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160
최종 결정 전에 ‘측근’에게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도 들어보는 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래원의 말에 안정원은 침을 꼴깍 삼키며 기대하는 듯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정리라면, 어떤 작품으로요···?”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51화 – 리디북스
“아무래도 까날 쁠뤼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래원이 차분한 어조로 말하자, 안정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되물었다.
“아···. 그럼 소설 원작 드라마가 되겠네요. 어떤 게 마음에 드셨어요? 영국 의학 소설 요? 아니면 스페인 멜로 소설 ?”
“둘 다 TV 드라마로 각색하기에 훌륭한 작품들인데, 아무래도 전자에 마음이 가네요. 그렇다고 후자를 배제한 건 아니고요, 시간이 아직 있으니 조금 더 고민해보려고요.”
“제가 두 소설 현지 반응을 체크해봤는데요···.”
안정원이 태블릿 PC에 정리해온 데이터를 래원에게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는 무려 20주 동안 아마존 인터네셔널 베스트셀러 5위권 안에 들었던 작품입니다.”
“이게 끌렸던 건, 한국에서도 줄곧 해오던 제 주력 장르인 ‘드라마’를 기반으로, 메디컬 장르까지 확장해 갈 수 있는 원작이라는 판단이 섰거든요.”
래원은 안정원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으나, 딱 한 가지 만큼은 말할 수 없었다.
향후 몇 년간 영국을 비롯한 유럽권에 의학 드라마 열풍이 불 거라는 전생의 기억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요즘 스페인어권 소설 원작 드라마와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연이어 히트 치면서, 도 2차 저작권 계약 경쟁이 상당했다고 해요. 까날 쁠뤼가 이래 없이 거금을 지불하고 따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네,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호흡을 갖췄어요. 자극적인 사건이 연이어 빵빵 터지는 것도,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것도 재밌었고요.”
이는 처음 듣는 정보였기에,
래원은 턱을 쓰다듬으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으아···. 행복한 고민이네요.”
“그럼 감독님, 일단은 까넬 쁠뤼랑 작업하시는 거로 가닥을 잡으신 건가요?”
“완전 결정은 아직 아니고요. 55% 정도 마음이 기운 상태죠.”
“국내 작품 중에서 지금까지 고민 중이신 건, 그럼···?”
“그것도 원작이 있어요. 월미도88 작가님의 웹툰이요.”
“아? 전에 를 좋게 보셨나 봐요. 영상화 허락 안 해주시기로 유명한 분이잖아요.”
“네, 그때 생긴 개인적인 연도 있고 해서, 직접 원작자한테 부탁받았거든요. 그래서 그게 최종 후보였는데···.”
“그러면 편하게 고민 더 해보시고 픽스해주세요.”
“네. 유럽 휴가 출국 전까지 픽스할게요. 그래야 실장님도 일하실 수 있으실 테니···.”
단 55%의 확신으로 작품을 최종 결정할 수는 없었다.
더 결정적인 무엇인가를 찾아낼 때까지 심사숙고하는 것이 래원의 스타일이었으니까.
그랬기에 지금껏 후회없이 연속 홈런을 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다.
“그럼 그전까지 저는 함구하고 이선필 본부장님께 별도로 보고는 안 올릴게요. 오늘 이런 말씀도 못 들은 거로 하겠습니다.”
안정원의 말에 래원이 빙긋 웃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대신하고,
“들어가 볼게요. 운전 조심하시고, 안녕히 들어가세요.”
“쉬세요, 감독님.”
차에서 내려 걸어 들어갔다.
그런 래원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안정원.
‘좋은 사람이 만드는 좋은 드라마···. 그 시작과 과정을 바로 옆에서 서포트 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이 같은 뿌듯함을 느끼며, 그녀는 래원이 집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에야 다시 시동을 걸었다.
* * *
[내가 조선의 한우다]여의도의 유명 소고깃집.
SBC 드라마국에서는 의 종방연 장소를 지난 때와 같은 식당으로 잡아주었다.
“소고기 그것도 한우로 연달아 종방연을 했던 피디는 드라마국 역사상 래원이 네가 유일무이하다니까! 크하하!”
황태수 국장이 우스갯소리로 껄껄대며 말했으나,
래원은 느낄 수 있었다.
그 호탕한 웃음 뒤에 숨겨진 그의 씁쓸함을 말이다.
황태수로서는 래원의 마지막 작품이라며 나름대로 신경을 써준 것이었다.
아무튼 래원의 퇴사 문제나 배우들의 스케줄 등이 얽혀서 원래대로라면 진즉에 가졌어야 할 종방연을 조금은 늦게 오늘에서야 갖게 됐다.
