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82
밥만 먹고 레벨업 383화
㈜즐거움의 회의실.
아테네 운영진들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절체절명의 순간 빛처럼 날아온 노인.
그 노인이 민혁을 구하고 그를 일으켜 세운 뒤 몸을 돌려 보르몬을 매섭게 노려보며 죽음을 맞이했다.
물론 그것은 실제 죽음이 아니다. 대륙운(大戮雲) 안에서 NPC들의 사망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들은 다시 아스간 대륙에서 되살아날 것이다.
하나, 그가 보여준 힘.
그리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
거기에 마지막 그 순간까지 보르몬을 돌아보며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 모습까지!
“대단해…….”
강태훈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자신이 기획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게임이었다.
그 게임 안에서 인공지능들이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감정을 쌓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그의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그리고 귀신창 밴의 그러한 희생에 온 세계가 환호하고 있었다.
[미쳤다, 미쳤어. 저 노인, 검은 머리카락을 매일 빗던 그 이상한 노인네잖아?] [와. 소름 돋았다. 진짜 개 소름 돋았다…… 이 장면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들었습니까? 포기하지 마십시오. 왕이시여. 나 이 부분에서 울었다.] [귀신창 밴. 아스간 대륙 창술사들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입니다. 실제로 그 또한 전설 중의 한 명입니다.] [전설이 식신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다니…….] [아, 님들 대륙운(大戮雲) 안에선 완전히 죽는 거 아닌 건 아시죠?]세계 커뮤니티 사이트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박민규 팀장이 양손을 깍지끼고 모니터를 보았다.
“지원군이 도착했습니다.”
그렇다. 귀신창 밴과 함께 다른 지원군들이 왔다는 거다.
“이 절망적인 상황에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박 팀장의 말에 강태훈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들은 실패했을 시에 이어질 사람들의 ‘비난’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었다.
실패했을 시의 유저들의 좌절감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또한, 만약 성공한다면? 성공했을 시의 파급력이란 가히 상상을 초월할 터였다.
“저 여인도 곧 도달할 겁니다.”
그리고 여러 개의 모니터 속 하나.
은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한 여인이 빛과 같은 속도로 대륙운(大戮雲)을 가로지르고 있다.
또한.
“검은 마법사 알리도 절대신수를 깨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죠.”
마지막 남은 황금 왕관 조각.
그 조각을 얻어낸다면 진정한 절대신수가 깨어날 것이다.
그렇다. 아직 싸움은 끝난 게 아니다.
* * *
“……!”
“……!”
“……!”
“……!”
고통에 몸부림치는 블랙 드래곤 보르몬.
그 앞에서 한 치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양 팔짱을 낀 채 그를 노려보며 잿빛이 되어 스르르 사라지는 노인.
이를 지켜보는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식신과 귀신창 밴을 바라봤다.
민혁이 자신의 검을 꽉 쥐었다.
물론 그 또한 알고 있다.
대륙운 안에서의 죽음은 실제 죽음이 아니다. 돌아간다면 그를 다시 만날 것이며 그는 이리 말할 것이다.
‘허허허, 우리 아들…… 아니, 영주님. 커피 스무 잔을 원샷 때리십니까?’
하나, 귀신창 밴은 자신의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다.
폭식 결여증에 걸리고 친구 하나 없던 민혁.
그런 그에게 때론 조언도 해주며 농담도 해주고 힘이 되어주는 존재.
그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희생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사르르르르르-
귀신창 밴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귀신창 밴이 왔다는 이야기는 지원군이 도착했다는 사실이었다.
“민혁아!”
“괜찮으십니까!?”
민혁의 앞으로 먹자교 길드원들이 몰려들었다.
[먹자교 길드의 길드원들이 도착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 작은 희망이 싹트고 있습니다.] [크레이지 프리스트 로크, 격투가 칸, 홍염의 격투가 에이스, 달의 암살자 루시아, 정보꾼 아벨, 채찍의 여전사 지니, 번뇌의 기사 알리샤, 신수의 주인 카이스트라, 베스트셀러 작가 아르벨, 사냥꾼 크로우 등 쟁쟁한 이들이 도착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키헤에에에에에에에엑-”
한 해설자의 말과 함께였다. 하늘 위를 검은 새들이 점령했다.
