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323)
EP.367 레오마망 # 3
그리 레오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메뉴는 레오나가 다 골라줬는데, 나야 뭐 얻어먹기만 하면 그만이니 뭘 먹어도 좋다.
호텔식사 왜 이렇게 맛있냐.
“자, 자. 이것도 먹어보세요. 김근철이.”
“어.”
레오나가 친히 썰어준 고기를 받아먹으니 그야말로 극상. 입안 가득 스테이크의 육즙이 흘러넘친다.
“캬!”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
“후후후, 정말 복스럽게도 먹네.”
그리 감탄하고 있으니 레오맘이 웃으면서 말했다.
“덩치가 커서 그런가? 먹성이 좋아!”
“흐흐흐, 이거 대접해주시는데 맛있게 먹어야지요. 오늘 감사히 먹겠습니다!”
“얘가 인사성도 밝네. 예의가 되어 있어.”
“그러니까요. 김근철이가 예의 하나는 깍듯하죠.”
“그게 매력이니?”
“무, 무슨 매력이에욧!”
아니, 그거 내 매력 맞는데?
“레오나. 그건 내 매력이 맞아. 부정하지 말라고.”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좀! 자! 이거나 먹어!”
“이거 새우요리인가?”
“얇게 썬 송이버섯 사이에 저민 닭새우살을 끼우고 튀긴 요리네요.”
딱 봐도 특이한 요리다. 잘 튀겨서 소스에 버무린 걸 보니 먹음직스럽다, 일종의 오레오 같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아무튼 한입 먹으니.
“오우!”
버섯의 쫀쫀한 식감과 부드러운 새우살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녹아내린다…! 너무 맛있어서 순간 브라이언 같은 소리를 내버리고 말았다.
“맛있네, 이거!”
“그렇죠?”
“아, 레오나! 나도 줘!”
그때 유리가 자기도 달라면서 아우성을 쳤다.
“네, 네. 드세요. 고기도 더 썰어드릴게요.”
레오나는 마치 엄마처럼 바쁘게 손을 움직이면서 유리랑 시후에게도 이것저것 음식을 건네줬다.
저래서야 자기 먹을 시간이 있나? 싹 다 우리에게 나눠주고 있는 중인데. 하여간 레오나는 엄마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야말로 엄마의 손길. 어머님. 보이십니까? 레오나가 이렇게 다정해요. 애들을 엄청 잘 챙겨줍니다. 이거 다 어머님을 닮아서 그런 거 아닙니까?”
“호호호, 정말. 김근철이는 칭찬을 너무 잘하네! 레오나한테도 그렇게 칭찬해주는 거니?”
어느샌가 레오맘에게도 김근철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아무튼. 딸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아주 좋아진 얼굴이다. 원래도 웃는 얼굴인데 더 좋아 보인다.
“물론이죠! 레오나는 칭찬 덩어리입니다! 하루라도 칭찬을 하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어요!”
“앆…! 김근철이! 자꾸 제 엄마한테 이상한 소리 하면 부끄러워요! 그만 좀 하세요, 진짜!”
ㅡ쿡쿡.
옆에 앉은 레오나가 팔꿈치로 내 허리를 쿡쿡 찌르면서 말했지만, 그럴 수가 있나?
레오맘도 날 칭찬해주는 중인데.
“레오나 이 기집애가 어릴 적부터 칭찬받는 걸 아주 좋아하긴 했지. 호호, 그때 생각나네.”
“그때도 지금이랑 비슷했습니까?”
“응, 옛날부터 활발했어. 레오나는.”
“활발…!”
역시 레오나는 옛날부터 그랬던 건가?
“우리 레오나가 학교에서도 많이 활발하니?”
“물론이죠. 얼마나 활발한지 매일매일 비명을 지르고 있을 정도예요.”
“누가 그래! 엄마! 김근철이 이거 이상한 소리 하는 거예요!”
