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07
밥만 먹고 레벨업 608화
온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수만 개가 넘는 황무지가 된 대만 서버인 아르가온 대륙을 보면서 유저들은 말문을 잇지 못했다.
많은 것이 무너져 내리고, 많은 왕국과 제국이 함락당했다.
‘보호’와 ‘동맹’이란 이름으로 루브앙 제국에 통제당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는 대부분 ‘NPC’들에 한한 이야기다.
유저들의 경우 사실 루브앙 제국이 다른 제국, 왕국과 동맹을 맺는다 해도 커다란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
오히려, 동맹이란 이름 앞에 유저들은 ‘루브앙 제국’을 드나들 수 있으니 더 좋을 수도 있다.
아무튼, 네르바 세피로스는 아르가온 대륙의 각 황제와 왕들에게 외교관을 보냈었다.
하나, 아르가온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황제와 왕들은 루브앙 세피로스에 대해 부정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아르가온 대륙의 두 개의 제국과 다섯 개의 왕국이 결국 루브앙 제국과 동맹을 체결하였습니다.] [NPC들의 사상자들의 숫자만 하더라도 약 2,500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네르바 세피로스는 멈출 줄 모르는 폭군과 같습니다.] [이것이 제2의 아테네의 이야기인 것 같군요. 유저들은 과연 네르바 세피로스에게 대항할 수 있을까요?]네르바 세피로스의 위엄에 많은 사람이 떨었다.
그와 함께,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한 곳에 주목되었다.
[네르바 세피로스가 다음에 침략할 대륙은 어디일까?] [중국의 카이온 대륙 아닐까요? 카이온 대륙은 미국과 대만, 일본 등의 서버를 합친 것보다 훨씬 크니까요.] [확실히 카이온 대륙은 NPC들의 인구가 가장 많으니 네르바에겐 위험요소로 다가오겠네요. 침략하면 얻는 것도 많을 테니까요.]많은 이들이 카이온 대륙을 언급했다.
하지만 틀렸다.
지금, 아스간 대륙의 두 명의 황제와 여러 명의 왕에게로 외교관들이 도착했다.
루브앙 제국의 외교관들은 엄청난 금은보화를 들고 당도했다.
하나, 네르바 세피로스가 쓴 글은 ‘칙서’와 가까웠다.
즉, 엘레와 아스폰 황제에게 훈계 따위나 하며 자신들과 화친을 도모하자는 개소리였다.
엘레가 그 개소리를 읽어 내려간다.
루브앙 제국의 외교관 랜드 후작은 그녀 앞에 넙죽 엎드려있다.
‘폐하께선 엘레를 대륙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계신다.’
그 이유.
그녀는 ‘대륙 황제’와 가장 가까운 인물이었고 실제로 ㈜즐거움 관계자들은 그녀가 대륙 황제가 될 재목이라 여겼다.
그랬기에 절대지존 NPC. 대륙 황제 엘레라 불리는 것.
‘하나. 엘레는 결국 네르바 님께 무릎 꿇을 것이다. 그녀의 군대는 폐하의 상대가 되지 못해.’
그때.
“외교관은 들어라.”
“예, 폐하!!”
엘레가 모두 읽은 그것을 눈을 가늘게 뜨며 다시 흘겨봤다.
“짐이 나이가 든 것인지, 아니면 그대의 황제가 악필인지 도통 알아볼 수가 없구나.”
“……!?”
랜드 후작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격노하였다.
감히 황제 폐하를 욕보이는 소리를 하다니?
“무엄하도다, 감히 군신이 내린 네르바 폐하께……!”
“야.”
“…….”
“처맞을래?”
“……!?”
랜드 후작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에게선 고귀한 위품이란 게 흘렀다. 검을 끌어 안 듯 비스듬히 세워 어깨에 걸친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그런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천박하다.
하지만.
“…….”
랜드 후작에게서 땀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너 죽여도 누가 뭐라고 할 것 같아?”
“…….”
“야, 저 새끼. 죽여.”
“…….”
랜드 후작.
그는 군신의 명을 받고 내려온 네르바 세피로스의 위대함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죽여주십시오! 폐하. 제가 실수를 저질렀…….”
“죽여준다니까?”
“……살려주십시오! 폐하, 제가 실수를 범했습니다!!!”
지금, 어떤 황제도, 왕도 함부로 하지 못했던 루브앙의 외교관이 쩔쩔매고 있었다.
엘레.
그녀가 차가운 시선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대의 황제에게 전하라.”
“예, 폐하!”
“이필립스 제국은 그대의 개소리를 들어줄 생각이 없다. 또한, 당신이 써내려간 지렁이 글씨에 의하면 ‘만약 이를 이행해주지 않을 시엔’이란 말이 있던데, 개소리는 지네 집 개한테 하라고 하고.”
