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62
밥만 먹고 레벨업 663화
영원히 잠든 오블렌, 나아가 한우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는 제천대성을 만나기 위해 민혁은 그가 왕으로 있는 라마히트 왕국에 막 도착했다.
그 순간 알림이 울렸다.
[라마히트 왕국은 잊혀진 영웅들의 땅. 에데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왕국입니다.] [에데아 대륙 사람들에게 새로운 문물의 놀라움과 당신의 진가를 보여준다면 특별 보상을 획득하게 됩니다.]‘새로운 문물과 진가라…….’
민혁은 왕국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천천히 생각해 봤다.
제천대성은 잊혀진 영웅들의 땅.
즉, 에데아에서 가장 위대하다고 칭송받는 왕이었다.
그러한 제천대성을 만날 것을 자신이 청한다고 해서 가능한가?
‘불가능하지, 아니, 쫓겨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제천대성을 만날 수 있는 방법.
민혁은 깊게 고민했다.
그러다.
“왕비께서 오히려 더 위독해지셨다고 하는군.”
“전하께서 많이 슬퍼하시겠군. 가여운 자에게 흘린 신의 눈물을 이용해 포션을 만들었던 연금술사는 어떻게 된 거지?”
“그 자리에서 단번에 목이 베어졌다고 하더군. 전하의 성격 알잖나.”
“전하도 참 딱하시군. 아리 왕비님이 돌아가시기 전, 그녀에게 아름다운 세상 한 번을 보여주고 싶으셨을 뿐인데.”
민혁은 들려오는 이야기에 주목했다.
제천대성은 죽기 전의 맹인 아내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 일이 쉽지 않아, 여러 차례 실패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얼마 전 마신 포션에 의해선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고 한다.
‘이거 잘만 하면…….’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또 다른 사실 한 가지도 알아낼 수 있었다.
바로 가여운 자에게 흘린 신의 눈물 몇 방울을 제천대성이 모아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바로 며칠 전.
연금술에 사용했던 가여운 자에게 흘린 신의 눈물이 마지막이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든 제천대성이 날 찾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뭘 해야 할까?
민혁은 심각하게 고민했다.
‘어디서 음식 냄새가…….’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다 그는 무언가에 홀린 듯 멈춰섰다.
그리고.
“…….”
어떠한 가게 앞에 서서 냄새를 맡게 되었다.
킁- 킁킁-
* * *
‘뭐지, 이 미친놈은?’
라마히트 왕국의 수도.
그곳에서 레스는 망해가기 일보 직전의 가게를 전 재산을 털어 매입하여 음식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픈한 지 3개월. 매번 손님의 발길은 뜸했다.
그의 가게는 다른 세상의 음식을 일부 모방했다.
그가 듣기로 다른 세상에는 밥을 지어 갖은 재료를 넣고 만들어낸 ‘주먹밥’이란 요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그를 모방하여, 밥을 지어 그 안에 생선 다진 거를 넣어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 엄청난 조합에 왜 장사가 안 돼지?’
라마히트 왕국은 해산물을 즐긴다.
그랬기에 생선 다진 것과 조갯살을 넣어 주먹밥을 만드는데 왜 장사가 안되는가?
심지어 새로운 세상의 음식인데!
가뜩이나 장사도 안되어 죽겠는데, 웬 정체 모를 사내가 가게 앞에 와서 코를 벌렁거리며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게 뭔 냄새지, 도대체.”
그가 미간을 찌푸렸다.
음식 만드는 냄새만 나면 저절로 걸음 하는 민혁은 가게 앞에서 얼굴을 찌푸렸다.
가게 이름은 ‘이세계 주먹밥’이다.
즉, 민혁이 있는 대륙의 주먹밥을 뜻하는 것 같은데, 가게에서 악취가 진동했다.
일단 그는 하나를 주문했다.
“주먹밥 하나만 주세요.”
“네에.”
민혁은 주먹밥을 만들기 시작하는 레스의 과정을 꼼꼼히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경악했다.
‘뭐야, 밥이 너무 질잖아? 거의 죽인데!? 저런 밥으로 주먹밥을 한다고!?’
평범한 밥도 아닌 엄청나게 질척이는 밥이다.
쌀알의 모습이 온전치 않고 으깨지는 듯한 모양새의 밥!
본래 주먹밥을 할 때는 밥을 좀 더 꼬들꼬들하게 해야 맛난 법이다.
레스가 볼에 그 질척이는 밥을 담고 재료들을 넣기 시작했다.
구워진 생선의 살을 발라내어 집어넣고 거기에 익히지 않은 조갯살을 넣는다.