“그럴 리가 있나. 아, 근데 또 레오나가 학기 초에는 과묵하고 도도한 인상이었는데 말이죠.”
“또 누가 도도하다고…! 아, 그건 맞나?”
제가 좀 도도하긴 하죠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실제로 학기 초 레오나는 이런 느낌이 전혀 아니었다.
근데 그것도 금방 바뀌었지.
어찌 됐건 활발하다.
“호호호, 도도라니. 레오나 이 기집애 도도한 척했어?”
“아, 뭐가 도도한 척이라고! 그냥 학기 초엔 잘 모르니까 그런 거죳! 친해지고 하니까 편해져서, 네? 그렇게 된 거구요!”
레오맘은 레오나의 이야기를 듣는 게 아주 즐거운 모양이다. 레오나 보고 이 기집애 하면서 말하고 있는데 둘이 죽이 척척 맞는다.
“아무튼 친구도 잘 사귀고 있고,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네. 학교생활 불편한 건 없고?”
“딱히요.”
“레오나가 또 현지인 패치가 120 퍼센트 쯤 되는 것 같아서요. 원어민보다 한국어를 잘할 정도인데, 딱히 불편해 보이진 않았어요.”
“다행이야!”
나는 살면서 레오나보다 한국어 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솔직히 마음이 좀 놓이네. 레오나 혼자 한국 생활한다고 힘들 줄 알았는데!”
누구나 걱정이 될 것이다. 딸 혼자 외국에서 지내고 있으면 걱정할 수밖에 없으니까.
“안심이야! 이렇게 멋진 남자친구도 옆에 있고!”
근데 뭐라구요?
“친구들도-”
“아, 아닛?!”
“어엇!”
“흡!”
동시에 레오나를 포함하여 모두가 급하게 기침을 하면서 물을 들이켰다… 아니, 내가 레오나 남자친구인 건 아닌데.
“그, 그게! 김근철이 얘는 남자친구가 아니라…!”
유리가 말했다.
“으응?”
“하하하, 부회장입니다. 레오나가 회장이고요! 남자친구라니 부끄럽네요!”
“그런 거니? 잘 어울려서 그만! 호호호, 아줌마가 착각했네!”
“무, 무슨 착각을…! 김근철이 시, 신경 쓰지 마세요.”
레오나도 그런 말을 들어서 부끄러워진 것인지 얼굴이 벌게졌다. 그런 상태로 손을 놀려 깔끔하게 스테이크를 커팅.
내 접시에 올려준다.
“아이, 뭐… 고기 고마워.”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엄마.”
신경이고 뭐고 있나.
이후로도 그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가 이어졌다.
“사실 레오나가 누굴 열심히 칭찬하는 일은 많이 없는데 말이야, 한 번씩 전화할 때마다 김근철이가 대단하다고 하는 거 있지! 그래서 어떤 애인지 궁금했는데 딱 이야기 그대로네! 아주 멋있어! 김근철이!”
“크, 크흐흐…! 제가 멋지긴 하죠!”
아니, 레오나가 엄마한테 전화로 날 칭찬했단 말이야?
“고마워, 레오나! 날 그렇게 칭찬해주고 있었다니!”
“제, 제발 그만둬요옷…!”
얼굴이 시뻘게진 레오나는 무릎에 손을 얹은 채 고개를 숙인 채였다. 이거 나도 누구한테 맨날 레오나 칭찬을 해야겠는걸.
“으, 으흠! 아, 그런데요!”
그때 유리가 말했다.
“어머님도 초인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유럽 쪽에서 활동하는 건가요?”
“응, 그렇지! 남편의 보좌를 해야 하거든! 유럽 쪽에도 일이 많아서 원! 그런데 이번에 또 한국에 큰일이 터졌잖니? 그것 때문에 이쪽에서 말이 엄청 많은데, 그게 또…”
“엇.”
원체 수다스러운 분이라서 그런가?
유리가 유럽 쪽에 대한 일을 묻자 온갖 말들이 술술술 흘러나왔다.