“……!”
“내가 할 말은 여기서 끝이다. 이제 꺼져라. ”
“…….”
랜드 후작.
그는 도망치듯, 이필립스 제국을 벗어났다.
그가 나선 후.
엘레는 성벽 밖으로 나가 이필립스 제국 전체를 내려다봤다.
그녀는 알았다.
자신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했을 것이다.
노예로 끌려갈 것이며, 아이들은 루브앙 제국의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며, 손가락질받고 살아갈 것이다.
또한, 네르바 세피로스는 아직 완전한 힘을 갖춘 것이 아니다.
“루스.”
“예, 폐하.”
“지금 당장 콜로디스 제국의 아스폰과 각 국가의 왕들을 만나야 할 것 같구나.”
“알겠습니다.”
지금, 절대지존 NPC.
대륙황제 엘레가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
그 시각.
㈜즐거움.
모두가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장 강태훈의 가슴이 뜨거워진다.
“유일하게 아스간 대륙의 모든 왕과 황제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인물.”
나아가 추후엔, 세계에 모든 대륙을 통합시킬 인물.
‘절대군주’ 리챠드는 유저일 뿐.
대륙황제 엘레가, 네르바 세피로스를 막을 유일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하나.
㈜즐거움과 슈퍼컴퓨터 아테네의 예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필립스 제국은 2주일 후, 멸망하겠지.”
그렇다. 그녀가 온 대륙을 통합하는 것은 이필립스 제국이 멸망한 후의 이야기다.
* * *
한우를 소환하여 방패의 신의 관문을 단 12초 만에 클리어한 민혁.
[경이적인 공락률에 따른 보상이 지급됩니다.] [1,00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경이적인 공략률에 따라 1,000플래티넘을 추가 획득합니다.] [방패의 신의 ‘신의 방패벽’ 양피지를 획득합니다.] [방패의 신의 ‘봉인된 신의 방패’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획득할 수 있다?’
민혁은 고개를 갸웃했다.
‘획득하다’와 ‘획득할 수 있다’는 분명히 다른 말이었으니까.
곧바로.
[두 번째 관문을 경이적인 공략률로 달성함에 따라 특별한 혜택이 주어집니다.] [세 개의 관문을 모두 공략률 80% 이상으로 달성할 시 셋의 신들이 가능한 선에서 당신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단, 세 가지 관문 도전에 성공할 시 지정된 다른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흠.”
말 그대로 도박이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봉인된 신의 방패 또한 상세정보가 확인 가능했다.
확인해 본 민혁은 턱을 쓸었다.
분명 놀랍고 뛰어난 방패다.
또한, 봉인되어 있으나 봉인을 해제하면 신등급 이상의 힘을 낸다.
하지만, 한가지.
천외국에서 방패를 사용하는 간부는 없다.
그러다 자신의 강아지 손의 냄새를 코를 벌렁거리며 맡던 비쇼르가 말한다.
“한 가지의 보상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도전하여 더 뛰어난 보상을 선택하느냐지.”
그러면서 자신의 앞발을 날름 핥는다.
“크크크크큭,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미개한 인간아.”
자신의 손을 핥아대는 비쇼르는 역시 위압감이 전혀 없었다.
민혁은 그를 지그시 바라봤다.
‘어쩌면 어비스에서 가장 뛰어난 보상은…….’
가까이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알레네와의 퀘스트 내용에 따라 알레네가 직접 키운 돼지의 ‘앞다리’와 ‘뒷다리’를 획득합니다.]알레네는 민혁이 어비스의 관문들을 깨낼 때마다 요리 재료를 주기로 하였다.
그 재료를 받은 민혁이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디 보자, 이번 요리는…….’
족발 세트로 결정하였다.
40분 후.
불족발과 일반 족발을 완성해낸 민혁은 한 상 가득 차려진 그것들을 보았다.
쌈장과 마늘, 쏭쏭 썬 청양고추. 그리고 상추와 깻잎, 백김치와 무말랭이 등이다.
“크크크크큭, 미개하고 나약한 인간아.”
비쇼르가 먹을 것을 보며 ‘헤……’거리는 민혁을 음침한 목소리로 불렀다.
그리고 그는, 민혁의 앞에 강아지의 ‘앉아’ 자세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침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거기 있는 뼈 좀 줘라…….”
“뼈를 주는 조건으로, 비숑. 네 이야기 좀 들려줘.”
어차피 커다란 뼈의 붙어 있는 살은 민혁이 모두 먹고 줄 것이다.
“크크크크큭, 위대한 나의 이야기를 고작 그깟 뼈 따위로 듣고 싶다니, 좋아. 해주마.”
