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a golden spoon songwriting genius RAW novel - Chapter 67
68. 돌아가기금수저 작곡천재가 되었다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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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의 스크린 광고를 확인하고서 며칠 뒤.
<하나연, 2월 첫 정규앨범 ‘My Universe’발매>
<힙합 프로듀서 레이브, 신예 음반을 피처링하다>
<하나연, 2월 중순 타이틀 선공개 예정>
메인에 뜨지는 않았지만, 검색을 해보니 기사들이 올라와있었다.
광고를 낸 덕에 너튜브에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으니.
지금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이것도 충분하고 말이지.’
나는 컴퓨터를 바라보았다.
화면 속 프로그램엔 미디가 잔뜩 찍혀있었는데, 세션을 쓴 트랙을 포함해 이미 데모로서 완성이 되어있었다.
바로 하나연이 피처링을 할, 타이틀 ‘비행’에서 영향을 받은 곡.
말이 영향이지, 곡의 방향이나 분위기는 달랐기에 컨셉이 겹칠 일은 없었다.
가사도 내가 시도해보고 싶은 대로 쓴 거고.
오랜만에 작업실에서 녹음하는 거라 몇 가지 세팅을 하는데.
“저 왔어요!”
하나연이 활짝 웃으면서 들어왔다.
하나연한테는 며칠 전부터 말해둬서 승낙을 받은 상태였다.
“목 풀고 시작할까?”
“네!”
립트릴을 하며 근육을 풀어주는 하나연.
이내 부스 안으로 들어간다.
저렇게 고등학생 같은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녹음에 돌입하니 더없이 진지해졌다.
[I’m here, 하늘 끝자락에서 외쳐. 반짝 빛나는 별을 봄 손 흔들어 줘♩]“끝처리는 줘어, 이런 느낌으로.”
[이렇게요?]하나연은 다소 추상적인 디렉도 찰떡처럼 알아들었다.
언제 봐도 잘한다니까.
덕분에 녹음이 빨리 끝나고.
“고생했어.”
“고생하셨습니다!”
하나연이 부스에서 나오며 말했다.
“이 노래, 가사가 조금 특이한 거 같아요.”
“특이해? 그런가?”
“피디님 스타일이랑 다르다고 해야하나? 이거, 제 노래가 아니라 피디님 노래니까요.”
하나연이 저렇게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노래의 컨셉이나 가사를 저렇게 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 곡의 모티브가 버틀러스라면, 이번 곡의 모티브는 하나연이었으니까.
자신만의 감성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나는 좀 더 다양한 곡을 쓰고 싶었다.
“아무튼 되게 재밌게 녹음했어요!”
웃으며 말하는 하나연에게 쉬라고 하며 폰을 보는데, 인별 알림이 떠 있었다.
‘태그 돼 있네?’
누군가 내 계정을 언급한 것이다.
늘 그랬듯 관종일 거라 여기고 들어가보니.
좋아요 812개
SG_0_Yuri 하나연 양의 앨범 대박을 기원합니다. @K_DOHA 프로듀서님과 함께 꽃길만 걷길. (꽃 이모티콘)
#My_Universe #하나연 #Hanayeon #후배가수 #2월 #곧_만나요
‘공유리?’
지하철 역에서 직접 찍은 듯한 광고 사진과 함께 공유리가 올린 게시글이 보였다.
아직 올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찍힌 좋아요가 생각보다 적다.
‘홍보를 다 해주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지만, 자진해서 인별에 광고를 해주면 고마울 따름이다.
게시글에 하트를 누르는데 해시태그가 눈에 띈다.
‘곧 만나요, 라니.’
나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보통 이런 건 아티스트 쪽에서 쓰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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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시끌.
소란스러운 가게 속에서 아는 얼굴을 찾는데, 박제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김도하!”
나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그에게 다가갔다.
“가수란 놈이 조심성이 없네.”
“내 얼굴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테니까.”
박제윤이 씨익 웃었다.
그 역시 모자를 쓴 채였다.
‘이럴거면 작업실에서 마시자고 할 걸.’
괜히 제윤이 오라는 대로 순순히 왔다 싶다.
자리에 앉자 그가 손을 들었다.
젊은 여자 알바생은 나를 힐끔거리며 주문을 받다.
“저기, 혹시 김도하 작곡가님 아니세요?”
조심스레 아는 체를 했다.
작은 목소리로 그렇다고 하자, 그녀는 내 팬이라며 응원의 말을 남기고서 떠났다.
칸막이로 분리가 되어있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괜히 어그로를 끌 뻔했다.
“다음부터는 그냥 작업실로 와라.”
