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73
밥만 먹고 레벨업 674화
교황의 벽.
제천대성의 말에 따르면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는 본인조차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단지, 교황의 벽이 아테네교의 초대교황 크로나드의 무덤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크로나드의 무덤은 제천대성이 이 땅에 오기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고도 들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교황의 벽을 넘어선 자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민혁은 교황의 벽을 넘어섰다.
[교황의 벽을 넘으셨습니다!] [교황의 벽을 넘은 최초의 유저십니다!] [교황의 벽을 넘은 자는 이 땅의 주인에게 허락받을 때까지 이곳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단, 강제 로그아웃 당할 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귓속말과 길드채팅창이 제한됩니다!] [명성 500을 획득합니다.] [모든 스텟 +5를 획득합니다.]교황의 벽 너머의 세상은 마치, 교황의 벽에 둘러싸여 있는 새로운 세상에 와있는 것만 같았다.
에데아와는 전혀 다른 또 다른 세상.
한우의 등 뒤에 올라타 교황의 벽을 넘어섰던 민혁은 그제야 긴장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
그가 몇 날 며칠을 벽만 두들기게 하였을 정도로 교황의 벽은 두껍고 단단했다.
그리고.
꿀꺽-
민혁은 허기짐을 느끼고 침을 삼켰다.
사실, 우마왕. 즉, 한우가 주었던 선물세트를 먹지 못한 민혁이었다.
‘녀석이 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선물을 먹을 순 없었지.’
그러나, 한우는 돌아왔고 앞으로는 영원히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꼴깍-
민혁의 침이 또 한 번 넘어갔다. 한우는 현재 많이 피로해 보이는 상태였고 때문에 소환의 방으로 돌려보냈다.
민혁이 황금 천을 스르르 풀어냈다.
그러자 먹기 좋게 잘려 있는 다양한 부위의 소고기 선물세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민혁이 곧바로 확인해 봤다.
(에덴 왕국의 은인에게 건넨 소고기 선물세트)
재료등급: 전설.
특수능력:
•힘+3% 상승.
•체력+3% 상승.
•평범한 타격공격력 5% 상승.
•에덴 왕국 백성들과의 호감도 상승.
설명: 오랜 시간 동안 에덴 왕국에 내려져 오던 소고기 선물세트이다. 이 소고기 선물세트는 평범한 선물세트와는 다르다. 오로지 우마왕이 인정한 은인만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에덴 왕국 최고 등급의 소고기들만을 담았기에 입에서 살살 녹을 것이며 방금 도축한 것처럼 신선하기도 하다.
“…….”
민혁.
그는 작게 감탄했다. 그가 감탄하는 이유는 특수능력 때문만이 아니었다.
바로 설명에 부가적으로 적혀 있는 에덴 왕국에서의 최상급의 소고기만을 담았다는 설명 때문이었다.
아름답게 붉은빛을 띠는 소고기는 톡하고 건드리면 살아 움직일 것만 같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꿈틀-
설명처럼 정말 방금 막 도축한 것처럼 우둔살과 같은 부위들이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민혁은 먼저 도톰한 우둔살을 얇게 썰어 접시 위로 펼쳐놨다.
우둔살은 주로 육회나 육사시미에 쓰이는 부위이다.
그다음에는 아름답게 꽃을 피운 꽃등심과 살치살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다.
에데아에 온 후로 민혁은 많은 고생을 해왔다.
돈의 신 헨리를 만난 것부터 왕비 아리를 위한 요리, 거기에 더해 한우를 구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들기까지 했다.
“고생했어.”
고된 노동 후에 먹는 밥은 언제나 맛있는 법이다.
띠리리리리릭-
불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불판을 바라보다 새하얀 접시 위에 꽃처럼 펼쳐놓은 육사시미에 젓가락을 가져가 두 점을 집는다.
그다음 육사시미 양념장에 푹 찍어 입에 넣어본다.
우물-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간다. 방금 도축한 것처럼 신선한 우둔살이 입안에서 고소하게 맴돈다.
어느덧 불판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붉게 달아오른 불판 위로 아름다운 빛깔을 띠는 살치살.
딱 한 점을 올려본다.
치이이이이이이익-
황홀한 소리가 피어오른다.
이것은 소고기가 주는 폭력이요, 먹어달라는 아우성이다.
그리고 딱 10초.
정확히 10초 후에 소고기를 뒤집어준다.
