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working billing engineer RAW novel - Chapter 10
열일하는 과금 기사 9화
전설 클래스. 검성을.
이것만 있다면…… 농담이 아니라 나 혼자서 오크 전사들을 쓸어버리고 다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면 심지어 레벨도 오른다! 장비도 드랍될 것이다!
영지민들을 이끌고 굳이 도망갈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알알! 알알!”
“아, 좀.”
또다시 들리는 개 소리에 맞은편에서 덮밥을 먹고 있던 사내가 인상을 찡그린다.
“거기 아가씨!”
“앗, 네 죄송합…….”
“전화 좀 받으세요. 계속 울리지 않습니까?”
“니다…… 네?”
“전화 받으시라구요.”
소란에 고개를 돌렸다. 여인이 당황하며 말한다.
“아, 아니 써쓰는…….”
“알알! 알알알!”
토이 푸들은 자신의 주인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했는지 사내를 향해 다가가 짖었다. 동시에 사내의 얼굴이 험악해진다.
“뭐 하는 겁니까? 이걸 저한테 보내다니…… 지금 위협하는 겁니까?”
웅!
사내의 오른손에 신성력이 모인다.
싸움이라도 나나 싶어 상황을 살피던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군. 뭔가 했더니 [정의의 신]을 모시는 신관이었어.’
지구에는 네 명의 신이 존재한다.
위대하고 위대하신 게임 마스터, 관대하.
그리고 각각의 영역을 관장하는 정의, 진실, 그리고 명예.
저기 저 사내는 그들 중 정의의 신을 모시는 신관인 모양이다.
“가벼운 벌칙을 부여하겠습니다! [하루 동안 폰 사용 금지]!”
신성력이 발동한다. 나는 혀를 찼다.
‘정의신의 신관들은 하나같이 꼬장꼬장한 꼰대들이지. 재수가 없었군.’
나는 이능력자가 아니지만 이능력자가 되고 싶어서 발버둥치던 시기가 있던 만큼 그 종류를 알아볼 수 있었다.
신성주문(神性呪文), 공공 예절.
문자 그대로 공공 예절을 해치는 자에게 벌을 주는 주문이다. 그리 심각한 건 아니고 저 아저씨의 말대로 하루 동안 휴대전화를 쓸 수 없게 되는 것.
문제는 저게 휴대전화, 그러니까 스마트 펫이 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니, 작잖아. 토이 푸들이잖아. 스마트 펫은 기능 때문에 최소한 중형견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걸 모르나? 물론 펫 자체의 역할만 하면 가능하지만 그럼 전화가 아니지.’
정의신을 모시는 신관들이 주문을 쓰고 싶어 안달 난 인간들이라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라니.
‘막아야 하나?’
영능을 익히지 못한 생명체가 공격적인 신성력에 휘말리면 정신에 타격을 입는다. 상처야 없을 테고 당장이야 좀 시무룩해 보이는 게 전부겠지만 부작용이 있을 텐데.
그러나 그 순간.
“우리 써쓰는!”
팡!
“윽!?”
“우리 써쓰는 폰이 아니에요! 강아지거든요?!”
여인의 외침에 신성주문이 캔슬됐다. 그 느닷없는 상황에 신관이 신음을 흘렸다.
나는 놀라 여인을 바라보았다
‘기합으로 신성주문을 깨……?’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의지만으로 주문을 깬다는 건 의념으로 물리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무공 수련자로 치면 의기상인의 경지다. 절정 고수. 바꿔 말하면 소드 마스터라는 소리!
‘아니, 저 나이에 완성자급 고수라고?’
“흥! 써쓰야, 가자!”
“알알!”
“아! 써쓰가 시끄럽게 한 건 정말 죄송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향해 꾸벅꾸벅 고개를 숙인 뒤 식당을 나간다.
나는 잠시 그 모습을 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후.”
웃음이 나온다. 왜냐하면 저 젊은 나이의 마스터를 보고도 평생 느끼던 열등감이 조금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전, 그러니까 20년 전 이런 광경을 봤으면 열등감이 폭발해 일주일은 정신 못 차렸을 텐데.
‘너 마스터야? 난 전설 직업 낄 거야. 쩔어 주는 검성이 될 거라고!’
히죽거리며 덮밥 집을 나선다. 테이블 위에 앉아 있던 체다가 소리 없이 내 뒤를 따른다.
철컥.
방으로 돌아온다.
때마침 자동 사냥을 돌려 놓은 PC의 캐릭터가 레벨 업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캐릭터의 직업은 궁수(일반)이며 별다른 스킬도 없지만 레벨은 벌써 29레벨. 내 캐릭터보다도 높은데 사실 당연한 일이다.
