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35
밥만 먹고 레벨업 836화
잠시, 모두가 정적에 빠져들었다.
루브앙 제국군의 경우, 자신들의 하늘이고 땅이며 또 자신들의 심장을 바치는 것보다도 더 값진 네르바 세피로스의 옥체가 크게 상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천외제국의 경우, 자신들을 그토록 몰아붙이고 온 세계의 절대자로 군림한 군신의 검 네르바가 자신들의 황제에게 베였기 때문이다.
뚝, 뚝뚝뚝-
“크아아아아아악!”
네르바가 손으로 왼쪽 눈을 지혈했고 그 손에 붉은 피가 흐르며 땅을 적셨다.
“으, 으아아악, 끄아아아아악!”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고통에 네르바는 괴로워했다.
“폐, 폐하!”
“폐하!!!”
신의 검들의 단장 던이 빠른 속도로 네르바의 앞을 막아서며 민혁을 비롯한 천외제국의 네임드 NPC들을 경계했다.
던은 과거 민혁에게 은혜를 입었던 바 있다. 그가 아니었다면 던과 신의 검 몇들은 진즉에 죽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들, 그들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적국의 황제가 자신들의 황제의 옥체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
콸콸콸-!
기사단장 던이 급하게 최상급 포션을 꺼내어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눈에 부었다.
‘상처가 치료되지 않는다고……?’
아주 조금이라도 아물 법하건만, 상처는 최상급 포션에 아물지 않고 있다.
재빠르게 사제들 수백 명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들이 네르바에게 성스러운 힘을 내린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네르바의 상처를 치료시킬 순 없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던이 날카로운 눈으로 민혁을 바라봤다.
이는 영겁의 검에 깃든 ‘지울 수 없는 상처’의 힘이다.
(지울 수 없는 상처)
아티팩트 스킬
레벨: 없음
소요마력: 5,000
페널티: 모든 스텟 –2하락.
쿨타임: 144시간.
효과:
⦁유저와 NPC. 몬스터 모두에게 어떠한 회복스킬이나 포션, 그 외의 방법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단 유저의 경우 강제 로그아웃 시 상처가 사라지게 된다.
설명: 가장 위대한 검에 깃든 이 힘은 나아가는 자의 권능을 통해 이 검을 강화시킨 죽음의 신의 힘이 상당수 깃들어 있다.
아테네는 고네임드 NPC일수록 상대하기 까다롭다.
그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회복력’ 때문이었다.
그들은 팔을 깊게 파고든 검의 상처 역시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다.
일반적인 인간과는 완전히 달랐다.
또한, 떨어져 나갔던 팔도 가지고만 있다면 뛰어난 사제의 힘을 빌려 그 또한 붙일 수도 있다.
물론 이는 네르바 같은 루브앙 제국의 황제나 가능한 일일 터다.
고네임드 NPC에게 영구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일이다.
‘나는 지금 네르바를 이길 수 없다.’
민혁은 그를 부정하지 않는다.
네르바는 최소 브로드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의 힘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길 수 없으나 ‘지울 수 없는 상처’ 스킬을 이용해 그의 전력을 약화시켰다.
어느덧 네르바의 고통이 잦아들었다. 정확히는 그가 느꼈던 ‘공포’가 사그라들었다.
항상 최강자로 군림해 왔던 그는 이토록 크나큰 고통을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두려워했던 것이다.
한쪽 눈을 가린 상태에서 네르바가 민혁을 노려본다.
“노오오오오오오옴!!!!!”
네르바의 검에서 솟구치던 신력은, 어느덧 그의 정신력이 흐트러짐과 동시에 사라졌다.
그때, 민혁의 좌측으로 상처가 회복된 브로드가 섰다.
우측으로는 창신 밴이 함께했다.
“폐하, 안 됩니다.”
기사단장 던이 앞으로 튀어나가려는 네르바를 다급하게 막아섰다.
“우와와아아아아아아!”
“네르바의 목을 쳐라!!”
“네르바를 죽여라!!!”
“천외제국 만세!!!”
바로 뒤쪽으로 천외제국. 제천대성과 저팔계, 아론등이 이끈 대군이 루브앙 제국군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신의 검들도 쉬이 할 수 없는 브로드와 창신 밴이 상처를 회복했다는 사실이었다.
이제까지 신의 검들은, 브로드와 창신 밴이 지친 틈을 타 교묘하게 공격해 왔다.
그러나 그런 틈조차 사라진 그들을 지금 당장 공격한다면, 승산은 있다 한들,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네르바 또한 그 사실을 자각했다. 분노로 붉은 실핏줄이 눈에 도드라진 그가 숨을 거칠게 쉬며 민혁을 바라본다.
민혁이 입을 열었다.
“루브앙은 해선 안 될 짓을 저질렀다.”
그 검 끝이 네르바의 목을 겨눴다.
“어떠한 명분도 없이 천외제국을 습격하였으며, 우리 천외제국의 많은 백성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빠드득-
네르바의 치아가 갈렸다.
자신은 가장 위대한 제국의 황제이다.