“그래야겠다. 생각보다 네 얼굴 아는 사람이 많네?”
제윤이 중얼거렸다.
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도하됴하’라는 너튜브 채널.
거기에는 내가 나온 클립만 모아져 있었다.
그러니 딱히 어딘가에 출연을 안 해도 알 만한 사람은 알 수밖에 없었다.
‘진짜 특이해.’
속으로 중얼거리는데 제윤이 말했다.
“그나저나 누나 브랜드 촬영, 얼마 안 남았지?”
“어. 일정 다 잡혔어.”
“크, 누나 광고에 내 노래가 들어가다니······진짜 꿈 같다.”
‘데이바이데이’ 신상 광고에는 결국 제윤의 ‘take a rest’가 삽입되는 걸로 결정되었다.
사실 여러 후보곡 중에서 고르고 고른 거지만, 제윤은 몰라도 되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누나가 좋냐?”
“무, 무슨 소리야. 광고 효과가 좋은 거지. 그로 인해 음원 찾아듣는 사람도 많아지면 일석이조 아니냐?”
그렇긴 하지만, 제윤의 포커싱은 아무리 봐도 누나한테 가 있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어쨌든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니까.
대충 답하는 것과 동시에 주문한 메뉴가 나왔고, 제윤과 맥주를 한 잔 하고서 내가 물었다.
“그나저나 너희 소속사에서는 다음 스케줄 안 잡아놨어?”
버틀러스와 했던 작업이 떠올라 묻는 거였다.
지난 시간동안 제윤은 비교적 잠잠했으니까.
내 물음에 그는 기다렸다는 듯 주섬거리며 폰을 꺼냈다.
“안 잡아놨겠냐?”
제윤이 무언가를 재생하며 말했다.
“나 싱글 준비중이다. 두 곡.”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가이드 수준의 데모였다.
음질이 좋지 않았지만 느낌은 괜찮았다.
적어도 제윤이 이전까지 반복하던 획일화된 컨셉은 아니었다.
“괜찮은데? 두 번째 벌스가 단조로운 것만 빼면.”
“······그래?”
제윤이 멈칫하며 말했다.
“사실 이거 공동작곡한 거야.”
“공동작곡? 네가 작곡을 했다고?”
나는 놀라서 물었다.
“너 보니까 나도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워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봤자 의견만 조금 들어간 거지만, 시작했다는 거에 의의를 두려고.”
“좋은 생각이네.”
“아무튼 듣고보니 확실히 단조로운 것 같아. 이건 내가 생각해보고 얘기해야겠다.”
제윤은 노래에 대해 고민하는 듯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너 촬영 때, 누나도 온대?”
“글쎄. 올지도?”
김도연이라면 가능성 있었다.
비록 온다는 말은 없었지만.
“야······내가 일일 매니저 할 테니까 데려가면 안 되냐?”
이 자식이 벌써 취했나.
황당하게 보는데, 제윤은 진심인 것 같았다.
“내 노래가 들어가기도 하잖아. 너는 광고 같은 건 처음일 테고. 도와줄게.”
말은 잘 한다.
하지만 속내는 뻔히 보였다.
‘매니저라······이럴 땐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박제윤의 말에, 전에 TX에서 전담 매니저를 붙여주겠다고 했던 게 떠올랐다.
그때는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일이 또 있을지도 모르니, 조만간 정식으로 요청해 담당 매니저를 두는 편이 나을 듯했다.
나는 일단 그에게 말했다.
“······누나한테 한번 물어볼게.”
메시지를 보내보니, ‘걔는 뭐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한다니? 마음대로 해. 담당자한테 말해놓을게.’ 라는 답장이 돌아왔다.
말하는 걸 봐선 안 오는 것 같은데.
이건 비밀로 하고서 제윤에게 말했다.
“된대.”
“진짜?”
제윤이 좋아하는 티를 팍팍 냈다.
나도 미소가 지어졌다.
이걸로 일일 노예는 얻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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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뭐 먹을 거 없냐?”
“촬영 전에 먹지 말라고······.”
“배고픈데.”
“아오, 기다려 봐. 음료수라도 사 올게.”
‘데이바이데이’ 광고 촬영 날.
제윤이 운전을 멈추고 편의점에 들어갔다.
운전하기도 피곤한 이른 새벽이었지만, 일일 매니저 박제윤 덕에 나는 편안하게 조수석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이윽고 돌아온 그가 내게 음료수를 건넸다.
“됐냐? 이제 불평하지 마.”
그래도 한 말을 지키는 건지, 나름대로 성실하게 매니저 노릇을 해준다.