아니, 정확히는 용족들이 그를 점령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한 사내가 하강해 민혁의 앞에 섰다.
“아들아, 괜찮으냐?”
검은색 비늘로 구축된 갑옷을 두르고 있는 사내, 바로 흑염룡이었다.
“네, 괜찮아요.”
흑염룡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혹시나 너무도 강력한 상대를 만나 좌절했으면 어쩌지 했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의 눈은 여전히 총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 이래야 내 아들놈이지!’
살다 보면 자신이 상대할 수 없는 강한 상대를 만나기 마련이다. 하나, 그런 상대에게 쓰러져도 덤벼들고 쓰러져도 덤벼들면 결국에 손을 들어 올리는 이는 그 강한 자일 거라고 흑염룡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민혁의 시선이 다시 보르몬에게 돌아갔다.
꾸물꾸물-
다시 목의 상처가 빠르게 재생하고 있었다.
쓰러진 놈을 향해 살아남은 병력이 무수히도 많은 공격을 쏟아붓고 있었다.
하지만.
탱 탱탱탱 탱탱탱!
보르몬의 방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커다란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심지어 보르몬의 주변으로 반투명한 실드가 수백여 개 생성.
그 실드들이 그 공격을 방어해낸다.
“크아아아아아악!”
보르몬이 하늘 높이 날개를 펼치고 도약해 올랐다.
“산개하라!!”
또 한 번 민혁의 명령에 모두가 발 빠르게 움직인다.
그리고 이제야 도착한 먹자교 길드. 그들 또한 전투 준비를 끝마친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절망적인 상황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보르몬의 입이 주변의 마나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보르몬에 의해 MP 10%를 빼앗깁니다.]병력의 몸에서 빠져나간 푸른 기운이 보르몬의 입에서 검은 기운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누구라고 할지라도 녀석이 무엇을 준비하는지 알 수 있었다.
“브, 브레스!”
“막아! 이건 막아야 돼!”
대군이 경악한다. 그리고 흑염룡이 용의 눈물 검을 힘껏 내던졌다.
쐐헤에에에에에엑-
이기어검이 보르몬을 공격하려 하지만 주변에서 생겨난 거대한 실드가 그를 가로막았다.
째재재재재쟁-
심지어 그 실드들이 얼마나 견고한지 뚫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촤아아아아아아악-
지니의 채찍이 화염을 머금고 보르몬을 강타하려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실드에 가로막힌다.
심지어.
[실드 반사] [실드 반사가 당신에게 공격을 돌려줍니다.]화르르르르륵-
“꺄아아아아아악!”
지니가 비명을 터뜨렸다. 온몸에 붙은 불을 서둘러 진압했다. 정보꾼 아벨이 번쩍 도약하고 카이스트라가 탄 펜루스가 빛의 브레스를 뿜어냈다.
“마룡창술 3장 폭주창!!”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베스트샐러 작가 아르벨 또한 힘을 보탠다.
하나, 무용지물이었다. 대부분이 실드에 가로막히거나 혹은 실드를 뚫을지언정 보르몬에게 타격을 주지 못했다.
결국에 보르몬이 그 거대한 힘을 뱉어냈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검은 브레스가 지상에 있는 대군을 뒤덮는다. 먹자교 길드원들은 서둘러 발을 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브레스에 직격당한 이들은 그대로 소멸되어 사라져 버렸다. 검은 브레스의 기운이 전장을 잠식한다.
8천 명.
순식간에 사망한 병력의 숫자였다.
“히이이이이이익……!”
바로 방금 전까지 옆에 있던 이의 소멸에 병력이 두려움을 지레 집어먹는다.
8천 명이라는 대군이 한 번에 죽어 나가자 전의를 상실한 이들이 넘쳐난다.
