“키헤이이이이익!”
용족 전사들 또한 상당한 레벨을 갖췄다. 용족들과 대군이 하나가 되어 절망의 군단과 처절하게 싸운다.
그리고 흑염룡. 그가 어느덧 소환된 네 마리의 용들을 바라봤다.
용들은 흑염룡을 누구보다 믿고 의지한다.
또한, 흑염룡도 그들을 누구보다도 더 아꼈고 사랑하였다. 그런 그가 말한다.
“아이들아, 나는 지키고 싶구나.”
그의 시선은 다시 보르몬을 공격하는 민혁에게 향했다.
아버지가 되어 폭식 결여증에 걸린 민혁이 배고파할 때 제대로 해준 것도 없었다.
그러한 못난 아버지인 자신.
그리고 항상 괴로움에 떨던 민혁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 희망을 찾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테네’였다.
“나는 이 세상을 지키고 싶다.”
흑염룡의 의지가 전달된다.
브레트니, 데스티니, 브레이커, 독룡이.
네 마리의 용들이 경건한 울음을 토해낸다.
“키헤에에에엑!”
“키햐아아아가!”
“크라아아아아악!”
흑염룡에게도 귀신창 밴과 같은 패널티를 가진 힘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힘을 발현하는 순간, 흑염룡의 힘은 1.7배가량 상승하며 이 네 마리의 용들의 힘 또한 그처럼 비약해진다.
그러나 한 달.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이 4대 전설의 용들을 볼 수 없게 된다.
“미안하다.”
하나, 네 마리의 용들은 그 목소리에도 흑염룡의 몸에 자신들의 몸을 비벼댔다.
이윽고.
네 마리의 용이 하늘 높이 승천하기 시작했다.
[흑염룡의 네 마리의 용들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네 마리의 용들이 승천하는 모습!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놀라운 광경입니다!!] [장관입니다. 붉은색, 푸른색, 초록색, 검은색의 용 네 마리가 함께 일제히 승천하는 모습이요.] [아아아, 저 하늘! 하늘을 보십시오!!!]잠시 싸우던 대군 중 상당수가 하늘 높이 승천하는 용들에 시선을 집중했다.
용들이 승천하는 하늘!
그 거대한 하늘로 빛을 흩뿌리는 하나의 구름이 있었다.
그 거대한 구름으로 네 마리의 용들이 일제히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민혁과 먹자교 길드는 흑염룡이 패널티를 안고 이 힘을 발현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단지, 강력한 힘이 나타날 거라는 예상만 했을 뿐이다.
“흑염룡님! 보석입니다! 놈의 미간의 검은 보석!!!”
“보석?”
그렇다. 먹자교 길드는 당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길드원들이 피해를 입는 와중에도 그들은 끊임없이 보르몬의 몸을 재생시키는 힘을 찾기 위해 갈구했다.
아무리 보르몬이 극악의 몬스터라고 할지라도 계속된 재생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최소한 그의 재생을 막을 수만 있다면 승산은 큰 폭으로 상승한다.
그리고 그들은 보았다. 검은색 비늘 사이로 교묘하게 감춰져 있는 미간의 검은 보석.
워낙 교묘하여 신궁이라 불리는 루트조차도 잘 찾지 못할 정도였다.
그 보석.
그 보석이 힌트다.
그리고 마침내.
“키헤에에에에에에에엑!”
“크아아아아아아아악!”
“키랴아아아아아아아악!”
“크라아아아아아악!”
네 마리 용들의 포효가 세상을 뒤흔들었다.
거대한 빛의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그곳으로 용족의 날개를 펼친 흑염룡이 도약해 올랐다.
빛의 구름이 걷히고 크기가 보르몬의 반만 해진 네 마리 용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흑염룡이 브레트니의 위에 올라탔다.
“독룡아.”
“키헤에에에에에엑!”
그리고 독룡이는 지상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절망의 군단을 향해 덤벼들었다.
콰자아아아악-
독룡이가 한 놈을 집어 삼켜낸다. 그리고 독룡이의 주변에서 거대한 독의 화살이 생겨나 절망의 군단을 공격한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크라아아악!”
“크아아아아악!”
절망의 군단. 레벨 547이 넘는 강력한 군단 수십 마리의 몸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룡이의 포효.
“키헤에에에에에에엑!”
[상태 이상이 해제됩니다.]“……!”
“……!”
“……!”
아군을 휘어 감던 상태 이상이 해제된다.
카르가 전율했다.
‘가, 강하다……!’
독룡이의 힘. 코니르를 빙의한 자신만큼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빙의 이전의 자신보다 몇 배는 강하다 할 수 있다.
그리고 브레트니의 위에 올라선 흑염룡이 나아가기 시작했다.
“감히 미개한 용 따위가 건방지구나!”
보르몬이 거친 울음을 터뜨렸다.
그의 말과 다르게 보르몬은 용이라는 존재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알고 있다.
비록 보르몬이 알기로 그들은 또 다른 진짜 힘을 깨우치진 못했지만 말이다.
4대 용들은 끝내는 신의 곁에까지 도달할 자들.
