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76
밥만 먹고 레벨업 977화
어린 시절의 로안더는 아버지가 식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많은 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곤 했다.
-너희 아버지는 먹는 것밖에 할 줄 모르잖아!
-너희 아빤 신인데, 강하지도 않다며?
-에엣! 그게 무슨 신이야!? 반인반엘프지!
로안더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그 날,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의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
-어머니, 정말 아버지는 약하신 분이셨나요? 먹는 것밖에 할 줄 모르셨나요?
로안더의 그 울음에 어머니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로안더는 그때 어머니가 해주셨던 말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
그 말을 곱씹으며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났고 오늘날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런 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두가 별 볼 일 없는 신이라고 했던 식신.
그에 대해 어머니는 이리 말하셨다.
-약하지 않으시단다.
민혁이 자신에게 달려온 두 번째 반신반용을 또 한 번 학살자의 검으로 난도질한다.
“키에에에에에에엑!”
반신반용이 터뜨리는 울음을 보며 로안더는 울며 웃었다.
-너희 아버지는 함부로 싸우지 않으셨단다. 예외가 있었다면.
민혁이 비명을 내지르는 두 번째 신룡에게 터벅터벅 걸어간다.
온몸에서 피를 흩뿌리는 두 번째 신룡이 비명을 토하며 몸에서 수백 개의 독침을 뿜어내어 민혁을 공격한다.
-그들은 배고픈 자들이란다.
민혁의 검이 빛과 같은 속도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수백 개의 독침을 갈라낸다.
또다시 단숨에 반신반용의 지척에 다다른 그.
-아버지께선 배고픈 사람들이 있을 때, 그들을 위해 요리하셨다.
-강하다고 하여 강한 것은 아니란다.
-너의 아버지의 요리가 많은 자들을 지켰고.
-너의 아버지의 노력이 많은 자들을 행복하게 했단다.
민혁이 무형검을 발동시킨다.
그의 검에서 뿜어지는 무형의 기운이 두 번째 반신반용을 수백 번 난도질한다.
-식신이란 그런 신이란다.
“키헤에에에에에엑!”
온몸이 난자당한 놈의 입이 쩌억 하고 벌어졌다.
그 입안에서 수천 마리에 이르는 아주 작은 벌떼들이 토해졌다.
놈들은 곧바로 부풀어 오르더니 본래 크기의 거대말벌이 되었다.
민혁은 그런 그들을 보며 내달렸고, 그의 검에서 뜨거운 검은 화마가 일렁였다.
“으오오오오오오오!”
-배고픈 자들을 울게 하셨고.
콰르르르르르르르르륵-!
거대한 화마가 단숨에 수천 마리의 거대말벌들을 불태웠다.
검은 재가 되어 사라지는 그들과 그 뒤에 있는 비명을 지르는 신룡.
-배고픈 자들을 웃게 하셨으며.
바람같은.
빠르게 움직인 민혁의 주먹이 신룡의 몸을 한 번 가격해 벽에 몰아붙인다.
그가 쌍검술을 발현한다.
두 자루의 검이 그의 양손에 쥐어지며, 동시에 두 자루의 검에 멸이라는 한자가 낙인된다.
-오로지 그들을 위해 살아가셨단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그가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두름으로써 쉴 새 없이 낙뢰가 떨어져 두 번째 신룡을 넝마로 만들어낸다.
로안더의 가슴이 크게 떨렸다.
어머니가 말했던 아버지는, 요리와 다양한 손재주를 이용해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하시고 즐겁게 하셨다.
그리고 현시대의 식신은 같은 뜻을 가졌다.
그는 자신도 이 세상의 음식을 되찾는 것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하였다.
그것은 어머니가 말하셨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배고픈 자들을 위해 싸운다.
아버지처럼, 함부로 자신의 힘으로 남을 찍어누르지 않는 신.
주르르르르르르륵-
둘째 용이 완전히 쓰러져 내린다. 놈이 죽은 듯 축하고 늘어졌다.
지금 로안더는 목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바른길을 걸어왔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러니 로안더. 너도 배고픈 자들을 위해 살거라.
-너도 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하게 살거라.
로안더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그는 식신의 아들이었다.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바로 그때였다.
첫 번째 반신반용이 둘째의 죽음에 괴성을 터뜨렸다.
“키헤에에에에에에엑!”
그 괴성과 함께, 놈이 죽은 녀석에게 날아들어 그의 머리통을 입에 물었다.
콰자아아아악-
그리고 씹어 먹기 시작했다.
찰나에 벌어진 일이었기에 민혁이 막아낼 수도 없었다.
