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09
밥만 먹고 레벨업 410화
루트.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한때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였던 그에게는 너무나도 큰 절망으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던 중, 아테네라는 게임을 접했다.
이 세상에선 쏘고 싶었던 활을 마음껏 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홀로 묵묵히 게임을 하다가 민혁이라는 게이머를 만나게 된다.
그를 통해 ‘레전드 길드’라는 길드에 속하게 된다.
루트와 현 먹자교 인원들은 자주자주 정모를 하곤 한다.
그들은 외톨이로 살아가던 루트의 조금 불편한 신체에 대해서 개의치 않아 하며 자신을 친구처럼, 때론 가족처럼 아껴줬다.
새로운 원동력을 가지고 나아간다.
양궁 국가대표 선수 루트가, 아테네 국가대표 선수 루트로 다시금 비상한다.
그리고 루트와 알리. 그가 민혁을 바라봤다.
주장 민혁이 고개를 끄덕인다.
루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맺혔다.
그의 활시위가 당겨진다. 그리고 놓는 순간, 맹렬한 기세로 날아가는 화살!
그 화살은 과거, 그의 국가대표 선수 때의 전성기와 비견해도 이상하지 않다.
아니, 아테네의 게임 시스템을 빌어 그 이상이다.
그리고 날아간 화살은 정확하게 붉은 타격점을 찌른다.
퍼어어어어어어엉-
그 순간 힘이 실린 공이 골대 하나에 들어간다.
퍼어어어어억-
골대가 매섭게 출렁이자 세계가 경악한다.
[또 한 번 골! 믿을 수 없습니다!!] [루트! 그가 붉은 점을 정확히 쏘며 공을 넣습니다!]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루트의 손이 빠르게 움직인다.
피피피피피피핏-
그가 쏘는 화살이 단숨에 붉은 점 지점을 저격한다. 그리고 연달아 네 개의 공이 골대에 들어간다.
[대, 대한민국 총득점 26점으로 압도적으로 격차를 벌리며 달려갑니다!!] [루, 루트 선수가 변수로 작용합니다!]그리고 대한민국 해설자 중에는 특별 해설자로 강태훈 사장 또한 있었다.
강태훈 사장이 이에 대해 설명했다.
[루트 선수의 활 솜씨는 직접 보는 저로서도 믿기지 않는군요. 저희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아테네 궁수들의 스킬과 개인의 활 실력이 조합되었을 때, 붉은 지점을 타격하는 것. 그러한 것은 실제 양궁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고득점을 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습니다.]그 해설.
그 해설이 대한민국을 더욱더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다.
이에 따라 각 국가대표 선수들이 취하는 포지션은 간단했다.
“잡아!!”
“저 궁수를 죽여라!!!”
“우리 점수를 뺏어가!!?”
그렇다. 순간 모두의 표적이 된다.
알리와 민혁의 시선이 마주친다. 민혁이 작게 끄덕였다.
수십 명의 랭커들.
켄라우헬을 주축으로 마법, 혹은 스킬, 혹은 일반 평타 공격으로 루트를 공격하려 한다.
바로 그때.
검은 마법사 알리. 이제는 초보자가 되어버렸다는 말이 많은 그가 앞으로 나섰다.
“알리?”
알렉스. 그 또한 마법을 사용하여 루트에게 파이어볼을 연달아 쏘아 보냈다.
그런 그는 비웃었다.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힘을 모두 잃은 네가!’
그리고 모든 대표 선수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숫자나 채운 주제에……!’
‘루트를 죽여야만 한다!’
‘마법사 알리도 함께 죽겠군.’
[마법사 알리! 그가 루트의 앞을 막습니다!] [마법사 알리가 어떠한 생각으로 앞을 막은 건지 모르겠군요.] [알리는 이제까지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가 숫자 채우기로 참석했다는 말이 많았습니다.]그리고 그때, 알리.
그의 시선이 대한민국 대표팀 가족들의 관중석으로 향한다.
그곳에 있었다.
사랑하는 나의 형.
윤지석이 플래카드에 써 놓은 글자.
삐뚤삐뚤하게 써진 글자였지만 그 글자가 알리의 가슴을 전율시킨다.
[최고의 마법사 알리. 파이팅!!]그리고 알리. 그는 보여주고 싶었다.
’형, 나는 걱정하지 마. 형 동생 나 윤지후. 대인기피증이 있던 어린 소년은 이제 어엿한 어른이 되었으니까.‘
수십 개의 스킬, 마법, 그리고 일반 평타 공격이 오로지 그들을 향해 쏘아진다.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처럼 스쳐 지나간다.
알리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보여진다.
그의 손가락이 퉁겨진다.
따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허공에서 쇄도하던 수십 개의 강력한 마법이, 스킬이 멈춰선다.
그리고 그를 공격하던 검, 창, 철퇴 등을 든 유저들. 그들 모두가 멈춘다.
이 공간. 거대한 경기장이라는 공간.
이 공간 전체가 알리를 중심으로 멈춰선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알리의 코앞에 도달했던 파이어볼. 그를 보며 알리는 작은 웃음을 머금었다.
그리고 관중석.
그들의 눈에는 그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멈춘 것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함성이 세상을 흔든다.
그 틈에서 윤지석. 알리의 형이 활짝 웃고 있었다.
이번에는 알리가 또 한 번의 기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발현한 마법.