그다음 다시 8초가 흘렀을 때 그 살치살을 그 어떠한 것에도 찍지 않고 그대로 입에 넣어본다.
씹는 순간 입안으로 맛있는 육즙이 퍼져 나간다.
입가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고기가 너무도 부드러워 입안에서 녹아 없어진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그다음엔 살치살 네 개를 올린다.
치이이이이이익-
아름답게 피어나는 연기를 본다.
이번엔 접시에 명이나물 한 장을 깔고 그 위에 소고기를 얹는다.
그다음 소고기 위로 와사비를 조금 얹어준다.
명이나물의 달달함과 감칠맛이 그 맛을 더해주고 코끝을 찌르는 와사비의 매운맛이 느끼함을 덜어준다.
이번에는 고기 위에 파절임을 올려 입에 넣는다.
우물우물-
“크흐!”
감탄사를 흘려주다가 붉은 꽃처럼 아름답게 마블링이 활짝 핀 꽃등심을 얹어준다.
앞뒤로 잘 익었을 때 먹기 좋게 잘 잘라준다.
이번에는 잘 익은 꽃등심을 상추 위에 올려본다.
그 위로 쌈장을 푹 바른 마늘을 얹고 파절임도 얹어준다.
그 상태에서 예쁘게 쌈을 싸 입안에 넣어본다.
먼저 아삭한 상추의 식감이 느껴지고 그 뒤로 다채로운 재료들이 입안에서 함께 뛰논다.
그렇게 구워진 소고기가 조금 남아 있는 상태에서 항상 인벤토리 속 안에 준비되어 있는 물냉면을 꺼낸다.
척 보기에도 시원해 보이는 살얼음이 물냉면의 주변에 떠 있다.
한 수저, 냉면을 떠서 입안에 넣어보고 식초와 겨자를 적당량, 휘리릭 한 바퀴 돌려준다.
그다음 가위를 이용해 십자가 모양으로 잘라준 후 휘휘 풀어준다.
그다음엔 그릇째로 들어 올려 그 시원한 육수를 마셔본다.
입안으로 새콤하고 상큼한 육수가 한가득 들어온다.
“으, 머리 띵.”
머리가 띵해질 정도의 차가움을 느끼며 면을 한가득 퍼서 입안에 넣어본다.
“후루루루루루룹!”
차가운 면발과 냉면의 상큼, 시큼한 맛이 입안에 남아 있던 기름기를 싸악 씻겨 내려준다.
그다음엔 남아 있는 소고기 한 점을 냉면 위에 얹는다.
그 상태에서.
“후루루루루룹!”
부드럽게 씹히는 꽃등심과 쫄깃한 냉면 면발이 만나 환상의 맛을 자아낸다.
어느덧, 뚝딱 하고 모두 비워낸 민혁에게 알림이 울린다.
[에덴 왕국의 은인에게 건넨 소고기 선물세트를 드셨습니다.] [힘+3%, 체력+3%가 상승합니다.] [평범한 타격 공격력 5%가 상승합니다.] [에덴 왕국 백성들과의 호감도가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민혁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배를 어루만졌다.
‘식사는 이제 끝났으니…….’
슬슬 다시 교황의 벽 안의 세상으로 진입해 볼 때였다.
그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특별유저관리팀.
박민규 팀장이 회의에 참석하여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이민화 사원.
‘그 와중에 소고기는 진짜 맛있게 먹네…….’
오늘 회식, 소고기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녀는 애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때마침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 회의를 진행한 박민규 팀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티, 팀장님. 큰일 났습니다!”
“큰일? 무슨 큰일? 그보다 웬 침이…….”
“츄르르르릅!”
박민규 팀장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이민화 사원의 입가에서 흐르는 침을 보며 말했다.
서둘러 침을 닦아낸 이민화 사원이 말했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민혁 유저가 교황의 무덤에 들어갔어요.”
“교황의 무덤?”
박민규 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교황의 무덤은 교황의 벽이 막고 있다.
이 교황의 벽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아무도 출입하지 않은 미지의 땅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죽지 않는 불사의 삶을 살아가는 신도들과 사제들이 있다.
“교황 크로나드와 민혁이 만난다?”
아테네는 범접할 수 없는 존재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운영진들은 ‘아테네의 8기둥’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그 대표적인 자가 누구일까?
바로 아테네다.
두 번째는 대악마 베로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셋째로는 악신 오블렌.
