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80)
180화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80화
“오늘 연주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마틴은 저 큼지막한 손으로 나를 붙잡고 몇 번이나 흔들었다.
“덕분에 저도 오늘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날 기회가 있겠지요?”
“그럼요. 마틴과의 다음 연주를 또 기다릴게요.”
마틴은 매우 흡족한 얼굴로 나와 인사를 나눈 뒤 먼저 밖을 나갔다.
보기와는 다르게 참 상냥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지.
무대 위에서 기타를 칠 땐 상남자 그 자체였는데 말이다.
“너······!”
마틴이 나가고 나자마자 랜디가 나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문이 막혔다.
“왜요?”
“너 대체 일렉 기타는 언제 연습했던 거야?”
솔직히 말하면 요근래 일렉 기타를 건드린 적이 없었다.
예전에 몇 번 호기심에 연주했던 것 말고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틴보다 훨씬 더 연주를 잘할 수가 있었다.
마틴의 격한 인사 덕분에 그의 아우라를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틈틈이 했죠.”
“트, 틈틈이? 그게 틈틈이 연습해서 나올 수 있는 연주야? 내 평생 그런 연주는 처음 봤는데?”
랜디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마틴도 너 때문에 완전히 무아지경이 돼서 연주를 했잖아. 둘 다 한 번도 손발을 맞춰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야. 그게 대체 어떻게 가능한 거지?”
“음. 천재들끼리 통하는 뭔가가 있는 게 아닐까요?”
“쳇. 그렇게 말하니까 또 할 말이 없네. 젠장.”
그러다 랜디가 진지하게 내게 물었다.
“그런데 너 진짜 락 음악을 제대로 만들어 보려고? 아까 보니까 진심인 거 같던데. 네 플레이에서도 그 진심이 느껴졌고.”
아마 그 플레이는 나의 진심이 아닌, 마틴의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도 진심으로 락에 관심이 생겼다.
“락이 요즘 인기가 별로라는 건 알지?”
전체적은 음악 시장을 봤을 때, 지금은 락이 유행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락 음악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물론, 락의 시작이라 불리는 블루스나, 로큰롤 개념이 아니다.
팝 록, 일레트릭 팝, 등등.
조금 더 대중에게 먹힐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많은 발전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락이 대세가 되진 못했다.
“하지만 인기는 원래 돌고 도는 거라고 하잖아요?”
“하하. 그래서, 이번에 네가 한 번 더 선봉에 나서보겠다?”
“재즈도 제 앨범 이후로 많이 나아지지 않았던가요?”
“뭐, 틀린 말은 아니야. 예전보다 훨씬 더 재즈 앨범이 많이 나오고 있긴 하니까.”
“락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은 없죠.”
락이란 무엇인가.
재즈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처럼, 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도 여전히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사실상 락은 60년대 등장한 일렉 기타와 함께 시작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기존에는 블루스 기반의 통기타로 시작했다면, 일렉 기타의 탄생으로 락 음악이 점차 발전을 이뤄나갔다.
그러나 그전까지는 락이라고 하면 뭔가 애매한 구석이 많았는데, 전설적인 뮤지션 엘비스 프레슬리의 등장으로 락 음악이 정의되었다.
“네가 정말 락을 하려면 리프가 제일 중요할 텐데.”
반복되는 코러스와 벌스.
특정 부분을 끊임 없이 반복하는 것이 락의 특징이다.
그래서 일렉 기타를 처음 입문하게 되면 ‘리프’라고 불리는 일렉 기타 멜로디를 배우게 된다.
가장 유명한 리프 10선,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리프 라인 등등.
당장 뉴튜브에 검색만 해봐도 수많은 일렉 기타 리프들이 나온다.
이런 안정적인 일렉 기타 리프를 베이스로 삼는 것이 락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서 발전하여 음표를 찢는 듯한 효과를 주는 디스토션과 각종 이펙트가 등장하면서 더욱더 풍성한 락의 세계가 펼쳐졌다.
“물론, 기가 막힌 리프를 뽑는다고 해도 그냥 매니악들에게만 먹히는 음악이 되어 버릴 수 있어. 넌 모든 대중에게 먹히는 곡을 만들고 싶은 거잖아?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하다는 걸 기억해.”
