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338)
338화. 물은 생명이죠 (5) 정령이 정령사의 친화력에 낚여서 소환당하는 것처럼 정령끼리의 진한 기척에도 모여드는 습성이 있다.
……꼭 페로몬에 낚여 드는 곤충무리 같지.
그렇기에 자연스레 정령이 모인 장소는 신성한 느낌이 깃들어서 실제로 신성한 효과를 맛볼 수 있게 된다.
뭐, 그 장소를 찾는 건 쉬운 건 아니지.
하지만 나는 그걸 인위적으로 이 정수 장치를 통해서 만들어 낼 심산이다.
“이 장치를 통해 실체화되지 않은 정령들이 모여들면 자연스레 기운만으로 더러운 물이 정화될 거야.”
1차적으로 정령을 이용해 물을 정화하고.
그리고 약품과 마법을 이용해 2차, 3차 여과를 거친다.
그렇게 나온 물은 이 세상 어디의 물보다 깨끗할 것이다.
“거기에 정령의 기운을 거치니 물맛도 나쁘지 않을 거고.”
나름 약수터 물맛을 재현해 보았다.
건강에 신경 쓰는 분들을 낚기 위한 캐치프레이즈도 완벽!
“헤에…… 그런 거구나. 그럼 그 장치에 운디네의 마킹인지 뭔지를 하면 되는 거네?”
“맞아. 그러니 잠시 운디네한테 시켜서 이 장치에 마킹 좀 하라고 해줘.”
“웅, 그런데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어떻게 명령을 내려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페나와.
그녀의 사고와 동조한 운디네가 동시에 갸웃거렸다.
“별거 없어. 그냥 ‘이 통 안에 들어가서 잠시 거기에 녹아들어.’라는 느낌으로 지시해 봐.”
“응!”
내가 지시한 대로 페나가 명령을 내리자.
운디네가 짧게 대답하며 장치 안으로 쏙 날아들었다.
일단은 중급 정령이라 간단한 어린아이 정도의 사고와 회화는 가능하니 다루기 편하군.
중급인 편이 운이 좋았다.
하급은 좀 기척이 약하고, 상급은 너무 강해서 다른 정령도 모여들기 쉽다.
그러니 어중간한 중급 정도가 적당하지.
운디네가 장치 안 마법진에 서자 그 자그만 몸체가 마치 물에 녹듯 사라졌다.
실제로 사라진 건 아니고 내가 만든 정수 장치에 명령대로 동화된 것이다.
이렇게 운디네의 기척에 몇 분만 푹 우려 주니.
장치 내 설치된 마법진의 색이 변했다.
제대로 운디네의 기척을 기록하였다는 증거다.
“오케이?.”
이제 이걸로 됐다고 내가 신호하자 운디네가 다시 장치에서 뿅, 튀어나왔다.
“수고했어.”
[응! 응!]페나가 머리를 쓰다듬고 칭찬하자 운디네는 꺄르르 웃으며 그대로 사라졌다.
“그걸로 된 거야?”
“일단 이론상으로는. 이대로 잠시 놔두면 기록된 운디네의 마킹 패턴을 재현해서 실체화되지 않은 정령을 끌어당길 거야.”
이론상으로는 기록된 소환진이 손상되지 않는 효과는 반영구적이다.
잠시 결과를 확인해 볼 겸 장치를 마저 조립하고 기다리자.
페나가 무언가 느낀 듯 작게 소리를 냈다.
“어머? 정말로 정령 비슷한 기척이 느껴지네?”
“그럼 제대로 작동하는 거야. 그럼 이제……
나는 미리 주전자에 담아 둔 물을 장치 입구 안에 조심스레 홀려 넣었다.
“그건 뭐야‘? 물?”
“적당히 아무 데서나 길어 온 물이야. 보통은 음료로 쓰진 못하고 공업용으로 쓰는 거지.”
파힐리아 눈 산 하단의 눈을 녹인 물이다.
못 먹을 건 아니지만 약간 찝찝한 물이지.
“이걸 이렇게 흘려 넣으면.”
물을 흘려 넣자 장치 하단으로 물이 그대로 흐르며 미리 놓은 컵에 담겼다.
“봐. 맑지?”
부유물마저 얼핏 보였던 물이 지금은 완전히 정화되어 투명한 컵에 담겨 있다.
내 장치는 완벽하다.
그러니 이대로 먹어도 전혀 탈은 없을 것이다.
