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Disaster-Class Necromancer Retires RAW novel - Chapter (157)
157화
유일무이하다는 위치를 이용해 세계 각국을 경쟁시킨 나.
그리고 그 치열한 물밑 경쟁에서 한국 다음으로 순번을 배정받은 나라는 바로 일본이었다.
짝짝짝짝!
박수갈채를 받으며 나와 손을 맞잡은 경제산업성의 수장 다마오 대신이 말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 회장님.”
“걱정 마세요, 확실하게 처리해 드릴 테니.”
과거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일본이 입은 경제적 타격은 어마어마했다.
원전 사고가 난 지역 일대의 경제가 마비되었고 일본산 제품에 방사능 제품이라는 오명이 씌워진 데다 사고를 겪은 일본 국민들이 원전을 혐오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사고가 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원전 사고로 인한 여파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던 일본.
그때 나타난 게 바로 세론이었다.
원전 사고 현장의 핵폐기물을 모두 우주로 날려 보내 일본이 더욱 안전해졌다는 걸 강조할 수 있으며 일본 국민들도 안심시킬 수 있는 최고의 대안.
당연히 일본은 눈이 뒤집어져 최우선 티켓을 끊기 위해 가장 많은 돈을 제시했고, 그 결과가 바로 오늘의 준공식이었다.
물론 말이 좋아 준공식이지, 그냥 우주로 핵폐기물을 날려 보낼 미트 골렘과 스켈레톤을 배치하는 것뿐이지만.
“이제 일본을 10년 넘게 따라다니던 방사능이란 꼬리표를 때어낼 수 있겠군요. 하하.”
뭐… 그런다고 이미 퍼진 방사능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굳이 고객과 신경전을 펼칠 이유는 없으니까.
“맡겨 주시죠, 작은 티끌 하나도 안 남겨 놓을 테니.”
그렇게 다마오 대신과 이야기를 마치고 근처에 만든 통제실로 이동한 나.
통제실 안에서는 많은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며 콘솔을 조작하고 있었다.
“준비는 잘돼 갑니까?”
내 말에 통제실의 실장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예! 전부 배치 완료했습니다!”
혹시라도 모를 사고를 대비해 한국에선 내가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며 관리했지만, 내가 언제까지 이것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잖아?
당연히 내가 없어도 일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안했고, 그 최종 결과물이 바로 이 통제실이었다.
인공 정수를 배치해 마력을 공급받고, 그 마력으로 스켈레톤 투척 시스템을 관리하는 종합 통제실.
“궤도 계산은?”
“전부 끝냈습니다.”
“그럼 시험 삼아 철제 공 하나 날려 보세요.”
내 말에 실장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간의 성과를 확실히 보여 드리겠습니다! 자! 테스트 시작!”
실장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직원들.
“미트 골렘 투척물 탑재 완료했습니다.”
“투척!”
그 말에 직원이 콘솔을 조작하자 미리 계산된 궤도에 맞춰 철제 공을 던지고, 그렇게 날아간 철제 공을 다른 직원이 조종하는 스켈레톤이 받아 낸다.
그렇게 쉼없이 하늘로 올라가 결국 우주로 던져진 철제 공.
“오케이. 혹시 모르니까 투척 실패 테스트도 해 봅시다.”
아무리 시스템을 잘 만들어도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실수가 나올 수도 있는 법.
그러니 미리미리 대비를 해 둬야지.
“밖에 있는 기자들한테 미리 투척 실패 대비 훈련 한다고 전해 주고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내 지시에 맞춰 새로운 철제 공이 미트 골렘에게 전달되는 사이 부유 마법을 담당하는 직원이 자신의 콘솔에 뼛조각 하나를 끼워 넣는다.
저 뼛조각은 바로 지금 미트 골렘이 들고 있는 철제 공에 그려진 부유 마법진과 연동된 일종의 인식 장치.
철제 공 하나하나를 따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었다.