또한, 보르몬의 재생 능력에 놈의 상처는 모두 회복되어 있었다.
“끝났어…….”
“이건 못 이겨.”
“젠장! 젠장!!!”
[보르몬의 공포] [방어력이 30% 하락하며, 공격 적중률, 치명타율이 20% 하락합니다.]보르몬의 공포가 디버프가 되어 병력을 잠식한다.
독과 이번 브레스로 인해 고작해야 남은 병력은 약 9천 남짓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좌절 앞에서 여전히 고군분투 싸우는 자들이 있었다.
“로크야!!”
“오케이!!!”
칸이 로크를 향해 내달린다. 그리고 칸이 번쩍 날아오른 순간, 로크가 그의 발목을 잡아챘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몸을 회전시킨다.
부우우우우웅-
그에 따라 발목이 잡힌 칸도 허공에서 회전한다.
그리고 로크가 손을 놓는 순간, 칸이 그 힘을 얻어 속도를 높여 보르몬을 향해 하늘 높이 비상한다.
“작은 거인의 거센 주먹!”
콰콰콰콰콰콰콰콰쾅!
실드가 생성될 수도 없을 만큼의 빠른 비행속도!
또한, 그가 사용한 스킬은 방어력을 50% 무시한다.
“크하아아아악!”
보르몬이 비명을 터뜨리고 아르벨이 어느덧 펜루스의 등 뒤에 카이스트라와 함께 올라타 있었다.
타아아아앗-
아르벨이 번쩍 날아오른다.
그리고 뱉어낸다.
“얼마 전 드래곤 바로이는 첫사랑 드래곤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네, 꿈만 같던 5천 년 만의 재회. 그리고 두 사람이 산맥에서 쿵쾅쿵쾅 짝짓기를 맺게 되었으나 알고 보니 그녀 케로이는 드래곤 로드의 수장 파트냐의 암컷이었던 것이었다!!”
아르벨이 이 위험한 상황에서 그냥 뱉어내는가?
아니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적의 시선을 돌리는 힘이 있다.
“크하아아악!? 바로이라는 드래곤이 드래곤 수장의 암컷을 건드렸다고!?”
그가 관심을 보인다. 블랙 드래곤도 피해갈 수 없는 야설에 대한 관심!
그 틈을 타 바로 뒤에서 공격을 준비 중이던 아벨, 크로우, 아스갈이 움직인다.
“아베에에에엘!”
달리는 민혁이 아벨에게 한 자루 단검을 던져준다. 허공에서 낚아챈 아벨이 씨익 웃었다.
“감사합니다!”
다추안이 드랍한 핏빛 단검.
“필멸자의 단검!!!”
푸화아아악-
단일 공격 스킬 필멸자의 단검이 발현되며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뒷목에 꽂힌다.
“크하아아아아악!”
크로우가 토네이도 스피어를, 아스갈이 춤추는 이도류를 발현.
그들이 절망에서도 싸워낸다.
그에 따라 좌절하던 중국 랭커들이 무기를 꽉 쥔다.
“대한민국에 밀려선 안 되지!”
“가자!!”
“우오오오오오오오!”
그들이 전장에 합류한다.
[사기를 잃었던 중국 랭커들이 다시 진격합니다.] [맞습니다. 아스간 대륙에 카이온 대륙이 밀려선 안 되겠지요.] [그 선두로 민혁 유저가 날아오릅니다.]그리고 민혁의 검에서 강력한 힘이 넘실거린다.
도약한 그는 블랙 드래곤 보르몬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힘이 뻗어 나간다.
[하늘 찢는 검] [반경으로 추가 데미지 350%를 내는 붉은 색 검기를 쏘아 보내며 적에게 직격 시 20% 치명타 확률에 따라 600%의 추가 데미지를 내며 폭발합니다.]거대한 붉은 검기가 보르몬에게 날아가 그를 공격한다.
차차차차차차차차차창-
[무형검] [방어력을 무시하는 검.]“크하아아아아악!”
놈이 비명을 토해내며 놈의 피부가 찢어진다.
