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05
밥만 먹고 레벨업 606화
조미료통이 잠든 후.
민혁은 천외국의 네임드 NPC. 그와 함께 간부진들에게 엘리자베스를 자신들 편으로 회유해 볼 것을 전했다.
그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전하의 마음을 압니다. 더 굳건한 천외국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려 하시는군요.”
“나는 코니르! 형아를 위해 돕겠다!”
“엘리자베스라는 막강한 자가 우리의 편이 되어준다면, 천외국은 더욱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이것은 대부분이 NPC들의 의견이었으며 길드원 중 상당수도 수긍했다.
시스템을 관장하는 뱀의 신.
엘리자베스가 천외국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도 많았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만약 실패하면? 다른 NPC들이 위험해질지도 몰라!”
“너무 무모합니다.”
“민혁아, 이건 아닌 것 같아.”
“그래, 그렇겠지.”
민혁은 모여 있는 그들을 둘러봤다.
안다. 그녀는 발렌 교관을 죽인 장본인이다.
“하지만 내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그녀는 충분히 변할 수 있어. 더 강한 자를 얻어야 발렌 교관님과 같은 분이 나타나지 않을 거야.”
민혁의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민혁은 그들 앞에 양피지를 꺼냈다.
MVP 상점에서 구매한 ‘나약한 신의 양피지’였다.
나약한 신의 양피지는 어떠한 대상이든 무조건적으로 디버프를 걸 수 있다고 되어있다.
소모되는 캐시도 자그마치 10만 캐시에 이를 정도로 비쌌지만, 약 3분 동안 모든 스텟 40%, 모든 스킬 레벨 –3을 해내니 경악스런 물건이다.
그 외에 또 다른 두 가지가 있다.
‘슬피 우는 자의 이야기’.
‘통치자의 목소리’.
슬피 우는 자의 이야기는 상대방이 가장 슬펐던 과거를 볼 수 있으며 당사자가 생각하는 이야기에 거짓이 있다면 진실을 밝혀준다.
통치자의 목소리는, 상대방에게 진심이 더욱 잘 전달될 수 있게 하며, 그 목소리가 마치 어머니와 같이 느껴지게 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모두 MVP 상점에서 구매했다.
‘생각보다 엘리자베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준비가 많지 않아.’
MVP 상점에 엘리자베스의 마음을 크게 흔들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알이 1시간 후 부화합니다!]모두가 경계하고 있을 때. 민혁은 가장 먼저 ‘슬피 우는 자의 이야기’를 발동했다.
그녀와 그 이야기를 정확히 알아야, 그녀를 회유할 수 있을지도 모를 테니.
[슬피 우는 자의 이야기가 발동됩니다!]* * *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그녀가 처음 세상에 깨어났을 때.
그녀는 보았다.
세상 그 누구보다 인자하고 아름다운 여인.
그저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게선 아름다운 빛이 쏟아져 나왔다.
“뱀의 신. 그것이 너다.”
“네, 어머니.”
“감히 태초의 신께 어머니라니!”
“저런 무엄한……!”
깨어나자마자 아테네를 ‘어머니’라 부른 것에 여러 신들이 격분한다.
또한, 아테네의 얼굴도 보이진 않고 있지만 그녀의 표정이 짐작된다.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을 터.
그리고 엘리자베스.
그에게 그녀는 여인이었다.
태초의 신이며, 나를 만든 창조주.
태어나자마자 엘리자베스는 다짐했다.
‘어머니를 위해, 또 어머니의 인정을 받기 위해 살 거야.’
아테네를 바라보는 엘리자베스는 기뻐하며 기대했다.
하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태초의 신과 여러 신이 함께하는 세상.
“엘리자베스. 그 추악한 머리카락을 치우거라.”
“더러운 잡종 같으니. 썩 비키거라!”
“어찌 신이란 자가 뱀과 같은 눈을 가졌는가?”
그렇다.
