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97
밥만 먹고 레벨업 398화
민혁은 이것이 일말의 힌트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그 힌트의 답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거였다.
일정 수준의 친밀도.
재료의 천국을 순순히 내어 주는가?
아니면 그들이 키워낸 최고의 농작물을 주는가?
또 아니면…….
‘이들의 왕이 되는가……?’
의문은 잠시 뒤로했다. 지금은 그러한 생각을 오래 할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성벽 위에서 내려온 민혁.
그는 방금 전 베드에게 말하였던 것을 실현하기로 하였다.
“이제 밥 먹고 하시죠.”
“아, 음…… 예…….”
베드는 민혁이 불러들인 이상한(?) 기사들을 보고 처음 의구심을 품었으나 이젠 그 의구심이 풀렸다.
오히려 그를 믿게 되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밥을 먹고 하자는 말에는 좋은 반응을 보일 수 없었다.
그렇지만 고심 끝에 그를 결국에 믿어보기로 한다.
“여기 있는 라면사리 좀 주실 수 있습니까?”
“얼마나요?”
“500개 정도입니다. 그리고 달걀과 치즈도 있다면 좋을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베드는 서둘러 명령을 내렸다. 민혁이 요청한 이유는 굳이 자신의 돈을 들여 구매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베드의 말에 따라 병사들이 자그마치 500개에 이르는 라면사리와 계란, 치즈를 가져왔다.
민혁은 재료들을 곧바로 확인해봤다.
(고대닭의 달걀)
재료등급: S
특수능력:
⦁방어력 대폭 상승. 요리사의 실력에 따라 달라진다.
⦁자체회복률 대폭 상승. 요리사의 실력에 따라 달라진다.
⦁버프 전용 재료.
⦁요리에 실패할 시 어떠한 효과도 얻을 수 없음.
설명: 물 좋고 공기 좋다는 농부의 왕국에서만 살 수 있다는 고대의 닭 중 하나인 싸움닭이 낳은 달걀이다.
(환상의 슬라이스 치즈.)
재료등급: S
특수능력:
⦁투기, 용기, 의지 등이 상승. 요리사의 실력에 따라 달라진다.
⦁버프 전용 재료.
⦁요리에 실패할 시 어떠한 효과도 얻을 수 없음.
설명: 물 좋고 고기 좋다는 농부의 왕국에서만 살 수 있다는 고대의 소의 우유로 만든 치즈이다.
민혁이 놀란 부분.
바로 ‘고대’라는 부분이었다. 고대종은 사실상 아주 극소수만이 남은 경우를 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억겁의 시간 동안 생존해낸 놀라운 존재들이었다.
“닭과 소가 특별하군요.”
“특별하다고요? 글쎄요.”
하지만 부기사단장 베드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눈치다.
당연한 일이다. 로카드 왕국은 오랜 시간 동안 세상과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이 왕국이 가진 힘, 꼭 얻어야 한다.’
그리고 민혁이 준비하는 요리.
바로 ‘짜파게띠’였다.
문제는 이 짜파게띠가 매우 대용량이라는 점이었으며 요리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면’이라는 데 있었다.
면은 불기 마련이다. 심지어 500인분의 면이라면 더할 것도 없었다.
그 때문에 그 위로 올려 먹을 계란 프라이를 먼저 준비했다.
민혁이 프라이팬을 거대화시켰다. 거대화시킨 프라이팬으로 식용유를 크게 둘렀다.
“베드 님과 기사 여러분 아주 중요하게 해주실 일이 있습니다.”
“예!”
로카드 왕국의 기사들이 민혁의 심각한 표정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민혁의 병력은 누구보다 활약하고 있지 않은가!
자신들 또한 활약하고 싶었다.
“계란을 까서 프라이팬 위에 올려주십시오!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노른자 터뜨리면 큰일 날 것입니다.”
그들이 잠시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니다.
“제가 지금 드리는 이 500봉지의 짜파게띠의 면을 한곳에 모아주시고, 후레이크와 과립스프를 따로따로 그릇에도 담아주시고요.”
짜파게띠를 끓이되 과립스프와 후레이크, 올리브유는 각각의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면만 특별한 라면사리를 사용한다.
그리고 짜파게띠에서 나오게 된 면은 민혁이 조만간 먹을 것이었다.
그들이 말문을 잃었다. 하지만 민혁이 다급히 말한다.
“어서요!”
“아, 예.”
“파이어!”
민혁이 거대한 프라이팬 밑으로 마법인 파이어를 시전한다.
전설의 프라이팬에는 요리에 걸맞은 온도를 마법으로 조절하는 기능이 존재한다.
기름이 뜨거운 온도에 들어선 프라이팬 위로 후끈한 열기가 퍼진다.
‘새로운 도전이다.’
전쟁터에서 만드는 500인분의 짜파게띠!
그리고 민혁도 계란 까기에 동참한다.
탁 탁-
정확히 두 개의 손에 계란 하나씩을 잡아준 후에 두들겨 금을 내어 주고 그대로 프라이팬 위로 올린다.