그제야 제지하기 위해 민혁이 걸음을 옮기려던 때에.
“키헤에에에에에에에엑!”
놈의 거친 포효가 세상을 뒤흔들었다.
[만독불체의 육체로도 저항할 수 없습니다.] [1분 동안 스턴 상태에 빠져듭니다.]민혁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가 독침을 맞았을 때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만독불체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콰자자자작, 콰자자자작-
놈이 죽은 신룡의 뼈와 살을 미친 듯이 취하기 시작했다.
또한, 로안더와 민혁이 입혀놨던 상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이이이이익-
민혁은 불길함을 느꼈다.
곧바로 방금 전보다 훨씬 거대해진 크기의 신룡이 포효했다.
“키헤에에에에에에엑!”
[반신반용이 온전한 힘을 되찾습니다!] [반신반용은 누군가가 억압시킨 무언가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누군가에게 대항한 자들에게 신룡이 벌을 내립니다.] [신룡을 막아내지 못할 시, 폭주한 신룡이 유토피아를 공격할 것입니다.] [신룡 Lv 798.]민혁의 온몸의 솜털이 곤두선다. 그 또한 이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바로 그때. 로안더가 그를 힘껏 불렀다.
“형님!!!”
목에 핏대를 세운 로안더는 의지가 가득한 표정이었다.
“나 또한 식신이요!”
민혁도 아주 잘 알고 있다.
되려 현시대의 진정한 식신은 자신이 아니라 그일지도 모른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웃습니다.]“나 또한 요리로 함께 싸우겠소!”
로안더는 자신이 지금 신룡에게 덤벼든다면 되려 민혁을 방해하는 일이 됨을 알고 있었다.
민혁이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요네즈, 계란, 부드러운 빵과 갖은 야채. 설탕 등을 가지고 계십니까?”
현재 민혁은 요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밥 먹고 합시다’를 발동해 요리한다면, 이 자리의 많은 이들이 신룡에게 죽임을 당할 터.
반대로 민혁이 신룡의 시선을 끌 때 로안더가 요리한다면 무척 좋다.
하지만.
‘로안더의 요리에 대해선 모른다.’
그는 식신의 후손이 맞다.
그러나 그의 요리가 어느 정도의 버프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예측 불가다.
‘설령 나에 비해 초라한 버프요리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신등급 요리를 만들 수 있다면 달라진다.’
요리버프는 이처럼 다양한 변칙수가 존재한다.
찌릿찌릿-
포효하는 민혁이 더 급박해졌다.
그가 서둘러 그 재료들을 한 천에 싸서 로안더에게 던졌다.
그것을 받아든 로안더가 재료를 펼쳤다.
“시간이 없다. 족히 30분은 걸릴 텐데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군.”
물론 민혁 혼자서 신룡을 죽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로안더의 버프가 도움이 되어준다면 더 쉽게, 또 더 높은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바로 그때였다.
“형님.”
로안더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요리가 세상에서 사라지고 수백 년 만의 요리입니다.”
“…….”
“그 요리를 형님께 대접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민혁의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로안더가 말했다.
“3분. 3분이면 충분합니다.”
“무슨……!”
3분 만에 요리를 만든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그가 요구한 재료들은 쉬운 요리가 가능한 것이긴 하다.
‘그래도 불가능해.’
민혁은 일단 자신을 믿고 싸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곧 로안더에게서 놀라운 일이 펼쳐지기 전에는 말이다.
[당신의 후손 로안더가 당신조차 가지지 못한 식신의 스킬 중 하나를 발휘합니다.] [액티브 스킬 배고픈 자의 요리가 발동됩니다!]“……!?”
놀란 표정을 지은 민혁이 로안더를 보았다. 로안더는 잔상을 남기며 빠른 속도로 요리하고 있었다.
‘빨리 감기……?’
그렇다. 마치 10배의 속도로 그의 공간만 빨리 감기 한 것만 같았다.
잔상을 남기며 빠르게 움직이는 로안더가 불과 몇십 초 만에 계란을 삶아내고 까고 있었다.
‘이런 미친!’
대단한 능력이다.
요리하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아니, 그런 개념이 아니다.
그가 요리하는 시간은 동일하게 흐르나, 실제 시간은 고작 1/10 정도밖에 지나지 않는 스킬.
만약 전투 중 버프가 필요하다면, 고작 5분 만에 그 어떠한 요리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 능력.
바로 그때.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형님!”
온전한 힘을 찾은 신룡이 거대한 몸으로 민혁을 들이받았다.
뒤로 퉁겨져 날아가는 민혁의 몸이 사마귀의 칼날 같은 손에 베인 것처럼 난도질 됐다.
