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13
밥만 먹고 레벨업 514화
아스간 대륙은 이례 없는 최악의 재앙을 맞이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 절반 이상이 아테네를 플레이해 본 적이 있거나 여전히 플레이하고 있는 이들이다.
게임을 관뒀던 이들도 지금 영상에 주목하고 있다.
길을 걷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스마트폰에 집중한다.
지하철 안.
귀가 어두운 노인이 틀어놓은 스마트폰의 스피커가 지하철 안을 울린다.
[아수라의 피 축제가 지상에 떨어지면 천외국과 이필립스 제국. 콜로디스 제국이 이끈 1만의 병력, 심지어 미치광이 지배자 아칸이 이끌고 온 정체불명의 기사들도 죽음을 맞이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례 없는 재앙이 아스간 대륙을 강타했습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이는 없는 겁니까?]스마트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에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서울 한복판의 커다란 전광판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있다.
아수라의 피 축제가 발동되려 한다.
살기 위해 도망치는 자들이 보인다.
그러던 때.
[키햐아아아아아아아아악!]거친 포효성이 전광판, 스마트폰 등에서 흘러나오며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늘 위에서 수천 마리의 언데드들이 떨어지는 모습은 장관 그 자체였다.
그리고 한 명의 사내가 하늘 위에서 빛과 같은 속도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왔다…….”
“드디어 왔어…….”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지.”
굳었던 사람들의 얼굴이 펴지기 시작했다.
* * *
빠르게 하강하는 민혁의 검 끝은 정확히 아수라의 정수리를 노리고 있었다.
“뒈져, X발 놈아.”
마침내 민혁의 검이 피 축제를 벌이려던 아수라의 머리통에 직격한다.
푸우우우우우우욱-
끔찍한 소리가 전장에 번져나간다.
[대륙 멸하기] [검을 꽂는 순간 강력한 힘의 파동에 반경 35m 내에 위치한 자들이 500%의 추가 데미지를 입습니다.] [5m 높이로 솟아오르는 땅이 적들을 압박하며 분출된 용암에 직격당할 시 1,600%의 추가 데미지를 입으며 용암이 지속적으로 추가 데미지 100%의 피해량을 입힙니다.]사실 대륙 멸하기를 한 번도 개인에게는 사용해 본 적이 없는 민혁이었다.
곧바로 하늘 위에서 35m 내로 검의 파동이 번져나갔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
“크, 크하아아아아아악!!!”
아수라의 입에서 처음으로 거대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바로 이어져, 아수라의 몸으로 뜨거운 용암이 비집고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아수라의 몸이 부풀어 올랐다.
마침내.
콰드드드드드드드득-
아수라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흩어져 지상에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후두두둑- 떨어지는 놈의 잔재들을 보며 민혁은 하늘 위를 올려다봤다.
“키헤에에에에에에에엑!”
드래곤 장로 벨라크. 그가 다시 지상으로 빠르게 하강하여 민혁을 등 뒤로 태웠다.
벨라크의 등 뒤에 함께 타고 있던 자.
바로 죽음의 왕국의 주인이자 세계 최고의 네크로맨서 유저인 데스였다.
민혁이 다소 늦은 이유 중에 하나는 데스를 태우러 갔기 때문이기도 했다.
데스는 민혁에게 함께 싸우고 싶다고 동참 의사를 밝혀왔다.
또한, 데스는 다수와의 전투에서 민혁조차도 능가하는 하이 랭커였다.
“나는 이만.”
타아아아앗-
헤츨링인 루나를 안고 있다가 민혁에게 넘겨준 데스가 하늘 위에서 떨어져 내린다.
“어어어어?”
그 모습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낼 때였다.
“키헤에에에에에엑!”
하늘을 비상하는 거대한 본 드래곤 한 마리가 데스를 등 뒤로 태웠다. 데스가 높이 비상해 오른다.
“끼햐아아아악!”
“끼에에에에!”
수천 마리의 언데드들이 하늘 위에서 지옥 전사들의 몸에 엉겨 붙어 놈들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공격한다.
서걱서걱서걱-
빛과 같은 속도로 데스나이트들이 지옥 전사들을 베어내기 시작한다. 곧바로 본 드래곤의 위에 오른 데스 또한 전장에 동참한다.
지상에 내려선 민혁은 지옥 전사들이 사라지지 않은 것을 보며 알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일단 아수라에게 밀리지 않을 강자들이 필요하다.
‘……드래곤?’
그렇다. 드래곤들. 그들이 있었다. 먼 후방에 빠져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아수라와의 전투에서 드래곤과 손을 잡는다면 분명한 승산이 생긴다.