자신의 발밑에 무릎 꿇은 제국의 수만 해도 헤아릴 수 없다.
또한, 그에게 복종하는 왕국의 개수만 이젠 백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그런데 이제 고작 제국이 된 곳의 황제 따위가 자신을 능멸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능멸 앞에서 네르바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 죄를 물어, 이 자리의 모든 루브앙 제국군을 멸한다.”
“노오오오옴!!!!”
네르바가 또 한 번 분노했다. 그러나 그의 분노와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폐하, 가셔야 합니다.”
“폐하, 어서, 어서 가셔야 합니다!”
“서둘러 모시겠습니다!”
만약 루브앙 제국군과 신의 검들, 그리고 혹은 제국의 별이라 불리는 공작들만 있었다면 그들은 후퇴하지 않았을 것이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천외제국의 모든 적을 섬멸하려 했을 터다.
그러나 지금 네르바 황제가 이 자리에 있다.
또한, 눈을 다쳐 붉은 피를 흘리는 상태로 말이다.
“크윽!”
네르바는 계속된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곧 네놈을 벌하러 돌아오마.”
네르바의 이 말만으로도 천외제국은 새롭게 떠오르는 제국이 될 것임을 알렸다.
그 위대한 루브앙 제국을 후퇴시킨 제국이 되는 것이니까.
“후퇴하라 명하라…….”
“후퇴, 후퇴하라!!!”
“후퇴해라!!!”
루브앙 제국군이 서둘러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를 보며 브로드가 물었다.
“폐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현재 루브앙 제국이 후퇴를 한다는 점. 이것부터가 엄청나게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민혁은 미리 말한 바 있다.
“단 한 명도 살려 보내지 마라.”
후퇴하는 적들을 쫓는다.
물론 말은 그렇게 했으나, 민혁은 네르바와 신의 검들을 죽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들을 제외하고 모조리 죽일 생각이었다.
네르바가 두 번 다시 천외제국을 쉬이 보지 못하게!
“천외제국의 황제로서 명령한다.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말고 죽여라!!!”
“예!!!”
닫혔던 성문이 열린다. 그 성문 안에서, 두려움에 떨며 숨어 있던 천외제국의 병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해설자들이 흥분하여 소리친다.
[처, 천외제국은 그들을 후퇴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적을 섬멸할 생각인가 봅니다.] [천외제국이 적들을 섬멸한다면 이는 더욱더 커다란 업적이 될 것입니다!]이젠 두 번째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도망치느냐, 모두 죽이느냐.
* * *
아테네는 제2의 서막이 열렸다. 제2의 서막은 루브앙 제국과 네르바로부터 유저들의 호승심을 이끌었다.
가장 강한 제국.
그리고 군신의 검 네르바.
유저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차츰 네르바의 강한 군사들을 갉아먹기 시작하여 언젠가는 우리들의 힘으로 네르바의 목을 치리라.
그리고 보여주리라, 아테네의 주인은 ‘우리’이다.
하지만 그들의 열광은 고작 3개월 만에 무너졌다.
루브앙 제국이 등장하고 몇 주. 대륙 하나가 통째로 루브앙 제국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그리고 또 몇 개월. 여러 개의 대륙을 루브앙 제국이 침략했다.
그리고 또 몇 개월. 아스간 대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륙들이 루브앙 제국의 손아귀에 넘어갔다.
수백 개의 왕국이 ‘루브앙 제국과의 동맹협약서’라는 이름 아래, 착취당하는 내용에 서명했다.
대부분의 제국들은 루브앙의 편에 붙는 것을 택했다.
그로 인해, 유저들의 아우성은 끓어올랐다.
[내게 검을 가르쳐줬던 기사 알로가 어제저녁 루브앙 제국과의 전쟁에서 죽었습니다. 너무 슬퍼요…….] [저는 고아였습니다. 그런데, 한슨과 그 가족들을 만나 행복했어요, 그런 그들이 이유도 없이 몰살당했다네요.] [너무 슬프네요.] [현실에는 법이라도 있지.] [아테네 접습니다.] [누가 저를 대신해, 복수를 해주실 분 없나요?] [미칠 것 같아요.] [제발, 누가 저 빌어먹을 루브앙 좀 무너뜨려 줘.] [루브앙 좀!] [누가 어떻게 좀 해봐!] [랭커들, 루브앙 좀 막아봐!] [루브앙!] [루브앙 좀.] [빌어먹을 루브앙!] [젠장할 루브앙!!!]그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결국에 어떠한 유저들은 떠나고 어떠한 유저들은 단념했다.
제2의 서막의 중심에 있는 루브앙은 결국에 모든 것을 잠식했다.
그런데, 지금 한 명의 초라했던 유저가 루브앙을 후퇴시켰다.
그치지 않았다.
그는 명령했다.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말고 죽여라.
200만이 넘는 루브앙 제국군이 도망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의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래, 해내 줘. 제발 한 녀석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줘!] [네르바를 죽여다오. 식신!] [갓식신. 믿는다아아아아!]NPC가 중심이 된 아테네에서, 꿈틀거리는 한 명의 유저. 식신 민혁.
