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209
1위. 하경석
2위. 식당 주인 성추행
3위. 여직원 협박 음성
4위. 추적24시 라이브 영상
5위. 식당 CCTV
6위. 어느 탑스타의 일기장
식당 CCTV 속에 찍힌 폭행 장면은 하경석이 주인에게 갑질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여직원에게 계속해서 성추행하는 주인을 하경석이 무력으로 떼어놓는 모습이었다.
ㄴ 그러네. 전말을 알고 다시 보니까 CCTV가 완전 다르게 보이네⋯.
ㄴ 미친 할아방탱이! 성추행범이 제 발 저린 거였어!!
ㄴ 하경석 입장에서는 남의 일이니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도와준 거잖아. 유명인이라 구설에 휘말리면 골치 아파지는데도.
ㄴ 경석이 형 의심해서 미안하다!
ㄴ 하경석 지금 영화 촬영 중이라지 않았나?
ㄴㄴ ㅇㅇ 도래원 감독 영화
ㄴ 하차 안 당해서 다행임
ㄴㄴ 관계자들은 하경석 평소 행실 보고 미리 알았나? 그 난리에도 하차 안 시킨 거 보면?
ㄴㄴㄴ 도래원이 자기 스텝이랑 배우 잘 챙기기고 의리 잘 지키기로 유명하잖아
ㄴㄴㄴ 맞음. 예전에 민세라 왕따 사건 때도 도래원 덕분에 버텼다고 민세라가 그랬음
어느새 하경석의 편이 된 여론은, 래원이 기대했던 대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불러왔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탭의 기사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더랬다.
영화는 물론 하경석에게도 전화위복이 되고 있었다.
래원의 기억하는 전생과 같은 흐름으로 말이다.
* * *
“컷! 좋았는데, 오디오에 사람들이랑 소품 잡음이 들어갔어요.”
래원이 외친 소리에 스텝들과 배우들이 아쉬워했다.
“아아, 감정선 좋았는데⋯.”
하지만 안색은 하나 같이 환했다.
그간 팀 전체의 근심 걱정이었던 것이 말끔하게 해결됐을뿐더러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기 시작했으니까.
“소품팀이랑 음향팀이 체크해주시고, 경석 씨 매니저 대사부터 다시 갈게요.”
“네!”
래원의 말에 하경석이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불만투성이던 소품 팀은 오늘 유독 하경석을 챙기는 눈치였다.
오늘 영화 촬영장은 오랜만에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여느 때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쏠려 촬영장 주위로 인파가 몰려든 것 빼고 말이다.
배우들과 스텝들에게 기합이 단단히 들어간 것이 래원의 눈에 훤히 보였다.
캐스팅 디렉터와, ‘스튜디오 다이아’ 이선필 본부장, ‘령 컴퍼니’의 강채령도 오늘 간만에 현장에 나와 있었다.
그동안 이들이 하경석을 하차시키지 못한 것은 래원 때문이었다.
래원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하경석을 하차시키고도 남았을 거였다.
“진짜 그동안 밤잠을 어찌나 설쳤는지⋯.”
“도 감독님 덕분에 울다가 웃네요. 강 대표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행이죠. 이제 해외 영화사에서도 문의 전화 안 오겠네요.”
이들 3명의 얼굴은 근심 걱정이 씻겨 내려가 환하게 피어있었다.
어제 오늘 사이의 반전 드라마로 이제 두 발 뻗고 잘 수 있게 되었기에, 흡족한 얼굴로 촬영 현장을 지켜보며 간식 차를 대령하는 그들이었다.
“컷! 오케이! 수고하셨습니다. 제작사에서 보내온 간식 드시면서 잠시 쉬었다가 다음 장면 갈게요.”
래원도 헤드셋과 메가폰을 내려다 놓으며 한시름 놓았다.
저 먼발치에서 래원을 뚫어지라 보며 기다리는 이선필과 강채령.
그들이 있는 곳으로 발을 옮기려는데,
“저어⋯. 도 감독님.”
하경석이 래원의 옆에 다가왔다.
“네, 경석 씨.”
“⋯ 감사합니다!”