연이어 붉은 검기가 연속으로 보르몬을 타격한다.
피피피피피핏-
그리고 직격하는 순간, 600%의 추가 데미지의 폭발을 일으킨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또 한 번의 비명.
“크하아아아악!”
하나, 곧 놈의 몸에서 거대한 화염이 분출되었다.
푸화아아아아아악-
“끄으으읍!”
“크하아아아악!”
“으, 으아아아!”
유저들이 서둘러 몸을 빼냈다. 그리고 그때, 화염을 피하지 못하고 아스갈이 재가 되어 사라진다.
지니가 미처 피하지 못한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아, 아스갈……!!!”
“모두…… 이겨내…….”
그녀가 마지막 뱉어낸 말.
하지만 그와 다르게 보르몬은 절망으로 다가온다.
[보르몬의 분노] [보르몬이 숨겨둔 힘을 개방합니다.] [보르몬의 방어력이 1.4배 상승합니다.] [보르몬의 재생력이 1.4배 빨라집니다.] [보르몬의 마법 데미지가 30% 증가합니다.] [보르몬이 절망의 군단을 소환합니다.]허공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3천 마리의 이족보행 도마뱀들이었다.
그들은 각가지 무기를 착용하고 있었다.
검, 창, 활, 도끼, 또는 마법사로 보이는 놈들은 지팡이를.
또한, 검은 빛 풀 플레이트 아머를 일제히 두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레벨.
[절망의 전사. Lv 547]“……!”
상상을 초월했다.
보르몬이 또 한 번 강력해졌으며 대군을 이끌고 왔다.
모두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 * *
검은 마법사 알리.
그는 무사히 황금 왕관 조각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가 이를 위해 도달한 곳은 멀더런의 안식처였다.
이 안식처는 갖은 시련이 존재하며 멀더런의 후예인 알리를 위한 다양한 퀘스트도 존재한다.
하나, 알리는 황금 왕관 조각을 얻고 곧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황금 왕관 조각을 전해줘야 할 만큼 급한 일이 생겨 잠깐 로그아웃했다가 보았다.
TV 속에서 보르몬이 분노하며 능력치를 추가 개방하고 절망의 군단을 소환한다.
병력이 그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아직 레벨이 도달하지 않아 본래는 멀더런에게 갈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경로와 이유라면 가능했다.
멀더런의 후예는 단 한 번의 힘을 개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대신에.
[나의 후예야, 어째서 너는 그 힘을 원하는 것이더냐, 아직 그 힘의 조건에 도달하지 못한 네가 그 힘을 깨운다면 너는 더 이상 나의 후예가 아니게 된다. 어쩌면 네가 가진 마법의 힘이 모두 소멸되어 사라질지도 모른다.]로브를 두른 인자한 노인은 하얀 턱수염을 길었다.
그가 바로 대마법사 멀더런.
그에 알리가 작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습니다. 그 단 한 번의 힘이라면 제 모든 것을 잃어도요.”
멀더런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세상을 초월하는 마법사의 힘.
그것이 바로 멀더런 자신이다.
그 힘을 잃으면서까지 무엇이 하고 싶은 건가?
[어째서인지 물어도 되겠느냐?]“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에 멀더런은 재밌다는 듯이 허허하고 웃었다.
무엇을 지키고자 함인가, 한데 그 지키고자 함에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르는데 뛰어든다라?
[그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더냐.]그에 알리. 그가 멀더런의 눈을 마주 봤다. 그의 눈이 총명하게 빛나며 뱉어낸다.
“동료.”
그 순간.
쿠화아아아아아아악-
황금빛의 기둥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그가 검은 마법사라 불린 이유. 지팡이도 로브도, 심지어 모자마저도 검었기 때문이다.
한데, 이 순간, 그의 로브, 지팡이, 머리카락, 눈동자마저 황금색으로 변화하였다.
새롭게 써 내려져 간다.
검은 마법사 알리라 불렸던 그가 ‘황금 마법사’라 불리게 되며 ‘신’에 도달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