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74
밥만 먹고 레벨업 875화
특별 유저 관리팀.
신입 사원 이태성이 모니터로 식신을 보고 있었다.
이태성은 처음엔 식신을 좋지 않게 봤다.
그러나 최근 헬리냐와의 전투에서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그의 강인한 의지를 보며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감탄했다.
“대단해…… 어떻게…….”
이태성 본인은 몰랐지만, 그는 식신에게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아르갈리소 던전. 이에 대해서는 이태성도 숙지하고 있었다.
신들조차 돌파하지 못한 던전.
그리고 이 아르갈리소 던전의 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던전 초입에 있는 버섯이나 혹은 나물들이다.
“신들은 오만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 오만함을 버리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버섯과 나물류들. 그 숫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
그리고 아르갈리소 던전 인근은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없다.
때문에 그것을 생각하여 수확만 한다면 숨겨져 있는 그것들의 힘을 알게 된다.
“식신은 그걸 알고 저것들을 수확한 거야.”
정말 대단하다. 어찌 신들조차 눈치채지 못한 것을 간파하는가.
그때, 이태성의 등 뒤의 이민화가 입을 열었다.
“식신은 그냥 맛있는 게 보여서 수확했을걸?”
“……?”
이태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자신도 식신의 광적인 음식 사랑에 대해서는 들었던 바 있다.
그런데 길을 지나가다 버섯이 있다고 수확한다고?
‘아니, 그 시간에 자기 돈으로 사먹는 게 빠르지 않나?’
“길가에 자라 있는 버섯들을 길 가다가 따먹는 것만큼 맛있는 건 없지, 후후후.”
이태성은 깨달았다. 이민화는 철저히 ‘식신화’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러고 보면 식당에 갈 때 ‘소, 중, 대’의 음식이 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자를 시키는 훌륭한 사람이다.
“크흠,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라.”
이태성이 얕은 신음을 흘렸다. 이태성이 들어온 직후에는 거의 민혁이 전투하는 모습만 봐왔기에 그는 잘 몰랐던 것이다.
“그보다 깰 수 있을까요?”
아르갈리소 던전은 현존하는 던전 중 가장 수준 높은 던전이다.
그 질문에 이민화가 말했다.
“글쎄.”
그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일 터다.
그리고 이민화가 이태성에게 질문했다.
“아르갈리소 던전의 보상이 자신이 ‘원하는 것’ 위주로 된다는 건 알고 있지?”
“물론입니다.”
“식신이 만약 ‘음식’과 관련한 것들로 계속된 보상을 택하고 마지막에 도달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알아?”
그것은 이태성이 얼마나 잘 공부했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이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들의 밭에 도달할 수 있죠.”
“신들의 밭이 정확히 어떤 곳이지?”
“그 어떤 재료도 자라날 수 있는 곳입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일반적인 야채나 과일류 등도 모두 땅에서 자라납니다.”
“그래, 그리고 그 자라난 것들의 효과는?”
이태성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답했다.
“골드, 스텟, 스킬, HP, MP.”
이태성이 말한 것들은 아테네에서 유저들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이었다.
“그런 걸 얻을 수 있는 농작물이 깔려 있는 것. 그것이 ‘신들의 밭’입니다.”
* * *
민혁은 기분이 좋았다.
아르갈리소 던전 인근에 오자마자 맛있어 보이는 버섯들과 봄나물들이 풍성하게 자라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수확한 민혁은 막 입장하려던 때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많은 시선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신들이었다.
현재의 던전의 신 벤틀리를 필두로 모여든 신들은 민혁을 비웃고 있었다.
“역시 처먹는 것밖에 모르는 신인가.”
“아르갈리소 던전을 앞에 두고 먹을 것에 눈이 멀어, 저런 천박한 행동을 하다니.”
“저런 신이 아르갈리소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민혁은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 굳이 상대할 필요도, 말할 필요도 없는 자들이다.
그것은 자신이 직접 증명하면 되는 것이니까.
많은 이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으며 민혁이 아르갈리소 던전에 입장했다.