대행사 쪽에서 준 스토리보드를 보기도 하고 제윤을 놀리기도 하면서 야외 로케이션에 도착해 보니.
“김 작곡가님!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전에 봤던 ‘쇼트기획’ 피디가 나를 반겼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이 회사에서 제작을 맡게 된 것이다.
나는 그에게 인사하며 물었다.
“전에 그 엔지니어님은 좀 괜찮으시대요?”
“아침밥 굶고 왔답니다.”
피디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다행이네.
“자세한 설명은 이따 페어 모델분 오시면 같이 해드릴게요. 데바데 쪽에서 스타일리스트랑 아티스트 분들도 보내셔서, 찍기 전에 화장하고 옷 갈아입으셔야 합니다.”
“그러고보니 아직 누군지 못 들었는데.”
“그래요? 다른 모델분도 김도연 대표님께서 직접 섭외하셨는데. 못 들으셨나봐요?”
누나는 내게 필요한 말만 하니까.
페어가 누군지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옆에서 제윤이 물었다.
“야, 누나는?”
“안 왔나보지.”
“이럴 수가······.”
오버하는 제윤을 두고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여긴 아무리 봐도, 그래.
카페다.
테라스가 있는 카페.
‘일상적인 모습을 촬영할 거랬나?’
계속 로케이션을 옮기는 것 같은데, 듣기만 해도 쉽지 않은 촬영이 예상된다.
테라스 의자에 앉아 정면을 보는데.
‘밴?’
연예인이나 탈 법한 차량이 보였다.
같이 촬영하는 여자 모델인가?
시큰둥하게 생각하며 나는 그녀가 내리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또각!
그런데.
검은 긴 생머리하며 고양이처럼 도도한 눈빛이 아주 익숙했다.
“어?”
“안녕하세요, 김 피디님.”
차에서 내려서 생긋 미소짓는 페어 모델은 바로 공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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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이 가족이랑 또 일하게 됐네.’
쇼트기획의 장석호 피디가 생각했다.
카메라에는 테라스에 앉아 분위기를 내는 김도하, 유리를 담고 있는 채였다.
그는 아까 전 둘이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모델이 너였구나.’
‘저는 알고 있었어요. 인별 못 보셨어요?’
‘아, 해시태그? 그게 그 말이었어?’
친근하게 나누던 대화.
일전에 샤이닝 걸스 앨범을 프로듀싱 했다더니, 그때 친분을 꽤 쌓았던 모양이었다.
‘저렇게 모아놓으니까 선남선녀가 따로없네.’
둘 다 인상은 날카롭고 예민해 보였지만, 그들의 스토리를 알아서인지 겉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확실히, 광고 모델로서는 딱이었다.
대중의 호감을 잔뜩 받고 있으면서 광고 상품의 디자인과는 찰떡처럼 어울렸으니까.
‘김도연 대표님이 보는 눈이 있어.’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는 섭외였다.
다만.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다시 가면 됩니다. 원래 처음하면 다들 그래요.”
광고를 처음 촬영해보는 김도하가 NG를 종종 내긴 했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지난 일로 이미 장호석의 신뢰를 잔뜩 받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잘 해주겠다는 말처럼, 김도하가 무슨 실수를 하든 유하게 넘기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김 피디님, 고개를 살짝 내려도 좋을 것 같아요. 카메라에 예쁘게 잡히게.”
“이쪽으로 조금만 더 오실래요?”
“아, 자켓이 조금 구겨졌어요······잠시만요.”
연예계 쪽에서는 선배인 유리가 김도하를 계속 챙겨주고 있었다.
덕분에 김도하는 생 초짜임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촬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촬영 내내 봄처럼 풀린 유리의 분위기는 덤이었다.
‘유리가 모델로서는 꽤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아닌가 보네.’
뭘 요구하든 고분고분 따르는 유리의 모습에 그가 생각했다.
그게 다 김도하 덕이라는 걸 모르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오죽하면 유리의 매니저도 어이가 없다는 듯 쳐다보고 있을까.
“피디님. 커피 좀 사왔는데, 드실래요?”
그때 제윤이 싹싹하게 물었다.
장 피디는 흠칫하며 커피를 받았다.
“하, 하하······감사합니다. 그런데 제윤 씨가 왜······.”
“오늘 김도하 일일 매니저라서요. 잘 부탁드립니다.”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면서도 꾸벅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조연출을 비롯한 다른 스탭들한테도 커피를 돌린다.
피디가 황당한 눈으로 그 모습을 쫓았다.