그리고 그중 또 다른 자.
바로 ‘교황 크로나드’였다.
교황 크로나드.
어찌 보면 고작 한 교를 섬기던 교황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위의 존재들은 한 세상을 다스리거나 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자들.
반대로 교황은 실제 그와는 다를지도 모른다.
그런데 교황 크로나드가 어째서 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가?
심각한 표정의 박민규 팀장에게 이민화가 묻는다.
“어째서인지 예전부터 이해되지 않았어요.”
그 질문에 박민규 팀장.
그가 컴퓨터를 띄웠다.
특별유저관리팀 컴퓨터로는 여러 가지를 검색할 수 있는바.
그가 아테네의 중요 스토리를 관장하는 정보 중 하나를 클릭하였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고서에서 발견된 부록이었다.
[사람들은 교황 크로나드를, 아테네를 섬기던 교황이라 믿곤 했다.] [실제로 그는 아테네교의 교황은 맞았다.] [그러나 그는 왜곡된 진실이다. 교황 크로나드는…….] [모든 교의 교황이었다.]“……!?”
이민화 사원.
그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아테네조차도 고작, 아테네교를 다스리는 신에 불과하다.
그런데 모든 교황들의 왕이었음을 말한다.
“이게 도대체…….”
이민화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떻게 일개 교황이, 모든 교의 교황들을 다스릴 수 있었는가?
“그건 나도 정확히는 모르지.”
어떠한 이유에서, 그가 그리 불렸는지는 박민규 팀장도 현재로써는 열람할 수 없는 ‘스토리’였다.
이민화 사원.
그녀가 떨리는 숨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그녀가 교황의 벽 너머 세상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
“저곳엔 교황 크로나드가 세우려 했던 신전 에반게르가 있지 않나요?”
에반게르.
세계에는 수십만 개가 넘는 신전이 존재한다.
물론 아테네교의 신전의 숫자가 가장 많고 웅장하다.
그러나 신화 속이나 등장하던 신전 에반게르.
“만약 민혁 유저가 뜻하지 않게 에반게르를 얻을 기회를 갖는다면…….”
박민규 팀장.
그가 삐뚤어진 안경을 맞추며 답했다.
“가장 낮은 신이, 가장 위대한 신전의 주인이 된다.”
* * *
교황의 벽의 세상으로 걸어 들어가던 민혁.
그는 모든 것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때.
먼 곳에서 농사를 짓는 농사꾼들이 보인다.
그제야, 민혁은 깨달았다.
이곳도 결국에 사람 사는 곳이로구나!
또 농사꾼들 주변으로 낡은 창과 허름한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지나간다.
‘그냥 하나의 왕국? 으로 생각하면 되려나?’
민혁은 이곳의 정보를 얻기 위해선 농사꾼들과 대화해야 한다 생각했다.
그들이 직접 키운 농작물로 맛있는 것을 만들어주어, 자신도 먹고 그들도 먹어 호감을 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다가가던 때 한 아낙네의 앞에 당도했다.
아낙네는 방금 전까지 오이를 따고 계셨다.
그런데.
[베르만교의 교황이었던 아이렌을 만나셨습니다!] [교황 아이렌 Lv 528.]“……?”
그리고 아낙네의 주변에 있던 낡은 밀짚모자를 쓴 사내, 그 외에 남자들에게서.
[카르교의 초대교황이었던 케이닌을 만나셨습니다!] [교황 케이닌 Lv 513.] [벤져스교의 교황이었던 안자루를 만나셨…….] [Lv 501…….] [케나스교의 성녀였던…….] [Lv 531…….]“???”
민혁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는.
길을 걷던 병사들이 이방인인 민혁의 출현에, 그를 바라보며 다가온다.
낡은 창을 들고 있는 병사를 보자.
[파브른교의 최고위 성기사였던 게이르를 만나셨…….] [Lv 589…….] [에케로교의 최고위 성기사였던…….] [Lv 603…….]“???”
그리고 그 순간.
주변에 있던 수백 명의 농사꾼들이 일제히 행동을 멈추고 민혁을 돌아본다.
[알쏭달쏭 조미료통에서 흘러나온 악한 기운을 높은 신성력을 보유한 자들이 감지합니다!!!] [그들이 당신을 적대하게 될 것입니다!]“…….”
민혁.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수백 명의 고위 성기사, 혹은 교황들을 보며 생각했다.
‘X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