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08
밥만 먹고 레벨업 609화
비쇼르.
그는 과거 모든 왕국과 제국이 탐내던 함정 제작자였다.
그가 만들어낸 함정에 의해 500의 병사가 2만 명의 병사를 격퇴하였다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는 무수히 많은 전설을 만들어냈다.
바다에서도 함정을 통해, 비쇼르에 의해 적함 500척이 침몰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이는 모두 진실이었다.
비쇼르는 함정 제작의 천재 중의 천재였다.
‘벌써 수백 년도 더 된 일이군.’
또다시 시련을 향해 나아가려는 민혁을 보며 비쇼르는 과거를 회상했다.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다.’
자신이 언제 대륙에서 그토록 이름을 떨쳤는지 말이다.
비쇼르는 천재였던 만큼 오만했던 자이다.
오죽했으면 그는 ‘창조의 신’에게 뛰어나고 강한 함정을 만드는 것을 도전했을 정도였다.
그것이 오산이었다.
분명히 대결에서 비쇼르의 함정은 창조의 신이 만들어낸 것과 비하여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창조의 신이 만들어낸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이 있었다.
비쇼르가 창조의 신에게 도전한 이유는 ‘대륙신’이 되기 위해서였다.
‘함정의 신’이라는 이름을 거머쥐고 싶었던 비쇼르.
그는 어째서 창조의 신과 비슷한 결과물을 내었는데 패배했는가?
그는 승부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신들에게로부터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어리석은 인간아, 너의 함정은 오로지 죽이기 위한 도구일 뿐이구나.’
‘이제까지 너에 의해 죽은 자들이 수백만 명이라 들었다. 너는 신이 될 자격이 없다.’
‘남을 죽이기 위한 도구를 자랑스레 떠벌리는 너를 인정할 수 없다.’
그렇다.
비쇼르.
그는 한 가지 간과하지 못했다.
함정은 곧 ‘무기’이다.
창조의 신이 만든 함정은 살생을 위한 것이 아닌, ‘지키기’ 위한 것과 같았다.
하지만 비쇼르의 것은 아니었다.
오로지 죽이기 위한 함정이다.
그의 함정에 빠지면, 온몸에 창이 찔려져 죽고, 또 다른 함정에 빠지면 폐가 썩어들어가며 죽는다.
반대로 창조의 신이 만들어낸 함정은, 단순히 적들을 무력화시키고 돌아가게 하려는 힘이 강했다.
그렇다.
비쇼르는 전설과 같았으나 누군가의 가족을 앗아간 악마로 비춰졌다.
창조의 신은 그에게 ‘벌’을 내렸다.
그를 강아지의 모습으로 바꾸었고 그를 어비스를 관리하는 관리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비쇼르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정확하게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이곳을 벗어나는 벌이지.’
비쇼르는 또 하나의 시련을 시작한 민혁을 보며 빗으로 자신의 털을 빗어댔다.
‘나는 벌 받아 마땅한 자야.’
이 안에서 비쇼르는 어비스의 신들과 관련한 시련들과 함정들, 다양한 것들을 제작해냈다.
100년, 200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나의 오만함이 많은 자를 죽였음을.
그는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비쇼르는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몇 날, 며칠을 울어대며 자신의 지난날을 후회하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어리석게도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하고 있다.
추악하기만 한 이 삶을, 고작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비숑’이 된 이 삶을 말이다.
그렇게 몇백 년이 흘러 지금 이곳에 있다.
‘나는 영원히 이곳에서 죄를 뉘우쳐야 할 것이다.’
비쇼르는 쓰게 웃음 지었다.
그나마 오늘은 즐거운 날이다.
수백 년 만에 재밌는 인간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크크크큭, 인간아. 족발 너무 맛있다. 마치 요리의 신이 차려준 만찬을 먹는 기분이로구나. 내 아름다운 혀와 족발이 닿을 때마다 마치 미의 여신의 키스를 받는 듯 황홀해.”
“…….”
민혁.
그는 ‘혐오’하는 표정으로 비쇼르를 보다가 한숨을 크게 뱉어냈다.
“휴…….”
그 한숨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느껴진다.
비쇼르는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민혁.
그는 비쇼르의 모든 이야기를 이미 들은 바 있다.
‘혹시 얘를 비숑으로 만든 건 얘 말투 때문에 그런 것도 있는 것 아냐?’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인다.
