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159
“편지네요? 같이 읽어 봐요.”
래원은 그 편지를 꺼내어 자신과 안정원 사이에 둔 채로 함께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50화 – 리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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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몬테카를로에서 만나뵈었을 때 도 감독님께서 그러셨죠. 한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오롯이 사로잡는 감독으로 자리 잡는 게 먼저라고요.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건 그다음에 시도해야 될 것 같다고도 덧붙이셨습니다.
가 국내외에서 거둔 성과, 그리고 한국 내에서는 까지 연이어 좋은 반응을 얻어내신 걸로 압니다. 이제 저희의 손을 잡아 유럽 무대 및 전 세계 시청자들을 향해 나아가심이 어떨까요?
도래원 감독님의 국제 드라마 및 영화의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하고 싶은 작업을 마음껏 하실 수 있게 저희가 서포트 하겠습니다. ···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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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도 감독님이랑 작업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네요, 스튜디오 까넬 쁠뤼.”
안정원이 피식 웃더니 먼저 입을 열었다.
래원이 보기에도 그러했다.
다리오 본부장이 쓴 편지의 논조는 굉장히 정중하면서도 간곡했으니까.
“이건 도 감독님이 SBC 나와서 FA 상태가 됐다는 걸 알고 보낸 러브콜인데요? 그것도 굉장히 적극적인 러브콜.”
게다가 래원이 새로이 둥지를 틀 곳은 제작사이자 매니지먼트 업무만 하는 곳이고, 방송사가 딸려있지 않은 곳이라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지금이 래원에게 세계 시장을 겨냥한 작품을 제안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일단 현재로써는 JC ENM에게 ‘스튜디오 다이아’ 뿐이고 종합 편성 방송사는 추진 중일 뿐이니, 정보력이 꽤나 정확한 것은 맞았다.
스튜디오 까날 쁠뤼(Canel +)는 그만큼 일 처리를 잘하는 곳이면서, 동시에 래원과 작업하고자 하는 욕구 또한 강해 보였다.
“이 2개의 소설을 원작을 하는 드라마를 맡기고 싶은 건가 봐요.”
다리오 본부장이 국제 택배로 영어 소설 1권과 스페인어 소설 1권을 보내준 이유였다.
이는 래원에게 기분이 좋고, 감사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살짝 부담되는 일이기도 했다.
기대가 크다는 것에, 그만큼 보여줘야 할 결과에 대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으니까.
편지를 다 읽은 래원은 아무 말 없이 소설책 2권을 펼쳐보았다.
영어로 쓰인 책은 응급의학과 의사가 자신의 경험과 픽션을 섞어서 쓴 의학 소설이었고,
스페인어 책은 이혼을 앞둔 부부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랑과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드라마 장르의 소설이었다.
“흥미롭네요.”
“어떤 게요?”
래원의 반응에, 안정원이 래원의 얼굴을 살핀 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2권 다. 서로 다르게 흥미로워요.”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궁금한데요?”
그리고는 태블릿에 책의 제목을 메모하는 그녀.
“들어 본 적 있는 소설들이에요. 감독님생각 정리되시면 말씀 주세요. 저도 자료 모니터해 보겠습니다. 해당 소설의 현지 반응도 체크해볼게요.”
이렇게 안정원과의 첫 만남을 마무리한 래원은,
기존에 검토하던 차기작 2개와
방금 추가된 소설책 2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더랬다.
과연 스튜디오 까날 쁠뤼와 다리오 소렌티노 본부장의 안목은 훌륭했다.
소설은 등장인물의 감정선 묘사 위주로 흘러가고,
드라마와 영화는 사건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인기 소설을 드라마나 영화로 각색한다고 해서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다리오가 보내온 2개의 소설은, 사건 위주였고 스토리 진행 템포 또한 여타 소설에 비해 빨랐다.
영상 문법으로 각색하기에 적합하다는 뜻이었다.
그들이 동봉해온 한글 번역본을 읽는 내내 래원의 머릿속에서 콘티가 그려질 정도였으니까.
이는 래원의 취향과 장점을 잘 간파하여, 래원에게 맞는 원작을 보내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래원은 결국,
원래 차기작으로 고민하던 2개의 작품 중 1개를 떨구었다.
이제부터 래원의 앞에는 크게 2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1. 스튜디오 다이아가 제작하는 국내 드라마
2. 스튜디오 까날 쁠뤼와 유럽 브라운관에 진출
온종일 책 속에 파묻혀 보낸 래원.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래원은 진한 갈색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물끄러미 보며 생각에 잠겼다.