태초의 신이 낳은 여러 절대신과 신의 여섯 괴물의 차별은 확연히 달랐다.
여러 절대신들은 태초의 신 아테네를 도와 신들을 통치하는 절대적인 힘을 갖는 반면.
신의 여섯 괴물은 대부분이 외면받고 있었다.
이는 엘리자베스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은.
엘리자베스는 길가에 나 있던 아름다운 꽃을 꺾어 아테네에게 주기 위해 달렸다.
‘어머니와 같이 아름다운 꽃! 어머니께 선물해 드려야지!’
하지만 그때. 여러 신이 그녀를 가로막는다.
“추악한 잡종 년아, 태초의 신께 네 그 더러운 손으로 꽃을 전하려는 것이냐?”
“주제를 알 거라.”
“태초의 신께선 너를 경멸하신다.”
그들은 신의 여섯 괴물 중 가장 만만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엘리자베스를 항상 괴롭혀왔다.
그들은 절대신에 해당되는 자들이 아닌 일반 신들이다.
일반 신들 따위는 절대신이나 신의 여섯 괴물에 비할 수가 없는 자들.
그들은 엘리자베스가 꺾은 꽃을 빼앗아 짓밟았다.
“태초의 신께선 널 경멸하신다. 너를 낳은 걸 후회하고 계시지.”
엘리자베스.
그녀는 짓밟혀 가는 꽃을 보았다.
“넌 어머니가 낳은 최악의 쓰레기야. 널 어머니는 증오하고 경멸하신다니까?”
“……아니야.”
그리고 그날 일이 벌어졌다.
“아니야아아아아아!!”
엘리자베스.
신의 여섯 괴물 중 하나.
절대신급 힘 이상을 가진 그녀의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던 넷의 신들이 돌처럼 딱딱히 굳어졌다.
신들의 재판이 열렸고, 신들은 기회다 싶어 엘리자베스의 처벌을 바랐다.
‘어머니, 아니에요. 전 그저 어머니가 절 미워한다는 그들의 말이 거짓인 걸 알기에 그랬을 뿐이에요.’
엘리자베스는 아테네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하나. 아테네는 싸늘하게 선고했다.
“엘리자베스. 불의 지옥에 50년 동안 추방한다. 추방은 내일 이루어질 것이다.”
“어, 어머니……?”
“어머니라 부르지 말거라. 엘리자베스.”
“…….”
엘리자베스는 좌절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녀는 온몸이 태워지는 고통을 계속 느껴야 하는 불의 지옥에 빠졌다.
그곳에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아테네를 원망하진 않았다.
‘어머니, 더 나은 제가 될게요!’
그 안에서도 엘리자베스는 아테네를 사랑했다.
50년이 지나, 수백 년 후.
엘리자베스는 완전한 여인이 되었고 온전한 뱀의 신이 되었다.
그리고 항상 아름다운 꽃을 꺾어 아테네에게 주었다.
“태초의 신이시여, 오늘도 꽃이 아름다워요.”
아테네는 그녀에게 꽃을 가져오지 말라 했다.
하나. 그녀는 매일 같이 꽃을 꺾어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아테네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나. 아테네는 항상 그녀를 외면했다.
급기야.
절대신들과 여러 신이 목소리를 냈다.
“신의 여섯 괴물은 추방되어야 합니다.”
“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결국 태초의 신이신, 당신마저 위협할 것입니다.”
꽃을 꺾어온 엘리자베스는 이를 듣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부정했다.
‘신께서 우릴 버리실 리 없어.’
그러나 다음 날.
그녀는 갑자기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육체는 잠들고 정신만이 깨어있을 때.
그녀는 자신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둡기만 한 곳.
어떤 이의 목소리도 없는 곳.
그녀는 두려웠다.
그곳에서 그녀는 보았다.
아테네가 그녀를 바라보다 몸을 돌려 사라진다.
‘절 버리지 마요. 태초의 신이시여!’
하지만 그녀는 그곳에 버려졌다.