또, 신룡이 입에서 토해낸 수백 마리의 아주 작은 말벌 떼가 민혁에게 빛처럼 날아와 독침을 박아댔다.
푸, 푸푸푸푸푸푸, 푸푸푸푹-!
“큭!”
[HP가 7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74%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73%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7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실제 벌 크기의 놈들이 쏘아대는 독침은 생각보다 민혁에게 큰 데미지를 입히고 있었다.
민혁이 빠른 속도로 급감하는 HP를 보며 서둘러 흑룡갑을 발동한다.
촤르르르르르르르륵-
흑룡갑이 그의 몸을 뒤덮으며, 닿을 수 없는 자가 발동된다.
[닿을 수 없는 자.] [3초 동안 회피율 5배가 상승합니다.] [1분 동안 발동 불가능합니다.]패시브 스킬 닿을 수 없는 자의 발동에 다행히도 3초 동안은 말벌들의 공격이 대부분 민혁을 비껴갔다.
또 한 번, 신룡이 하늘을 헤엄치는 빠른 물고기처럼 민혁에게 날아왔다.
그런 녀석에게서 말도 안 되는 알림이 들려왔다.
[신룡의 분노.] [신룡의 모든 힘이 2% 증가합니다!] [신룡의 모든 힘이 2% 증가합니다!] [신룡의 모든 힘이 2% 증가합니다!]날아오는 놈에게서 쉴 새 없이 들려오는 알림이었다.
신룡의 레벨은 자그마치 798이다.
그런 그가, 스스로에게 깃들게 한 버프로 더 강화되고 있었다.
“……!”
민혁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패왕지존도를 이용해 놈을 격추시킬까 하던 민혁이 우뚝 멈췄다.
패왕지존도의 여파가 좁은 던전의 반란군에게도 미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민혁이 서둘러 꼭두각시 인형 빌과 자아의 쇠사슬을 사용하려 했다.
그때.
[신룡이 당신의 소환능력을 통제합니다.] [꼭두각시 인형 빌의 소환에 실패하셨습니다.] [자아의 쇠사슬 소환에 실패하셨습니다.]민혁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그리고 여전히 알림이 들려온다.
[신룡의 모든 힘이 2% 증가합니다!] [신룡의 모든 힘이 2% 증가합니다!] [신룡의 모든 힘이…….]민혁은 지금 돌진하는 신룡과 직격하는 순간 강제 로그아웃 당할지도 모를 것을 직감했다.
그가 다급히 ‘초월’을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빠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님!!!”
띠링!
[연계 퀘스트: 로안더와 함께 반신반용 사냥하기 퀘스트가 중단됩니다!] [로안더가 당신이 보유한 스킬 중첩되는 즐거움을 +1레벨 상승시킵니다!] [액티브 스킬 배고픈 자의 요리를 추가 획득합니다.]민혁의 눈이 번쩍 떠졌다.
[중첩되는 즐거움이 변화합니다!]새로이 얻은 중첩되는 즐거움이 빠른 속도로 그의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모든 알림을 읽은 민혁은 전율했다.
곧바로 로안더가 던진 요리가 민혁의 손에 쥐어진다.
하지만 신룡은 그를 비웃었다.
먹는다는 행위가 시간이 소요됨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중첩되는 즐거움.”
평소와 같은가?
아니, 전혀 달랐다.
민혁이 입을 쩍 벌린 순간, 그의 손에 있던 로안더의 요리가 단숨에 목구멍을 지나쳐 배로 들어갔다.
꿀꺽
고작 0.3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신룡은 알았다. 방금 그 스킬에 의해, 직접 섭취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음을.
또한, 민혁의 주변으로 평소와 다른 모습이 연출되었다.
바로 황금빛 주사위와 검은빛 주사위가 함께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데구르르르르-
굴러가는 두 개의 주사위의 눈금이 떠오른다.
황금빛 주사위의 눈금 3이다.
검은빛 주사위의 눈금 5이다.
바로 그 순간. 민혁이 자신에게 돌진하는 신룡을 보며 외쳤다.
“멸을 선택한다.”
그 외침과 함께.
파아아아앗-
검은빛 주사위가 더욱 큰 빛을 흩뿌리며 민혁에게 깃들었다.
민혁의 검에 새겨진 멸이라는 글자가 검게 타오른다.
마침내, 돌진하던 신룡을 향해 그의 검이 직격했다.
그리고 펼쳐진다. 새로운 중첩되는 즐거움에 의한 ‘멸’의 효과가!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하늘에서 육십여 개에 이르는 낙뢰가 떨어져 신룡을 집어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