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59
밥만 먹고 레벨업 860화
콰르르르르르르-!
대용량 요리 만들기에 최적화된 트레일러.
트레일러가 분출구에서 영겁의 불꽃을 토해내고 있다.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민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건 기회다.’
현재 루브앙 제국은 다른 왕국과 제국들을 외면하고 있었다.
민혁 또한 방송을 통해서 현재의 에피소드 상황을 본 바 있다.
또한 고레벨 랭커들이 다크엘프와 연합군의 전쟁터로 향하지 않는 이유도 있었다.
‘현재 굉장히 많은 하이랭커들이 600레벨에 근접하고 있다. 그곳에 가서 죽음을 맞이한다면 600레벨에서 멀어지게 되지.’
그뿐만이 아니었다. 최근에 600레벨을 달성했던 유저들의 경우도 몸을 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600레벨 달성 후, 레벨이 하락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아직 검증된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대부분의 고레벨 랭커들이 왕국과 제국들을 외면하고 있는 마당에 일반 유저들이 그곳에 갈 리가 없다.
거기에 루브앙이 그들을 외면하는 이유는, 그들이 천외제국과 교류를 시도하고 인재영입을 시도했던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천외제국에 패했던 루브앙 제국은 천외제국과 교류를 시도했던 많은 왕과 황제들을 이번 기회에 손쓰지 않고 쓸어버릴 생각인 셈이다.
이때.
‘만약 천외제국이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들과 커다란 갈등을 빚고 있는 천외제국은 그를 딛고 일어설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들과 가까워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이 많다.
일단은 당연하게도 요리였다. 민혁은 아마칼과 함께 훈련한 자들을 출전시킬 생각이었다.
그리고 영입했던 인재들. 그들은 훨씬 더 강해져서 돌아왔고 다양한 버프효과 등으로 훨씬 더 강한 힘을 낼 것이다.
그들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왕들과 황제들은 한때 자신들이 믿고 의지했던 자들의 더 큰 활약에 놀랄 것이다.’
거기서 그쳐선 안 된다.
‘인재들을 통해서 왕과 황제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렇게 보여야만 한다.
‘천외제국의 황제께서 여러분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꼭 그렇게 보여야 한다.
그렇기 위해 필요한 방법을, 헤이즈가 인재들에게 아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여러분께서는 천외제국의 황제께서 소식을 듣자마자 걱정되어 곧바로 출정준비를 시켰음을 그들에게 꼭 각인시켜야 합니다. 또 등장과 동시에 많은 왕들과 황제의 관심도 받아야 합니다. 이목이 집중되어야지만 효과가 뛰어난 법이니까요.”
“관심이라…….”
“흐으음…….”
“음…….”
인재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관심을 받기 위한 방법이라?
그런 방법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이를 위해, 민혁은 친히 교관 한 사람을 초빙했다.
“관종대제…… 아니, 검의 대제 엘레 폐하십니다.”
바로 관종황제 엘레였다. 그녀의 등장에 인재들이 웅성거렸다.
인재들 또한 엘레의 명성은 익히 들어온바.
검신의 자리를 마다하고 자신의 제국을 지키기로 선택한 현시대의 검의 최강자였다.
당연하게도 그녀의 등장 자체만으로도 인재들은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이들에게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민혁의 부탁에 엘레는 당장에 달려왔다.
‘이 또한, 인재들에게 관심을 받으시기 위해서겠지.’
과연 관종황제 엘레 누나다웠다.
또한, 엘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뇌리에 각인될까.
어떻게 하면 이 새롭게 대륙에 떠오를 강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고민을 끝낸 엘레가 검으로 허공을 갈랐다.
그 허공에는 마치 적이 있는 듯하다.
“한 명의 적을 베어낸 후에, 그를 이러한 시선으로 바라보라.”
엘레. 턱 끝을 세우고 고귀하고 위대한 표정을 짓는 그녀가 말한다.