날려 보낼 철제 공과 연동한 뼛조각을 끼워 언제든 부유 마법을 쓸 수 있도록 준비한 다음, 그 철제 공이 우주로 날아가 완전히 사라지면 뼛조각을 꺼내 폐기하고 다음에 날릴 철제 공에 연동한 뼛조각을 다시 끼워 넣는 방식.
“실패 고도는 500km로 하겠습니다. 테스트 시작!”
그 말에 다시 하늘로 던져지기 시작한 철제 공.
그렇게 500km에 도달한 순간 철제 공이 이쪽에 떨어지도록 던지자 지구를 향해 추락한다.
“고도 300km. 이쪽을 향해 떨어지고 있습니다!”
직원 하나가 철제 공에 달려 있는 위치 수신기로 받은 정보를 말해 주자 부유 마법 담당 직원이 스탠바이를 한 채 기다린다.
그렇게 철제 공이 계속 떨어지다 지상에 거의 도달한 순간 직원이 콘솔 버튼을 누르자 부유 마법이 작동되고, 그걸 천천히 이쪽 방향으로 인도한다.
그 모습을 확인한 나는 통제실을 나갔고, 그런 내 눈에 보인 건 저 멀리 하늘에서 부유 마법에 걸려 떠 있는 철제 공과 그 모습을 놀랍다는 표정으로 연신 카메라에 담는 기자들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사진 많이 찍어 두라고.”
한국에서 수도 없이 해 온 테스트를 굳이 이곳에서 다시 시연한 이유가 뭐겠나?
당연히 보여 주기 위함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안전하다는 걸.
나는 나를 따라 나온 통제실 실장에게 말했다.
“문제없도록 잘 관리하세요.”
“철두철미하게 관리하겠습니다!”
“오케이.”
이 정도면 이제 내가 신경 꺼도 되겠지.
“최대한 빨리 처리해요, 앞으로 예약된 고객들이 한 트럭이니까.”
* * *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을 거쳐 긴급한 원전의 핵폐기물을 깔끔하게 청소해 주고 있는 스켈레톤 투척 시스템.
아니.
이제는 별도의 계열사로 독립한 세론 우주는 확실한 성과를 거두고 환경론자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들으며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흥흥흥~.”
나는 세론 우주의 재무제표를 확인하며 말했다.
“돈 잘 벌리네.”
거기에 더해 무기화 이미지도 완전히 탈피하며 이제는 세론 우주 하면 핵폐기물, 핵폐기물 하면 세론 우주가 떠오르는 수준이니 이보다 완벽할 수 있나.
돈도 잘 벌리고 이미지도 확보하고.
“보자. 지금 작업 중인 게 독일이지?”
독일은 한때 수십 개의 원전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탈원전을 선언하며 90퍼센트에 달하던 원전 가동을 중단했는데, 그 안에는 여전히 수십 년간 쌓아 둔 핵폐기물이 가득 들어 있는 상황.
당연히 청소 서비스가 생겨나자 일본 못지않게 안달을 냈고, 그렇게 일본 다음 타석으로 배치되었다.
그리고 독일만큼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청소를 원하는 국가는 많았다.
“영국도 가동 중단 된 원전이 수십 개네. 프랑스도 어마어마하고. 음? 사우디에도 원전이 있어?”
산유국인 사우디조차 원전을 사용하고 있다니.
“크. 좋다, 좋아.”
이 많은 나라들이 전부 고객들이라는 거잖아.
그렇게 원전 보유국 리스트를 확인하던 나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나저나 미국은 역시 미국이네. 완전 치트키야.”
무려 100개가 넘는 원전을 가동 중인 세계 최다 원전 보유국 미국.
그런데 이 미국은 핵폐기물 처리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덩이 덕분에 보관할 장소가 많아 급하지 않기 때문.
어차피 널린 게 땅이니 굳이 비싼 돈 들여서 급하게 치울 이유가 없다는 거지.