촤르르르르르르르륵-
촤르르르르르르르륵-
계란 프라이가 황홀한 소리를 내며 빠르게 익어나간다.
한 손으로 하나의 계란을 까버리는 민혁의 솜씨는 화려했다.
그와 반면.
두 손으로 계란을 잡고 톡 까는 로카드 왕국의 기사들과 베드!
“아이참! 베드 님, 계란 노른자가 터졌잖습니까. 거참!”
‘나 부기사단장인데…… 지금 계란 노른자 터뜨렸다고 혼나고 있다…….’
“거기 기사분! 계란 프라이에 껍질 들어갔잖아요! 그거 씹을 때 얼마나 거부감 드는지 알아요?”
“죄, 죄송합니다. 크흑! 죽음으로 이 죄를…….”
어떠한 기사는 아차 했다. 마치 민혁의 표정이 나라를 판 부하를 보는 듯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큰 죄를 지었다 생각한 것!
그렇다. 로카드 왕국의 최고의 병력이 지금 사이좋게(?) 계란을 까고 있던 것!
그리고 민혁은 계란 프라이의 형태를 나눈다.
계란 프라이는 하나의 요리 같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다르다.
한 면만 익히고 계란 노른자가 탱글탱글 살아 있는 프라이.
양쪽 면 노른자까지도 익은 프라이와 그 노른자를 터뜨려 익힌 프라이.
노른자가 터진 부분을 좋아하는 이도 있으나 많진 않다고 생각하기에 민혁은 터진 것은 최대한 조금, 나머지의 것들은 균등하게 나눴다.
그리고 계란 프라이를 끝내고 서둘러 그것을 커다란 쟁반 위에 옮겨 담았다.
프라이팬의 세척 기능으로 자동 세척한 후에, 다시 한번 크기를 키워 물을 콸콸콸 넣는다.
이제부터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 이유 500인분에 가까운 짜파게띠를 하기 때문이며 특수능력에서 읽은 ‘요리에 실패할 시 어떠한 효과도 얻을 수 없음’을 고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칫 무리한 요리로 인해 실패하면 낭패를 본다.
하지만 지금의 사태는 그 무리함을 도전해볼 때였다.
어느덧 기사들이 전부 깐 후레이크를 먼저 프라이팬에 넣는다.
끓는 물로 500인분의 후레이크가 들어가자 그 안에서 춤을 춘다.
그다음 500개의 특별한 라면사리를 투하한다.
그리고 민혁이 꺼내 든 것, 바로 삽이었다.
정확히는 요리용 삽으로 휘휘 저어준다.
대용량의 면이었기에 이마에서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크으으으윽!”
“끄아아아아악!”
성벽 위에서는 병력의 비명이 들려오기도 하지만 집중한다.
‘지금 화력은 나쁘지 않아.’
대용량 조리를 할 때의 문제점 중 가장 큰 하나는 화력이다.
실제로 500인분의 대용량 요리를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취사반, 혹은 구내식당 등.
하지만 그 음식들의 대부분은 일반적인 화력에서 요리된 음식이 아니기에 맛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화력은 요리에서 으뜸인 부분이다.
약한 불이 필요한 요리가 있기도 하지만, 강한 불로 빠르게 해야 하는 요리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라면이다.
그리고 라면을 맛있게 먹기 위한 방법.
끓일 때 면을 들어 올려 줘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하나 500인분의 면을 어떻게 들어 올리는가?
간단하다.
마나 포션을 꿀꺽꿀꺽 먹고 있는 알리!
“알리 님, 면 좀 들었다 놨다 해주세요.”
“아, 네…….”
마법사 알리가 마법을 이용, 500인분의 면을 들었다 놨다 해준다.
세계 최고의 마법사 알리!
지금 그가 하는 일은 다름 아닌, 면 들어 올리기였던 것!
그렇게 면이 다 익었을 때, 알리의 도움을 계속 받는다.
500인분의 면을 옮겨 담긴 힘들다.
또한, 언제 불어버릴지 모른다.
“님, 증발 마법 좀요! 물 적당히 남기는 거 아시죠!”
“…….”
황금 마법사 알리!
세계 최고의 마법사가 증발 마법을 사용한다.
촤아아아아아아-
물이 수증기가 되어 사라지고 적당한 양의 물이 남는다.
“나이쓰!”
그리고 그 위로 기사들이 까놓았던 과립스프와 올리브유를 넣는다.
슥삭슥삭슥삭슥삭-
이 역시도 알리의 도움을 받는다. 그의 손의 움직임에 따라 면들이 과립스프와 비벼진다.
그리고 올리브유의 그 특유한 향이 난다.
짜파게띠를 비빌 때 나는 냄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군침이 돈다.
츄르르릅 침을 삼켜준다.
그리고 다 완성되었을 때, 민혁은 한 그릇을 퍼서 그 위로 치즈를 올린 후에, 그 위로 계란을 얹었다.