수백 년 동안.
그녀는 변하기 시작했다.
아테네를 증오하며, 경멸하고.
그녀를 믿었던 자신을 후회하며 언젠간 그녀를 태초의 신에서 끌어내리라 다짐한다.
그러던 중.
그녀가 네르바 세피로스에 의해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민혁은.
[엘리자베스가 알고 있는 거짓을 밝힙니다!]민혁은 보았다.
어린 시절의 엘리자베스가 불의 지옥에 떨어지는 선고를 받을 때.
그녀가 끌려가는 뒷모습을 아테네는 슬픈 눈으로 바라봤다.
그녀가 꽃을 꺾어오고 항상 뒤돌아 나갈 때.
그녀가 준 꽃의 향을 맡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고맙다, 엘리자베스.”
그녀를 별들의 길로 추방하기 전.
잠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를 보내지 않으면 신들이 너를 죽이려 할 것이다. 엘리자베스. 나의 가장 사랑하는 아이야.”
아테네가 그녀에게 전해지지 않을 진심을 말했다.
“너를 아끼는 진정한 어미를 만나 웃고, 울며.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구나.”
그것이 민혁이 본 슬피 우는 자의 이야기의 끝이다.
* * *
[엘리자베스가 부화합니다!]알의 부화 시간이 되었다.
거대한 알이 쩌저적-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그 안에서 점액 가득한 여인의 팔뚝이 불쑥 튀어나왔다.
곧바로.
쿠화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붉은 기류가 솟구쳤다.
[엘리자베스가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
등장과 동시에 폭주라니?
곧바로 민혁은 그녀에게 나약한 신의 양피지를 적용시켰다.
[나약한 신의 양피지] [엘리자베스의 모든 스텟 40%, 모든 스킬 레벨 –3레벨이 3분 동안 적용됩니다.]하지만 그럼에도 공기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끼햐아아아아아악!”
그녀의 분노의 목소리 속.
민혁은 서둘러 통치자의 목소리를 발동했다.
[통치자의 목소리를 발동합니다.]“엘리자베스. 우리는 널 헤칠 생각이 없다. 네가 과거의 기억에 고통스럽다는 걸 알아 하지만…….”
“닥쳐.”
그녀의 목소리가 마치 사탄의 그것처럼 음산하게 퍼져나갔다.
쿠화아아아아악-
그녀의 힘이 폭주하며, 주변으로 거대한 독이 잠식해 나가려 한다.
힘이 40% 봉인되었어도 그녀는 엘리자베스이다.
“……전하. 힘들 것 같습니다.”
모든 네임드 NPC들이 고개를 저었다.
엘리자베스의 회유.
분명한 실패다.
그들이 모두 고개를 저을 때.
알을 스스로 깨부수고 소녀의 모습의 엘리자베스가 걸어 나왔다.
엘리자베스는 지금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
꾸우욱-
민혁이 검의 그립을 쥐었다.
엘리자베스의 과거를 본 기억이 있는 민혁은 조금 망설여졌다.
하나, 이 자리의 이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해 베어야 한다.
그가 그녀의 앞으로 걸어간다.
“모두, 모두 죽일 것이다!!!”
그녀의 힘이 또 한 번 폭주하려 한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치기 위해 검을 뽑으려 할 때.
[위대한 존재가 태초의 권능. ‘신과 기사’를 임의로 발동시킵니다!] [태초의 권능. 신과 기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신이 선택한 기사의 충성심을 얻어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순간 절망하고 증오하는 엘리자베스에게 당신과 당신의 신하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엘리자베스.
그녀는 버림받았다.
어머니 따윈 세상에 없으며, 모두 추악하다.
그런 그에게로. 한 노인의 이야기가 스쳐 지나간다.
귀신창이라 불렸으며 자식을 잃고 방황하던 노인.
그에게로 한 청년이 나타난다.
그와 청년은 웃고 울며, 시련을 이겨내고, 귀신창이 죽었을 때. 청년은 펑펑 울었다.