“적들의 피가, 전장을 적셨다.”
“…….”
“…….”
“…….”
“…….”
순간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이는 헤이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으으, 소름이야.’
생각만 해도 닭살이 돋을 정도로 오글거리는 멘트였다.
하지만 엘레의 생각은 달랐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방법에 대해 그녀는 검술훈련만큼이나(?) 연구해 왔다.
“지금의 상황이 수만 명의 적들이 나를 가두고 있고, 그 상태에서 내가 적장의 목을 베었다면 어땠을 것 같지?”
모두가 그 모습을 한번 떠올려 봤다.
홀로 수만 명의 적들에게 둘러싸인 자신. 그리고 적장의 목을 베어내고 말한다.
‘적들의 피가, 전장을 적셨다.’
“…….”
“…….”
“…….”
상상만 해도 전율이 일어났다. 무너지는 적장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말하는 엘레, 적장을 잃은 적들은 그녀의 살기 어린 눈빛과 말에 사기를 잃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적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너희들의 피로, 이 땅을 적시겠다.
“과, 과연 대단하십니다.”
“역시 듣던 대로 관종대제…… 아니, 검의 대제 엘레 폐하십니다!”
“호, 호호호호, 호홋.”
엘레. 그녀가 앞으로 대륙을 이끌어갈 인재들의 관심에 기쁨을 참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누, 누나…….’
민혁은 엘레를 바라보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헤이즈가 인재들에게 계속된 강조를 한다.
관심을 받으면서 왕과 황제들에게 끊임없이 천외제국의 황제가 걱정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면서 말이다.
‘그들을 도와 다크엘프들을 격퇴한다면 보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출정할 자들을 위한 요리이다.
촤아아아아아아아악-
민혁은 이 요리가 앞으로의 천외제국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임을 알았기에 최선을 다했으며, 재료를 아끼지 아니했다.
그리고 헤이즈 역시 열변을 토하며 그들에게 혼신의 연기를 펼칠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헤이즈는 생각했다.
‘오블렌 님은 잘하고 계시겠지?’
인재들이 강연을 받기 이전에 먼저 헤이즈의 강연을 받은 이는 다름 아닌 수호신 오블렌이었다.
수호신 오블렌은 왕과 황제들에게 엄청나게 피력하고 있을 것이다.
* * *
[절대신 중 하나,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누군가를 옳은 길로 인도하고, 누군가를 지켜주는 신이 당신을 바라봅니다.]엘레스 황제가 위기의 상황임을 직감하고 백성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려던 때 들려온 알림이었다.
이는 엘레스 황제만이 들은 것이 아니었다.
그 자리의 모든 왕들과 황제들이 들었다.
[절대신 중 하나이자, 천외제국의 수호신이 당신들을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짓습니다.]실제로, 오블렌은 슬픈 표정 따위 짓지 않고 있다.
‘내게 이런 걸 시키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그러나 오블렌은 그와 다르게 행동했다.
[천외제국의 황제 민혁이 당신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
“……!”
멈춰서 목소리를 듣고 있던 왕과 황제들의 눈이 부릅떠졌다.
천외제국의 황제가 우리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
그것은 개소리가 분명하다. 자신들이 겪어본 그놈은 절대 그럴 놈이 아니다.
파렴치하고 사기꾼스럽고, 우리의 것을 앗아간 도둑놈에 불과하다.
[천외제국의 황제 민혁이 당신들에게 정말 미안해하고 있다고 전합니다.]“신이여, 어찌 그런 거짓을 말하시오!?”
“허어! 어찌, 우리에게 그런 거짓을 말하나이까!”
왕과 황제들이 길길이 날뛰었다.
그런데 그중에 어떠한 왕이 말한다.
“그런데, ‘수호신’이라는 신이 과연 거짓말을 할까요? 심지어 절대신이십니다. 가장 위대하고 품격 있는 신이 절대신이죠.”