이에 래원은 물음표를 띄우며 하경석을 쳐다보았다.
“래미랑 현서한테 들었어요. 감독님만 끝까지 절 믿어주셨던 거, 압니다.”
“그야⋯. 경석 씨가 믿을 만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래원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씨익 웃었고,
“정말.. 정말로 고맙습니다, 도 감독님! 열심히 연기로 보답하겠습니다!”
래원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연신 고개를 조아리는 하경석의 눈가에 무언가 투명한 것이 반짝였다.
래원의 믿음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쩌면 시작이었다.
하경석은 믿어준 것 이상을 보여주고 보답해줄 배우였으니까.
* * *
When I was young ♪♬
I wanted to be a super hero- ♪♬
버츄얼 팝스타 ‘루아’의 목소리가 미국 LA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을 가득 채웠다.
바로, 드라마 의 OST 곡이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모든 국가의 아이튠즈와 빌보드 핫100에서 10위권을 지키며, 올 상반기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했더랬다.
동시에 루아는 유명 팝스타가 되었다.
「 제79회 에미상(International Emmy Awards) 」 로고가 박혀있는 무대 위 LED전광판.
지금 이곳에 루아가 축하 공연으로 노래하며 춤추는 모습이 띄워지고 있었다.
그녀는 모두에게 알려져 있듯 AI로 만든 버츄얼 휴먼(Virtual Human)에 실제 사람의 목소리를 덧입힌 존재였다.
즉,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고 가상 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팝스타인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알고서 다시 봐도,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루아는 분명 사람이었다.
표정, 몸짓, 목소리 모든 것이 이질감 없이 생동감 넘쳤으니까.
에미상 시상식에 초청된 인사들은 루아의 매력에 흠뻑 빠져 LED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까날 쁠뤼’의 다리오 소렌티노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 감독이랑 음악감독이 말해주긴 했지만, 이렇게 커다란 화면으로 직접 보니까 정말 믿기지 않는군⋯.’
래원이 귀띔해준 덕에, 다리오는 최근 준비 중인 다른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루아를 OST 가수로 기용했다가 그 덕을 톡톡히 보는 중이었다.
‘도래원 감독의 선견지명은 정말이지⋯. 대단해⋯.’
다리오 조차도 루아에게 정신이 팔려 오늘의 본분을 잊을 뻔했다.
그는 드라마 의 노미네이트로 이곳 미국 LA까지 걸음 한 것이었다.
3주 전, 모나코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
그리고 지난주, 캐나다 밴프 월드 미디어 페스티벌에 이어 오늘은 에미상이었다.
로 국제 3대 TV 시상식을 투어 중인 셈이었다.
이미 밴프에서는 2관왕, 몬테카를로에서는 4관왕의 쾌거를 이뤘더랬다.
작품상과 연출상은 양측 모두에서 탔고, 몬테카를로는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까지 수상했다.
‘도 감독을 몬테카를로에서 만난지 불과 3년 만에 이뤄낸 쾌거라니⋯.’
다리오는 상당히 감격에 겨워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서울.
래원은 아침 일찍 일어나 영화 세트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언젠가부터 래원에게 상은 그다지 큰 의미가 되지 못했다.
국제 시상식이라 해도 그랬다.
밴프 로키상, 몬테카를로 골드 님프상, 그리고 에미상까지. 이미 한 번씩 받아보기도 했고, 래원에게 국제적인 인맥 또한 이제는 충분했기에,
해외까지 시상식에 가는 것보다 그 시간에 촬영장에서 한 컷이라도 더 찍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다리오에게 대리 수상을 부탁한 것이었다.
한편, 서울에서 래원보다 래원의 수상을 고대하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선필과 강채령이었다.
“도 감독이 에미상까지 수상하면 영화 홍보에 무지막지하게 도움이 될 거야.”
래원의 영화 에 스튜디오 다이아와 령 컴퍼니, 그리고 두 사람의 명암이 걸려있기에, 둘은 절박했다.
“아⋯. 제발 래원 감독이 탔으면 좋겠다! 잘하면 이번 영화로 내 회사가 한 방에 자리 잡을 수 있을텐데⋯.”