“…….”
민혁은 말문을 잃었다.
물론, 현실에서도 나라마다 같은 재료여도 먹는 방법은 모두가 다른 편이다.
그러나. 레스가 하는 주먹밥은 흉내 내기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민혁의 앞으로 나왔다.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가시가 이 주먹밥의 묘미입니다.”
주먹밥의 군데군데에 날카롭게 서 있는 가시들이 보인다.
아니, 이 땅의 사람들은 목구멍이 철로 이루어져 있기라도 하단 말인가?
그러나 민혁은 싫은 티를 내진 않았다.
이 요리사는 단지, 제대로 된 조리법을 모르는 것뿐이다.
민혁은 주변을 둘러봤다.
다른 요리들도 비슷하다.
‘요리하는 재주가 없는 사람들만 있는 곳인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민혁은 잠시 고민했다.
바로 앞에서 독설을 할까 말까?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요리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독설을 하여 더 나은 길로 인도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 주먹밥은 제가 살면서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정도로?”
레스.
그는 묘한 기대감을 가졌다.
그리고 민혁.
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최악입니다.”
“……예?”
요리사에게 그가 만든 요리가 최악이라는 말만큼 충격적인 것은 없다.
당연히 레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린 처음 들어보는군!”
“정말 처음 들어봅니까?”
“…….”
그 말에 레스가 입을 다물었다.
사실 면전에 대고 그런 말을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장사가 되지 않은 점과 먹을 때마다 얼굴을 찌푸리는 손님들을 보면 이해가 된다.
“당신이 뭔데, 그딴 소리를…….”
“다른 세상의 요리사입니다.”
“……!”
그 말을 들은 레스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그 이유.
‘에, 에데아에 손재주에 능한 자가 들어왔다고!?’
에데아에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오는 건 아주 간혹 있는 일이다.
하나, 그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강하다는 것’이다.
그 외에 손재주가 능통한 자들은 없다.
왜냐?
이곳에 오기 위해선 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레스는 놀란 것이다.
또한, 다른 세상의 요리사라면 자신이 얼핏 듣기만 했던 주먹밥의 진짜 레시피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그래서 주먹밥이란 걸 원래 어떻게 하는 겁니까?”
“생선이나 생조갯살 같은 걸 넣으면 주먹밥은 비려지고 질척해지죠. 그러니까…… 음…….”
이야기를 하던 민혁이 곧 들리는 알림을 들었다.
[레스가 새로운 세상의 사람인 당신에게 흥미를 보이고 있습니다.]그러고 보면 민혁은 이들에게 새로운 문물을 전파할 시 특혜를 받는다고 들었다.
‘또 어쩌면…….’
이걸 이용해 제천대성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판단했다.
“제가 한 번 만들어드리죠.”
주먹밥.
정말 간단하게 만들 수도, 맛있는 제육볶음이나 혹은 햄, 채소 등을 다져 넣어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레스에게 만들어주려는 주먹밥은 조금 달랐다.
‘무뼈 닭발 세트는 어떨까?’
매콤하고 쫄깃한 무뼈 닭발과 작게 돌돌 만 주먹밥은 최고의 맛을 낸다.
민혁.
그가 요리를 시작한다.
무뼈 닭발에 매운 양념을 골고루 묻히기 시작했다.
“주먹밥 해주신다고 하지 않았나요? 근데 왜 무뼈 닭발을……? 아! 혹시 당신 세상에선, 주먹밥에 닭발을 넣습니까!?”
“아뇨. 전혀요.”
“응? 근데 왜…….”
“제가 닭발이 먹고 싶어서요.”
“……?”
간단명료한 대답에 레스는 말문을 잃었다.
민혁이 숯불을 피우고 그 위로 숯 향이 잘 날 수 있게 닭발을 구워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짭조름하고 부드러운 달걀찜도 준비해 준다.
그리고 이제, 주먹밥을 준비한다.
“주먹밥은 크게 만들 수도, 작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건 본인 선택이죠. 그리고 이번에 만들 주먹밥은 아주 작습니다.”
민혁은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진 밥 위로 참기름을 한 바퀴 휘리릭, 돌리고 그 후에 김 가루와 깨, 얇게 다져진 단무지와 참치 캔의 참치를 조금 넣었다.
그다음 비닐장갑을 끼고 한 손안에 넣고 조물거리다가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주먹밥을 만들어냈다.
“하나 먹어봐도…….”
찰싹-!
“경건하게 임하세요. 모든 음식이 준비되면 드시는 겁니다.”
“…….”
