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75
밥만 먹고 레벨업 976화
로안더는 해낼 수 있다는 희망에 차있었다.
모든 이들이 잃었던 음식이란 것을 되찾아줄 수 있다는 희망.
레벨 750대의 반신반용 한 마리라면 로안더와 반란군들이 함께라면 사냥할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만에 불과했다.
반신반용이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로안더는 자신들이 이길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가 사색이 되어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곳엔 민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자신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반란군들이 있었다.
“모두 도망쳐!!”
본능이 소리치고 있다. 살고 싶으면 도망치라고.
반란군들도 상황을 인지했다.
그들이 왔던 길을 서둘러 되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리려 할 때였다.
사마귀의 날개를 가진 반신반용이 그 길을 막아섰다.
심지어 벌의 날개를 가진 반신반용이 무너뜨린 벽 너머로 칠백여 마리에 이르는 거대말벌들이 쏟아져나왔다.
[거대말벌 Lv 608.]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사마귀의 날개를 가진 첫째 용의 입에서 강력한 힘이 몰려들었다.
쿠콰콰콰콰콰콱-!
그 입에서 뿜어져 나온 수백 개의 날카로운 칼날이 반란군의 몸에서 피가 솟구치게 만든다.
“크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많은 반란군이 비명을 내지르며 커다란 중상을 입었다.
심지어 칠백여 마리에 이르는 거대말벌들의 꼬리에서 발사되는 독침들이 반란군을 중독시켰다.
[말벌침에 당하셨습니다.] [2초 동안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 [2시간 동안 HP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몸에 열이 끓고 어지럼증이 일어납니다.]온몸이 굳어 움직이지도 못하는 반란군이 넘쳐나고 있다.
로안더의 머리가 차갑게 식어갔다.
쿵쾅쿵쾅 뛰던 심장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그는 이 순간, 그 누구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가 민혁에게 말했다.
“형님, 세상에 알려주시겠습니까?”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또한 방금 전 첫 번째 용의 공격은 대처하지 못했다.
그는 그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강한 자다. 반응할 수만 있었다면 그들을 도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로안더가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싸운 자들이 있었다고.”
“…….”
“그들이 바란 건 큰 게 아니었다고. 모두가 일상을 끝낸 후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만들어주고자 했다고.”
“…….”
“세상에 알려주십시오.”
민혁은 전율했다.
그들이 바란 건 큰 것이 아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는 것.
그것이 로안더의 바람이었다.
그 순간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로안더는 식신의 피를 이어받은 후손입니다.] [당신은 현시대의 식신입니다.] [당신은 지금 후손의 긍지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죽음을 불사르며, 적을 향해 한 걸음을 떼고 있습니다.]“형님, 어서 가십쇼!”
[그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식신의 후손. 그러나 먹는 것이 통제된 세상에서 살아왔습니다.]마지막 순간까지 로안더와 함께하기로 결심한 반란군들이 자신들의 무기를 쥔다.
[식신인 당신은 지금 먹는 것을 지키기 위해 두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자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어서 가십시오, 형님!”
“어서 구슬을 사용하십시오.”
“우리를, 우리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형님, 맛있는 닭죽 고마웠습니다.”
[그들은 작지만 그 무엇보다 큰 그것을 위해 그 위대한 한 걸음을 떼고 있습니다.]쿠화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로안더의 몸에서 강한 힘이 솟구쳐 올랐다.
그것은 바로 중첩되는 즐거움.
음식이 통제된 세상이었기 때문에 그가 발현하는 중첩되는 즐거움은 다른 방식으로 변화되어 있다.
음식을 먹지 아니해도 강대한 버프를 받을 수 있다.
단, 고작 1분 동안 그 효과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1분이라는 시간 동안 로안더는 신조차 초월하는 힘을 가질지도 몰랐다.
그때 또 다른 알림이 들려왔다.
[유토피아에 음식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듣습니다.] [한때 유토피아에 당도했던 식신 엘렌은 모든 이들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반쪽짜리 피를 가진 자가 아닌 완전한 신의 강림에 모두가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식신은 먹는 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신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많은 반신들과 반초월자의 힘을 가진 자들이 식신을 비웃었습니다.] [그는 강하지도, 다른 이들보다 뛰어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엘렌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도 있었습니다.] [반 초월자의 힘을 가진 엘레이는 그와 사랑에 빠졌고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두 명의 아이가 태어났고 첫째는 반신반초월자의 힘을 받아 유토피아의 하늘이 되었습니다.] [둘째는 반신의 힘만을 물려받아 평범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첫째는 모든 이들에게 비난과 조롱을 당한 식신의 피를 이어받은 것을 부끄러워하였습니다.] [그에 그는 식신의 이름을 지우듯, 세상의 모든 음식을 지워 버렸습니다.]유토피아의 신이 음식을 없앤 이유. 그 이유가 드러났다.
그리고 민혁은 알 수 있었다.
[식신의 피를 이어받은 반신반엘프 로안더는 첫째와 다른 생각을 하였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위대하고, 나는 그것을 증명할 것이다.]민혁은 중첩되는 즐거움의 힘을 받아 밀려오는 거대말벌들을 빠른 속도로 도륙해 나가는 로안더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는 조롱받는 이의 피를 이어받고 태어났다.] [그러나 누구보다 떳떳했고 노력했다.] [그는 식신의 피를 물려받았다며 놀림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음식을 찾기 위해 누구보다 용맹하게 나아간다.]쿠호오오오오오오-!
거대말벌들 수백을 단숨에 쓸어버린 로안더가 번쩍 날아오른다.
알리고 싶었다.
식신은 조롱받을 신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식신이 어떠한 신인지.