물론 결국 최종적으로는 미국도 세론 우주를 이용하게 될 거다.
땅에 묻어 환경론자들에게 비난받는 것보다야 우주로 날려 버리는 게 가장 확실하니까.
“아무튼 좋아. 고객이 마를 일은 없겠어.”
중국 내 사업도 순조롭고 세론 우주도 팍팍 돈을 벌어 오니 통장이 점점 차오른다.
그렇게 서류를 계속 넘기는데, 세론 우주의 회계 자료가 나온다.
평소처럼 앞에 쭉 적혀 있는 건 싹 무시하고 마지막 최종 이익만 확인하며 넘기려는 그때.
“음?”
뭔가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눈에 보인다.
“뭐야. 인공 정수 소비량이 늘었는데?”
매출은 그대로인데 세론 우주에서 소모되는 인공 정수 소비량이 늘어나 있다.
대략 평균보다 15퍼센트 정도.
다른 항목이었다면 그냥 지출이 좀 많았나 보다 하고 넘어갔겠지만, 마력은 정확히 쓴 만큼만 사라지기에 변동이 거의 없는 항목인데 갑자기 15퍼센트나 늘었다고?
“매출이 그대로인데 사용량만 늘었다고? 뭐지? 설마 사고 났나?”
가장 많은 마력이 소모될 때는 공중에서 투척 실패로 인해 자유낙하 하는 철제 공을 부유 마법으로 띄우는 순간이다.
그런 만큼 갑작스러운 마력 소모량 증가에 사고가 났나 싶어 다른 서류를 살펴봤는데, 사고 났다는 내용은 일절 없는 상황.
“설마 사고 내고 숨겼나? 아니지. 그럴 리 없는데?”
만약에라도 사고가 나서 부유 마법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이걸 이용해 안전하다는 걸 적극 어필 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사고를 숨길 리가 없잖아.
“설마 인공 정수 횡령?”
이거구나.
이것 말고는 갑자기 늘어난 인공 정수 소모량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나는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하필 건드려도 인공 정수를 건드리냐. 차라리 회계 쪽으로 횡령했으면 더 오래 해 먹었을 텐데.”
인공 정수는 몬스터 정수처럼 활용이 가능한 고가의 물건.
당연히 이런 인공 정수의 보안은 철저했다.
인공 정수는 소수의 관리자만 건드릴 수 있으며, 동시에 다 쓴 인공 정수를 회수하고 갈아 끼우는 모든 순간을 CCTV로 촬영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내선 전화를 이용해 비서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예, 회장님.
“세론 우주 통제실 CCTV랑 인공 정수 관리 기록 전부 회수해서 검토해 오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비서에게 지시를 내린 나는 느긋한 표정으로 말했다.
“금방 잡히겠네. 고소 때려서 전부 다 회수해 주지, 뭐.”
* * *
보안이 워낙 확실하니 금방 잡힐 거라 생각한 나.
하지만 그건 내 착각에 불과했다.
“뭐야, 이거.”
나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비서들이 검토해 온 자료를 보며 말했다.
“문제가 없다고?”
세론 우주에서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인공 정수 소비량을 근거로 횡령을 의심했는데, 인공 정수 횡령 정황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렇게 이번엔 직접 CCTV를 돌려 본 나.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인공 정수가 모두 소진되자 관리자가 보안 절차에 따라 인공 정수를 회수하고 새 인공 정수를 투입한다.
CCTV로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인공 정수 횡령이 아니야?”
설마 정말 마력 소모가 늘어난 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업 일지를 가져다가 마력 소모량을 직접 계산해 본 나.
그런데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 봐도 마력 소모량이 15퍼센트 초과다.
“마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하지만 인공 정수 횡령은 아니고.”
그럼 인공 정수가 아닌 마력 자체를 빼돌린다?
하지만 이건 오히려 더 말이 안 된다.
지구상에서 그 정도 마력 통제력을 가진 사람은 나뿐이니까.