“……그거 마실 거야?”
“일단은 물맛은 확인해 봐야 하잖아?”
“정말로 탈 안 나겠어?”
페나가 걱정스러운 듯이 바라보자 나는 코웃음 치며 어깨를 으쓱이는 시늉을 했다.
“걱정 마. 물도 깨끗하고 미리 사전에 검사도 했어.”
이미 정수기 초기 모델의 효용성은 우리 애완 그리폰들을 이용하여 입증도 했다.
사람이 먹어도 지장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라면 제아무리 맹독을 먹어도 탈이 날 일은 없으니까.
정화된 물을 식음해 보기에는 나만큼 적절한 인재는 없다.
무엇보다 내가 만든 장치니만큼 내가 스스로 안전을 확인해야 하잖아.
그렇게 나는 페나를 안심시키고는 정령을 이용해 정화한 물을 입에 머금었다.
우리 운디네 님께서 주신 물맛.
어디 제가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음?!”
내가 눈을 부릅뜨자 페나가 허둥거렸다.
“어.. 어때?”
“그냥 물이네.”
맛있고 맛없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물이다. 말 그대로 물.
뭐, 나쁘진 않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나는 만족스레 미소 지었다.
“이 정도면 좀 더 시험을 해서 완성만 하면 팔 수 있을 거 같군.”
이제 남은 건 장치를 완성하는 것 뿌? ? ?
장치의 완성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차피 처음 프로토타입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했고.
남은 건 운디네의 마킹 패턴을 인공적으로 복사, 재현하는 것 정도.
그러나 이 정도야 이미 수년 전부터 내 이론을 토대로 연구를 거듭해온 우리 마법사들에겐 간단한 일이다.
“시험해 보겠습니다.”
디아를 필두로 마법사들이 완성한 정수 장치, 이름하야 ‘정령수 정화기’를 시험. 적용해 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마법사들은 술식을 점검하고.
연금술사들은 약품을 추가로 확인 한다.
나는 그것을 방독면을 쓰고 지켜보고 있었다.
현재 우리들이 있는 곳은 왕국 남단에 위치한 숲에 있는 오염된 호수다.
원래는 이곳은 이 근방 주민들도 자주 찾는 맑은 물맛을 자랑하는 명소였지만.
수년 전 에시드 브레스를 뿜어내는 와이번 한 마리가 호수에 추락하였을 때 오염되어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일단은 마법사들을 동원하여 정화를 시도해 보려 했는데 호수에 빠진 와이번이 부패하면서 내뿜은 독기가 보통이 아닌지라 결국은 해결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결과 지금은 악취와 불길한 녹색 빛을 뿜어내는 죽음의 호수가 되어 버리고 말았지.
이곳을 나는 개발한 정수 장치를 테스트해 보는 장소로 삼기로 했다.
“그야말로 정령수 정화기를 시험해 보기는 딱 좋은 곳이지.”
이론으로는 정령수 정화기의 한도 성능까지 적용하면 이 호수를 정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정말로 이곳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어떤 오염수도 중분히 정화하여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 실험을 하겠다 하니 이곳의 영주도 기뻐하지 않았습니까?”
정화기에 넣을 약품을 확인해 보던 연금술사 팀의 다먼이 문득 그 말을 꺼냈다.
“흐음, 하긴 그랬지.”
실제로 이곳의 영주는 내가 이곳 호수를 정화 장치 실험대로 삼겠다 하자 흔쾌히 기뻐했지.
진심으로 엎드려 감사해하기까지했다.
“뭐, 원래는 정화를 할 답이 없어서 그냥 통째로 불태우고 흙으로 메워 버릴 셈이었다나 봐.”
“하긴, 어지간히 골치였겠죠.”
완전히 봉쇄하고 그 위에 대량의 인공 성수를 뿌려서 처리할 계획이었다나.
그런 차에 내가 이런 실험을 하겠다 하니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나.
실패하면 예정대로 할 것이고.
성공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지.
“그런데 실패하면 어찌 되는 것입니까?”
“별건 아니고. 정령이 과도하게 모이거나, 혹은 폭주하면서 ‘뻥!’ 하고 터지려나?”
“전혀 별거 아닌 게 아니지 않습니까?”
“괜찮습니다. 제가 있으면 다치지 않을 것입니다만?”
“디아 양? 그런 의미가 아닐 텐데요.”
기분 탓인지 우리들의 대화를 들은 연금술사들과 마법사들의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아냐. 안 터져!