죽일 듯한 눈빛에 레스의 얼굴이 당혹스러움으로 물들었다.
‘아니, 다른 세상 사람들은 다 이런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면서 어느덧 무뼈 닭발 세트가 완성되었다.
곧바로 민혁은 ‘함께 먹는 즐거움’스킬을 발동시켰다.
“와…….”
레스.
그가 진심으로 감탄했다.
똑같은 음식이 민혁의 앞으로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민혁이 손을 싹싹 비볐다.
이제 그에게 레스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부드러워 보이는 계란찜에서는 수증기가 피어올랐고 매콤해 보이는 무뼈 닭발은 당장에라도 입에 넣고 싶었다.
먼저 무뼈 닭발 하나를 집어 올린다.
일부로 조금 덜 맵게 만들었다.
탱글탱글 거리는 그 무뼈 닭발을 입에 넣어본다.
오물오물 씹는 식감이 좋다.
씹을 때마다 맛있는 매운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흐뭇한 미소를 지어주다가 이번엔 상추를 한 장 집어 든다.
무뼈 닭발 석 점을 얹고 그 위로 마늘을 쌈장에 푹 찍어 올린다.
그다음 입에 넣으면?
“와…….”
감탄이 흘러나온다.
그렇게 먹어주다가 입안이 ‘허어~’ 하고 맵다.
그러면?
수저를 움직여 아름다운 빛깔을 띠는 노란색 계란찜을 푹 찌른다.
부드럽게 수저 위에 얹어지는 그 계란찜을 입에 넣자 입안 가득 퍼진다.
부드러운 풍미와 짭조름함이 만나 환상의 맛을 자아낸다.
그렇게 먹어주다가 이번엔 무뼈 닭발을 들어 올려 마요네즈에 찍어본다.
하얀 마요네즈가 가득 발린 무뼈 닭발을 입에 넣자 고소하고 느끼한 맛이 무뼈 닭발의 매운맛을 보완해준다.
그러다가 이번엔 주먹밥을 입에 넣어본다.
김의 짭조름함이 입안에 맴돈다.
하나를 넣으니 부족해, 또 하나를 입에 넣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렇게 또 무뼈 닭발을 먹어준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입이 매워진다.
그때 시원한 쥴피스 음료수를 집어 든다.
벌컥벌컥-
시원하고 달콤한 쥴피스 복숭아 맛이 입안을 시원하게 씻겨 내려가 준다.
쥴피스 음료를 마지막으로 다 먹어치운 민혁이 ‘후하!’ 하는 즐거움의 숨을 뱉어낸다.
그제야 레스가 생각나 그를 바라보는데.
“……?”
민혁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레스가 눈물 콧물을 다 흘리며 무뼈 닭발과 계란찜, 주먹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흑, 어떻게 이런 맛이…….”
민혁으로서는 당혹스럽다.
심지어 레스는.
‘신이라도 되는 건가? 어찌 이런 맛을 내는가!!!?’
감격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리고 민혁을 바라보는 레스의 눈빛.
한없이 맑고 초롱초롱하다.
그 눈빛에 존경심마저 있다.
“당신은 신이라도 됩니까? 어찌 이런 음식을…….”
그에 민혁은 기발한 생각이 났다.
그는 NPC나 유저들에게 신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인자하게 웃습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신이 말합니다.]“어리석었던 자야.”
“……!”
신.
신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울리고 자신의 앞에 앉은 자가 말한다.
“이제야 깨달았느냐? 내 너의 가여운 미각을 구원하기 위해 이곳에 왔노라.”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신이 당신께 찬사를 내리고 있습니다.]“아……! 아아……!”
나는 가여웠던 영혼이요! 그에 신께서 구원하시기 위해 직접 걸음 하셨노니!
“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민혁. 나는 민혁교의 민혁이다!!!”
응?
교의 이름이 조금 이상한데?
하지만 레스.
그에겐 중요치 않았다.
“신이시여, 아아아아아아!! 신이시여, 민혁 신이시여!!!”
민혁.
그가 그에 마치 신과 같이 양팔을 벌리고 그를 내려다본다.
“나를 믿느냐!?”
“믿나이다!!”
“더 크게. 나를 믿느냐!!!?”
“믿나이다아아아아아아아!!!”
“오늘 나로 인해 구원받았음을 명심하라!!!”
“크흐흐흐흐흑! 민혁교 만쉐에에에에에에에에!!!”
[민혁교의 첫 번째 신도를 얻으셨습니다!] [그가 민혁교에 가지는 신앙심은 지금 하늘을 찌를 듯 높습니다!]첫 번째 신도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