유럽도 여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느니, 뭐 그런 이야기들이다. 유리는 그런 수다의 향연에 잠식되어 입도 뻥끗 못 하게 되었다.
“아, 아하하. 정말 레오나랑 닮았네. 말을 너무 잘하셔.”
“뭐, 웅변술도 귀족의 소양이니까요. 엄마도 말을 잘하실 수밖에 없죠.”
“아! 그런데! 이시후라고 했지? 미공자 스타일이라서 인기 많을 것 같은데, 혹시 김근철이랑 비교하면 누가 더 인기가 많니?”
“네엣?!”
“인기…!”
인기!
“김근철이는 듬직하고 잘생긴 곰 같은 스타일이잖니? 보면 시후랑 딱 구분이 가는데, 응? 레오나? 누가 더 인기가 많을까?”
“그건…!”
이건 당연하지만.
“당연히 접니다!”
“그런 거니!”
내 인기가 최고다!
김근철이는 전무후무한 신성 스타 영웅으로서 이미 인터넷상에서도 나름 유명한 편이다. 재난 지역에서 인터뷰한 짤이 퍼졌을 정도니까.
“아니, 저거 이럴 때만 당당하게 말하네! 레오나! 김근철이 좀 어떻게 해봐!”
“김근철이잇…!”
유리가 날 보며 소리쳤고 레오나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근철아, 나도 인기 많거든?”
“허어?”
이시후 이 녀석이…?
잠깐 생각해 봤는데, 시후의 인기란 건 무엇이지? 여자한테 인기가 많은 건가? 아니면 남자한테? 그것은 너무나도 알쏭달쏭한 것이라서 도저히 생각을 이어 나갈 수가 없었다.
*
*
*
깨방정을 떨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살짝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엄마는 옛날부터 그랬다. 활달하고 밝은 성격. 아마 자신의 성격도 엄마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다.
‘큿…!’
그런 엄마가 지금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높은 텐션으로 수다를 떨어대고 있는 중이다. 무언가 말을 하게 되면 쉽게 멈추질 않는다. 다들 곤란해할 법도 하지만.
“흐하하! 역시 어머님이십니다!”
김근철이는 엄마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크게 웃거나 즐겁게 대답하면서 모든 말을 받아줬다.
그것도 어른에 대한 예의를 아주 잘 지키면서.
‘역시… 제 엄마에게도 아주 깍듯하군요. 정말 기특해요.’
자기 엄마한테 아주 잘하고 있는 김근철이를 보고 있으니 뭐랄까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저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어쩜 사람이 저렇게 예의가 바를까? 어른을 너무 잘 대하는 거 아니에요?’
김근철이를 자신이 키웠다고 생각하는 레오나로서는 저런 모습이 아주 흡족할 따름이다.
그런데.
‘자꾸 무슨 말을…!’
엄마가 온갖 수다를 떨어대면서 김근철이의 인기니 뭐니. 그리고 남자친구인 줄 알았다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걸 듣고 있으니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다.
상당히 민감한 주제가 쑥스럽기도 하고.
하지만.
‘고마워요, 엄마.’
엄마가 저렇게 말하고 있는 것은, 자신을 생각해주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김근철이의 여자친구로 여겨지는 상황이 정말 기분 좋다.
“레오나 이 기집애 한국에서 사위 만들어 오는 거 아냐?! 레오나! 엄마는 곰 같은 사위가 좋단다!”
“아이고! 그 방정맞은 입! 좀 다무세욧! 엄마!”
“호호호!”
김근철이의 얼굴을 봤다.
아주 부끄러워하고 있지만, 동시에 호탕하게 웃고 있는 중이다. 김근철이는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시후와 우유리는?
“…!”
슬쩍 얼굴을 확인하니 경직된 미소를 지은 채 곤란해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더 곤란해지기 전에 엄마의 입 좀 막아야겠네요! 남은 건 돌아가서!’
아무튼.
오늘의 식사 시간은 아주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