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339)
339화. 진정한 물장사 (1) 아렐이 보낸 초대장은 현재 에르네 시아 왕국과 우호를 다지고 있는 관계의 모든 왕국에 빠짐없이 전달되었다.
그가 또다시 새로운 물품을 만들었다!
그러니 한번 보고 사려면 사라! 아니, 아무튼 사라!
그 사실을 들은 주변국들은 벌써부터 돈이 들 걱정에 골머리를 쥐어 싸맸다.
특히나 에르네시아 왕국에 모종의 빚이 있는 입장에 놓인 국가들은 더욱 심란했다.
과거 혹은 극히 최근까지 이권 다 툼 혹은 전쟁까지 벌였기에 지금은 에르네시아 왕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의 그들.
그들은 걱정에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아렐 에르네시아가 새로운 장치를 선보이고 싶다고 서신을 보내 왔소.”
데마니엘 왕국의 국왕 헤젠 루지아루타니아는 아렐이 보낸 서신을 읽어 내리고는 긴장한 듯 말했다.
지난 패전 이후 여전히 하루가 다르게 고생하는 그는 오늘 따라 5년은 더 늙은 것같이 기운이 없어 보였다.
“어떻게 생각하나? 헤르벤 공?”
물러난 재상을 대신해 새로 그 자리에 오르게 된 헤르벤 공작은 국왕이 내민 편지를 공손히 받아 들고 읽고 난 뒤 제 주군과 똑같은 표정을 지어야 했다.
“새로운 장치라니…… 그것도 도시단위에 공급되는 물을 정화하는 마법 도구인 것입니까?”
자세한 내용은 쓰여 있지 않으나 이러한 마법 도구를 만들었고 타국에도 널리 공급할 의사가 있다, 라고만 쓰여 있다.
그러니 관심이 있는 이들을 빠짐없이 이 초대에 응해 주었으면 한다, 는 식으로 쓰여 있었다.
“물을 정화하는 마법 도구라니. 새삼 그가 어째서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구려.”
데마니엘 왕국의 국왕은 의아한 듯 중얼거렸다.
물을 정화하는 건 마법사들에게 맡기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국민들에겐 나름 필요한 것이지 않습니까?”
헤르벤 공작은 조심스레 조언을 했다.
“실제로 왕국 내의 일부 영지의 경우는 맑은 물을 구하지도 못하고, 거기에 재정 문제 때문에 쉽게 마법사도 고용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영지민들은 흙탕물을 마시거나 혹은 대체할 만한 것들을 마시면서 연명할 수밖에 없다.
그것만 따지면 개발 취지는 충분히 훌륭한 것이 아닌가.
“흐음…… 그렇군. 그렇다면 이번에는 그들을 노린 장사란 말인가?”
“적어도 귀족이나 대부호를 노린 마법 도구는 아니겠죠.”
헤르벤 공작 나름대로의 추측에 국왕은 다시 한 번 의문을 품었다.
“어째서 그는 이런 짓을? 굳이 이런 시연회를 벌일 필요가 있단 말인가?”
어디까지나 그 시연회에 부른 것은 각국의 사자들이다. 그들은 전부 귀족이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나 장사라면 그들에게 직접 어필하는 쪽이 더 먹히지 않겠는가?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르닐 상회는 그런 식으로 장사를 해 왔다.
“이유가 없을 것이라 보진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 뭔가?”
“어찌 그자의 뜻을 알겠습니까? 그의 생각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의 밖에 있는 것이겠죠.”
헤르벤 공작이 조금 한심한 소릴 했지만 국왕은 그를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은 동의하는 듯 복잡한 눈빛을 띠었다.
말로 동의하지 않은 건 그저 자존심 때문이겠지.
“확실한 건 적어도 그가 아무런 의미조차 없는 일을 벌이진 않았을 거라는 겁니다. 어느 쪽이든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뭐…… 마찬가지로 그리 생각하네.”
“초대에 응할 것입니까?”
“적어도 외면할 수는 없겠지. 타국놈들의 생각은 모르나. 우리야 그럴 입장이 못 되지 않소?”
약간 자조 어린 푸념기가 섞인 목소리.
어쩔 수 없다.
데마니엘 왕국은 지난 전쟁으로 인해 에르네시아 왕국 쪽에는 결코 그들의 의향을 거스를 수 없는 입장이란 게 있다.