드디어 공략률 80% 이상을 도전해야 하는 세 번째 관문이 시작되었다.
[어비스] [세 번째 관문에 도전합니다.] [세 번째 관문은 공략률 80% 이상에 도전합니다.]“크크큭, 나약한 인간아. 세 번째 관문은 농사의 신의 식재료들을 부수는 것이다.”
민혁과 비쇼르의 눈앞으로 거대한 장관이 펼쳐진다.
그 장관으로 특이한 농작물들이 펼쳐졌다.
약 2m 높이로 솟아올라 있는 무는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번들거렸다.
그처럼 기다랗게 자라 있는 대파는 기다란 철근처럼 보였다.
그렇게 땅속에 깊인 박힌 채 솟아난 재료들은 무수히도 많았다.
“농사의 신 아르마의 요리 재료에 도전했던 인간들은 많지,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들은 아르마의 요리 재료를 얻는 데 실패했어, 그 이유가 뭔지 아는가? 애초에 자격이 되질 않았기 때문이지. 크크큭…….”
비쇼르.
그가 짙은 조소를 머금었다.
민혁은 80% 이상의 공략률에 도전해선 안 되었다.
‘농사의 신 아르마는 높은 손재주를 가졌기에 저런 희귀한 재료들도 채집 가능했던 인물이지.’
농사의 신 아르마의 손재주 수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안다.
아마 대장장이의 신도 아르마보다는 손재주 스텟이 낮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수확하는 것이 아닌 부수는 것이 네가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부수는 것도 쉽지 않을 터.”
원체 특이한 재료들인지라, 부수는 것도 일반적인 존재들은 불가능하다.
저 재료들을 모두 부수면 세 번째 관문이 끝난다.
그리고, 민혁이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뭐? 재료들을 부수라고? 그게 무슨 세상 나쁜 말이야?”
민혁으로서는 당연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비쇼르는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다른 신들조차 수확하지 못하는 재료들이지, 다섯 개의 재료를 부수면 관문이 끝난다.”
비쇼르.
그는 짙은 조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타이머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허공 위로, 시간이 떠올랐다.
“네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해야 3분. 크크크큭, 하지만 3분 안에 고작해야 하나의……?”
말을 잇던 비쇼르가, 고개를 갸웃했다.
터벅터벅, 대파 앞으로 걸어간 민혁이 쑤욱 손을 얹더니 대파가 뽑혀 나왔기 때문이다.
[농사의 신의 칼과 같은 대파를 획득합니다.] [손재주 2를 획득합니다.]“……?”
비쇼르.
그는 경악하고야 말았다.
마치, 이 모습. ‘엑스칼리버’를 뽑은 자처럼, 대파의 주인 같지 아니한가!?
‘뭐지? 우연인가? 아니, 우연이라고 하기엔…….’
그와 함께, 민혁이 재료들을 하나하나 뽑아대기 시작했다.
“끼이이잉……?”
그리고 계속해서 재료들이 뽑혀나간다.
[농사의 신의 다이아몬드 무를 획득합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농사의 신의 강철같은 연근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2를 획득합니다.]“재료를 부수기보단 수확해야지, 아자!! 이 연근 먹기만 해도 힘 스텟+2가 오르는데, 오……! 이 당근은 먹기만 해도 체력+2가 영구적으로 올라!!!”
하나하나 재료들을 뽑아대는 민혁을 보며 절로, 비쇼르의 꼬리가 움츠러들었다.
그와 함께 마지막 남은 재료를 수확하자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온다.
[어비스] [세 번째 시련인 농사의 신의 시련을 말도 안 되는 경이적인 성과로 성공하셨습니다!] [5대 기본 스텟 +5를 획득합니다!] [공략률 90%를 달성하셨습니다!] [경이적인 공락률에 따른 보상이 지급됩니다.] [1,00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경이적인 공략률에 따라 1,000플래티넘을 추가 획득합니다.] [농사의 신의 ‘자애로운 농부의 힘’ 양피지를 획득합니다.]“으하하하하하!!!”
민혁이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웃음을 지어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비쇼르는 경악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는 누군가를 죽이는 함정 따위나 만들며 즐거움을 느꼈지만, 이 인간은 음식과 재료들로 즐거움을 느껴.’
그 외에도 놀라운 힘을 가진 자다.