그 사이에도 을 향한 관심과 열기는 식지 않았는지, 이 소식을 들은 기자들이 식당 앞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래원에게 플래시 세례는 어느덧 익숙해졌다.
이제는 그 어떤 당혹스러움이나 에너지 소모 없이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응대한 후 식당 안으로 들어선 래원.
“그간 서로의 이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케이크 컷팅을 하고 건배사를 시작으로,
종방연의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무르익기 시작했다.
래원은 사정상 술을 사양하면서도 팀원들과 부대끼며 회포를 풀었다.
래원이 앉은 테이블은 연출부와 촬영팀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다.
조연출 임현서의 고기 굽는 솜씨는 일품이었다.
래원과 배태람 촬영감독 및 다른 스텝들의 소고기 취향을 파악하고는 너무 설익지도 너무 많이 익지도 않은 상태로 적당히 익혀서 각자의 앞에 놓아주는 센스까지 보였다.
“저··· 도 감독님이랑 또 작품 할 수 있겠죠?”
배태람 촬영감독이 술을 몇 잔 마시더니 하는 말.
SBC 보도국 다큐멘터리 연출부 출신인 그는 촬영감독으로 이직한 후 SBC 드라마국에서 주로 작업했더랬다.
때문에 래원의 이직이 못내 서운한 눈치였다.
“그럼요. 또 해야죠! 제가 감독님 못 잊습니다.”
진심이었다. 래원은, 다큐 연출 출신이라 그런지 연출 의도까지 잘 간파해주는 그와 함께, 예전에 과 이번 까지 두 작품을 모두 편안하게 마칠 수 있었으니까.
다들 한우로 배를 채운 후,
이제는 고기 주문보다 술 주문이 늘어갈 때쯤.
혼자만 멀쩡한 래원 앞에, 스텝과 배우들이 두셋씩 모여서 다녀가는 풍경이 펼쳐졌다.
먼저 주연 배우들이 몰려왔다.
원준혁 배우는 래원과 작업 경험도 있었고 사석에서도 만나는 사이라 다른 배우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주었고,
래원 덕분에 이번 드라마로 브라운관 데뷔를 한 전미호와 이재윤이, 양 볼이 빨개져서 인사를 했다.
“저는요! 사실 그래요···. 지금도! 감독님이 제 뭘 보고 [서울 주민]처럼 큰 역할을 선뜻 맡겨주셨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지만···. 그렇지만···. 감사했어요. 다른 배우들도 많았을 텐데···.”
래원은 전미호가 취한 모습이 웃기고 낯설었다.
반전 매력처럼 느껴졌달까?
훗날 도도한 냉미녀 이미지로 충무로를 주름잡을 그녀였으니까.
“[서울 주민]은 딱 미호 씨 역할이었어요. 제 기대보다 더 훌륭하게 소화해주셔서 제가 고맙죠.”
이재윤은 20대 초반답게 평소 촬영장에서는 말도 애교도 많은 타입이지만, 술이 들어가면 조용해지는 게 버릇인 듯했다.
말없이 도래원의 손을 턱! 붙잡은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래원은 왠지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이재윤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래원이 이렇게 별거 아닌 듯이 넘길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호 씨나 재윤이나 나중에 지금보다 더 잘 됐을 때, 제가 러브콜하면 잊지 말고 다시 응해줘요.”
“그럼요! 무조건 제 0순위에요, 감독님은!”
전미호가 고깃집이 떠나갈 듯 소리쳤고,
이재윤은 눈망울을 글썽거리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이나는 요즘 다시 브잇걸 유닛 준비로 바쁘지?”
“네. 그래도 전처럼 막 브잇걸에만 목매지 않고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이번 드라마 하면서 연기에 자신감도 생기고 애정이 많이 생겼거든요. 뒷배가 생긴 거죠. 헤헤.”
래원은 이나에게도 싱긋 웃어주었다.
전미호와 이재윤에게 보낸 미소와 같은 의미였다.
이제 시작이라는 뜻.
앞으로 훨훨 더 높이 날아오를 거라는 뜻이었다.
래원이 전생에서 본 것으로는 그랬으니까.
그때, 고깃집 한쪽 구석에서 둘만의 술자리를 벌이고 있는 차여름 작가와 박은정 작가가 보였다.
두 사람은 예능국과 드라마국 그리고 연극계를 비교하며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도 이번이 두 번째 드라마였거든요. 저번에는 동생이랑 같이 하다가 얻어걸린 거고, 온전히 내 기획으로 한 건 이게 처음이라···. 내가 말을 못해서 그렇지 사실 잠도 못 자고 그랬어요.”
