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47
밥만 먹고 레벨업 848화
천외제국이 건립된 것은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일이었다.
보통의 왕국이나 제국 등의 경우, 건립 이후 수개월 동안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군사력도 위태로워진다.
그 이유는, 처음 건립되었을 당시 그들이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제국과 왕국 등은 다른 제국, 왕국 등과 다양한 교류를 해야만 했다.
교류를 해야만 백성들도 거래를 함으로써 수익을 올리고, 그 올린 수익은 곧 세금이 된다.
또 군사들의 경우 최대한의 무기와 장비, 식량을 지원받아야 하는데, 나라에 돈이 없으면 그것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니 군사력도 약해짐이 당연하다.
그러나, 천외제국은 달랐다.
ATV방송국의 프로그램 ‘아테네 유저들의 밀착정보’라는 프로그램에서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가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천외제국의 민혁 황제는 정말 똑똑한 황제입니다. 그는 다른 황제, 왕들의 영입제안을 정말 똑똑하게 대처했습니다.”
“그 똑똑한 대처가 뭐였는지, 알고 계신 부분들을 시청자분들에게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민혁 황제는 영입을 제안한 자들에게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영입제안은 누구에게나 할 수 있게 허락한다. 그러나 영입을 시도할 시, 상대가 누군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영입제안비를 성공과 실패의 여부를 떠나 지불해야 한다’. 제국 왕국들은 그를 수긍하고 영입을 시도했습니다. 더 재밌는 사실은, 수십 개의 왕국이 한 명을 대상으로 제안을 한다면, 각 왕국은 그 한 명에 해당하는 영입제안비를 각각 지불해야 합니다.”
“그 말씀은, 만약 창신 밴에게 영입을 제안한 제국이 다섯 개 존재한다면, 그 제국들 모두가 영입제안비를 지불해야 하는 거였네요?”
“맞습니다. 알기로 영입제안을 한 제국과 왕국 등은 수십여 개. 심지어, 그들 모두가 창신 밴, 브로드, 엘피스와 같은 쟁쟁한 자들에게 영입을 제안했던 점을 미루어봅니다. 현재 추정되진 않지만 천외제국은 이를 통해 약 400만 플래티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와, 400만 플래티넘이라니, 어마어마한 액수네요.”
여성 아나운서가 혀를 내둘렀다. 400만 플래티넘이라면 수천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천외제국의 황제 민혁은 전력보강에도 나섰고 이는 크게 성공했습니다.”
전문가가 펜을 쥐고 종이를 가리키며 천외제국의 업적에 감탄하듯 말한다.
“‘해당 제국과 왕국들이 영입제안을 한 인원만큼 우리도 제안하겠다’였죠. 먼저 무례를 저지른 왕국과 제국 등에 가하는 일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천외제국은 그 일침으로 많은 자들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거고요.”
여성 아나운서가 감탄을 금치 못하다가 말했다.
“천외제국이 확보한 인재들은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나요?”
“천외제국은 한나라의 자랑, 한 제국의 기둥마저 영입해 갔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영입제안을 하면서도 정말 똑똑했다는 겁니다. 그는 강한 인재들만이 아닌 대장장이, 유명한 시인과 바드와 같은 비전투직의 NPC들도 상당히 영입했는데, 이를 통해 군사력 보강은 물론이고 무역활동을 위한 기반 다지기도 확실히 해냈습니다.”
전문가의 천외제국 찬양.
그에 곰곰이 생각하던 아나운서가 말했다.
“천외제국은 건립과 동시에 최강의 제국이 된 건가요?”
그녀가 보기엔 그랬고 시청자들도 그리 생각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예? 어째서죠?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대거 영입했고 자금력도 확보했는데요?”
“인재가 많아 좋긴 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군사력의 경우 일반 제국의 반절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인재영입에 의한 후폭풍은 분명히 올 겁니다.”
“아…….”
“바로 몇십 분 전, 황제 콘스티누는 사냥개 기사단의 전 단장 아마칼에게 절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정말 예외의 경우였습니다.”
아나운서는 그에 눈치챌 수 있었다.
“천외제국은 이번 일로 하여금 그들이 해코지할 수 없게 계약을 걸어놨지만, 결국 그들의 미움을 크게 샀다고 말씀하시는 거군요.”