물론 내가 데스 메탈 같이 엄청나게 매니악한 걸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윤아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락 음악.
윤아의 목소리에 최적화된 락.
바로 그것을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난 알고 있다.
그것이 곧 대중들에게 가장 잘 먹히는 음악이라는 것을 말이다.
* * *
띠리리~!
드득-!
풀링을 하며 시원하게 울려 퍼지던 전자 기타음이 갑자기 줄을 칼로 툭 자른 것처럼 끊겨 버렸다.
“하아-”
마틴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아닌데.”
그날 느꼈던 그 강렬한 무언가를 다시 한번 느끼고자 오늘도 기타를 들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그 맛이 나오질 않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연주를 하다가도 한숨을 쉬며 멈추게 된다.
결국 보다 못한 그의 동료, 바렌이 다가왔다.
“대체 요즘 왜 그래, 마틴? 며칠 전부터 쭉 그러네? 뭐가 불만이야? 혹시 나 때문이야?”
“뭔 또 이상한 소리야. 그런 거 아니야.”
“그럼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네 기타 소리 좀 들어보려고 감상하고 있으면 자꾸 중간에 팍팍 끊기잖아.”
“그게······.”
마틴은 그날 정윤성을 만났던 이야기를 바렌에게 해주었다.
그때 느꼈던 생생한 감정, 그 뜨거운 손맛.
황홀함이 절정에 달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마치 어제 있었던 일처럼 마틴은 신나게 떠들어댔다.
“그러니까 그 젊은 친구가······. 무려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랑 같이 합을 맞춰서 연주를 했다는 거지?”
“그렇지.”
“이제 고작 20살이 된 친구가 말이야. 응?”
“그렇다니깐?”
“심지어 그날 너랑 본 게 처음이고, 단 한 번도 합을 맞춘 적이 없는데, 뭐 우주의 기운이라도 통해서 1시간 동안 끊이지 않고 연주를 했고?”
“응.”
“아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양념도 좀 적당히 쳐야지.”
“아니야! 진짜야! 내가 그런 걸 왜 거짓말하겠어!”
마틴은 억울하다는 듯 자기 가슴을 저 큼지막한 주먹으로 탕탕 쳐댔다.
하지만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인 건 맞았다.
제아무리 천재와 천재의 만남이라고 해도, 상대는 무려 마틴이다.
즉흥적인 일렉 기타 연주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것.
그런 그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1시간 동안 끊이지 않고 합을 맞췄다?
오랫동안 함께 동고동락했던 바렌조차도 그건 불가능했다.
“알았어. 네 말이 다 옳아.”
“딱 보니까 안 믿고 있다는 건 알겠네.”
“당연하지.”
“어후. 답답해. 아무튼, 그날 이후로 연주를 못 하겠어. 다음에 다시 만나서 연주하기로 했는데, 과연 언제 그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곧 다시 만나게 되겠지.”
마틴은 그리 말하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러고는 기타 연주를 하려다 다시 한숨을 쉬고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바렌은 고개를 저었다.
“요즘 슬럼프인가. 안 그래도 시장 상황이 안 좋은데, 저놈까지 저러면······. 쯧.”
그런 두 사람의 실랑이를 지켜보고 있던 PD 한 명이 조심스레 다가왔다.
“저기 바렌. 마틴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이걸 한번 봐보시겠어요?”
PD가 보여 준 한 영상.
랜디 스튜디오에서 오늘 아침에 올린 영상이었다.
그곳에는 놀랍게도 마틴과 정윤성이 있었고, 마틴이 말했던 것처럼 그 둘은 그 자리에서 쉬지 않고 무아지경의 락 음악을 펼쳐냈다.
“미, 미친. 그게 진짜였다고?”
그냥 마틴 그놈이 MSG를 팍팍 쳐서 말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정말 그가 설명했던 대로 두 사람은 환상적인 콤비처럼 연주를 하고 있었다.
그 화려한 연주와 멜로디 라인에 바렌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로 영상을 감상했다.
“뭐야······. 뭐가 이렇게 좋아?”