거기에 더해.
‘음식을 먹인다면?’
드래곤들은 현재 대륙을 횡단하는 패널티에 따라 30% 약해진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에겐?
‘트레일러가 있다.’
아직 민혁은 트레일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렇듯 전투에서 트레일러를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결론에 도달한다.
‘드래곤들을 우리 편으로 돌려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민혁의 시선이 아수라의 흩어진 잔재들로 향한다.
꾸물거리며 잔재들이 모여 들고 있었다.
“벨라크.”
“말하라.”
“드래곤들과 함께 아수라와 전투에 임하고 싶다.”
“쉽진 않을 것이다.”
벨라크. 그가 우려를 표한다. 드래곤 장로라고는 하나 벨라크는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다.
또한 드래곤들은 지금 민혁을 ‘드래곤 알 도둑’으로 오해하고 있다.
물론 그는 반절은 맞고 반절은 사실이긴 하다.
벨라크는 조금 특별한 경우로 민혁과 함께하게 되었다.
벨라크는 귀신창 밴과 민혁의 전투를 보면서 그들이 과연 파멸의 길을 걷길 위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의문을 수십 번도 더 품었다.
즉, 그 두 사람이 벨라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다른 드래곤들은? 알 수 없다.
어느덧 드래곤들이 장로 벨라크의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 * *
박민규 팀장.
그는 특별 유저 관리팀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민화 사원은 너무도 급박한 상황에 마른침만을 삼키며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민혁의 주위로 드래곤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녀는 문득 무언가 생각나 박 팀장을 바라봤다.
“팀장님, 만약 반신 아수라를 봉인하면 어떤 보상을 얻게 되는 건가요?”
누구라도 궁금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이제까지 한 번도 반신이라는 존재를 사냥한 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천문학적 가치의 보상.”
“…….”
이민화는 너무도 두루뭉술한 대답에 입술이 비죽하고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박민규 팀장은 모니터에 한참이나 집중하고 있었다.
‘해낼 수 있을까?’
민혁 유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알 수 없다.
지금 민혁 한 명이 추가된다고 지금의 이 상황이 달라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실질적으로 민혁은 엘레와 비슷하거나 그 이하라고 생각함이 맞다.
물론 그의 뛰어난 아티팩트들을 합친다면야 그제야 엘레의 동급 반열로 올라선다.
그 정도로는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유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이민화 사원을 돌아본다.
“정확하게는 나도 반신 아수라가 무엇을 줄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반신을 사냥할 시에 어떠한 보상들이 보통 나올지는 알 수 있지.”
이민화는 그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첫 번째. 유저가 가장 원하는 보상을 선택할 수 있다.”
“아…….”
그 말을 들은 이민화의 얼굴에 묘한 웃음이 감돌았다.
“성공만 하면 민혁 유저가 가장 좋아하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는 거네요?”
“그렇지.”
박 팀장이 다시 모니터를 바라본다.
그러다 말한다.
“그리고 아마…….”
모니터에서 드래곤들과 대화를 나누는 민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더욱더 신에 가까워질 수 있는 무언가를 얻지 않을까.”
* * *
“장로 벨라크여. 어째서 그와 함께 하는 것인가?”
“그를 돕다니, 미친 것인가!?”
드래곤들은 크게 격노하고 있었다. 자신들을 이끌고 온 벨라크가 알을 훔쳐간 장본인과 함께하고 있지 않은가?
장로라 하나 당장에라도 그를 공격할 듯한 모습이었다.
“알아야 할 사실들이 있네. 첫째, 저자는 알을 훔치지 않았네. 영지에서 깨어나 보니 로드께서 있으셨다더군.”
“그런 말도 안 되는…….”
“그 이야길 믿는 건가!?”
누구라고 할지라도 안 믿을 이야기다.
민혁이 들었어도 ‘히야~ 거참, 길다가 치킨 주웠다는 헛소리 하고 계시네!’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리고 민혁이 지어낸 것이 맞기도 하다.
하나. 여기에 신빙성을 더할 방법이 있다.
“로드를 확인해본다면 자네들도 그러한 말을 하지 못할 터이네.”
곧바로 드래곤들은 루나의 상태를 확인해봤다.
그녀가 타락의 길을 걷지 않고 있었다.
‘아니, 이를 완전히 믿을 순 없다.’
‘말도 안 된다. 정말 알을 누군가 가져다 놨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지 않는가?’
드래곤들은 역시 믿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일단 부정하고 보는 것이다.
본인들은 자신들끼리 멋대로 판단하며 지금 아스간 대륙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한 걸음 물러나 식신의 편을 들어 함께 싸운다?