“맞습니다. 인재영입에 대해서 해코지를 할 수 없게 제약은 걸어놨으나 결국 그들의 ‘미움’을 샀다는 건 앞으로 천외제국의 행보에 다양한 제약을 걸 것입니다. 또한, 천외제국이 작은 잘못이라도 한다면 그들은 아주 크게 응징하려 할 것이 분명합니다.”
시청자들과 해설자들은 전문가의 말을 이해했다.
인재영입은 분명 훌륭한 성과였으나 달콤한 사과에 발린 독일지도 몰랐다.
천외제국이 아주 작은 실수라도 한다면, 그들은 더 크게 응징하려 할 것이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천외제국의 인재영입의 일등공신은 역시나 재상 헤이즈로서…….”
해설자와 아나운서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 * *
민혁과 아마칼, 콘스티누가 함께 있었다.
아마칼에게 큰절을 하였던 콘스티누, 그런 그를 향해 달려갔던 아마칼.
아마칼은 콘스티누 황제에게 청했다.
언제든 당신을 보러 가도 되겠냐고.
또 콘스티누는 언제든 천외제국에 아마칼을 보러 와도 되겠냐고.
이는 그 이전에 천외제국의 황제인 민혁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하는 일이었다.
아무래도 다른 제국의 황제를 함부로 천외제국에 들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었다.
또 아마칼이라는 인재가 매번 민혁을 떠나 아르도 제국으로 가는 것도 그의 입장에선 불쾌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민혁은 이것을 하나의 기회로 여겼다.
‘아마칼은 아르도로 가고, 콘스티누는 천외제국으로 온다.’
이는 대아르도 제국과 화친을 맺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지금의 콘스티누는 민혁에 대한 호감도가 무척이나 낮은 상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다시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과 별개로, 민혁은 그저 제국의 소중한 인재들을 빼앗아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콘스티누는 아마칼과 교류를 맺어야 했고, 아마칼도 그와 마찬가지였다.
조금의 호감도라도 올려주기 위해 민혁은 두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고 있었다.
메뉴는 ‘치킨’이었다.
그것도 교촌이네 치킨이다.
교촌이네 치킨은 일반 치킨보다 훨씬 작다.
평소에 치킨 반 마리만 먹던 사람도 교촌이네 치킨은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교촌이네 치킨은 업계에서 판매량 1위를 자랑한다.
달짝지근하고 짭조름한 교촌네의 대표메뉴인 ‘교촌이네 치킨’은 간장치킨이다.
그리고 그 외에 달콤치킨과 레드 치킨 등의 메뉴가 있다.
이중 민혁이 사랑하는 것은 오로지 윙봉으로만 된 교촌이네 치킨과 레드치킨을 함께 먹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웨지감자를 추가하면 끝장난다.
뜨겁게 가열된 튀김 솥으로 양념을 묻힌 닭고기가 들어간다.
촤르르르르르르륵-
이야기를 나누던 콘스티누 황제와 아마칼이 명쾌한 소리에 돌아봤다.
“입맛을 돋우는 냄새가 나는군.”
“시장하십니까? 민혁 폐하의 음식 솜씨는 남다르시니,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아마칼은 사실 계속 몸을 일으켜 자신이 하겠다고 했다.
현재 아마칼은 결국 민혁의 신하였으니까.
그러나 그것을 반대한 것이 바로 콘스티누였다.
그의 감상평을 이야기하자면.
“아직도 잊히지 않아, 과거에 자네가 날 위해 만들어주었던 요리.”
그는 흐뭇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한입 먹고 놀랐다네.”
“그러셨습니까? 하하.”
아마칼은 멋쩍게 웃었다. 자신의 요리를 너무도 맛있게 드셨던 건가?
“자넨, 역시 검이 어울려. 먹고 눈물까지 흘렸다네. 세상에 있는 모든 음식의 맛이 한 곳에서 느껴지는 요리였었지.”
“…….”
이 말을 듣고 민혁은 역시 자신이 직접 해야겠다 한 것이다.
맛있게 튀겨지는 치킨을 바라보다, 이번엔 웨지감자를 노릇하게 튀겨낸다.