‘어째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까?’
그리고 비쇼르는 아차 했다.
자신도 모르게 둥글게 말린 하얀 꼬리를 세차게 흔들고 있었던 것!
그는 서둘러 꼬리를 멈추어 세웠다.
곧바로 민혁은 다음 시련으로 넘어갔다.
[어비스] [네 번째 관문에 도전합니다.]“크크큭, 네 번째 관문은 동물의 신 에데오의 맹수들을 뚫고 문 앞에 당도하는 것이다.”
민혁은 정말 놀라운 자였다.
벌써 네 번째 관문이었으니.
그리고 민혁의 앞으로 수백 마리가 넘는 에데오의 맹수들이 나타났다.
민혁의 에데오의 맹수들은 뱀의 신 엘리자베스와 전투하며 보았기에 그들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맹수들을 먹일 요리를 시작한다.
“인간을 홀릴 수 있을지언정, 맹수들을 홀리려 하다니?”
비쇼르는 민혁을 놀리듯 말하면서도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요리를 시작한 그는, 너무도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요리를 할 때마다 굵은 팔뚝에 핏줄이 솟아오르고 땀이 흘러내린다.
하나.
그의 입가엔 즐거움의 미소가 만연했다.
‘나 또한 저런 인간이었다면…….’
자신은 정말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죽이기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서 함정을 만들었다면 나의 동상이 어디쯤엔가는 세워지지 않았을까?
문득 과거의 생각에 비쇼르가 눈물 흘렸다.
‘나와 전혀 다른 길을 걷는구나. 그래서 강한 것일까?’
그의 눈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 지독한 곳에서 제발 벗어나고 싶었다.
나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있다면, 신들이 내게 마지막 기회를 준다면 나는 이제 새로운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기에, 오랜만에 만난 인간이 너무 ‘멋진’ 자이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기에 비쇼르는 울었다.
그리고 민혁.
그는 맹수들의 틈으로 자신이 만든 요리들을 집어 던졌다.
“크르르르르.”
“크르르르르르륵!”
맹수들이 그 냄새에 취해 달려가 고기를 뜯는다.
고기들을 던져대며 걸어가는 민혁.
그의 목소리가 울고 있는 비쇼르에게 들려온다.
“비숑. 네 이야기는 아까 잘 들었어.”
그의 목소리에 비쇼르는 민혁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맹수들의 틈을 헤치고 걸어가는 그의 모습은 너무도 멋졌다.
눈물 흘리는 그의 입이 살짝 벌어진다.
“이젠 남을 죽이는 함정이 아닌, 남을 지키는, 나의 사람들을 지키는 함정 설치사가 되고 싶다고 그랬지?”
“…….”
비쇼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째서 그걸 묻는가?
그리고 민혁이 말한다.
“내가 어째서 세 개의 관문 공략률 80% 이상을 도전했을까?”
비쇼르.
그는 당연히 알지 못한다.
어째서 그는 무모하게 그를 도전하였을까?
어느덧, 민혁이 문 앞에 도달해 간다.
그리고 한걸음 한 걸음을 떼며 민혁이 말한다.
“비숑.”
그 목소리엔 따뜻함이 담겨 있다.
“세 개의 관문 공략률 80% 이상 달성에 따른 소원을 신들에게 빌겠다.”
민혁의 걸음이, 문 앞에 완전히 당도해간다.
그가 문 앞에 도달했을 때, 몸을 돌려 비쇼르를 보며 멋들어진 미소를 그린다.
“내 소원은 죗값을 뉘우친 비쇼르가, 이곳 어비스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 순간.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빛이 비쇼르에게 내리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비쇼르에게 알림이 들려온다.
[어비스의 신들이 세 개의 관문을 80% 이상의 공략률로 달성한 민혁의 소원을 이행합니다!] [당신은 이제 어비스를 벗어나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입니다.]그리고 민혁.
그가 말한다.
“비쇼르.”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본다.
그의 눈에서 더욱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천천히 주저앉는다.
“나와 함께 가겠어?”
그리고 비쇼르, 그가 한참이나 그를 바라보다 대답한다.
“너를 위해, 너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비쇼르.
그가 하얀 이를 드러내 웃는다. 여전히 그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함정을 만들겠다.”
[비쇼르가 당신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합니다!]최고의 함정 제작자를 얻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