제윤이라면 크게 대박친 곡은 없어도 실력파 가수라는 이미지가 확고했다.
그런 제윤이 왜 여기서 매니저 노릇을 하고 있냐고.
그는 속으로 외쳤다.
‘김 작곡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그런 그의 심정과는 별개로 촬영은 순조롭게 이어져 오후 세 시 즈음에 마무리되었다.
장 피디는 하품을 하는 AE, 즉 기획자와 함께 모니터링을 했다.
“됐네.”
모두 생각한 그림대로 잘 나왔다.
만족한 피디가 이제 철수를 하려는데, 화면을 뚫어져라 보던 AE가 말했다.
“이 두 명······케미가 상당히 괜찮은데요? 기대 이상이에요.”
기획자로서 최고의 칭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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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531 studio’.
거대한 콘솔 앞에 앉아있는 로버트는 바삐 움직이던 손을 뚝 멈췄다.
그리고 한숨을 쉬더니, 의자를 뒤로 쭉 빼며 말했다.
“이봐. 언제까지 거기에 있을 거야?”
제이든은 어깨를 으쓱했다.
“다할 때까지.”
로버트의 한숨이 깊어졌다.
제이든이 스튜디오에 방문하는 거야 환영이지만, 저 집착은 조금 무서울 정도다.
‘참관료라도 받아야 하나?’
‘마스터링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에 들여보내준 게 실수였나.
한탄하면서도 그는 어쩔 수 없었다.
531 스튜디오의 치프 엔지니어이자 LA 최고의 마스터링 엔지니어라 불리는 그도 결국 제이든의 팬이었으니까.
‘딜런 씨도 허락하는 모양이고.’
딜런은 이 스튜디오의 대표였다.
그는 자신의 곡을 마스터링할 때마다 찾아오는 제이든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환영할 것까지야 있을까 싶겠지만.
며칠이 걸리는 마스터 작업을 굳이 보러 온다는 건 이 과정에 관심이 있다는 소리고, 그 관심은 후에 재능있는 엔지니어 영입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제 거의 마무리야. 리스닝을 반복하면서 조정하는 것 밖에 안 남았다고.”
“그게 제일 궁금해. 나는 아무리 들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안 되거든.”
제이든이 솔직하게 말했다.
“우리가 괜히 처박혀서 노래만 죽어라 듣는 건 아니지. 며칠 전에도 앨리스 거 작업하느라 밤을 샜어.”
“앨리스? 또 신곡이야?”
앨리스 워커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핫한 여성 가수였다.
무려 빌보드 탑3를 모두 자신의 곡으로 채울 정도였으니까.
그런 그녀도 마스터링을 맡기는 곳이 바로 531 스튜디오였기에, 로버트는 항상 바쁠 수밖에 없었다.
“인별 못 봤어?”
“아직.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잘 안 봐. 또 차트를 석권하려는 모양이군.”
제이든이 중얼거리며 인별 어플을 열었다.
다시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의자를 붙이며 로버트가 물었다.
“봤어? 콜라보라고 하지? 재밌을 것 같지 않아?”
“······그렇네.”
제이든이 한 박자 늦게 답했다.
로버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서 뒤를 돌아봤다.
“왜 그래?”
제이든이 보여준 건 앨리스의 계정이 아니라 어떤 한국인의 것이었다.
“누구야? 케이······도하?”
“디펑크 송캠프에서 만난 프로듀서야.”
“오, 이 친구였어?”
송캠프 얘기라면 많이 들었다.
거기서 재밌는 프로듀서를 만났다는 이야기도.
번역이 되어있는 화면을 보며 로버트가 말했다.
“앨범 홍보네. 자기가 프로듀싱한 건가?”
“······더 보니까 광고도 찍은 모양인데.”
“하긴, K-pop 아이돌처럼 생겼더군.”
제이든이 눈을 빛냈다.
“재밌는 일 많이 하네. 그럼 그 다음은 본인 앨범 차례인가?”
“무슨 상관이야? 같이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 건 아니지만······도움이 되면 좋잖아.”
제이든은 무언가를 생각하듯 턱을 짚었다.
그러다 힐끔, 로버트에게로 시선이 간다.
“어쩌면 도하 씨한테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또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나 잠시 나갔다 올게.”
이상하게 쳐다보는 로버트를 뒤로한 채 제이든은 옥상으로 향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그가 폰을 꺼냈다.
인별 어플을 열자 알림과 메시지가 한가득이었다.
모두 무시하며 누군가와의 DM 창을 연 제이든.
“관광하는 거 좋아하려나?”
한국에서의 송캠프를 회상하던 그가, 옅게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