세계인들은 이 놀라운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서, 설마 저 마법 제가 알고 있는 ‘공간정지’라는 마법은 아니겠죠?] [말도 안 됩니다. 실제 공간정지는 저렇듯 주변의 것들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넓은 반경을 정지시킬 순 없습니다!] [아니요, 공간정지가 맞는 것 같습니다. 공간정지는 결국에는 사용자의 마력량과 스텟, 그가 도달한 클래스에 따라 범위가 정해지는 마법입니다.]그때 한 해설자가 물었다.
[그, 그렇다면 지금 알리의 경지는 도대체 어디까지 도달한 겁니까?] […….]그 해설자가 침묵했을 때, 알리가 절망의 지팡이를 휘두른다. 그 순간.
멈춰 있던 마법과 스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힘들은 루트를 공격했던 자들에게 되돌아갔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푸푸푸푸푸푸푸푹-
“크하아아아아악!”
“크허억!”
“컥!”
“끄아아아아악!”
비명이 난무한다. 자신들이 사용했던 공격에 역으로 당한 이들.
그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알 수 없는 표정이 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아는 사람.
세계 마법사 랭킹 1위 알렉스였다.
부들부들
알렉스.
그는 말문을 잃고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은 공간정지 마법을 알리가 펼친 수준의 1/5 정도를 할 수 있을까 말까이다.
그렇다. 모두가 비웃었던 알리, 그리고 궁수 유저 루트가 세계전에서 크나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나 세계전 첫 번째 경기인만큼이나 세계의 무수히도 많은 시청자가 이 장면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말도 안 돼!!”
알렉스.
그가 지옥의 불 헬파이어를 소환한다.
쿠르르르르르르-
“알렉스……!”
같은 미국 대표팀 선수 알렉산더가 얼굴을 구겼다. 알렉스는 마법사로서 MP를 아껴야 한다.
또한, 지금 신경이 분산된 적들 사이에서 광범위 마법을 사용하면 시선이 집중되어 집중 타격 당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알렉스. 그는 지금 직감했다.
지금 알리를 죽이지 못한다면 자신은 만년 2위가 될 것이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르-
거대한 지옥의 불. 그 불이 강렬한 기세로 알리를 향해 쏘아진다.
알렉스가 미소를 머금었다.
마법 관통력 40%의 힘, 그리고 마법 방어력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패시브 스킬이 발동되었다는 알림이 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알리가 그 곱고 기다란 검지를 펼친다.
“디스펠.”
화아아아아아아아악-
헬파이어가 그대로 자연으로 스르르 사라진다. 그리고 그 순간.
피유유유유융-
알리의 손가락 끝에서 뻗어진, 더 강력해져 버린 ‘디스’. 황금빛 창 두 개가 연달아 그의 가슴을 관통한다.
“쿨럭……?”
알렉스. 그는 마법사 유저였다. 마법사 유저의 단점.
바로 적은 HP량과 방어력에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마법에 대한 방어력은 다른 직업보다 높다.
한데, 알리의 마법은?
‘무슨 데미지가…….’
마법 방어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풀썩-
그렇다. 세계 마법사 랭킹 1위 알렉스.
그가 알리와의 전투에서 패배하기까지 걸린 시간.
고작해야 1.7초에 불과했다.
[마법사 알리가 미국 대표팀 알렉스를 단 한 번에 로그아웃시킵니다!] [믿기지 않는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집니다.]세계가 경악하기 시작했다. 세계 공식 마법사 랭킹 1위의 알렉스를 단 한 번에 로그아웃시켜 버린 알리.
그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마법지존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는 모든 대표 선수들의 또 다른 타켓이 된다.
‘대한민국에 이런 변수가 있을 줄이야.’
‘분명 알리의 레벨은 1로 하락했었다 들었는데, 어찌!’
‘죽여야 한다. 이대로라면 그들이 금메달을 따간다.’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나 두 개로 나눠진다.
어차피 서로 치고받고 싸울 시간에 자신들은 골을 넣어 득점을 하려는 자들, 그와 반대로 위험한 적들부터 제거하려는 자들.
그리고 제거를 선택한 자 중, 선두에는 켄라우헬이 있었다.
켄라우헬. 그는 자신의 골든볼을 빼앗겼다는 사실에 격노하고 있었다.
그들이 거리를 좁히는 와중,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던 사내가 있다.
바로 민혁이었다.
터어어어어어어억-
또 하나의 공을 골대에 넣어 득점을 한 민혁.
그가 접근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침착한 표정으로 또다시 앞에 놓인 공을 골대에 넣는다.
터어어어어어어억-
그가 공을 넣을 때마다 그들에게 접근하는 대표팀 선수들의 입안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들은 자각하는데 이른다.
현재 지나간 경기 시간.
[전반전 21분 41초.]20분이 지났다. 그런데 어째서?
‘뭐지? 어째서 버프가 안 풀린 거지?’
민혁의 공격력을 1.5배 정도 올려주는 버프는 그 힘이 큰 힘만큼이나 시전 시간이 매우 짧은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의문을 품을 때.
“엘레의 검술.”
쿠화아아아아악-
민혁의 주변으로 넘실거리는 붉은 빛 기류가 그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온다.
“……!?”
“……!?”
“……!?”
그들은 그제야 완전히 자각한다.
‘버프 능력을 쓰고 있지 않았어!?’
‘평타 공격으로 우리의 1.5배 이상의 타격 데미지를 넣고 있었다는 거냐!!?’
공포.
그렇다. 그것은 공포였다. 지금 민혁이라는 유저가 세계 각국의 대표들에게 무력감이라는 공포를 선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