그다음.
한 소악마에 대한 이야기가 지나간다.
대악마 베로스에 의해 마계로 끌려간 어린 소년은, 악마가 되었다.
그리고 그가 지상에 돌아왔을 땐, 자신의 어머니가 죽어있었다.
하나, 그의 곁에 있던 청년은, 그의 어머니를 위한 무덤을 만들어주고, 그에게 새로운 행복을 선사한다.
이번엔 한 해적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해적은 ‘살육’을 즐거움으로 여겼다.
그런 그가 청년을 만나고 그를 통해 세상의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
그의 곁에 영원히 함께한다.
그리고.
지적 장애를 가진 소년 코니르의 이야기도.
악마 키메리에스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마지막에는 그 청년이 자신과 함께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웃으며 음식을 먹는 모습이 그려진다.
“…….”
엘리자베스.
그는 그것이 너무도 부러웠다.
청년은 진심으로 그들을 아끼고 사랑한다.
그의 수하들은 그를 믿으며 진정으로 따른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또한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 또한 저런 어미와 같은 왕을 두었다면 어땠을까.
그때.
[발동된 신의 기사가 아테네에 대한 엘리자베스의 기억을 지워가기 시작합니다.]흐릿해진다.
그녀에 대한 기억이 서서히 사라져간다.
그녀 앞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청년이 보여진다.
청년이 묻는다.
“엘리자베스. 난 보잘것없고 널 통제할 힘도 없다. 그렇지만, 나와 함께해 주겠어?”
“……당신을 위해 살아갈게요. 전하.”
엘리자베스는 기뻤다.
나의 어머니.
아니, 나를 사랑해 주실 전하!
그와 함께, 아테네에 대한 기억이 모두 지워진다.
그리고 민혁.
그는 알았다.
‘아테네. 당신…….’
그녀가 임의로 자신의 힘을 발현하였다.
그는 엘리자베스가 자신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위대한 존재가 꽃처럼 아름다운 아이를 위해 선물을 내립니다.]엘리자베스는 아테네에게 수백년 동안 꽃을 꺾어 주었다.
하늘.
수만개의 꽃들이 아름답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
그녀가 하늘을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웃는다.
“아름다워요. 전하.”
아니, 민혁은 그녀의 말에 그녀가 ‘아름답다’ 생각하였다.
“그래, 아름답다.”
떨어지는 수만 개의 꽃을 보며 엘리자베스는 아이처럼 웃는다.
그리고.
“아, 우리와 함께하기 위해선 네가 맡아야 할 직책이 있단다.”
“무엇이든 시켜 주세요.”
[위대한 존재가 기대감을 가지고 당신과 엘리자베스를 바라봅니다.]지금 이 순간.
태초의 신도, 깨어난 조미료통도, NPC들도 기대 어린 표정을 짓는다.
특히나, 엘리자베스.
그녀의 눈이 가장 초롱초롱 빛난다.
모두가 긴장할 때. 민혁이 질문한다.
“알기로 너는 뱀뿐만 아니라, 많은 동물을 소환할 수 있다지?”
“맞아요.”
“혹시 오리농법이라고 들어봤어?”
“오리농법이요?”
오리농법.
오리를 벼를 키우는 곳에 풀어, 해충을 잡아먹게 하며, 벼와 비슷하게 생긴 ‘피’라는 잡초를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지금부터 알아가면 된단다. 네 임무는 오리농법과 같은 것을 개발하는 ‘농법연구자’다! 어때, 멋지지!?”
“우와우와! 너무 기뻐요, 전하!!”
엘리자베스가 소녀처럼 기뻐한다.
엘리자베스.
신의 여섯 괴물 중 하나.
오늘, ‘농법연구자’가 된다.
그리고.
[위대한 존재가 당신을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습니다.]‘응? 왜 노려보지?’
민혁은 왜 노려보는지 정말 1도 이해되지 않는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