또 알려주고 싶었다.
먹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콰자자자자자자자작-!
그의 거대한 도끼가 첫 번째 신룡의 머리를 가격한다.
콰지이이이익-
휘청거리는 신룡의 주둥이를 잡아챈 그가 미친 듯이 놈을 가격한다.
단단한 놈의 피부가 깨지며 그 안의 살을 가격한다.
“키헤에에에에에엑!”
미친 듯이 몸부림치는 놈이 땅으로 추락할 때, 로안더 역시 빠르게 하강해 놈의 머리통을 내리찍었다.
콰직, 콰지익, 콰지이이익-!
놈의 몸 곳곳에서 피가 튀어 오른다.
놈을 가격할 때마다 놈이 가진 권능의 힘에 의해 로안더의 몸 곳곳도 칼날에 베인 것처럼 찢어지고 있었다.
[그는 조롱받던 자의 아이.]알림이 다시, 음식을 되찾으려는 그들을 위해 말한다.
[그는 무시당했던 자의 아이.]콰지이이익, 콰지이익, 콰자아아아악-!
[그리고 그들은.]반란군들이 더욱더 힘을 낸다.
마지막 순간에도 우리가 음식을 되찾기 위해 싸웠음을 모두가 알았으면 한다.
우리가 죽는다 해도, 그 사실이 존재하는 한 우리와 같이 싸우는 자들은 항상 존재할 테니.
“으아아아아아악!”
“으라아아아아압!”
그들이 두 번째 신룡을 향해 두려움을 딛고 나아간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자들.]바로 그 순간, 로안더에 의해 첫 번째 신룡이 죽음 직전에 이르러 간다.
콰자아아아아악-!
몇 번의 도끼질만 하면 놈을 죽일 수 있을 거라 로안더는 믿었다.
그러나 그때, 두 번째 신룡. 말벌의 날개를 가진 녀석이 포효했다.
“키헤에에에에에엑!”
놈의 몸에서 아주 작은 수천 개의 독침이 뿜어져 나오며 반란군과 로안더의 몸에 틀어박혔다.
[신룡의 독침에 당하셨습니다.] [3분 동안 온몸이 마비됩니다.] [5분 동안 HP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끝내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로안더의 몸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키헤에에에에엑!”
자신을 밀쳐내는 첫 번째 신룡에 의해 그가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는 슬픈 눈으로 반란군들을 보았다.
그들도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졌고 얼굴색이 파랗게 질리고 있었다.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피를 토해냈다.
그러나 로안더도, 그 자리의 다른 이들도.
[그들은 후회하지 않았다.]모두가 후련한 표정이었다.
로안더가 반란군들을 바라보며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도 두려웠으나 울음을 참으며 고개를 주억인다.
[마지막 순간까지 음식을 되찾기 위해 싸울 수 있었음에.]곧바로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현시대의 식신으로서 최후의 순간까지 음식을 되찾기 위해 싸운 자들을 보았습니다!] [모든 스텟 1%가 상승합니다.] [식신의 스킬 포인트 1을 획득합니다.]이 모든 게 불과 1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쓰러진 로안더가 죽기 전 생각했다.
‘단지 바라는 게 있다면.’
증명하고 싶었다.
식신은 나약한 신이 아니라는 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정도로 하찮은 신이 아니라는 걸.
그때, 로안더의 간절한 바람이 알림이 되어 들려왔다.
[식신의 후손인 당신이 식신께 감히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식신은 하찮은 신이 아니라 언젠간 증명해 주길 깊게 바라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도가 그 신께 닿습니다!]그것은 로안더의 작은 기도였다.
모든 인간은 절망적 순간에 신께 기도하게 마련이었으니까.
로안더는 분노한 첫째 신룡이 자신을 갈가리 찢어버리기 위해 포효하는 걸 바라봤다.
“키헤에에에에엑!”
놈이 빠른 속도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로안더는 씁쓸한 표정을 머금었다.
그때였다.
[현시대의 식신이 당신의 기도에 응답합니다!] [현시대의 식신이 당신의 기도에 응답합니다!]또 다른 누군가. 그는 유일하게 독에 마비되지 않았다.
그가 걸음을 떼어 로안더의 앞을 막아선다.
[현시대의 식신이 지금 당신과 함께하고 있습니다!]로안더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자리에 그 어떠한 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현시대의 식신이 자신과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로안더는 자신의 앞을 막아선 자를 볼 수 있었다.
[현시대의 식신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로안더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가 아주 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현시대의 식신이 당신께 말합니다!]“고맙다.”
[그는 식신의 긍지를 잃지 아니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음식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던 당신과 그 전우들을 찬사하고 있습니다.]“증명해 주마.”
[그는 식신이 하찮고 비루한 신이 아님을 이 자리에서 증명해 주고자 합니다.]“식신이 어떤 신인지.”
거대한 신룡이 어느덧 민혁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그의 검이, 가뿐히 첫째 신룡을 내리그었다.
그 순간.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신룡의 몸이 갈가리 찢기며 몸 곳곳에서 피가 솟구쳐 올랐다.
첫 번째 신룡의 위험을 직감한 두 번째 신룡이 괴성을 내지르며 그에게 질주한다.
허름한 복장이었던 그가, 아티팩트를 스왑한다.
은빛으로 이루어진 갑옷과 각반, 그의 등 뒤로 포크와 나이프가 교차된 문양의 망토가 둘린다.
그 모습을 보는 로안더의 입이 벌어졌다. 다른 반란군들도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키헤에에에에에에엑!”
그가 자신을 향해 거대한 아가리를 쩌억 벌리고 돌진하는 놈을 또 한 번 베고 지나갔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놈의 몸에서 피가 솟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