만약 강매를 하더라도 거절할 도리가 없다.
헤르벤 공작도 그 점은 안타까운듯이 한숨을 쉬었다.
비록 전임자와 그때 당시 주류를 이루던 파벌이 벌인 전쟁이나, 그 뒷감당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가 만든 마법 도구는 심상치 않은 것이겠지. 알아 두어야 할 필요는 있네.”
별것도 아닌데 초대장을 보낼 리는 없다.
괜히 무시했다가 후회하게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모르는 것보단 차라리 사람을 보내어 직접 확인하는 게 낫다.
“그러나 입장과 거래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의 의도대로 굴러갈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발버둥은 쳐야 합니다.”
특히나 아렐은 상대가 조금만 방심하면 터무니없는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부터 숙이고 들어갔다간 호된 꼴을 당한다는 걸 그들뿐만이 아니라 타국의 녀석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알고 있네. 그렇기에 이번 초대에는 케스텔 후작을 보낼까 하는데, 공은 어찌 생각하오?”
국왕의 질문에 헤르벤 공작은 잠시 궁리하다 인정하듯 끄덕였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상회를 거느리고 있기에 그 역시 계산이 능하니 충분한 판단과 협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를 보내겠네.”
“예, 곧 그를 불러 이 일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좌우간…… 가장 중요한 건……
국왕은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입가를 찌푸렸다.
그런 그를 이해하는 듯 공작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그의 속내를 대변했다.
“바가지만은 쓰지 않도록 노력하라 이르겠습니다.”
“……끄응, 그렇게 이르도록 하게나.”
차마 그 말을 직접 하지 못한 건 그의 알량한 자존심일 것이다.
국왕의 입에서 바가지라는 비유가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이겠지.
거기에 나름 개인적인 감정도 있다.
에르네시아 왕국에 대한 복잡한 감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그들의 뜻을 거스르자니 그들이 요구하는 막대한 배상액과 힘의 차이란 게 있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과다한 바가지라도 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게 다 과거의 어리석은 선택의 대가다.
그는 한숨을 쉬었다.
* * *
각국에서 모여든 사신들이 마차에 탄 채 차례대로 대도시 파힐리아에 입국하고 있었다.
각국의 사신들을 태운 마차는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것마냥 앞다투어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데마니엘 왕국에서 파견을 보낸 케스텔 후작 역시 그들처럼 통과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관문을 지키는 병사와 마부가 출입 절차를 위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힐끗거리던 그는 저 앞을 내다보았
“……저 마차는? 보아하니 펠젠 왕국의 것 같군. 오, 저자는 에르펜공국의 사신인가? 루멘 공도 있군.”
처음 보는 타국의 귀족은 물론이고 지난 협상 테이블에서 한두 번은 본적이 있는 타국의 귀족이 마차에서 얼굴을 내미는 모습도 보였다.
‘흐음? 그런데 저 마차는 뭐지? 어디의 것이지?’
특이한 마차도 있었다.
온통 푸른 잎으로 된 특이한 마차.
아마 무언가 마법으로 만든 것 같은데? 케스텔 후작은 그것을 신기하게 여겼다.
대체 저것에는 누가 타고 있다는 말인가?
관심이 생기지만 깊게 관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역시나 초대에 응하지 않은 국가는 없는 모양이군.’
보아하니 모일 이들은 다 모인 것 같다.
하기야, 초대에 응하지 않아 봐야 아렐의 심기만 거스를 우려가 있다.
그가 변덕으로라도 교역을 끊거나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국가나 영주들은 숨통을 조르는 것과 비슷한 곤란을 겪어야겠지.
지금까지 그런 적은 없지만 그래도 만일은 모르는 법이다.
두려운 쪽이 먼저 숙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그들은 아렐의 초대를 거스를 수 없는 것이리라.
물론 순수하게 흥미를 가지고 관심을 보이려는 이들도 있겠지.
다만 케스텔 후작은 그쪽은 아니었다.
최대한 바가지는 쓰지 않도록 발버둥 치도록.
그것이 재상의 충고이자 그의 목적이다.
‘……말씀으로는 물을 정화하는 마법 도구라 했지만. 잘 모르겠군. 그런 게 굳이 필요한가?’