“저는 드라마는 전부터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제작 발표회 보고 완전 반했거든요.”
“아, 정말요?”
“차 작가님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그랬어요. 그때부터 드라마 작가를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죠. 그것도 도래원 감독님이랑 할 수 있는 기회가요.”
“우와. 그랬구나.”
“처음에는 드라마 업계 무섭다는 이야기 너무 많이 들어서, 걱정을 되게 했거든요.”
“그렇죠. 그래도 연극 업계에 비하면 드라마 업계는 선녀예요, 선녀.”
“예능국 선배들이 조심하라고, 이용만 당하다가 버림당할 수 있다고 그랬었어요. 막 작가 교체도 서슴지 않는다고···.”
“그렇대요, 이 업계가. 근데 우리가 감독님을 진짜 잘 만난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이번 작업으로 드라마가 너무너무 좋아졌어요. 계속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저도 드라마 문법에 익숙지도 않은 주제에, ‘예능 드라마’라는 새로운 시도를 한답시고 불안 불안했는데···. 오히려 래원 감독님 만나고 나서는 감독님 믿고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저도 딱 그랬어요.”
“다 받아주시고, 대본으로 쓴 거보다 잘 찍어주시니까···.”
“저 첫 드라마면서 업계 무서운 줄 모르고 이렇게 드라마에 정이 든 건, 아무래도 도 감독님 덕분이겠죠?”
이 고깃집에 두 사람만 있는 것처럼 한참을 수다 떨던 차여름과 박은정.
그때 돌연,
“이렇게 구석에서 저 몰래 제 이야기 중이셨구나?”
래원이 둘이 있는 테이블에 합석했다.
“래원 감독님!!” “감독니이이이임!!”
그리고는 두 사람의 인사를 가장한 술주정을 들어줘야만 했다.
예능 드라마라 얼마나 골머리를 앓았는지, 연극 대본과 예능 대본이 익숙한 그들에게 드라마 대본 작업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말이다.
더 잘 쓰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며 징징대기도 하는 그녀들이었다.
래원은 이후에도 테이블을 옮겨서 계속 술 대신 음료만 마시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오늘은 드라마의 수장으로서, 감독으로서 그래야하는 날이었다.
그러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을 때,
“도 피디!”
“선생님! 아직 멀쩡하시네요? 어쩌면 이렇게 술이 세신 거예요? 하하하.”
등 뒤에서 윤혜심이 래원을 불렀다.
“자긴 왜 안 마시고?”
“아···. 전 사정이 좀 있어서요.”
“······.”
“무슨.. 하실 말씀 있으셨던 거 아니셨어요, 선생님?”
“자기 말에 책임져줘서 고마웠어, 도 피디.”
“에이, 선생님까지 이러시면 저 도망가요?”
“진짜야! 그때 나랑 사케 마시면서 한 이야기 기억하지?”
“그럼요. 말씀 하나하나 여기 새겼습니다.”
래원이 가슴팍을 치며 대답했다.
“SBC라는 울타리를 나가면, 더 많은 기회도 있겠지만 유혹도 그만큼 여럿 따를 거야.”
“네···.”
“그래도 자기는 계속해서 변치 말고 사람을 살리는 감독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는 말···. 이 말이 꼭 하고 싶었어. 이런저런 윗사람들의 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말이야.”
“넵! 명심하겠습니다! 그 대신 선생님께서도 저랑 약속 하나 해주세요.”
“약속?”
“다음에 언젠가. 제가 선생님한테 딱 맞는 기가 막힌 역할로 연락드리면, 또 같이 작품 해주시는 거요.”
“어우, 말이라고? 자기도 알잖아. 내가 자기 하나 믿고 이 거지 같은 드라마 판에 다시 발 들인 거! 자기가 부르면 버선 발로 달려가야지!”
“하하하.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래원의 너스레에 윤혜심이 눈을 흘기며 한 번 더 힘주어 답했다.
“진짜야, 그러니까 말만 하라고. 난 도래원이면 작품도 역할도 안 보고 무조건 오케이니까.”
* * *
그렇게 종방연이 마지막인 것처럼 무지막지하게 마시고 취하던 의 스텝과 배우들.
그중 대다수는 다음 해가 뜨기 전에 아쉬움을 달래며 각자의 집에 들어갔고, 일부는 뭉쳐서 3차와 해장까지 달렸다.
하지만 래원은 1차만 하고 집에 왔더랬다.
래원이 종방연을 끝까지 달리지 못한 것, 그리고 술도 양껏 하지 못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다음 날인 오늘, [매거진 D&M]과의 인터뷰 및 화보 촬영이 있기 때문.