“도대체 뭐지?”
차라리 처음부터 이렇게 마력이 소비되었다면 모를까, 그전엔 정확히 계산한 대로 소모되었었단 말이지.
“이건 무조건 누군가 개입한 거야.”
통제실 직원들 모두가 위치를 알고 있는 CCTV로는 안 된다.
뭔가 수작질을 했다면 사각지대를 이용했을 게 뻔하니까.
나는 핸드폰을 들어 박인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회장님.
“지금 독일에 세론 우주 통제실이 설치되어 있거든? 거기에 사람 보내서 사각지대 없도록 아무도 모르게 카메라 설치해, 통제실 직원들은 내가 적당히 둘러대서 내보내 줄 테니까.”
* * *
그렇게 박인귀를 시켜 통제실에 비밀 카메라를 설치해 녹화한 영상.
나는 그 영상을 보며 직원 하나하나를 관찰해 나갔다.
“무조건 잡는다, 무조건.”
솔직히 15퍼센트?
세론 우주가 버는 돈을 생각하면 얼마 안 되는 푼돈이다.
하지만 내가 빨대를 꽂으면 꽂았지, 나한테 빨대 꽂은 놈을 그냥 넘어가 줄 만큼 난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라고.
그렇게 직원 하나하나를 면밀히 관찰하던 그때.
“음?”
한 직원의 수상한 행동이 눈에 띈다.
그 직원은 바로 위급 상황에 부유 마법을 발동해 조종하는 직원.
그런데 그 직원이 살짝 콘솔을 가리더니 부유 마법 발동 버튼을 누르고는 몰래 조종하는 게 아닌가.
“어?”
하지만 부유 마법 발동 버튼을 눌렀음에도 통제실 모니터에 위치 정보가 표시된 철제 공 중 멈춰 선 철제 공은 단 하나도 없다.
나는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부유 마법을 썼는데 멈춰 선 공이 단 하나도 없다고? 설마…….”
* * *
트럭을 타고 어두컴컴한 국경에 은밀히 다가가는 사람들.
그렇게 어느 정도 국경에 인접하자 트럭에서 내린 사람들이 짐칸을 열었다.
그리고 짐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바로 세론 우주에서 사용하는 철제 공.
“다 실려 있지? 확인해 봐.”
리더로 보이는 남자의 말에 부하들이 철제 공에 다가가 잠금장치를 연다.
그러자 그 안에서 나타난 건 바로 봉투에 싸여 있는 하얀 가루들.
바로 마약이었다.
“실려 있습니다.”
“좋아.”
그렇게 확인을 마친 리더가 철제 공에 다가가 양팔로 잡더니 힘을 주며 들어 올린다.
“흡!”
철제 공 무게만 100kg에, 안에 실린 마약까지 합치면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양이건만, 그걸 거뜬히 들어 올린 리더.
“연락해 봐.”
그러자 무전기로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은 부하가 말했다.
“준비됐답니다.”
“그럼 시작하라고 해.”
그러자 잠시 후.
철제 공이 갑자기 허공으로 둥둥 떠올라 국경을 넘어 깊숙이 들어간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받았어.
“굿.”
-다시 보낸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이쪽을 향해 천천히 날아오는 철제 공.
철제 공이 사뿐히 지상에 착지하자 철제 공을 다시 열어 본 리더는 그 안에 가득 담긴 달러를 보고 히죽 웃으며 말했다.
“역시 부유 능력이 최고라니까.”
마약 밀매는 돈이 되지만 동시에 위험한 사업.
그렇기에 마약 조직은 그간 안전한 마약 거래를 위해 수많은 방법을 연구해 왔다.
바다를 통해 운송도 해 보고, 하늘에서 투하도 해 보고.
그런데 그때 등장한 게 바로 이 철제 공이었다.
한지혁의 부유 능력이 적용되어 있어 소리 없이 수백kg에 달하는 마약을 운반할 수 있는 최고의 운송 수단.