그것도 저 아수라와?
계속해서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우린 여전히 믿지 못하겠소.”
“고작 표기된 것으로 그 사실을 믿으라?”
“벨라크. 당신이 말하는 것은 아칸이라는 저자가 이 일을 꾸민 원흉이라는 거요?”
그리고 이 상황을 지켜보던 민혁.
그가 한 가지 묘책을 생각해냈다.
그의 입가가 쭉 찢어진다.
‘오호? 그 방법이 있네.’
아칸에게 제대로 빅엿을 먹일 방법이 떠오른 것이다.
자신의 예상대로라면 이제 곧 아칸이 개입할 것이다.
“드래곤 장로 벨라크. 당신 또한 식신의 음식을 먹고 정신을 지배당하기 시작한 겁니까?”
예상대로였다. 상황을 지켜보던 아칸이 민혁을 음식으로 홀리는 자로 몰아갔다.
‘어떻게 이렇게 절묘하냐?’
아칸이 말한다.
“식신의 음식은 사람을 홀린다 알려집니다. 그는 벨라크를 음식으로 홀려 그를 조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루나의 상태창 따위 여러 가지 편법을 사용해 감출 수 있는 거죠. 터무니없지 않습니까? 제가 드래곤 알을 훔쳐 이 일을 꾸몄다? 어이가 없군요.”
“개소리!! 나를 음식에 취해 미쳐버린 자로 몰아갈 생각인가!?”
벨라크가 성을 냈다. 무언가에 홀렸다기에 벨라크의 상태는 너무도 멀쩡했다.
드래곤들이 혼란에 빠져들었다.
그때, 민혁이 루나를 돌아본다.
“어어? 루나가 할 말이 있나 본대요? 모두 한번 귀 기울여 보시죠.”
현재 상황은 드래곤 16마리가 아칸을 둘러싸고 민혁과 식신을 마주보고 있다.
모두가 입을 꾸물거리는 루나의 입에 집중했다.
* * *
민혁이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를 타기 전.
갑자기 콩이가 민혁의 집무실로 달려왔다.
“꾸울, 꿀!”
어서 와봐라, 꿀!
콩이는 흥분에 찬 표정으로 민혁을 불렀다. 그에 따라 걸음한 곳에 루나가 있었다.
콩이가 곧 루나에게 자신을 가리키며 묻는다.
“꾸울, 꿀꿀. 꿀!!”
나는 누구라고? 꿀!
“끼에에? 아…… 끼이이…… ㅃ.”
“꾸우우우울!”
콩이가 루나를 꽉 껴안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했다. 민혁 또한 입가에 절로 웃음이 가득해졌다.
“지금 아빠라고 한 거지?”
“꾸울!?”
보면 모르나, 꿀!?
콩이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민혁도 그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짓게 되었다.
그리고 정작 아빠인 민혁이었기에 약간의 서운함도 들었다.
“나는? 루나야, 나는!?”
“아…… 끼이이이…… ㅃ?”
“으하하핫! 그래, 루나야. 내가 네 아빠야!!!”
민혁 또한 루나를 껴안고 기뻐했다.
“꾸울? 꿀!”
내가 아빠다, 꿀!
콩이가 심술 난 표정으로 양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
그러다가 곧 엘피스가 들어왔다.
“저 사람은?”
“아…… ㅃ.”
“…….”
민혁은 로크도 불러왔다.
“저 사람은?”
“…….”
이상하게 로크 때는 아빠라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니도 오자.
“아…… ㅃ!”
그렇다. 루나는 가리키는 사람마다 전부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황당한 일이었지만 이때 당시 민혁은 그저 허허하고 웃으며 이 해프닝에 즐거울 뿐이었다.
나중에 루나의 말이 엄청난 일을 만들어낼 것을 모르고 말이다.
* * *
16마리가 넘는 드래곤들. 아칸과 벨라크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들이 루나의 입에 집중한다.
그리고 민혁이 속삭였다.
“루나야, 저기 있는 저 사람은 누구지?”
그가 턱짓으로 가리킨 사람.
다름 아닌 ‘아칸’이었다.
그러자 루나의 입이 열린다.
“끼이이, 아…… 아…….”
모두가 집중한다.
드래곤 중 누군가는 마른 침을 꿀꺽하고 삼킬 정도였다.
마침내.
“아빠!!!”
그 순간 모든 드래곤들의 고개가 아칸에게 돌아갔다.
드래곤들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아칸이 쓴 해골가면. 가면이 없었다면 그가 흘리는 식은땀이 보였으리라.
“X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