그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알림을 들은 민혁의 얼굴에 희열이 자리매김한다.
그때 베드가 질문했다.
“……호오, 이 요리의 이름은 뭡니까?”
베드는 자신에게 먼저 건네지는 짜파게띠를 보았다.
요리의 똥손(?)들만 모아놓은 로카드 왕국.
그들이 라면사리를 활용하는 방법이란?
“저희는 라면사리를 그냥 뜨거운 물에 끓여서 소금에 찍어 먹곤 하는 편인데…….”
“음…….”
정말 최악의 요리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먹는 짜파게띠는 더욱 황홀할 터.
“이처럼 자신의 개인 그릇에 짜파게띠를 담고 그 위로 치즈, 그리고 계란 프라이를 자신이 원하는 종류로 담으십쇼.”
민혁의 빠른 지시에 자그마치 500인분의 짜파게띠임에도 불지 않았다.
기사들이 서둘러 움직인다.
민혁도 자신의 그릇에 짜파게띠를 받는다.
그는 한 면만 익힌 계란 프라이를 선택했고 노른자가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다.
기사들의 시선이 그를 향한다. 그리고 그들의 앞으로 민혁은 ‘숙성의 항아리’에서 꺼낸 총각김치, 잘 익은 배추김치, 단무지 등을 나른다.
이 나르는 이는 역시나 알리였다.
알리의 마법이 또 한 번 발현된다.
알리는 이제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른 것!
‘나 최고의 마법사인데 마법으로 김치 나른다…….’
그리고 민혁이 먼저 시범을 보인다.
민혁은 자신의 앞에 놓인 짜파게띠의 노른자를 젓가락으로 콕 찔렀다.
그러자 천천히 노른자가 짜파게티를 적시기 시작한다. 그 상태에서 젓가락을 쑤욱 집어넣자 어느새 녹아내린 치즈와 면이 한껏 들어 올려진다.
그 상태에서 그 짜파게띠를 먹어본다.
“후루루루루룹!”
입안으로 달짝지근하고 올리브유의 향을 품은 짜파게띠가 들어온다. 또한, 슬라이스 치즈와 계란 프라이의 노른자 맛이 난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총각김치를 집어 든다.
아삭아삭-
총각김치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끝내준다. 먹는 순간 매콤함이 입안을 잠식한다.
그리고 또 한 번 젓가락을 가져간다.
이번엔 계란 프라이를 젓가락으로 꾹 갈라 면과 함께 집어 후루루루룹 먹어본다.
입안 가득 넣고 우물우물거리자 행복의 미소가 피어오른다.
짜파게띠와 짜장면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때론 짜장면보다 짜파게띠가 더 맛있을 때가 있는 법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또 한 번 민혁은 짜파게띠에 남은 계란을 면과 함께 들어 올려 후루루루룹 먹어준다.
그리고 후레이크에 들어 있는 작은 고기!
그것들을 하나하나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게 마지막 한 가닥까지 다 먹어치운다.
그리고 이미 그 주변에선 이런 웅성거림이 들려오고 있었다.
“세상에나,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이야!!!”
“허어, 나는 무지했도다. 라면사리를 끓여 소금에 찍어 먹다니!”
“이럴 수가…… 너무 맛있어…… 맛있어서 눈물이 나올 정도야. 흑!”
그렇다. 라면사리를 끓여 소금에 찍어 먹는 그들!
그들에게 짜파게띠는 신세계의 경험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 먹어치운 그들에게 이러한 알림이 들려온다.
[전설 등급에 오른 짜파게띠를 드셨습니다.] [버프 유지 기간 동안 다른 버프를 중복해서 받으실 수 없습니다.] [전설의 짜파게띠.] [20일 동안 농사 효율 17%, 공격력 및 방어력 39%가 상승하며, 자체 회복률 80%가 상승합니다.] [20일 동안 스킬 쿨타임이 15% 감소합니다.] [20일 동안 모든 스킬 레벨이 +1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에 오른 대용량 조리된 짜파게띠는 나눠 먹을 시 효과를 볼 수 없다는 패널티를 무시합니다.]“……!”
“……!”
“……!”
“……!”
그들이 경악했다. 그리고 알림은 그들만이 들은 게 아니었다.
[부기사단장 베드와의 친밀도가 일정 수치를 넘어서 최고치에 도달합니다.] [그가 당신의 백성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습니다.] [기사 하이든과의 친밀도가 일정 수치를 넘어서 최고치에 도달합니다.] [그가 당신의 백성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습니다.] [병사 흑아인과의 친밀도가 일정 수치를 넘어서 최고치에 도달합니다.] [그가 당신의 백성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습니다.] [병사 케이린과의 친밀도가 일정 수치를 넘어서 최고치에 도달합니다.] [그가 당신의 백성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습니다.]500명의 이들 모두!
그들이 모두 민혁의 백성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그리고 알림은 그치지 않았다.
[칭호 요리 하나로 왕국을 홀린 자를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