“감독님, 굿모닝 입니다. 거기 조수석 박스 안에 숙취 해소제 몇 개 챙겨왔어요. 골라서 드세요.”
그래서 이른 오전부터 안정원이 운전대를 잡고 래원을 픽업하러 왔더랬다.
래원은 조수석에 올라타서는 숙취 해소제 하나를 골랐다.
“어제 거의 안 마셨지만 이건 하나 마실게요. 최대한 부기를 빼야 하니까···.”
“회식 때도 제가 모셔다드렸어야 마음이 편한데···.”
“어우, 제가 연예인이나 배우도 아니고 그런 자리에 실장님 오시면 다른 사람들한테 창피해서 안 돼요.”
“하하하.”
래원은 안정원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몸도 마음도 편하기는 했으나, 요란을 떨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제도 안정원이 동행하겠다는 연락을 한사코 거절했었다.
“오늘 [매거진 D&M]은 지난번 [idoL]과는 달리, 래미 씨보다는 감독님께 더 초점을 맞출 거예요.”
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은 연예 매거진이었기에 래미의 브라이트 걸스까지 아울러 인터뷰가 진행됐고, 지금 가고 있는 곳은 여성 매거진이었으니까.
이윽고, 신호 대기 중에 안정원이 태블릿 PC를 내밀었다.
그 안에는 일전에 받았던 사전 질문지와 오늘 화보 촬영 컨셉이 정리되어 있었다.
래원은 이를 다시금 확인하며 오늘 스케줄을 숙지했다.
오늘의 스케줄은 30대에서 50대까지의 여성 독자층을 거느린 여성지였다.
드라마와 영화를 중심으로 문화 전반을 다루는 매거진이었다.
이는 래원이 그동안 해온 국내 드라마의 주요 시청자층과도 일치했다.
때문에 래원도 전보다 속 깊은 이야기나 진중한 작품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되는 바였다.
“어서 오세요, [매거진D&M] 입니다.”
편집장이 반색하는 얼굴로 직접 나와 래원을 맞이했다.
“감독님 소문은 익히 들었는데, 직접 뵈니까 그 이상으로 기대가 됩니다. 오늘 잘 부탁드려요.”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52화 – 리디북스
지난번 경험 덕분인지 카메라 앞에 선 래원은 한층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도 감독님, 지금 엄청 능숙하신데요?”
“이 정도면 화보 촬영은 잡아뒀던 시간보다 빨리 끝나겠어요.”
특히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으로 표현이 안 되던 것이 많이 줄었다.
사진작가와 매거진 에디터의 주문대로 척척척 해내는 래원의 모습을 편집장도 흡족하게 지켜보았다.
“이렇게 잘하실 줄 알았으면, 더 빡센 컨셉으로 잡는 건데···.”
“그래도 결과물이 기대 이상이라, 저희도 독자들 반응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이어진 인터뷰 역시 수월하게 해낸 래원.
사실 인터뷰에 관해서는 이제 웬만한 배우나 연예인 못지않게 선수였다.
전생에 수많은 피디와 감독들의 인터뷰를 간접적으로 지켜봤고,
이번 생에 이미 몇 번의 제작 발표회와 여러 인터뷰로 수차례 단련된 상태였으니까.
상대가 묻는 질의의 표면적인 의미 뒤에 숨겨진 진짜 의도까지 간파할 수 있는 래원이었다.
이후, 열흘쯤 지났을까.
12월을 하루 앞둔 날, 서점에는 12월호 매거진이 촤르르 깔렸다.
그 중 매거진 [idoL]과 [D&M] 12월호의 표지를 장식한 래원과 래미는 단연 돋보였다.
이제 12월답게 서점과 길거리에는 캐럴이 울려 퍼지며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두 매거진을 놓고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표지 반응이 굉장했다.
매거진 [idoL]의 표지와 화보는 두 남매가 티격태격하는 장난스러운 컨셉이라면,
– 뭔 드라마 감독이 이렇게 훈남임?
– 피카좌 이쁜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집 유전자 머선129!!
매거진 [D&M]은 성숙한 느낌의 세미 정장을 입고 찍었더랬다.
– 도래원은 승마장에 가면 안 되겠다. 너무 잘생겨서 말이 안 나오니까···.
– 이 화보 널리 널리 퍼져야 해! K드라마 감독이 기럭지 잘난 거 전 세계에 알려야 해!
– 감독님 차기작은 판타지 하시면 되겠네ㅋ 이미 얼굴 장르가 판타지잖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