“…….”
“……..”
그 말에 모든 왕과 황제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그렇다. ‘수호신’.
수호신이라는 건 무엇인가?
무언가를 지키고, 무언가를 위해 살아가고, 무언가를 옳은 길로 인도하는 새하얀 도화지와(?) 같은 그런 신이지 않은가.
설령 그가 악신이었다고는 하나 ‘수호신’이라는 이름만 들어봐도 그렇다.
그리고 왕들과 황제들은 자신들 상식에서 생각하진 못했다.
황제가 ‘절대신’, 그것도 ‘수호신’에게 이런 것이나 시킬 것이란 걸.
그러나 왕들과 황제들은 역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우리를 바라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천외제국의 수호신이시여.”
“우리에게 또다시 거짓을 고하라, 천외제국의 황제가 보냈소이까!?”
[수호신 오블렌이 고개를 젓습니다.] [천외제국의 황제가 당신들을 진심으로 지키고 싶어 함을 말합니다.]자신들을 지키고 싶다? 우스운 소리다.
우리들의 것을 빼앗고, 우리들을 능욕했으며, 또 우리들에게 보란 듯이 차갑게 웃어 보이던 그가 말인가?
[천외제국의 황제가 당신들을 돕고 싶어 한다 말합니다.]“……!”
“……!”
그리고 이어진 알림에 왕과 황제들이 눈을 크게 떴다.
그때,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아폴라트 제국의 전술가 팔로였다.
팔로는 다른 왕국과 제국 등에서도 알아주는 자였기에 그가 입을 떼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1만 명의 기사를 이길 수 있는 영웅과 전설. 그자들이 천외제국엔 있습니다.”
그 말에 왕과 황제들도 부정하지 못했다.
창신 밴과 브로드, 그들은 1만 명이 아니라 10만의 다크엘프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터다.
“정말로 천외제국이 이 난관을 헤쳐 나갈 답일지도 모를 것입니다.”
팔로가 다급히 말했다.
그러나 왕들과 황제들은 섣불리 답하지 못했다.
차마, 천외제국에 ‘도와달라’라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박했다.
성벽 밖을 보자 어느덧 다크웨어울프 떼들이 미친 듯이 성벽을 두들기고 있다.
이제 곧 성벽이 무너질 것이다.
지금 도망쳐도 아폴라트 제국의 백성 1/3은 죽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또 다른 이변이 일어났다.
전장의 땅 곳곳에 검은 블랙홀과 같은 것이 나타나더니, 곧 그 안에서 검은 복면을 두르고 흑빛 갑옷을 입은 다크엘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크엘프 암살자 Lv 637.]그 숫자가 오십 명을 넘어섰다.
다크엘프 암살자들이 단도를 들고 병사들 사이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인다.
그들의 빛과 같은 신위에 병사들이 순식간에 수백이 죽어나간다.
[수호신 오블렌이 시간이 없다 말합니다!] [수호신 오블렌이 ‘귀찮게 하네, 하…….’] [수호신 오블렌이 정정합니다!] [수호신 오블렌이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말합니다!]무슨 수호신이 이래?
순간 짜증이 음성으로 드러난 오블렌이 수습했다.
“……?”
“……?”
왕과 황제들은 의아했으나, 그에 대해 추궁할 시간은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저들은 암살자요. 그러니 지금 저들이 모습을 드러낸 건 설마…….”
한 왕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말을 채 끝맺기 전이었다.
성벽 위에 한 암살자가 앉아 있었다.
그 암살자는, 병사와 기사들이 자신을 향해 빠르게 뛰어오는 것을 보며 한 왕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바로 성벽에서 떨어져 내렸다.
“으아아아아아악!”
성벽에서 땅으로 떨어진 사내.
다행히도 마법사들이 다급히 ‘염력’ 마법을 사용해 그 왕을 무사히 땅에 내려서게 했다.