그것이 이렇게나 일을 벌일 가치가 있는 것일까‘?
물의 중요성을 모르는 건 아니다.
틀림없이 국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마법 도구라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굳이 아렐 에르네시아가 직접 나설 만한 일까진 아니지 않은가?
물이야 마법사만 있으면 얼마든지 맑은 물을 얻을 수 있고, 또 물이 없어도 다른 걸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에 절실하게 고통받는 영지민도 있다는 건 안다.
그에 따라 영주들도 골머리를 썩이는 문제겠지.
‘하지만 새삼 그자가 손을 댈 일로는 보이지 않는다.’
역시 미심쩍다.
어찌 됐든 지금 그의 역할은 아렐의 설명을 듣고 그의 의중을 파악하여 최적의 답안을 내리는 것이다.
또한 바가지 쓰지 않는 것이고!
아무튼 바가지!
그것만은 피해야 한다!
어찌 됐든 비싼 폭리를 뒤집어쓰는 것만은 막는다.
분명 케스텔 후작뿐이 아니라 타국의 사신들도 그리 다짐하고 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이 마차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하는 것도 분명 착각은 아닐 것이다.
분명 다들 비장한 각오를 품고 있을 게 분명했다.
페나와 같이 테라스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던 나는 드디어 다들 도착했다는 소식에 만족스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 왔구나! 왔어! 아주 잘 왔다!
이 호갱…… 아니지! 고객님들아!
“누구 한둘 정도는 무시할 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전부 올 줄이야.”
다들 말을 잘 듣는 것 같으니 참으로 흐뭇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그냥 아렐 널 두려워해서 무시 못하는 거 아닐까? 다들 무시할 배짱은 없을 것 같지 않니?”
만족스러워하는 날 보며 페나가 살짝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약간 억울했다.
대체 누가 두렵다는 걸까? 우리 부인이 이상한 소릴 하시네?
“나의 어딜 보면 두려워할 만한 곳이 있는데? 음, 나만큼 선량한 사람은 없을 거 같은데?”
“아무래도 그런 점 아닐까?”
“에이?.”
나는 그럴 리가 없다면서 그저 웃어 넘겼다.
뭐, 이해 못하는 척은 그냥 시늉이고 그들이 날 두려워한다는 걸 실제로는 아주 잘 알고 있지.
고작 마법 도구 하나를 시연하고 설명하자고 부른 자리지만 행여나 여기에 응하지 않았다가 괜히 내가 삐쳐서 보복하지 않을까, 걱정한 것이 리 라.
……아니, 내가 정말 그럴 거라 생각하나?
그건 조금 섭섭하네.
지금까지 내가 그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
물론 앞으로 없을 거란 보장도 없지만.
“어쨌든, 이왕 이렇게 다들 와 줬으니 잘 설명해서 팔아야지. 자, 돈벌자? 돈?.”
목적은 어디까지나 하나.
이왕 만든 상품, 팍팍 팔아야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겠지!
당연히 그 점은 자신이 있다.
영업과 강매의 프로가 뭔지 보여 주지.
“페나, 네가 볼 땐 어때? 이번에 만든 정화기에 저들이 순순히 흥미를 보일 거라 봐?”
“우음? 그렇지 않을까?”
페나는 찻잔을 내려놓고는 입술 아래 검지를 대고 생각하는 시늉을 하더니 그리 말했다.
그녀에겐 미리 내가 이후 저들에게 어떤 식으로 신상품을 어필할지 그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을 곰곰이 떠올리고 나서 페나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에는 그녀조차도 나를 참으로 독한 놈으로 보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봤었다.
“참 신기해. 어떻게 그런 걸 생각하는 걸까?”
아니, 난 그냥 완벽한 장사를 추구할 뿐인데?
“그래서 될 것 같다는 거지?”
“아렐 네가 생각한 방법이라면 그들도 순순히 계약서에 사인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흐음, 네가 그리 생각한다면 그렇게 돌아가겠지.”
비교적 무탈한 사고방식을 지닌 그녀가 진지하게 고려해 보고 내린 결론이라면 대강은 맞을 것이다.
페나의 의견은 내 기분에 맞추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흘러가겠지.
‘물론 그걸 확정시키는 건 내가 해야 하는 거지만.’
결국은 나 하기 나름이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