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Disaster-Class Necromancer Retires RAW novel - Chapter (86)
86화
드디어 결정된 우승 팀.
그것은 바로 라이트닝이었다.
“우아아아아!”
상대 팀 스켈레톤을 박살 내고 포효하며 승리를 만끽하는 권주민과 팀원들.
나는 VIP석에서 그 모습을 보고 흐믓하게 웃으며 말했다.
“기특하네.”
나 대신 알고리즘을 만드는 대리인 정도로 생각할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저들이 나중에 나를 대신해서 스켈레톤을 지휘할 예비 지휘관이라 생각하자 기특하다는 마음이 든다.
“사람들에게서 마력을 모으고, 그 마력으로 스켈레톤을 만들면 저들이 알고리즘을 만들어 지휘하고.”
원래는 네크로맨서 한 명이 해야 할 일을 한국인 전체가 분담하여 처리하는 셈.
어쩌면 이거야말로 인류 전체의 네크로맨서화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권주민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우승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이후에 뭘 하실 생각이신가요?”
내 말에 권주민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상금을 받으면 일단 팀원들과 똑같이 나눈 다음 부모님의 낡은 차를 바꿔 드릴 생각입니다.”
“아니, 아니. 저는 상금을 물어본 게 아닙니다.”
나는 권주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이걸 진짜 스포츠처럼 만들 생각이라서 말이죠. 앞으로도 스켈레톤 격투에 매진할 생각이 있냐는 말입니다.”
내 말에 잠시 침묵하던 권주민이 말했다.
“만약 기회만 주어진다면··· 할 겁니다.”
그렇겠지.
솔직히 이 정도 돈맛을 어디 가서 또 느끼겠어.
게다가 라이트닝까지는 아니더라도 방금 결승에서 패배한 팀도 억 단위 돈을 만지는 등 모두 내가 뿌린 돈맛을 한껏 느낀 상황.
나는 진행 요원이 가져다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우선 우승한 라이트닝 팀에게 큰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지막 결승인 만큼 라이브로 진행되는 경기였기에 관중석에 가득찬 사람들이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낸다.
“라이트닝!”
“만세!”
그리고 그중에서 완전히 라이트닝 스켈레톤 특유의 한 방 공격에 매료되어 팬이 된 사람들이 승리의 기쁨을 함께 만끽한다.
관객의 관심과 경기만으로 먹고살기 충분한 환경.
이게 바로 스포츠화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아니겠어?
그리고 스켈레톤 격투는 이미 이런 요소를 모두 갖춘 상황.
“여러분.”
나는 관중을 보며 말했다.
“대회는 이걸로 끝났습니다.”
그러자 아쉬움을 드러내는 사람들.
“재미있었는데.”
“맞아. 이런 경기를 또 어디서 봐.”
사람과 사람의 격투에선 있을 수 없는 마개조 파츠들과 우월한 스켈레톤의 스펙.
여기서 오는 박진감 넘치는 대결은 그들로서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을 거다.
각성자 간의 격투는 실력 차이도 있고 사망의 위험이 있어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니까.
나는 그런 관중들을 보며 말했다.
“아쉬우십니까? 하지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대회는 끝이 났지만 스켈레톤 격투는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니까요.”
나는 관중들을 향해 말했다.
“1대1도 재미있지만, 이 스켈레톤들이 무더기로 마치 전쟁하듯 싸우는 건 어떨까요?”
사람들이 눈을 빛낸다.
“저 스켈레톤으로 패싸움을 한다고?”
“미친. 개 재밌겠다.”
나는 사람들의 반응을 즐기며 말했다.
“아니면 드넓은 장소에 흩어져 마치 서바이벌처럼 겨루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스포츠를 표방하지만 나에게 있어선 지휘관들의 실전 연습이나 다름없지.
“오오! 서바이벌.”
“그것 말고 이런 것도 있습니다.”
내가 아공간을 열자 그 안에서 미리 만들어 둔 거대 스켈레톤이 튀어나온다.
“여러 팀들이 힘을 합쳐 이런 대형 스켈레톤을 공략하는 겁니다.”
그때 한 남자가 말했다.
“와, 대형 스켈레톤. 대형 스켈레톤끼리 싸우는 것도 쩔 것 같은데 그런 건 없나?”
원래 저것까지는 생각 안 했었는데 괜찮은 아이디어다.
거대 로봇은 남자의 로망이나 다름없으니까.