미국 LA 시각으로는 저녁 8시,
이곳 서울의 시각으로는 아침 9시.
아침 일찍 출근해서 두 손을 책상 위에 모으고 에미상 생중계를 보는 이선필과 강채령이었다.
어느새 루아의 축하 공연이 끝나고,
“(제 79회 에미상 TV드라마 부문 감독상. 영예의 수상자는⋯.)”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후보작들과 그 감독들의 면면이 화면에 띄워졌다.
그중에는 와 래원의 얼굴도 있었다.
이선필과 강채령은 속으로 하느님과 부처님을 부르짖으며 화면에 두 눈을 고정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205화 – 리디북스
“(넷플릭스 의 도래원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이것으로 국제 3대 TV 시상식의 감독상을 독식해버렸다.
다리오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가 트로피를 두 손으로 소중히 받쳐 들고는 간단하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이 화면 가득 비췄다.
이선필과 강채령은 이를 보며, 월드컵 한일전에서 우리 대표팀의 역전 골을 본 것처럼 연신 만세를 불렀다.
“(솔직히⋯. 밴프 로키상과 몬테카를로 골드 님프상을 받고 나서, 에미상은 못 받을 줄 알았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국제 3대 TV 시상식끼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를 견제하는 성향이 있어서, 수상자를 겹치지 않게끔 하는 전통 아닌 전통이 있었더랬다.
특히 ‘밴프 월드 미디어 페스티벌’과 ‘에미상’이 그랬다.
래원도 과거에 밴프를 받은 해에는 에미상을 못 탔고, 에미상을 탔던 때에는 밴프를 타지 못했더랬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변이었다.
“(한국에서 열심히 영화를 찍고 계신 도래원 감독님께 이 트로피, 잘 전달하겠습니다.)”
전세계 외신들은 래원과 의 수상 이슈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도래원의 얼굴이 크게 박힌 사진과 함께 말이다.
[ 검은 머리의 K드라마 감독, 세계 3대 TV 시상식을 점령하다! ] [ K팝, K무비에 이은 K드라마 전성기의 신호탄 ] [ 작지만 큰 나라, 문화강국 한국의 저력 ].
.
“잘생긴 얼굴 크게 보니까 좋네.”
강채령은 흐뭇한 얼굴로 외신 매체를 모니터링 했다.
여러모로 각국의 투자사에 면이 설 수 있게 됐으니까.
각국의 넷플릭스 채널에서도 그간 신작들에 밀려있던 가 다시 치고 올라와 순위권에 들고 있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재관람하는 이용자도 많았고, 당시에 보지 못했던 이용자가 이번 기회에 정주행을 시작한 케이스도 많은 듯 보였다.
“이야⋯. 이런 게 역주행인 건가?”
이선필 본부장도 싱글벙글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역시 사람 일은 두고 봐야 해. 당시에는 월미도의 선물 하나 찍고 홀랑 유럽으로 토껴서 짜증났는데⋯.”
지금과 같은 의 선전은 도래원의 몸값을 높여줄 것이고, 그것은 곧 의 홍보였으니까.
이선필은 자신과 상관없을 거라 생각했던 래원의 첫 해외 진출 드라마가 효자 노릇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하니 엉덩이가 절로 들썩였다.
* * *
서울 북한산 자락의 평창동에 있는 한 고급 빌라.
오늘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그랬듯,
천하 일보 강 사장 내외도 저녁을 먹으며 에미상을 화두에 올렸다.
“여보, 요즘 시상식 휩쓴다는 그 도래원 인가하는 감독 말이야.”
“도래원? 어어.”
부인의 말에 강 사장이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채령이가 투자하는 영화에 감독이라던데?”
“어. 그렇다대.”
“뭐야⋯. 당신은 이미 알고 있었어?”
“채령이 회사 일 좀 도와줄까 해서 관심을 가졌거든.”
강 사장의 부인은 다 비어 가는 도미 조림 접시를 들고 식탁에서 일어났다.
“잘 생각하셨어. 당신이 물심양면 나서줘. 채령이 그 계집애 집 떠나서 아주 그냥 얼굴 살이 쏙 빠졌더라고.”