그 사실을 깨달은 마약 조직은 가짜 철제 공을 만들어 진짜 철제 공과 바꿔치기한 다음 철제 공과 함께 빼돌린 인식용 뼛조각을 매수한 부유 콘솔 담당 직원에게 넘겨 본격적인 활용에 나섰고, 그 결과는 아주 훌륭했다.
국경에 설치된 레이더 범위를 피해 날린 다음 국경 너머 약속한 장소에 살포시 내려놓으면 끝.
드론이나 헬기와 달리 소리도 안 나고 탑재량도 상당하며, 설사 걸려도 도주하면 그만이니 이보다 완벽한 마약 밀매 운송 수단은 없었다.
리더가 철제 공을 툭툭 치며 말했다.
“바꿔치기한 가짜 철제 공은 이미 우주 밖으로 날아가 버려 증거도 없고, 하루에도 철제 공을 백 개 넘게씩 던지니 이걸 잠깐 사용해 봤자 티도 안 날 것 아니야. 기왕 이렇게 된 거, 몇 개만 더 구해서 쓰자. 가짜 철제 공 몇 개 더 만들라 해.”
“알겠습니다.”
“좋았어.”
리더가 철제 공 속 돈을 만지며 말했다.
“이렇게 거래 한 번에 수천만 달러가 들어오는데 겨우 핵폐기물 처리에 활용하다니. 한 회장 사업 수완이 영 별로인데? 하하. 자. 이제 정리하고 가자.”
그렇게 트럭에 다시 철제 공을 싣고 떠나가는 마약 조직.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그들이 철제 공을 날렸던 하늘 위에서 분노한 한지혁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걸.
* * *
“부유 마법을 이딴 식으로 활용하고 계셨구나?”
엉뚱한 인식용 뼛조각을 꽂아 다른 철제 공에 부유 마법을 시전하고 있다는 걸 알아챈 다음은 간단했다.
부유 마법이 발동되면 마력이 공급되기에 그 마력만 따라가면 끝이니까.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 보게 된 건 철제 공을 이용한 마약 밀매 현장.
“내 마력을 공짜로 쓰고 계셨네?”
아마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쓰고 있는 걸 거다.
실제로는 저 방식이 마력 소모가 가장 큰 걸 저놈들은 몰랐을 테니까.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 나네.”
화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냉정해지는 법.
내가 딱 그 상황이었다.
통제실에만 신경 썼지, 설마하니 철제 공 자체를 통째로 바꿔치기할 줄은 상상도 못 했으니까.
“그럼 그간 날렸던 철제 공 중에 부유 마법이 없는 가짜 철제 공이 끼어 있었다는 거잖아?”
만약 그 철제 공이 투척에 실패해 그대로 지상에 추락했다면?
그야말로 대참사가 일어났겠지.
어디 그뿐인가?
부유 마법 조종 콘솔에 저 철제 공 인식용 뼛조각이 박혀 있다는 건 다른 철제 공 하나가 통제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뜻.
다행히 궤도 계산이 정확해 실수가 없었어서 망정이지,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났다면 엄청난 대참사와 함께 나와 세론이 지금 듣는 찬사와 정비례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을 거다.
“잊을 만하면 계속 하나씩 날 건드리는 놈들이 나오네. 몇 명 정도는 살려 둘 걸 그랬나?”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덤비는 놈들 중 죽어 마땅한 놈들을 전부 몰래 언데드로 만들어 버렸더니 내가 어떤 놈인지 소문이 잘 안 퍼지나 보다.
“아무튼 대단하다, 대단해. 간만에 등골이 서늘했어.”
그럼 나를 놀라게 한 대가를 치러야겠지?
그냥 저놈들 잡는 것 정도는 성에 안 찬다.
저것과 관련된 모든 것을 추적해 모조리 한번에 정리한다.
나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기대해도 좋아. 나 진짜 많이 화났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