“거기에 이런 대형 스켈레톤끼리의 대결도 있을 수 있고요.”
남자의 말을 듣고 즉석에서 내뱉은 말.
그러자 의견을 말했던 남자가 말했다.
“오! 내가 맞혔어!”
맞힌 게 아니라 의견을 그대로 가져다 쓴 거지만,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정식으로 선포하겠습니다, 스켈레톤 리그 창설을!”
나는 결승에서 패배한 팀을 향해 말했다.
“패배해서 억울하십니까? 리그에서 다시 한번 도전하시면 됩니다.”
이번엔 다시 라이트닝을 보며 말했다.
“우승 상금이 부족하십니까? 리그에서 더 많은 상금을 타내시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건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러우십니까? 그럼 도전하십시오! 스켈레톤 리그는 언제나 도전자를 환영하니까.”
*
-라이트닝 우회합니다!
서바이벌 경기장으로 만들어진 넓은 장소에서 라이트닝의 스켈레톤들이 오른쪽으로 넓게 돈다.
그 사실을 모르고 전진만 하던 상대 팀.
그때 우회한 라이트닝의 스켈레톤들이 상대 팀의 허리를 공격한다.
-아! 기습이 제대로 먹혔어요!
해설자의 말과 함께 상대 팀 선수들로 전환된 화면.
갑작스러운 기습에 당황한 상대 팀 선수들이 다급히 콘솔로 스켈레톤들을 조종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데 그때.
-어!
해설자가 놀람과 동시에 화면이 다시 전장 상황으로 전환된다.
-왼쪽에서도 라이트닝의 스켈레톤이 나타났습니다! 아까 정찰로 보냈던 스켈레톤인데 설마 이걸 노린 건가요! 아! 주노 팀 무너집니다! 급하게 빼고는 있는데 피해가 너무 커요!
그렇게 라이트닝의 기습에 완전히 무너져 내린 상대 팀.
-GG! 주노가 GG를 외쳤습니다! 이걸로 라이트닝은 리그에서 7연승을 가져갑니다!
그때 화면에서 라이트닝의 리더 권주민의 모습이 나온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콘솔을 내려놓은 권주민.
스켈레톤 리그 창설 이래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권주민다운 여유였다.
-이번에 FNK에서 권주민 선수에게 이적 제안을 했는데 단칼에 거절했다고요.
-맞습니다. 재계 12위 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FNK답게 거액을 제안했는데, 라이트닝에서 뼈를 묻겠다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라이트닝 입장에선 다행입니다. 권주민 선수가 없는 라이트닝이라니, 상상이 안 가니까요. 아무튼 이번 승리로 라이트닝은 잠시 빼앗겼던 리그 1위를 다시 탈환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때 TV를 시청하고 있던 남자가 말했다.
“쩝. 부럽네.”
한지혁이 리그화를 선언한 지도 벌써 8개월이 지났다.
세론은 그 8개월 동안 자금을 무한정 쏟아부으며 스켈레톤 리그를 완전히 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고, 당연히 그런 인기는 돈이 몰리는 법.
그저 후원만 하던 기업들은 인기를 실감하고는 아예 직접 팀을 인수해 운영하는 등, 이제 스켈레톤 리그는 명실상부한 스포츠나 다름없었다.
거기에 최근 해외에서도 인기몰이를 하자 세론에서 조만간 해외 스켈레톤 리그 창설에 협조하겠다 공언한 상황.
“나도 그때 잘했으면 저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
스켈레톤 업자로 활동하다 세론이 처음으로 개최한 대회에 참가했던 남자.
하지만 남자는 지역 예선에서 탈락해 버렸고, 그 후 깔끔하게 포기했지만 선수들이 벌어들이는 연봉을 생각하면 여전히 배가 아프다.
그때 가게 문이 열리며 한 손님이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손님이 진열대에 있는 각종 파츠들을 보며 말했다.
“4단 팔 있나요?”
그렇게 남자가 대회를 포기한 이후 선택한 것은 바로 스켈레톤 가게였다.
파츠가 등장하며 스켈레톤의 자유로운 개조가 가능해지자 세론은 그때부터 경기용이 아닌 실생활에 필요한 각양각색의 파츠들을 시장에 내놓았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일단 스켈레톤을 빌리는 건 똑같지만 그 후 파츠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상황에서 활용이 가능해진 스켈레톤.