책임감이나 의무감, 남들의 시선··· 이런 거 다 떠나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작업이 무엇인지를 말이다.
* * *
주말이 지난 월요일.
아침부터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 탭을 떠들썩하게 달군 것은 래원의 소식이었다.
[ 도래원 감독, JC ENM의 ‘스튜디오 다이아’와의 계약 완료! 개국공신으로 이름을 올렸다! ] [ 스튜디오 다이아, “도래원 감독이 , 을 능가하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게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 ]ㄴ 오호 기대됨ㅋㅋ
ㄴ SBC는 공중파라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분명 있었을 듯
ㄴㄴ 그래도 도래원 정도면 공중파 감독치고 신경 안 쓰고 이것저것 시도 많이 했었지
ㄴㄴㄴ ㅇㄱㄹㅇ
ㄴ 근데 연봉 카더라는 진짜인가?
ㄴㄴ 그거 사실이면 개부럽ㅋ
ㄴㄴ 영앤리치..!
ㄴ ㅅㅂ 인생 불공평함
[ 도래원 감독의 사생활이 공개됐다! ] [ 핫피플) 도래원X도래미 올해의 인물로 선정! 대한민국 연예계를 뒤흔드는 남매 파워! ]ㄴ 집 보니까 감독님 성격 나오더라ㅋㅋ 깔끔 그 자체ㅋㅋ
ㄴ 둘이 보니까 닮았더라. 유전자의 힘이란!
ㄴ 이 감독님 볼매야. 다른 예능에서도 보고 싶음!
ㄴㄴ 안 됨. 그 시간에 빨리 차기작 고고
ㄴ 감독이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ㅋ
ㄴ 관종마냥 너무 자주 얼굴 비추는 건 꼴불견임ㅋ
ㄴ 근데 도래원, 딱 여자들이 좋아하는 댄디남 아니냐? 주변에 여자 많을 듯
ㄴㄴ 노놉. 소문에는 일 중독이라 그렇지도 않다던데?
ㄴ 뭐냐, 이 감독? 질투 마렵네···!
[ “도래원 감독의 차기작은 스튜디오 다이아의 첫 제작 드라마가 될 것” – 수백억의 예산 편성 진행 中 ]ㄴ 잘한다! 잘한다!
ㄴ 역시 대기업이라 스케일 남다름
ㄴ JC가 돈 쓸 줄 아네!
ㄴ 그러췌! 돈은 이런데 쓰는 거임
일부 기사는 래원의 입장에서 설레발로 느껴졌으나, 래원은 이런 반응에 이미 익숙했다.
대충 모니터를 마친 래원은 스케줄을 위해 집을 나섰다.
래원이 고른 2개의 매거진 스케줄 중 첫 스타트였다.
연예 매거진 [idoL]과의 화보 촬영 및 인터뷰.
이는 래미까지 고려하여 고른 매거진이었다.
집을 나서니 안정원 실장이 래원을 픽업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안정원이 동행한 첫 스케줄.
뜻밖이었다. 차 안에서 어색할까 봐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편안했으니까.
말이 없는 정적 속에서도 래원은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도착했습니다.”
어느새 그녀가 운전하는 차가 주차장에 멈춰 섰다.
매거진 idoL과의 약속 시각 15분 전이었다.
* * *
“이번에는 래미 씨는 그대로 있고, 래원 감독님만 몸 방향 오른쪽으로 조금만 틀어주시고요, 네에! 좋아요!”
차,차찰칵—
“두 분 같이 얼굴 앞으로 내밀면서, 미소 한 번 갈게요! 나는 멋있어! 최고야!”
차,차찰칵—
배경지 앞에 눈이 아플 정도로 부신 조명기들이 즐비했고, 소품 팀이 열일하며 컨셉을 바꾸는 가운데,
스튜디오 안에는 카메라 셔터음과 사진작가의 우렁찬 주문 소리가 가득 찼다.
카메라가 익숙한 래미는 능숙하게 포즈와 표정 연기를 선보였고, 래원은 나름대로 열심히 주문을 소화했다.
사진작가가 촬영하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촬영본이 떴다.
매거진 에디터들이 그 앞에 모여 사진이 새로이 뜰 때마다 한 마디씩 내뱉고는 했다.
“래미 씨는 실물도 예쁜데,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하면 자기 매력을 살릴 수 있는지를 잘 아네.”
“역시 프로다, 프로!”