웨지감자를 노릇하게 튀겨주며 치킨에 입힐 양념을 만들어준다.
그다음 프라이팬에 양념을 붓고 그 위에 튀겨진 치킨을 넣어 볶아준다. 이렇게 해야 양념이 잘 스며든다.
어느덧 치킨이 완성되었다.
노릇노릇한 치킨은 잘 튀겨져 군침이 돌 정도였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 천외제국은 두 사람의 왕래를 기꺼이 수긍하는 바입니다.”
“크흠, 염치가 있다면 그래야지.”
콘스티누는 민혁이 꽤 순순히 응하며, 또 요리도 해주자 마음이 한층 누그러든 듯했다.
그리고 민혁이 말한다.
“현재 모든 천외제국의 요리사들이 행군을 하느라 피곤했을 아르도 제국 병사들을 위해서도 치킨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가? 고맙군.”
800만 명.
일 인당 반 마리씩 먹는다 해도 약 400만 마리를 튀겨야 했다.
그렇지만 민혁은 아르도 제국과의 화친이 루브앙을 잡는데 중요한 것임을 알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치킨의 맛이 콘스티누 황제를 더욱 사로잡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대접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천외제국의 황제께서 드시기 위함이 아니오?”
콘스티누가 약 10마리 정도 튀겨내 본인의 앞에 놓은 민혁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작게 웃기만 하여 답한 민혁이 치킨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오늘은 맥주 말고 콜라로 해볼까?’
투명한 클라스 잔에 얼음 두어 개를 넣고 시원한 콜라를 꼴꼴 따라준다.
치이이이이이-
얼음과 콜라가 만나서 나는 아주 작은 탄산 소리가 민혁을 즐겁게 한다.
치느님을 영접하기 전에 먼저 시원한 콜라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크…….”
탄산이 목을 짜릿하게 한다. 감탄하며 내려놓은 민혁이 먼저 교촌이네 치킨의 대표메뉴 간장을 집어 든다.
노릇노릇 잘 튀겨진 녀석은 윙이었기에 퍽퍽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
입으로 베어 물자 부드러운 살이 딸려 나오고 짭조름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히야.”
언제 먹어도 맛있다.
또 언제 먹어도 배가 쉽게 차지 않는 치킨이다.
이번에는 살이 많은 봉을 들어 한입에 넣어서 우물우물 씹어준다.
그러다가 치킨무를 입안에 쏘옥 넣는다.
아삭아삭-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새콤한 무가 치킨의 묘미를 더해준다.
이번엔 시뻘건 양념이 그득그득 묻은 레드치킨을 집어 든다.
한입 베어 물자 가득히 퍼지는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
역시나 여러 개를 한꺼번에 먹어준다.
그렇게 맛있게 매운맛에 감탄하다가 서서히 혀끝으로 번지는 매운맛을 감지한다.
“쓰읍, 허어.”
혀끝으로 뜨거움을 느끼면서도, 이상하게도 입은 멈추지 않고 레드치킨을 탐한다.
그렇게 혀가 달아올랐을 때 큼지막하게 튀겨진 웨지감자를 입에 넣는다.
짭조름하게 튀긴 웨지감자가 입안의 매운맛을 덜어내 주었다. 몇 번 쉴 새 없이 입안에 밀어 넣다가 한번은 달콤한 케찹에 찍어 먹어준다.
짭짤한 웨지감자와 케찹의 조화는 역시나 환상적이었다.
그렇게 먹다 보니, 어느덧 콘스티누와 아마칼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내 평생, 이토록 맛있는 치킨은 처음이군.”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콘스티누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민혁은 작은 쾌재를 불렀다.
“우리, 이번 일에 대해서 너무 크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최대한 제 쪽에서 배려하겠습니다.”
“크흠,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확실히 아르도 제국은 천외제국과 꼭 척을 질 생각은 없어 보였다.
되려.
“나 또한 지금 천외제국에 조금의 호감은 가지게 되었소.”
그 결정적 이유는 아마칼이 민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깨우침을 얻기 이전에, 민혁을 섬길 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그렇게 화기애애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
민혁이 우뚝 멈춰섰다.
심상치 않은 알림이 그를 멈추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헤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