당연히 그런 파츠 수요가 많아지자 남자처럼 스켈레톤 가게를 열어 아예 파츠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가게가 생겨났고, 이게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자 너도나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있습니다. 어떤 버전으로 드릴까요.”
“32버전이요.”
“32버전.”
남자가 잘 포장된 스켈레톤 팔이 담긴 박스를 꺼내며 말했다.
“여깄습니다. 뭐 박스 같은 걸 높이 올리시려나 봅니다?”
“예. 제가 주류 도매업을 하는데 주류 박스를 높게 쌓아야 해서요.”
“아하. 그건 역시 스켈레톤이 딱이죠. 그럼 계산은 어떻게 해 드릴까요.”
“여기 카드로······.”
*
스켈레톤 리그를 활성화하고 그사이 민간 시장에 마개조를 도입한 나.
일단 스켈레톤 몸통에 메인보드처럼 모든 마법진을 집결시켜 놓고 그 몸통에 팔다리나 머리 그리고 각종 부속을 붙일 수 있도록 만들었지.
그런 다음 몸통을 대여료 받고 빌려준 다음 파츠는 알아서 구성하고 알고리즘은 스켈레톤 업자가 구성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완전히 맡기니 세론은 그야말로 앉아서 돈 버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에 센터에서 고안한 파츠들입니다.”
백상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부 출시해요.”
그전이라면 어떤 게 효율적이고 좋은지 먼저 확인했겠지만, 어차피 이제 모든 걸 시장에 맡긴 이상 그런 확인도 의미가 없다.
효율적이고 좋으면 시장에서 먼저 반응하여 잘 팔릴 거고, 효율이 별로면 시장에서 외면할 테니까.
“그나저나 백 센터장, 이번 달 수입이 어마어마하네요?”
내 말에 백상호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저번 달에 출시한 파츠가 제법 잘 팔려서, 덕분에. 하하.”
그리고 이 파츠들을 연구하여 출시하는 센터의 강사, 아니 이제는 연구원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파츠를 만든다.
당연히 그 이유는 돈이었다.
나는 파츠의 판매량에 따라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어떻게든 잘 팔리는 파츠를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파츠를 만든다.
누군가가 4단 팔을 만들어 히트를 치면 다른 연구원이 그 4단 팔의 다른 버전을 만들거나 아니면 보강하는 식으로 말이다.
얼핏 생각하면 표절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애초에 그들 모두 같은 센터 소속의 연구원들이란 말이지.
거기다 한 명이 4단 팔을 만들어서 히트를 쳤다고 그 4단 팔을 그 연구원 버전만 인정해 주면 4단 팔의 발전은 거기서 멈춰 서기 마련.
그렇기에 나는 아예 전면 개방 하여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덕분에 연구원들이 매일같이 알고리즘을 연구하며 더욱더 발전해 나가는 스켈레톤의 파츠들.
“모두 회장님 덕분입니다.”
그래.
내 덕분이지.
하지만 이 모든 변화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거다.
사람들의 마력을 이용해 정수를 만들고 그 정수를 이용해 마법진 공장에서 프로티지 제품은 물론이고 이제는 파츠에 필요한 마법진까지 그려 넣으니, 이제 나는 사실상 이 모든 일을 관리하는 매개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란 말이지.
아마 내가 지금 당장 사라져도 최소한 지금까지 만들어 둔 스켈레톤을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걸?
‘이러다 스켈레톤이 미래의 로봇까지 전부 대체하는 것 아니야?’
물론 뭐,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그렇게 백상호에게 센터의 보고를 듣고 있던 그때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 온다.
그리고 그 번호를 확인한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또 이 양반이네.”
그 사람은 바로 국방부 차관 이선진.
나는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예. 접니다.”
-회장님,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이선진이 말하는 것은 바로 스켈레톤의 전력화.
다시 말해 군대에서 사용할 군용 스켈레톤의 생산이었다.
“안 한다니까요.”
-정말 끈질기시군요.
“차관님이야말로 포기를 모르시네요.”
경호용과 경기용 스켈레톤이 대량으로 풀리며 스켈레톤의 전투력은 이미 검증이 끝난 상황.
동시에 리그에서 스켈레톤을 이용한 전략 전술이 점점 발전하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조직 국방부조차 이제는 스켈레톤을 원하게 된 거다.
당연히 난 거절했지만 국방부에서 스켈레톤 전력화를 주도한 이선진 차관은 그야말로 끈질겼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포기를 모릅니다. 그러니 시간 좀 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또 같은 소리 하시려고.”