* * *
[아르갈리소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아르갈리소 던전은 던전의 신 에바스가 만들어낸 그의 역작입니다!] [아르갈리소 던전에선 포션이나 양피지와 같은 것들의 사용이 불가능해집니다.] [아르갈리소 던전에서 총 3회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이질감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식신입니다.] [초대 식신 리베르는 아르갈리소 던전의 제작자 에바스를 증오하고 있습니다!] [가장 뛰어났던 던전의 신 에바스는 가장 보잘것없던 신의 등장에 비웃고 있습니다!]에바스의 역작.
그도 무언가를 만드는 장인이라고 표현함이 옳다.
그 장인이었던 에바스의 혼이 이 던전 자체에 깃들어 있는 듯 하다.
민혁은 여전히 식신이라는 신을 비웃는 에바스와 그 던전을 보며 생각했다.
‘……결정했다.’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 말이다.
죽어서조차도 식신을 비웃는 신께 엄벌을 내릴 생각이다.
‘우스운 일이다.’
사람의 직업은 다양하다. 그 다양한 직업 중 고된 일도 있으며, 수입도 적은 것도 있다.
사람들은 모두가 제각기의 직업을 가졌기에 이 세상의 균형은 유지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한다면 물을 편하게 집앞에서 사먹을 수 있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런데 던전의 신이었던 에바스의 행동 자체는 자신의 우월함을 나타내는 오만함과 식신을 무시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민혁은 이 던전의 것들을 한번 짓밟아볼까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원하는 이득은 모조리 취해볼 생각이다.
몇 걸음을 더 옮기려던 때에 추가적인 알림이 들렸다.
[굵직한 표고버섯(3)에 HP 회복 효과가 추가됩니다.] [곤드레(2)에 스킬 강화 효과가 추가됩니다.] [푸르른 미나리(2)에 MP 회복 효과가 추가됩니다.] [길게 뻗은 숙주나물에…….] [풍성한 냉이에…….] [아르갈리소 던전 앞에서 획득한 것들은 전부 던전 내에서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호오?’
포션 외의 양피지 사용 불가.
그러나 자신이 수확해 온 것들이 이 안에서 그 역할을 대신해 줬다.
굵직한 표고버섯은 확인해 보니 단숨에 HP를 100%까지 회복시킬 수 있었다.
이것들로 하여금 민혁은 아르갈리소 던전의 공략 확률이 상승했음을 눈치챘다.
걸어 들어가던 민혁은 곧 걸음을 멈췄다.
창을 쥐고 선 한 사내가 있었다.
금발의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그는 투구를 쓰고 있었다.
[창신 에보크]민혁은 그를 바라보며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왜 이렇게 익숙하지? 아, 혹시……!’
최근에 리베르의 기억 속에서 보았던 신들의 만찬.
그 만찬에서 민혁은 에바스의 모습을 보았었다.
그리고 리베르를 둘러싸고 낄낄거리며 비웃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그중의 한 명이다.
실소를 머금은 채 술을 기울이던 사내.
[당신은 식신 리베르의 후예입니다!] [리베르의 분노가 당신에게 느껴지고 있습니다!]자신이 보았던 영상들과 에바스의 아르갈리소 던전 제작.
그 시기가 비슷할 거라고 민혁은 예측할 수 있었다.
‘많은 신들은 에바스를 도와 던전제작에 참여했을 확률이 높다.’
현시대의 창신은 민혁의 가신이 된 밴이다.
그리고 밴에게, 창신의 자리를 계승한 자는 에르메스였다.
앞의 창신은 그 전대의 창신으로 추정된다.
에보크가 말한다.
“그의 후예인가?”
그가 오만한 미소로 다가왔다. 지금의 민혁은 ‘창신 밴’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그러나 ‘요리 버프’의 힘을 빌린다면 가능해질 수 있다 생각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신들에게 겁먹어 도망쳤던 그의 모습을.”
정확히 민혁이 기억하는 내용으로 리베르는 절대 도망치지 않았다.
그들이 끌어낸 것이고 리베르는 잊지 않고 훗날을 기약해 왔다.
그 훗날의 결과물이 민혁이고, 민혁이 이 던전의 마지막을 본다면 리베르가 준비했던 그것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대도 도망치는 게 어떤가.”
에보크는 그가 ‘식신의 후예’라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다.