‘화살하고 포션만 잔뜩 주면 24시간 내내 사냥만 하니…….’
“나도 자동 사냥이 되면 좋을 텐데.”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건 없다. 아니 있어도 문제이리라.
저렇게 [너 한 대 나 한 대] 식의 무식한 방식으로 싸우면 오크 10마리도 못 잡고 내가 죽고 말겠지.
“하긴 지금 중요한 건 자동 사냥이 아니지!”
나는 체다의 배를 두들겨 100만 원치 다이아를 샀다.
원래 1만 다이아여야 하지만 100다이아 최초 구매, 500다이아 최초 구매, 1000다이아 최초 구매, 5000다이아 최초 구매. 연 5회 특별 구매, 월 5회 특별 구매, 일 5회 특별 구매의 힘으로 그보다는 훨씬 많았다.
“일단 확인 먼저.”
나는 아르데니아로 로그인해 리벤지의 캐릭터 [킬리언스]의 아처(일반)를 아르데니아로 꺼내려 했다.
그러나 불가능!
의아해하며 리벤지에서 파기 버튼을 눌러 보았다.
[해당 직업은 이미 컬렉션에 등록되어 파기할 수 없습니다.]“아.”
직접 집어넣어야 하는 아이템 컬렉션과 다르게 클래스 컬렉션은 카드를 까는 순간 자동으로 등록되는 모양.
“그럼 pc로 까면 안 되겠네. 로그인!”
아르데니아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대로 동쪽으로 전력 질주를 시작했다.
흔적을 숨기지 않는다. 쫓아오라고 도발하듯 땅을 쾅쾅 힘 있게 밟아 뛴다.
“헉! 헉! 헉헉헉!”
체력과 근력이 늘어났음에도 전력 질주를 20분쯤 이어 나가자 호흡이 가빠진다.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커다란 바위에 몸을 기댔다.
[구매하시겠습니까?] [YES]리벤지의 캐시숍에서 카드팩을 구입한 후 아르데니아에서 팩째로 꺼낸다.
아르데니아에도 캐시숍이 있지만.
“아쉽게도 이곳엔 유료 재화인 다이아가 없지. 경매장도 있는데 다이아가 없으니 문자 그대로 아무 의미가 없네.”
경매장에 물건을 올리는 수수료는 골드라 올릴 수 있지만 구매 재화인 다이아가 없으니 살 수가 없는 상황.
촤릉!
카드를 까자 한순간 장난스러운 표정의 여신상이 보이더니 10장의 카드가 하늘로 솟구쳤다가 10개의 무기로 변해 눈앞에 떨어진다.
순간 이 광경이 제3자의 눈에 보일지 안 보일지 궁금해졌지만, 당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소드맨(일반), 워리어(일반), 소드맨(일반), 어쌔신(일반)……
번쩍!
하이 클래릭(고급)!
“흠.”
실망스러운 결과에 인상이 찡그려졌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는다.
“일반이 90%고 고급 9%. 희귀가 0.9%에 영웅 0.1%야. 바로 뜨면 그게 이상한 거지.”
워록(일반), 클래릭(일반), 아처(일반), 헌터(일반)……
번쩍!
쉐도우 워록(고급)!
“다시!”
“다시!”
뽑고 뽑고 또 뽑는다.
그리고 그 결과.
워록(일반), 클래릭(일반), 아처(일반), 헌터(일반)……
“아니 올 일반이네!”
희귀 하나 없이 100만 원이 날아갔다.
“아니, 무슨 게임이…… 100만 원이나 쏟아 부었는데…….”
이게 그냥 게임이었으면 벌써 침 뱉고 게임을 삭제했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
불행 중 다행으로 얻는 게 전혀 없지는 않았다.
컬렉션 완성!
근접 전사(소드맨, 워리어, 실더) 근력+1
날렵한(어쌔신, 아처, 헌터) 민첩+1
지혜로운(위저드, 클래릭, 워록) 마나력+1
모험의 시작(소드맨, 워리어, 실더, 어쌔신, 아처, 헌터, 위저드, 클래릭, 워록) 생명력+5
……외 3종.
컬렉션.
확실히 하나하나는 별거 없지만 이것들은 무슨 직업을 하든 적용되기에 쌓이고 쌓이면 효과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더 해야겠다. 로그아웃.”
지구로 돌아온다.
그리고 과감하게 1000만 원을 질렀다.
“그래…… 그래, 이득이야. 어디에서 이런 영능을 이 가격에 얻겠어? 게다가 5만 다이아 최초 결제까지! 로그인!”
바로 다시 카드깡을 시작한다.
실더(일반), 어쌔신(일반), 아처(일반), 위저드(일반)…… 번쩍! 아이언 실더(고급)!