하나, 아직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자들이었다.
수백여 개의 마법 방어력을 무시하고 강대한 힘을 품은 마법들이 나아간다.
그 순간 검은 용 브레이커의 입이 열렸고 거대한 검은 배리어가 생성되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검은 배리어가 보르몬의 모든 마법 공격을 막아냈다.
“……!”
이제까지 그 누구도 쉬이 막아내지 못했던 그 힘, 수백여 개를 말이다.
그리고 푸른 용 데스티니의 입에서 거대한 냉기가 분사된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
쩌저저적 저적-
그 강력한 냉기가 보르몬의 몸을 일부 얼려 움직임에 제한을 걸어버린다.
그 순간, 흑염룡이 힘껏 도약해 날아올랐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브레트니가 보르몬의 온몸을 휘어 감았다.
꽈아아아아악-
그리고 ‘소멸의 불꽃’이 발동된다.
소멸의 불꽃은 봉인된 힘을 풀었을 때, 즉 패널티를 받게 되는 이 힘을 각성하였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지옥불 헬파이어보다 강력하고 보르몬의 마법보다도 뛰어나며 세상 그 어떤 불보다 뜨겁다.
쿠화아아아아아악-
거대한 화염이 보르몬을 감싼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놈의 피부가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 단단하고 번들거리는 검은 비늘이!
그리고 흑염룡은 이 힘을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고작 1분 남짓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순간, 벌써 1천 명이 넘는 절망의 군단을 죽인 독룡이, 흑염룡의 옆을 지키던 브레이커, 데스티니가 각자의 색을 띠는 작은 구름이 되어 흑염룡의 용의 눈물 검으로 빨려 들어왔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마침내, 보르몬을 고통에 비명 지르게 하던 브레트니 또한 그의 용의 눈물 검에 빨려 들어왔다.
[브레트니의 힘이 깃듭니다.] [일격이 성공할 시 2300%의 데미지로 폭발합니다.] [데스티니의 힘이 깃듭니다.] [일격이 성공할 시 상대방의 몸을 3초 동안 얼립니다.] [브레이커의 힘이 깃듭니다.] [강력한 힘이 무엇이든 깨부술 듯하며 방어력을 완전히 무시합니다.] [독룡이의 힘이 깃듭니다.] [강력한 독이 적의 몸을 잠식할 것입니다.]그리고 흑염룡이 앞으로 날아갔다.
‘아들아, 지키마.’
아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
아들이 원하는 걸 먹을 수 있는 세상.
아들이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난 세상.
그것 하나면 족했다. 그것이 흑염룡의 존재 이유다,
그의 검이 보르몬이 다급히 발현한 중첩된 실드 수십여 개를 깨부순다.
콰장창창창창-
그리고 마침내, 보르몬의 미간에 위치한 검은 보석을 힘껏 찌른다.
피이이이이이잉-
브레트니의 힘으로 강력히 폭발하며, 데스티니의 힘으로 단숨에 얼려낸다.
그리고 독룡이의 힘이 놈의 몸속에 잠식되어 죽여 낼 것이며, 브레이커의 힘이 이 검을 인도하였다.
‘고맙다, 아이들아.’
“키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보르몬이 거칠게 포효한다.
그리고 마침내.
쩌저저적-
보석이 금이 가고.
후두두둑-
떨어져 내렸다. 흑염룡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맺혔다. 반면, 비명을 지르는 보르몬.
한데.
그 순간 흑염룡은 보았다.
놈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고 있다.
“……!”
그리고 흑염룡의 얼굴에 좌절이 자리매김했다.
놈의 몸의 상처가 빠르게 재생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속……임수……!?’
그렇다. 그것은 속임수였다. 애초에 미간의 검은 보석은 거짓이었던 것!
그리고 보르몬이 거대한 입을 벌려 흑염룡을 집어삼키기 위해 아래턱을 움직이려 했다.
“아버지!!”
“흐, 흑염룡 님!!!”
“막아라!!!”
천천히 몸을 돌려 아들 민혁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마지막 일격이었다. 한데, 그것이 속임수에 넘어가 버렸다.
천천히 보르몬의 입이 닫히려 한다.
흑염룡이 몸을 돌리자 사색이 되어 도약하려는 민혁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보르몬은 더 이상 자신의 아래턱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어떠한 존재가 그의 턱이 움직일 수 없게 막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아아아아아악!”
턱이 제지당한 보르몬이 비명을 질
렀다.
흑염룡의 시선이 돌아갔다. 그곳에 있었다.
보르몬의 입에 비해 훨씬 작은 크기의 검 한 자루로 보르몬의 아래턱에 검을 박아 한 손으로 누르는 존재.
은빛으로 흩날리는 긴 머리카락의 여인.
그녀는 보르몬의 턱을 누르고 있으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흑염룡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말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버님. 민혁이의 ‘누나’가 되고 싶은 엘레입니다.”
대륙황제 엘레의 등장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보르몬의 눈을 바라봤다.
오싹-
처음이었다. 보르몬은 살면서 처음으로 그 소름 끼치는 눈동자에 공포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