“그렇죠? 저도 보고 깜짝 놀랐다니깐요. 요즘 마틴이 슬럼프라면서 제대로 연주도 안 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걸 보니까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마틴은 자신의 영감을 깨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였어요.”
오늘 아침에 올린 영상이지만, 벌써 조회수는 100만을 돌파했다.
특히 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댓글창도 한바탕 난리가 나 있었다.
-마틴! 드디어 돌아왔구나! 나의 전설적인 뮤즈!
-아니. 정윤성은 대체 못 하는 게 뭐야?
-지금 마틴이랑 저 미친 연주를 하고 있는 게 그 악마의 연주자 뮤지컬을 만들었다는 정윤성 맞지?
-맞아. 저번에 재즈 앨범으로 한번 화제가 됐었잖아.
-진짜 악마의 연주자들이 여기 있었네.
두 천재의 환상적인 연주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었다.
특히 여기서 정윤성이 선보인 중독성 높은 리프에 그들은 혹시 이 리프를 베이스로 새 음악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곧 있을 락 페스티벌에 마틴이 나온다고 했잖아. 혹시 정윤성도 나오는 걸까?
-저 천재 음악가가 락을 한다고?!
-그럼 정윤아는? 정윤아도 같이 나오는 거겠지?
댓글에는 몇 주 뒤에 있을 락 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걸 보고 PD가 바렌에게 물었다.
“정윤성도 락 페스티벌에 참가를 하나요?”
“응? 글쎄. 난 들은 게 없는데. 마틴이 참석하는 건 확실하고······. 아! 그건 들었다. 마틴이 아까 정윤성이랑 다시 만날 거라는 말을 했었어. 둘이 같이 연주를 할 거라나 뭐라나.”
“오. 그래요?”
“응. 나도 그렇게만 들었어. 자세한 건 몰라.”
PD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다시 만난다는 건 락 페스티벌 때문이 아닐까?
오랜만에 열리는 대형 락 페스티벌이지 않은가.
마틴이 참가할 정도로 수준 높은 페스티벌이니, 그곳에 정윤성이 올 가능성도 높았다.
‘이걸 그냥 넘길 순 없지.’
PD는 자신의 SNS 계정으로 들어가 글 하나를 남겼다.
[마틴이 오피셜로 정윤성과 곧 다시 만나 연주를 할 거라고 했다. 그렇다는 건 이번 락 페스티벌에서 두 천재의 무대를 기대해도 되는 것이 아닐까?]* * *
락.
락이라.
윤아에게 어울리는 락.
“흠-”
나는 여러 락 음악을 들어보며 윤아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락 음악은 어떤 스타일이어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었다.
윤아는 청명한 목소리가 강점이다.
그리고 노래에 따라 목소리의 굵기도 달라진다.
어쩔 땐 얇은 목소리로, 또 어쩔 땐 굵은 목소리로, 그렇게 폭발적인 고음을 터트리며 사람들에게 반전을 주는 것이 윤아의 장점이었다.
그래서 락 음악이 윤아에게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윤아라면 분명히 어떤 락 음악도 잘 소화해낼 터.
그 매니악하다는 헤비 메탈도 윤아는 아주 잘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짐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거나 다 부르게 할 순 없는 노릇.
윤아에게 딱 어울리는 락이 뭐가 있을까.
“정윤성!”
그때 랜디가 헐레벌떡 작업실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에요?”
“너······. 이번에 뉴욕에서 열리는 락 페스티벌에 참가해?”
“네?”
저 아저씨는 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갑자기 뜬금없이 락 페스티벌이라니.
“뭐야. 너도 모르고 있었던 거야?”
“······?”
랜디는 자기 핸드폰을 내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놈들은 왜 이 난리를 치고 있는 거야?”
그곳에는 여러 연예 기사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클래식, 재즈, 뮤지컬까지 평정한 정윤성. 이젠 락?] [새로운 락의 전설이 시작되나?] [뉴욕 락 페스티벌, 마틴과 함께 정윤성이 나온다!] [환상적인 콤비. 정윤성과 마틴. 두 사람의 무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나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락 페스티벌의 참가자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