하나, 문제는 그 주변에 두 암살자와 열 마리가 넘는 다크웨어울프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땅에 떨어진 왕. 그는 다름 아닌 아카스 왕국의 왕 바오였다.
“바, 바오 왕을 구하라!”
“당장 바오 왕부터 구출하라!!!”
“어서, 서둘러라!”
왕과 황제들이 다급히 명령했다.
허나 병사와 기사들이 주변을 가득 채운 다크엘프들을 뚫지 못하고 있었다.
바오 왕은 태생부터 샌님이었다. 책만을 읽어오던 그는 싸움 따위 몰랐다.
“으, 으으으으…… 으으으으…….”
그가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침을 질질 흘리는 마차만 한 크기의 웨어울프들이 그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겁에 질린, 그는 무언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
“나, 나는, 나는 승인하겠소. 도와주시오. 천외제국이여, 나를 도와주시오! 그렇다면 내 그대들을 다시 보겠소! 천외제국을 물심양면으로 돕겠소!”
[아카스 왕국의 왕 바오가 천외제국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천외제국의 수호신 오블렌이 천외제국의 사람을 워프시킵니다!]그 순간, 왕들과 황제들은 작게 기대했다.
창신 밴 혹은 브로드. 그들이 나타나 바오 왕을 구해줄 것을.
그런데 나타난 자는 예상외의 인물이었다.
“전하, 잘 계셨습니까.”
“켈러. 자네 어찌……!”
빛이 되어 나타난 사내.
그는 브로드도, 창신 밴도 아니었다.
드래곤 창술사라 불리며 아카스 왕국의 기둥이었던 자다.
또, 이곳에 오기 전까지 헤이즈와 엘레에게 엄청난 교육을 받은 자이기도 했다.
그가 바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천외제국 페하께서 슬피 울며 말씀하셨습니다.”
“우, 울었다……?”
“‘자네들이 섬겼던 왕과 황제들을 구하러 가시게’.”
“……!”
민혁에게 듣는 것보다 자신이 과거 아꼈던 신하의 말을 듣는 것이 바오에게 훨씬 더 와닿았다.
그러나 바오는 알았다.
켈러라고 할지라도 암살자 둘과 저 웨어울프 무리를 어찌할 순 없었다.
뒤쪽에서 다크엘프 암살자와 웨어울프가 맹렬히 달려온다.
그 순간.
[수호신 오블렌의 중복의 가호가 깃듭니다!] [중복의 가호는 어떤 버프효과에도 중복됩니다!] [모든 스텟 12%가 상승합니다!] [드래곤 창술의 레벨이 1 상승합니다!] [상태이상 저항력이 12% 증가합니다!]그리고 켈러.
그는 엘레에게 전수받은 것을 아끼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관종법’.
“그대들의 오만함, 드래곤 창 앞에 꺾여 고개를 떨굴 것이다.”
‘……케, 켈러. 자, 자네 왜 그러는가.’
바오 왕은 이해할 수 없었다.
저들을 혼자 막겠다는 켈러와 이 끔찍한 대사.
바로 그 순간.
켈러의 뒤를 노리던 암살자 둘이, 켈러가 창을 한번 휘두른 순간 몸 곳곳에서 피가 솟구쳤다.
퓨퓨퓨퓨퓨퓨퓨퓨퓨퓩-!
“허어어억!”
바오가 깜짝 놀랐다.
그치지 않았다.
엘레 관종법 2장이 펼쳐진다.
고귀하고 위대한 눈으로 적들을 바라보는 켈러.
그 눈빛은 엘레와 흡사했다.
그가 창을 들어 천천히 내리그으며 읊조렸다.
“드래곤 창 앞에 꿇어라.”
그리고 또 한 번.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수십여 개의 창들이 일제히 다크웨어울프들의 목을 꿰뚫으며 달려오던 놈들을 쓰러뜨렸다.
바오,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