“도 감독님은 확실히 기본 베이스가 있다.”
“솔직히 드라마 감독이 본업도 잘하는데 얼굴도 이렇게 잘생겼다? 완전 반칙이지.”
“남매 같이 세워놓으니까 비주얼이 기대 이상인데?”
“거 봐. 내 말대로지? 이번 표지로 결정하길 잘했지?”
스튜디오 안에는 케이터링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었고, 화보 촬영과 인터뷰 사이에 식사 시간이 마련됐다.
이어서,
래원과 래미의 더블 인터뷰.
남매의 앞에 영상을 따는 스텝이 카메라를 설치했고, 에디터가 다가와 인터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최고의 연예계 남매로 요즘 화제 몰이 중이세요. 래미 씨에게 먼저 여쭤볼게요, 잘 나가는 드라마 감독 오빠를 두면 어떤 기분이에요?”
“우음···. 글쎄요, 다큐 버전과 예능 버전이 있는데요.”
“하하. 우선 예능 버전을 들려주세요.”
“귀..찮..다?”
“어엄. 정말요? 이거 옆에서 도 감독님이 들으셔도 되는 이야기인가요?”
“집에서도 일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으니까 귀찮죠. 오빠 드라마하면 모니터도 해줘야 하고.”
“하하하. 저도 격하게 동감입니다! 솔직히 저는 약과였죠, 래미가 절 귀찮게 한 거에 비하면!”
“하하. 그럼 다큐 버전은요?”
“귀찮다는 건 반대로 저 역시 오빠를 귀찮게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래미는 이내 진지해진 눈빛으로 래원을 한 번 힐끔 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같은 업계의 시선으로 봐주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으니까 조언을 얻기가 좋아요. 오빠를 넘어선 드림 메이커 같달까요?”
“드림 메이커요?”
“네, 사실···. 어디서 이런 말 하는 건 처음인데요. 제가 아이돌이라는 꿈을 꾸고 이룰 수 있었던 것, 나아가 배우라는 꿈까지 꿀 수 있는 건, 전부 오빠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중학생까지 저는 꿈이 없는 인간이었거든요.”
“아, 그런데 예고 출신 아니세요? 그것도 순위권에 드는 예화 예고.”
“그것도 오빠의 정신적 물질적 서포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저한테 ‘넌 뭐든 될 수 있어!’라며 끊임없이 미래를 고민하게 해주고, 꿈을 꿀 수 있는 원동력을 줬던 게 오빠였으니까요.”
옆에 있는 래원은 쑥스러운 듯 중간중간 고개를 숙여가며 래미의 이야기를 들었다.
두 사람은 여느 남매들과 달리 특별한 가정환경 때문에 유독 각별했지만, 어쨌든 남매는 남매였다.
이런 낯간지러운 속내를 서로 터놓을 기회가 평소에는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래원 역시 진지한 얼굴로 래미의 인터뷰를 경청하고 있었다.
“저한테 오빠는 동기간을 넘어선 부모님이에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거든요. 교통사고로···.”
“아, 유감입니다. 굉장히 어릴 때 남매만 남으셨네요.”
“그때 오빠가 지금의 저랑 비슷한 나이였거든요. 아직 애였죠. 근데도 저를 키우겠다고···. 애가 애를 키운 거죠. 학부모 상담이나 참관 수업 있으면 꼬박꼬박 학교에도 와주고요. 학원 같은 것도 다 보내주고, 용돈도 잘 챙겨주고요···. 분명 쉽지 않았을 텐데···.”
어느새 래미의 눈에 이슬이 맺혔고,
“그래서 저는 저도 더 잘 되고 싶고요, 무엇보다 우리 오빠가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저희한테 좋은 말씀 많이들 주시고 치켜세워주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아직 목이 말라요, 저희 남매는.”
이제 에디터는 눈치껏 래원에게 질문을 돌렸다.
이번에는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래원의 필모그래피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렇게 에디터님 말씀 따라 과거 작품들을 떠올리니까 추억 여행하는 기분이네요, 하하하.”
래원은 인터뷰를 하며 스스로에게 칭찬을 보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았노라고, 매 순간 드라마에 진심으로 임했노라고.
“저는 드라마를 만들 때, 다시 오지 않을, 제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려요.”
“아, 어떤···?”
“어릴 때 부모님이랑 래미랑, 다 같이 거실에 둘러앉아서 과일이나 야식을 먹으면서 TV 드라마를 봤거든요.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가 드라마 광이셨어요.”