헌터(일반), 아처(일반), 위저드(일반), 클래릭(일반)…… 번쩍! 하이 실더(고급)!
팟!
불현듯 하늘로 날아올랐던 카드 한 장이 푸르게 빛난다.
“오? 오오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땅에 박힌 검을 뽑아 든다.
“검귀!”
아니다.
바바리안(희귀)이었다.
“아…….”
할 말을 잃는다.
“그러고 보니 첫 희귀잖아?! 이게 말이 돼? 0.9퍼센트잖아! 100장 중 1장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 1000장도 더 긁었는데! 조작 아냐?”
말이 안 되는 일이다. 확률적으로 이럴 수가 있나!
몰아치는 분노에 부르르 떨었지만 내 나이도 어느덧 43살. 아르데니아에서는 나이를 먹지 않아 외모는 예전 그대로지만 세월에 쌓인 연륜이 분노를 가라앉힌다.
“그래…… 결국 확률이야. 무수히 시도하면 결국 확률대로 흘러갈 것이다.”
차릉!
실더(일반), 어쌔신(일반), 아처(일반), 헌터(일반)…… 번쩍! 아이언 실더(고급)!
어쌔신(일반), 위저드(일반), 어쌔신(일반), 클래릭(일반)……
차릉!
어쌔신(일반), 어쌔신(일반), 아처(일반), 어쌔신(일반)…… 번쩍! 하이 아처(고급)!
헌터(일반), 헌터(일반), 헌터(일반), 클래릭(일반)…… 번쩍! 쉐도우 아처(고급)!
“아니…… 제기랄! 이게 말이 되냐고!”
분노하는 순간이었다.
번쩍!
항상 장난스러운 미소로 스쳐 지나가던 여신상이 깜짝 놀란 듯 미소를 지운다.
그리고…….
구구구……!
바닥에 박힌 검이 황금빛으로 빛난다.
“오…….”
내가 손을 뻗어 그것을 뽑자…….
-황실에 충성하고 제국의 방패로써 목숨을 바쳐라!-
그럴싸한 문구가 떠오른다. 나는 즉시 직업을 확인했다.
[임페리얼 나이트(영웅)]근력+80 민첩+40 체력+80 생명력+160 마나+40
[받는 피해 50% 감소] [불굴]“아앗…….”
탱커.
검이기에 기대했는데 탱커다. 무, 물론 영웅이 나온 건 좋은 일이다만…….
안타까워하면서도 키핑했다. 탱커긴 해도 주 무기는 검이니 쓸 수 있을 거라고 기대되었다.
물꼬가 트였기 때문일까? 계속 긁자 영웅이 뜨기 시작한다.
글래디에이터(희귀), 소드 댄서(희귀), 템플러(희귀), 스나이퍼(희귀), 실버 레인저(희귀)……
희귀와, 영웅이 뜨기 시작한다.
-베리언트 산맥 어둠의 숲에는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은 채 연맹의 적을 제거하는 레인저들에 대한 소문이 있다.-
[베리언트 레인저(영웅)]-수많은 연구 끝에 대연금술사 헬라인은 화약의 개량에 성공해 강력한 병기 머스킷(musket)을 만드는 데 성공. 그것을 다루는 최고의 엘리트들에게 머스킷티어(Musketeer)라는 이름을 붙였다.-
[머스킷티어(영웅)]컬렉션 완성!
기사의 이름으로(도펠줼트너, 듀얼리스트, 가디언, 센티넬, 랜스 나이트) 근력+2
그림자의 선택을 받은 자(쉐도우 헌터, 쉐도우 나이트, 쉐도우 아처, 베리언트 레인저) 은신 보정+10%
검의 길(검사, 검귀, 하이 워리어, 하이랜더, 듀얼리스트) 근접 공격력+1%
……외 35종.
뽑는다. 뽑는다. 또 뽑는다. 수천 장의 클래스 소환권이 하늘로 던져진다.
클래스 소환권의 가격이 장당 100다이아, 즉, 만 원이니 1100만 원이면 클래스 소환권은 1100장이어야 하지만 최초 결제, 특수 결제, 이벤트 결제 등 이런저런 혜택으로 클래스 소환권의 수는 훨씬 많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러하다.
영웅급 클래스 2장, 희귀급 클래스 24장, 고급 클래스 340장, 나머지는 일반 클래스.
“썩…… 좋은 확률은 아니지만 1000장까지보다는 훨씬 낫네. 역시 많이 뽑다 보면 결국 확률대로 가는 거야.”
당연하지만 이대로 끝이 아니다. 이 수천 장의 카드들이 그냥 다 버리는 용도일 리 있겠는가?
무엇보다 일반 클래스 뽑기에는 전설 클래스는 있지도 않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은 뻔했다.
“클래스 합성……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