터진다는 건 어디까지나 최악의 경우지.
그리 쉽게 망가지진 않아.
그렇게 모든 준비를 끝냈다.
우선은 어디까지나 호수의 물의 오염을 정화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따로 수로를 파고 그곳에 오염된 물을 흐르게 한 다음, 그 길목에 정령수 정화기를 설치했다.
직접 호수에 넣어도 되겠지만 확실성과 자료 수집을 위해 정화는 천천히 공을 들여서 할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흐르는 물을 통해서 정화를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 어디 한 번 볼까?.”
내가 실험을 시작해 보라며 손짓하자 디아가 말없이 끄덕이고는 마정석을 끼워 넣었다.
마침내 정화기가 작동하면서 그 안에 실체화되지 않은 정령의 기척이 다수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 정화된다. 정화되는군!”
처음엔 녹색 물만 흘렀지만 본격적으로 정화기가 작동하기 시작하자.
정화기를 통해 흐르는 물이 점차 맑아지더니 이윽고 투명한 물만이 흐른다.
호수 전체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여 두어 시간 정도 지나자 마침내 녹색 빛이던 호수가 어느 정도 푸른 물빛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시험 삼아 방독면을 벗어 봤더니 악취도 확연히 덜해졌다.
“정화는 순조로운 모양이군요.”
“위험한 마나 역시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상적으로 정화기는 작동하고 있습니다.”
다먼과 디아도 순조롭게 정화됨을 확인하고는 긍정적으로 보고했다.
이대로 하루 정도 있으면 호수는 완전히 맑아질 것이다.
그 사실에 마법사들과 연금술사들은 장치의 완성에 환호하였다.
“축하드립니다, 아렐 님. 이걸로 또 하나의 위업을 이루시겠군요.”
“위업은 무슨.”
다먼의 말에 나는 지나치다는 듯 코웃음 쳐 넘겼다.
“위업이니 뭐니 같은 건 생각 안했어. 그냥 팔아먹자고 만든 거지.”
“그렇다 해도 이것이 적용되면 많은 이들이 아렐 님께 감사드리지 않겠습니까?”
“……뭐, 마음대로 하라고 해.”
나야 돈을 벌면 그만이니까.
어쨌든 실험은 성공했다.
이 정도면 어떤 장소든 문제없이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건 이제 이것을 팔기 위해 그들에게 어필하는 것뿐이군.
“조만간 자리를 만들어야겠어.”
이제 본격적으로 이 정화기를 팔아 치울 방법을 궁리할 차례가 되었다.
그건 마침 좋은 생각이 있다.
제아무리 뛰어난 장치를 만들더라도 그것을 널리 알리지 않으면 세상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법이다.
좋은 게 있으면 널리 알려야 하는 법이지.
그렇기에 장사를 하는 이들 중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소문이다.
말보다 빠른 것이 소문이지.
좋은 소문은 두고두고 입을 타고 널리널리 퍼져 나가고, 나쁜 소문은 그보다 세 배는 더 빨리 퍼져 나간다.
그렇기에 각 상회는 자신 있는 상품이나 중요한 장사 건수가 있으면 널리 알려 소문을 내는 것에 먼저 혈안이 되곤 한다.
그리고 우리 쪽도 예외는 아니다.
신상품이 있으면 가장 먼저 알리는데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번 경우에는 이 상품의 효용성을 알리기 위한 상대는 그들이군.’
나는 미리 준비된 장소에 들어와 쓱 둘러보며 생각에 잠겼다.
방 안에 커다란 원탁을 놓고 머지 않아 도착할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이번에 완성한 정화기를 팔아 치우기 위해.
나는 잠재 고객이 될 이들을 내 성에 초대하기로 한 것이다.
바로 각국의 사신들.
이번 장사는 에르네시아 왕국 내에서 한정시킬 게 아니라 보다 글로벌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정화기가 완성되자마자 나는 일부러 타국에 그 정보를 퍼트렸다.
어떤 오염된 물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이 정화해 주는 마법 도구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곧 팔 예정이다.
당연히 그 정보를 무는 낌새가 포착되었고.
나는 곧바로 다음 제안을 각국에 보냈다.
“이번에 새로 만든 대규모 정화 장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할 것입니다.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얼마든지 오셔서 이 장치의 효용성을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름하야 ‘정수기 시연회’다.
맑은 물을 원한다고? 그럼 얼마든지 주마- 다만돈은좀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