옆에서 래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한테 드라마는 ‘행복’이에요. 제가 그때 느꼈던 행복을, 제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게 매번 목표입니다.”
화기애애하게 시작한 인터뷰는 때론 숙연함 속에서, 때론 진지함 속에서 알차게 이어지다가 2시간 남짓 후에 마무리됐다.
“두 분 오늘 너무 감사했어요.”
“래원 감독님, 래미 씨, 수고 많으셨습니다!”
“인터뷰도 화보도 너어무 잘 나올 것 같아요!”
매거진 idoL 식구들이 래원과 래미를 배웅해주었다.
주차장에는 밴과 세단이 나란히 주차되어 있었다.
원더빅 엔터의 브라이트 걸스 밴, 그리고 스튜디오 다이아에서 래원에게 내어준 세단.
“오늘 수고했어, 오빠!”
“너도.”
래원과 래미는 별다른 말없이 빙긋 웃으며 헤어졌다.
“출발합니다.”
안정원 실장이 시동을 걸었다.
그녀는 특별히 말할 게 없을 정도로 일처리를 잘해주었고 무엇보다 래원을 편안하게 해줬다.
엄하늘이 귀띔해준 대로 운전 실력도 꽤 수준급이어서, 덕분에 래원은 편히 쉬며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느덧 래원의 집 앞.
차를 세운 그녀가 태블릿 PC를 열어 래원의 다음 스케줄을 간략히 체크하고 브리핑해주었다.
“유럽 출국 전까지, 커다란 일정은 [매거진D&M]의 화보와 인터뷰, 그리고 예능 녹화까지 2개 남으셨고요. 차기작은 출국 전에만 픽스해주시면 됩니다.”
“네,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조심히 가요.”
래원이 차에서 내리려 차 문 손잡이를 잡는데,
“감독님!”
“네?”
“까날 플뤼 연락 이후로 차기작 고민이 더 많이 되시죠? 문의 연락 오는 언론들 제가 잘 응대하고 있으니, 편하게 천천히 결정하세요. 여차하면 유럽에서 귀국하실 때까지만 픽스해주셔도 되고요.”
“고마워요, 안 실장님.”
문득, 안정원이 손에 들린 태블릿PC를 덮더니 진지한 얼굴이 되어 래원을 향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도 감독님···.”
“네?”
“스튜디오 다이아 직원이기 전에, 저는 감독님의 사람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
“저는 ‘스튜디오 다이아’에 들어오고 싶어서, 감독님을 맡게 된 게 아니거든요. 감독님과 일하고 싶어서 이 회사에 들어왔어요.”
안정원이 힘주어 말했고,
래원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그저 엷은 미소를 띤 채 가만히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이었어요. 대학생 때부터 제 롤모델이었던 채령이 언니도 그렇고, 제가 이 바닥 일하면서 처음 마음을 열었던 하늘이 언니도 그렇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다 감독님 칭찬을 하기에 궁금했거든요.”
래원 역시 그랬다.
까탈스럽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강채령과 엄하늘이 일관되게 추천했던 안정원.
그래서 호기심이 앞섰고, 처음 만난 후에는 궁금증이 더해졌고, 짧은 시간이지만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정원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오늘까지 감독님 옆에서 일하면서, ‘좋은 사람은 잘 돼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감독님이 더 잘 되실 수 있게요.”
이 말을 듣는데, 래원의 가슴 깊은 곳에서 어떤 말로 형용하기 힘든 뜨거운 열정, 용기, 희망 그 비슷한 무언가가 솟구치는 듯했다.
대원은 대답 대신 멋쩍은 듯이 웃었다.
“하하하.”
“분명히 지금보다 더 잘 되실 자격이 있는 분이에요, 감독님은···. 보다 다양한 시청자들을 만나고, 더 많은 작업을 하면서 더 크게 되실 자격이요.”
뜻밖이었다.
안정원은 전생에서는 스친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인연인데, 그녀에게 이런 말을 듣다니.
“그러니까, 어떤 차기작을 택하시든. 그게 설령 까날 플뤼와의 작업이라 ‘스튜디오 다이아’의 이익에 반하더라도 저는 아무 상관 없어요. 저한테 중요한 것은 감독님을 서포트 하는 거니까요.”
래원은 안정원의 두 눈에서 자신을 향한 신뢰감과 포용력을 느낄 수 있었다.
래원 역시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는 의지로 눈을 빛냈다.
이윽고, 래원이 입을 열었다.
“사실···. 제 안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정리가 됐어요, 차기작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