“……?”
민혁은 족발을 먹기 시작했고, 비쇼르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서 말이야, 멍멍, 망망, 깽깽.”
민혁은 이야기를 들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쟁반국수를 비비기 시작했다.
쟁반국수의 붉은 양념이 잘 썰린 양배추, 상추와 만나 맛있게 비벼진다.
비벼놓은 후에, 먼저 잘 썰린 족발 고기를 그저 입에 넣어본다.
족발의 쫄깃한 식감이 입안에 맴돈다.
씹을수록 즐거운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이번엔, 쌈장을 푹 찍어서 입에 넣어본다.
짭조름한 쌈장이, 족발과 만나 입안에서 함께 춤을 춘다.
그다음은 깻잎을 한 장 손바닥 위에 올린다.
그리고 깻잎 위로 족발 고기 두 점을 올린다.
그다음, 그 위로 무말랭이, 백김치, 쌈장을 푹 찍은 마늘과 매운 고추를 올린다.
“크크크큭, 인간아. 먹을 줄 아는구나…… 꼴깍…….”
민혁이 단숨에 쌈을 입에 밀어 넣었다.
먼저 향긋한 깻잎의 향이 그의 입안을 즐겁게 하고 다채로운 재료들이 입안에서 만나 뛰어논다.
그러다 함께 만든 살얼음이 살살 낀 동치미를 한 모금 마셔본다.
시원하고 깔끔한 맛에.
“크흐…….”
감탄이 절로 흘러나온다.
이번에는 쟁반국수 위에 족발 한점을 가져간다.
젓가락으로 쟁반국수와 족발 고기 한 점을 들고 그대로 입안에 넣어본다.
아아아, 이것은 마치 삼겹살과 비빔면을 함께 먹는 조합 같다.
쫄깃한 족발의 식감에, 매콤새콤한 쟁반국수의 맛이 함께 더해진다.
이번엔 불족발을 입에 넣어본다.
먹는 순간, 짜릿한 매운맛이 입안에 퍼지며, 절로 이런 소리가 퍼진다.
“허어~”
입안의 뜨거움을 입김으로 내보내며, 시원한 사이다를 벌컥벌컥-
“크흐…… 끝내주네.”
“……끼이이잉, 끼이이이잉…….”
“이야기나 계속해…….”
“아, 아무튼…….”
그다음은 상추쌈이다.
상추쌈 위로 아까와 같이, 족발 두 점, 쌈장을 찍은 마늘과 청양고추, 백김치, 무말랭이를 올린다.
그 상태로 입에 넣자, 상추의 ‘아삭’하는 식감이 먼저 퍼지며 입안으로 다채로운 재료의 향연이 춤을 춘다.
그렇게 먹어주다, 이번엔 족발의 뼈를 들어 올려, 남은 살점 하나 없이 모두 발라먹는다.
“우물우물.”
“헥헥헥헥.”
비쇼르가, 둥글게 미용 된 꼬리를 세차게 흔들어 댄다.
그리고 마지막, 민혁이 또 한 번 청량하고 시원한 사이다를 벌컥벌컥 들이켜준다.
“꿀꺽꿀꺽, 캬하!!”
그와 함께, 민혁이 커다란 족발 뼈를 비쇼르에게 던져주었다.
그러자 비쇼르가 엎드려서 둥그렇게 말린 꼬리를 좌로, 우로 빠르게 흔들어 대며 뼈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족발을 먹었던 민혁.
‘그렇단 말이지.’
그는 결정했다.
그와 함께 또 다른 알림도 울린다.
[족발을 드셨습니다.] [모든 스텟 0.5%를 영구적으로 획득합니다.]과연 알레네의 요리이다.
먹기만 해도 영구적인 효과 상승이 뛰어나게 존재했다.
그리고 민혁.
그는 커다란 족발 뼈를 미친 듯이 먹는 비쇼르를 보며 생각했다.
‘내가 선택한 어비스에서 가장 뛰어난 보상. 바로 비숑. 너다.’
민혁이 바라보자 비쇼르가 고개를 갸웃한다.
“크큭, 미개한 인간. 족발 먹는 거 처음 보는 것이냐?”
그리고 민혁.
그는 계속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 너 미용은 누가 해주는 거야?”
“크크크크큭, 나는 위대한 존재다.”
비쇼르가 벌떡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강아지용 빗이었다.
비쇼르가 그 빗으로, 헝클어진 자신의 머리털을 빗어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둥그렇게 새하얀 꼬리도 빗질한다.
“대박…… 개가 혼자서 미용 하는 건 첨 본다…….”
“…….”
그는 정말 놀라운 비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