민혁이 거쳐왔던 성장 과정을 알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신들에게 인식된 식신은 그저 먹을 것을 좋아하는 신에 불과하지 싸울 수 있는 신은 아니다.
“식신의 검술.”
민혁의 몸에 힘이 깃든다.
한 손으론 창을 쥐고, 또 다른 손으로는 뒷짐을 지는 에보크는 민혁을 무시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후우우우우웅-!
눈 깜짝할 사이에 민혁이 에보크의 앞에 이동해 있었다. ‘바람같은’이 그를 이끈 것이다.
“호…….”
에보크가 작게 감탄했다. 그 감탄과 동시에 민혁의 검이 그의 목으로 향했다.
그럼에도 에보크는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촤르르르르르르르륵-!
이해할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민혁은 본능적으로 공격을 멈추고 옆으로 굴렀다.
콰르르르르르르-!
에보크의 눈앞에 멈춰선 쇠사슬과 연결된 낫이 있었다.
그 낫이 민혁을 쫓아온 것.
‘창신이라며?’
창신인 그인데, 이 정체불명의 쇠사슬은 무어란 말인가?
쇠사슬의 끝을 쫓아 민혁의 시선이 옮겨졌다.
단단한 핀에 고정된 쇠사슬이 보였다.
[아르갈리소 던전의 초입에선 ‘자아의 쇠사슬과’ ‘창신 에보크’를 상대로 승리하셔야 합니다.]“…….”
민혁은 마른침을 삼켰다. 창신 에보크만을 상대한다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판단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아의 쇠사슬이라는 복병이 있었다.
“흠.”
에보크가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민혁이 작게 긴장하며, 곧바로 내달렸다.
그가 내달리는 곳은 다름 아닌, 자아의 쇠사슬이 있는 곳이었다.
내달린 민혁이 자아의 쇠사슬과 연결된 핀을 내리찍었다.
태애애애애애앵-!
요란한 소리만 날 뿐 핀은 요지부동이었다.
[자아의 쇠사슬의 내구도가 0.4% 하락합니다.]“…….”
민혁은 자신이 에보크를 상대하면서 이 쇠사슬을 파괴하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거란 판단이 들었다.
그때.
콰자자자자자작-!
어느새 뒤따라온 에보크의 창이 민혁의 몸 곳곳을 노렸다. 검으로 빠르게 방어해내는 민혁이 ‘무형검’을 발동한다.
푸우우우우욱-!
첫 번째 검이 에보크의 심장을 꿰뚫는다. 그러나 표정 변화조차 없는 에보크가,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검들을 피해내며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이런 미친…….’
민혁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에보크의 빈틈을 찾아냈다.
‘바로 지금……!’
폭주하는 검을 발동, 그의 심장에 검을 꽂기 위해 검을 내지르려는 때였다.
촤르르륵-
민혁의 발목을 자아의 쇠사슬이 감싸며 그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균형이 무너진 민혁의 검이 허공을 찔렀다.
어느덧 민혁을 쫓아온 에보크가 있었다.
“솔직히 놀랐다.”
에보크의 감상이었다.
자아의 쇠사슬은, 그 하나만 모아도 신의 힘을 낼 수 있는 녀석이다.
비록 민혁이 아직 베이진 않았으나, 딜량 자체는 에보크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신들이 이 첫 번째 난관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식신’이라는 틀을 깨고 강한 민혁은 분명히 에보크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그렇지만.
“난무의 창.”
푹, 푸푸푸푸푸푹, 푸푸푸푸푸푸푹,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찌르는 창이, 수십 개가 되어 빛과 같은 속도로 민혁의 몸 곳곳을 꿰뚫었다.
[HP가 86%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77%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71%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41…….] [HP가 30…….] [HP가 12…….] [HP가 6…….] [HP가 0이 되셨습니다!] [아르갈리소 던전에서 부활할 수 있는 회수 총 3회 중 1회를 사용하여 부활하실 수 있습니다!] [아르갈리소 던전을 포기하실 시,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를 받으며 ‘식신이 보유한 스킬 중 하나가 랜덤’으로 삭제됩니다.] [1회를 사용하여 도전하실 시 당장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는 받지 않으나 3회를 모두 소진할 시, 페널티는 부활 회수만큼 중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