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0
밥만 먹고 레벨업 80화
그 이유는 하나였다.
대장장이 기술의 경우 농사, 붕대 감기와 다르게 실패확률의 리스크가 크다는 거다.
비록 표기되지는 않았지만.
대장장이 기술을 어제 배웠다면 말 그대로 초짜 중의 초짜였다.
요리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똑바로 된 레시피도 없이 밥을 지으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처럼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거다.
실패하면? 그 확률에 따라 다르지만 내구도가 대폭 하락하고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부서질 수도 있다.
“아, 으응? 아, 괘, 괜찮네!”
“괜찮다니요. 어찌 그런 곡괭이로 광물을 캔다고 하십니까!”
“…….”
레톤은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도와주고 싶다, 격렬하게 도와주고 싶다!’라는 눈빛을 짓는 그를 보며 망설였다.
그러다가 아차 했다.
‘아참, 안 그래도 내구도가 다 돼서 버리려고 하던 게 있었지.’
그는 그 곡괭이를 민혁에게 건넸다.
“이거나 좀 수리해 주게!”
“알겠습니다.”
루완은 그 모습을 보며 쯧 혀를 찼다.
‘와장창 깨지겠군.’
곡괭이의 쇠 부분이 깨질 것이다.
초급 대장장이들한테 아티팩트를 맡기는 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
루완의 주위로 대장장이 친구들이 많기에 알았다.
민혁은 엘레의 식칼을 해머 모양으로 변형시켰다.
그다음 인근에 초보 대장장이들이 쓰라고 놓은 듯한 모루 위로 올렸다.
“수리!”
그러자 그의 눈으로 어디를 두들겨야 할지 보였다.
손재주 스텟의 위엄!
더군다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재주 스텟이 1,000이 되고 민혁은 달라진 것 하나를 추가로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알림으로 들리진 않았었다.
본래 붕대 감기를 할 때, 민혁에게 표시는 하얀색으로 나타났다.
한데, 이젠 하얀색과 그 하얀색의 틈에 붉은색 부분이 보였다.
즉, 이 붉은 색 부분은 더 세심하게 붕대로 감으라는 것과 같았고, 대장장이 기술로는 더 신중히 두들기라는 것이었다.
탱!
탱!
탱!
민혁의 해머가 열심히 움직였다.
빛의 색을 따라 두들긴다.
그리고 그의 솜씨는 오랫동안 대장장이를 해온 이처럼 노련했다.
‘어, 어제 배운 것 맞아……!?’
사실상 루완도 가끔 여기에서 모루 위에 뭔가를 놓고 두들겼다.
대장장이는 자신의 기초적인 실력도 꽤 중요했기 때문!
한데, 저런 자세, 저런 노련함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서 다 깨져가던 곡괭이가 번들거렸다.
[곡괭이를 최고로 잘 수리하셨습니다.] [내구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잘 녹슬지 않게 됩니다.] [채굴 효과가 상승합니다.]“……!?”
그리고 민혁은 자신조차도 다소 놀란 표정으로 곡괭이를 바라봤다.
경악한 표정의 루완이 중얼거렸다.
“서, 설마 ‘최고로’가 뜬 겁니까?”
“네!”
“……이럴 수가. 초보 대장장이는 수 천 번은 해야 한 번 뜬다는 그게 이렇게 쉽게 뜨다니.”
“예?”
민혁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에 루완은 설명했다.
“대장장이의 ‘최고로’는 레벨이 높은 대장장일수록 확률이 상승하지만,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가끔 자신이 잘하는 분야도 더 잘 될 때가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최고가 나오면 특혜를 받죠.”
“아.”
그 특혜.
붕대 감기에 있는 특혜처럼 대장장이 기술에도 특혜가 있는 것!
한데, 이 대장장이 기술의 특혜는 영구적이라는 게 좋은 것 같았다.
레톤은 거의 망가져 가던 곡괭이가 번들거리자 감탄했다.
“원하신다면 곡괭이를 갈아드릴 수도 있습니다.”
“오오, 그래 주겠나?”
“넵!”
그리고 민혁의 초급 대장장이 기술이 5를 넘어섰을 때 생긴 특수능력!
바로 날 다듬기와 방어구 다듬기!
민혁은 날 다듬기를 사용했다.
[곡괭이의 날을 최고로 잘 다듬었습니다.] [내구도가 상승합니다.] [채굴 효과가 상승합니다.]역시 또 최고로 잘 갈았다!
민혁은 흐흐하고 웃었다.
‘이로써 초콜릿 나무에 관해서 물어보면 더 잘 가르쳐주실지도 몰라!’
이어 레톤이 곡괭이를 확인해봤다.
(잘 다듬어진 곡괭이.)
등급: 노멀
제한: 없음
내구도: 368/800
공격력: 76
채굴력: 152+42
“오……!”
레톤은 본래 내구도가 6/800였던 게 대폭 늘어난 걸 볼 수 있었다.
거기에 채굴력에 +42가 붙었다.
즉, 민혁에 의해 붙은 효과!
레톤은 척 보기에도 직감했다.