“나도 도와주고 싶은데⋯. 채령이가 싫다네?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면서⋯.”
“네에? 어휴, 기집애! 왜 사서 고생인지⋯. 자기가 좀 말려봐!”
도미 조림을 추가로 한가득 담아온 부인은 다시 자리에 앉으며 투덜거렸다.
“선 자리가 줄을 섰는데, 그중에 괜찮은 놈으로 하나 골라서 맘 편하고 몸 편하게 안주인 노릇이나 하지⋯. 회사는 뭐 한다고 차려서는⋯.”
“당신이 채령이 잘 키웠던데?”
“그럼. 누구 딸인데! 잘 컸지.”
“우리 채령이, 안주인 노릇에 그칠 그릇이 아니야.”
강 사장이 내뱉은 뜻밖의 소리에, 그의 부인이자 강채령의 어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음표를 띄웠다.
“집에서 살림만 할 애가 아니라고. 제 오빠들보다 그릇이 커.”
“⋯ 에이, 당신 또, 또, 또⋯. 팔불출 버릇 나온다.”
부인이 눈을 흘겼고,
“아냐. 정말이야. 채령이 그 녀석이 제법이더라고.”
강 사장의 목소리가 커지며 말이 빨라졌다.
“우리가 막내딸이라고 기대 없이 무릎에만 앉혀 키웠던 거지. ⋯ 채령이, 오래 안 걸릴 거야. 두고 보라고.”
“정..말? 채령이가 회사 운영을 그렇게 잘하고 있어?”
“그렇다니까! 지금 채령이가 투자금 운용하는 영화가 도래원 감독 첫 영화래.”
“전에 당신이 그 감독 드라마에 투자한 적 있지 않나?”
일전에 JC 푸드 사모님의 추천과 JC ENM 홍 사장의 권유로, 천하 일보에서 래원의 드라마에 투자한 적이 있었다.
“그랬었지. 그때도 이익금 꽤나 챙겼었어.”
“그 감독 그동안 드라마로만 성공한 거 같은데, 괜히 영화에 손댔다가 우리 채령이까지 망하게 하는 거 아니고?”
“사람 참⋯. 당신 잭슨 브라더스 픽쳐스 알지?”
“알지. 나랑 당신이 좋아하는 고전 영화는 다 거기 거잖아.”
“거기서 채령이한테 투자를 했어.”
“잭슨 브라더스 픽쳐스가 우리 채령이한테??”
“정확히는 도래원 감독 영화에 투자금 펀딩을 넣은 거지.”
“어머⋯. 그럼 중간은 갈 영화인가 봐?”
도미 조림의 가시를 발라내던 젓가락질을 멈추더니, 한층 상기된 목소리로 묻는 부인.
“그래. 그래서 내가 계속 같은 말 하고 있잖아. 우리가 딸 잘 키웠다고. 채령이가 도래원 그 사람을 먼저 알아보고 투자를 해왔다던데?”
“채령이가 어릴 때부터 남다르긴 했어. 친구도 가려 사귈 줄 알고. 옷이나 장난감 고르는 안목도 다른 애들이랑 달랐다니까.”
어느새 남편보다 더한 팔불출 모드가 되어있는 그녀였다.
“채령이 그 녀석이 사람 보는 눈 하나는 확실히 날 닮은 거 같아.”
강 사장은 기분이 좋은지 연신 껄껄껄 웃으며 밥그릇을 싹싹 비웠다.
“지금은 가만히 지켜보다가 결정적일 때 내가 나서서 큰 손 노릇 좀 하려고.”
대한민국 최고의 언론 재벌이라 불리는 천하일보.
그 수장의 눈과 귀가 이제 도래원을 향하기 시작했다.
* * *
같은 시각, 상암동.
“이제 다음 타자는 우리야. 월미도의 선물이 중박이었다면, 다음 대박은 우리 영화라고! 껄껄껄!”
JC ENM 홍 대표는 몸소 스튜디오 다이아 앞으로 찾아와, 이선필 본부장과 안정원 실장을 이곳 한정식집으로 불렀더랬다.
직원 사기 충전과 독려 차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