스켈레톤으로 인해 강해지는 국방력과 그로 인한 이점은 이미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이번엔 좀 다를 겁니다.
“다르다고요?”
-접근 방법을 달리할 생각이라서요.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나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이쪽으로 오시렵니까? 아니면 제가 갈까요?”
이번에 확실히 안 한다 선포를 하고 와야겠다.
-오! 시간을 내주시는 겁니까? 기다리시죠. 제가 바로 가겠습니다!
*
그렇게 회장실에 온 이선진 차관이 말했다.
“회장님 한번 뵙기 참 어렵군요.”
“어려운 게 당연하죠, 제가 일이 얼마나 많은데.”
비록 상장되지는 않았지만 추정 매출액만으로도 이미 재계 10위 안에 진입한 세론이니까.
나는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접근 방법을 달리하겠다 하셨죠. 말씀해 보세요.”
“제 위치가 위치다 보니 그동안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민했죠. 어떻게 하면 회장님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선진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어째서 회장님은 스켈레톤을 군용으로 쓰지 않을까 하고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스켈레톤으로 사회를 이롭게 하고 싶은 거지, 사람을 죽이는 군용으로 만드려는 게 아닙니다.”
“압니다. 세론의 영업 방침은 늘 똑같았으니까. 하지만 그 이유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선진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회장님이 군용 스켈레톤을 거부하는 이유는 국민들 때문 아닙니까?”
군용 스켈레톤의 문제는 바로 사람의 목숨이 군용 스켈레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거다.
과연 사람을 죽였을 때 그 군용 스켈레톤의 대처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게 뻔하단 말이지.
물론 스켈레톤의 자체 판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병기처럼 활용하여 스켈레톤을 부리는 사람이 판단하도록 두면 된다.
스켈레톤 리그의 팀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애초에 논란이 있을 수도 있는 일을 굳이 해서 욕먹을 걱정 할 필요가 뭐 있어?
그냥 안 해 버리면 그만인데.
“물론 이해는 합니다. 평판에 그 누구보다 민감한 분이시니까요.”
이해한다는 사람이 이렇게 끈질기게 달라붙어?
“하지만 예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상황이 다르다고요?”
“스켈레톤으로 인해 직업 상실을 우려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양사업만을 해 오던 세론.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스켈레톤이 전국 소상공인들의 생업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이제는 아예 스포츠화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스켈레톤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말입니다. 이제 와서 스켈레톤 위기설을 대두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당할 정도로 말이죠.”
그건 그렇지.
내가 가장 우려했던 건 세론에서 받았던 공포와 혐오를 한국에서도 똑같이 당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최근 스켈레톤이 전국적으로 보급되며 일상 생활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자 이제는 스켈레톤이 당연시되는 상황.
“당연히 이제는 강력한 군용 스켈레톤이 국민을 지켜 준다? 반기면 반겼지 거부할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곤 서류 한 장을 꺼내 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게 바로 그 증거입니다.”
“이게 뭡니까?”
“기관에 의뢰한 설문 조사입니다.”
설문 조사?
그렇게 서류를 받아 든 나는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스켈레톤의 군용 도입에 대한 찬성 의견··· 63퍼센트?”
이렇게 높다고?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반대 의견도 스켈레톤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스켈레톤의 성능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반대를 한 게 대부분이었고요.”
방법을 달리했다는 게 이거구나.
“회장님이 우려하시는 걸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국방을 개인의 힘에 의지해서는 안된다며 군 내부에서 반발 의견이 나올지도 모르죠. 어쩌면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고. 하지만 보시다시피 국민들은 군용 스켈레톤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아까운 청춘이 국방의 의무에 낭비되고 있고요.”
국방부 차관이 할 소리는 아닌거 같은데.
“저는 군용 스켈레톤으로 군인을 대체하려는 게 아닙니다. 군 인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부분을 스켈레톤으로 대체하려는 것뿐이죠. 일종의 무인 장비처럼.”
설문 조사로 내가 가장 민감해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조사해온데다 스켈레톤을 군인이 아닌 무인 장비처럼 사용한다라.
나름 준비 잘 해왔네.
이선진 차관이 간곡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 일단 테스트만이라도 해보는 겁니다. 만약에 문제가 생긴다? 그럼 그때 백지화 하면 그만 아닙니까. 한 회장님.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