‘우리 채굴팀에 이런 인재가 들어오다니!’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루완.
그는 알아챌 수 있었다.
‘어떻게 두 번 연속으로 최고가 뜨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레톤이 아는 대장장이 중에 국내 대장장이 중 열 손가락에 꼽히는 자도 있었다.
그에게 듣기로 ‘최고’라는 것은 정말 그날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 * *
박 팀장이 중얼거렸다.
“민혁 유저의 레벨이 낮고 손재주 스텟이 너무 높기 때문이지…….”
그 말에 이민화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도 잘 알지?”
“물론입니다.”
이민화는 모니터를 보면서 브리핑했다.
“손재주 스텟. 사실상 무척이나 올리기 어려운 스텟이죠. 막노동으로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니까요. 또한, 레벨이 높아질수록 손재주 스텟 습득률은 더 낮아지는 편입니다.”
“그렇지.”
박 팀장이 끄덕이자 이민화는 계속 브리핑했다.
“그리고 평균적인 100레벨 비전투 직업 유저의 경우 손재주가 약 200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조금 더 특별한 이들, 즉, 손재주 스텟이 100레벨에 200보다 월등히 높으면 계속된 특전이 주어지는 겁니다. 그리고 레벨 100이 되기 전의 1,000. 이는 단순히 손재주 스킬의 힘이 2배가 되는 게 아니죠. 매번 하는 손재주 스킬이 가장 강력하고 최고의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민혁 유저는 앞으로 그게 계속될 거고 손재주는 계속 오르겠지.”
“……예.”
그렇게 되면?
계속 손재주 스킬들은 예측 불가할 정도의 방향으로 변하며 힘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레벨을 올려서 습득률이 낮아지는 걸 바라는 수밖에 없나?”
“그렇겠죠.”
그리고 이어서 박 팀장은 또 다른 모니터를 확인했다.
그 모니터에선 또 다른 신클래스 헤파스의 후예인 혜민아빠가 있었다.
* * *
혜민아빠는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목에 걸려 있는 수건으로 닦아냈다.
‘혜민이가 병원 밥을 그렇게 맛있게 먹다니…….’
그는 빙그레 웃었다.
가상현실에서 음식을 먹게 된 혜민이는 현실로 돌아오자마자 병원 밥을 야무지게 먹었다.
한번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자 식욕이 미칠 듯이 폭발한 것이다.
아비로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혜민아빠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완성되어가는 프라이팬을 보며 중얼거렸다.
“근데 왜 하필 프라이팬이야! 왜!”
그러다가 그는 넋을 놓고 허공을 보며 중얼거렸다.
“팅…… 팅팅 팅. 탱…… 탱탱 탱. 팅팅 탱탱 프라이팬 놀이…… 태민 둘. 태민, 태민.”
멍한 표정을 짓는 그.
현재 프라이팬에는 그리폰의 영혼 또한 담았다.
지금 추세로만 보아도 드래곤 소드와 비벼볼 만한 옵션과 힘을 가진 프라이팬!
한데, 아직 부족했다.
헤파스의 후예인 그는 완벽주의자였으며 그의 스킬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미완성된 프라이팬만 본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경악할 것이다.
그리폰의 영혼은 그 정도로 뛰어난 아티팩트 재료였고 그 재료를 헤파스의 후예인 그가 만지지 않았는가.
또 희한하게도 유독 프라이팬은 더 잘 만들어졌다.
하지만 몇 퍼센트 부족한 느낌!
지금 내놔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아티팩트가 되겠지만 뭔가 재료 하나가 빠진 느낌이었다.
그러다 그는 알 수 있었다.
‘프라이팬은 요리하는 녀석이다.’
지금 민혁을 위해 제육볶음이 잘 졸아지는 기능(?)을 넣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화속성 광물인 불광석이 다수 들어갔다.
“단순히 불만 아니라, 다양한 속성이 들어갈 수 있는 재료…… 그런 게 있으면 좋겠지.”
그 중얼거림 끝에 그는 알 수 있었다.
예전에, 아주 예전에 한 번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모든 속성을 품은 뛰어난 아티팩트 재료가 있다고.
“그 재료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 * *
“오오오오! 자네, 정말 대단하구먼! 내 곡괭이도 고쳐주시게!”
“내 낡아빠진 작업 부츠도!”
“나의 이 안전모도 고쳐주시게나!”
“수리!”
“수리!”
“수리!”
민혁은 채굴 5팀의 광부들의 모든 것들을 수리해줬다.
그와 동시에.
[야르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브렌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라스노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광부들과 순식간에 친해졌다.
뿐만이 아니었다.
“얼마 전에 곡괭이질을 하다가 손이 다쳤네만.”
“이런……! 제가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붕대 감기!”
스킬들을 모조리 마스터한다!
그리고 손재주 관련 스킬은 반복할 때마다 손재주 스텟이 상승하지 않던가!
그 특전을 위해 민혁은 나아갔다.
그리고 그는 공짜가 아니었다.
“이제부턴 철광석을 캐다가 가끔 나오는 그 초콜릿을 저에게 주시면 해드릴게요! 저도 남는 건 있어야죠!”