그가 새로운 희망을 꿈틀거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루브앙 제국군은 비웃는다.
“우리를 전멸시키겠다? 말 같은 소릴 해야지.”
“폐하만 강녕하셨어도 우린 후퇴하지 않았다.”
그들은 비웃었다. 비록 천외제국에 후퇴한다 한들, 그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단지 폐하가 다치셨기에 빠른 안정을 위해 일보 물러나는 것뿐.
그렇게 제국군은 생각했다.
실제로 그들에게 덤벼드는 제천대성의 연합군과 유저들은 신의 검들이 나서주면 별것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전력을 다해서 후퇴하라. 뿔뿔이 흩어져도 좋다! 루브앙 제국으로 살아서만 돌아오라!!!”
“……!?”
네르바 폐하를 부축한 기사단장 던의 말이었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어째서 던 단장님께서?’
‘분명히 브로드나, 창신 밴, 천외국의 모든 이들을 우리가 압도하고 있었는데?’
‘서, 설마……?’
제국군이 전과 달라진 점을 떠올려봤다.
달라진 점?
제천대성을 비롯한, 군사들이 등장한 것.
그러나 이들은 지금의 군사력으로 충분히 뚫고 헤쳐갈 수 있다 믿었다.
그리고 또 다른 달라진 점이라면?
‘황제 민혁이 등장했다?’
고작, 그것뿐이다.
고작 그것뿐인데, 단장 던이 사색이 되어 말했다.
전력을 다해 도망치라고.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거지?”
고작 한 명이 늘었을 뿐이다.
그런데, 신의 검들의 수장인 던께선 어째서 그러시는 건가?
바로 그때였다.
쿠콰와아아아아아아앙-
쿠콰콰콰콰콰콰콰콱-!
후퇴하는 루브앙 제국군 뒤에서 격렬한 폭음이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브로드나, 창신 밴, 신의 검 루오, 대악마 엘피스와 같은 자들이 악귀와 같은 표정으로 병력들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히, 히이이이익!?”
“뭐, 뭐야!!!?”
그들의 합공에 3만이 넘는 루브앙 제국군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루브앙 제국군은 그때야 깨달았다.
‘식신 민혁은 그 누구보다 뛰어난 버프 요리를 만든다!’
그렇다.
민혁은 그들이 후퇴하는 동안에 재빠르게 ‘만인의 즐거움’을 적용.
총 열 명에게 미리 준비되어 있던 전설등급 요리를 먹였다.
그것도 선택된 10인에게다.
그 10인이 누구인가?
브로드, 밴, 엘피스, 루오, 알렉산더, 황금마법사 알리 등이다.
이전보다 1.3배는 족히 강해져 버린 것이다.
“허억허억, 빨리, 더 빨리 가!!!”
“빨리 후퇴해!!!”
루브앙 제국군이 더 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했다.
던의 말처럼 뿔뿔이 흩어지는 자들도 상당했다.
그러나 그러한 자들은, 신의 검 루오와 정보꾼 아벨, 아수라 아스갈과 같은 자들이 모조리 베어냈다.
그에 따라 적들은 흩어져 봤자 대항하기 더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히, 히이이이이익!”
일개 병사에 불과한 한슨이 문득 주변을 둘러봤다가 공포에 질린 소리를 내었다.
250만에 육박했던 루브앙 제국군이, 고작 2시간여 만에 70만이 사라져 있었다.
그는 기사단장 던이 어느덧 기절해 버린 네르바를 등에 업고 달리는 것을 우연히 볼 수 있었다.
“시, 식신의 요리버프에 적들이 강해질 것을 아셨기에 그런 명령을 내리셨던 건가요!?”
그는 고작 일개 병사에 불과했다. 어떻게 단장 던에게 이런 질문을 할 용기가 났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곧 기사단장 던이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한슨은 흥분에 차올라 있었다.
단장 던께서 자신의 질문에 답해주시다니!
곧 그런 단장 던이 무언가가 두려운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바로 그곳에, ‘그’가 있었다.
“저자가 두렵기 때문이다.”
곧, 한슨의 고개가 돌아갔다.
돌아간 그곳엔, 그가 있었다.
천외제국의 황제.
그가 선봉에 서서 후퇴하는 병력들 앞에 서 있다.
그런데 곧,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끼이익, 끼딕끼딕끼딕-
그의 앞으로 낚싯줄처럼 투명하고 가느다란 줄에 몸 곳곳이 연결된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마치 나무로 만들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몸 곳곳을 삐걱이며 틀어댔다.
그런데, 곧.
따각따각따각-!
틀어진 몸들이 맞춰진다.
꼭두각시 인형.
그리고 그 꼭두각시 인형의 정체를 아는 자들은, 루브앙 제국도, 천외제국에도 없었다.
에데아에서 온 병사들이 그를 알아봤다.
“사, 사자 빌?”
그렇다. 민혁의 앞에 나타난 존재.
꼭두각시 인형이 된 사자 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