“아, 뭐 그 정도야! 하하, 수리비만 하겠나?”
“자, 여기 초콜릿이네!”
“아, 나도 여기 초콜릿 네 개 있네.”
“난 열 개 있네! 그러니 내 얼굴도 잘생기게 고쳐줄 순 없나?”
“다, 다시 태어나…….”
“응?”
한 광부의 무리한 부탁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중얼거린 말!
‘세상에 못생긴 걸 어떻게 고쳐! 붕대 감기가 외과, 성형외과, 내과도 아니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토록 생각보다 붕대 감기 효과가 톡톡히 힘을 발한다는 거였다.
그에 민혁은 노련한 말솜씨를 선보였다.
“주먹만 한 코! 남성을 상징하는 것 같군요, 쭉 찢어진 눈매. 마치 매의 눈과 같습니다. 큰 바위 같은 얼굴! 메이플 스또리 캐릭터 같아요! 이만하면 훌륭한걸요? 엄청난 미남이십니다!”
“크하하하! 고맙네, 그런데 메이플 스또리는 뭔가?”
“있습니다. 낙엽이 떠오르는 게임.”
“그렇군, 크하하하하. 이봐 이 친구가 나보고 잘 생겼대!”
그에 한 사내가 민혁 귀에 속삭였다.
“자네, 양심을 초콜릿과 같이 말아먹었군?”
“…….”
민혁은 괜스레 코끝이 찡해졌다.
아무튼.
그는 숙련도도 올리고 초콜릿도 먹으며 꿩 먹고 알 먹고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레톤에게 초콜릿 나무에 대해 물었다.
“초콜릿 나무?”
그에 레톤은 생각했다.
‘초콜릿 나무…… 그는 분명히 실존해, 하지만 아무한테나 알려줄 순 없지.’
민혁은 레톤 기준으로 처음 보는 이였다.
친절한 것 같긴 했지만 말이다.
그 때문에 일단은 그가 어떤 이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말했다.
“그건 그저 전설로만 내려져 오는 이야기 아니겠는가? 나도 실은 잘 모른다네. 하하.”
“아…… 그렇습니까?”
민혁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전설의 실마리가 이렇게 끝나는가?
아니, 아니었다.
민혁에겐 그게 있지 않던가.
바로 재료추적 스킬.
분명히 그 요리의 효과에는 ‘병든 자도 낫게 한다’고 하였다.
그걸 토대로 추적을 시작한다.
‘재료추적 스킬을 1회 사용한다.’
그와 함께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이 떠오른다.
물론 그중에는 디저트도 있었다.
초콜릿 하면 당연히 디저트다.
[디저트가 선택됩니다.] [원하는 버프 효과가 있으십니까?]‘죽은 자도 살린다.’
[반경 1㎞ 내에서 재료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재료 탐색에 성공합니다.] [초콜릿 나무는 죽은 자도 살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힘을 품은 전설의 재료입니다.] [식신의 요리 스킬 1레벨부터 요리 가능.] [추천하는 메뉴. 브라우니.]“……!”
그리고 민혁은 재료추적 스킬에 붙은 또 다른 효과를 알았다.
저번에 오크 부족장의 정수를 탐색해냈을 때, 1㎞ 정도일 땐 그의 위치가 자세히 뜨지 않았다.
하지만 600m 정도까지 근접했을 땐, 그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붉게 표기되어 나타났다.
민혁의 시선이 주위를 흩었다.
때마침 왕국의 병력이 나오고 있었다.
“나타난 몬스터들 모두 처리했습니다. 광부들 모두 투입하셔도 됩니다.”
“자, 이제 가지! 이 새로 풀세팅 된 장비들을 가지고 말이야!”
그와 함께 민혁의 시선이 다른 채굴팀의 동굴 쪽을 향했다.
그 안에선 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민혁이 레톤과 함께 들어가는 곳.
그 동굴 쪽에 똑똑히 보여지고 있었다.
붉은 표시가.
즉, 채굴 5팀이 맡은 곳.
그곳이 바로 초콜릿 나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증거였다.
민혁의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브라우니…….”
“예? 뭐라고요?”
그 중얼거림에 루완이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민혁의 귀엔 들어오지 않았다.
남자였지만 민혁은 카페에서 친구들과 공부를 하다가 ‘야, 우리 브라우니 하나 먹을까?’ 하고 시켜 먹는 걸 좋아했다.
그 부드럽고 촉촉 달콤한 브라우니를 입에 넣으면 정말 녹는다는 말이 딱 나온다.
거기에 씁쓸한 맛의 아메리카노를 먹으면.
“짱맛이야!”
“흐어어억!”
“컥!?”
모두가 순간 그의 외침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아, 죄송합니다.”
“……놀랐네.”
“심장 떨어질 뻔했구만.”
그리고 한 광부가 레톤에게 다가가 말했다.
“신참 참 착하고 싹싹하고 수리에, 치료능력에 유능한 친구 같군. 생긴 것도 잘 생겼고. 근데 좀 이상해.”
“……인정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