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376)
376화. 어제 졌더라도 내일을 준비하라 (2) 그 샐러맨더들에게 붙잡힌 누나가 간신히 중얼거린다.
“무리 아닌데…… 그냥 좀 재활을..”
“재활하신다는 분이 다친 팔로 검을 휘두르시나요? 어휴, 봐요. 다시 상처 찢어지잖아요!”
“다시 치료하겠습니다.”
페나와 같이 있던 디아가 조용히 치료 마법을 걸어주었다.
이번에는 페나가 싸늘하게 노려보며 누나를 나무랐다.
대충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다.
보나마나 낫기도 전에 수련해야 한다면서 난리 친 거겠지.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거든.
현재 누나의 팔에는 운디네가 매달려서 치료의 기운을 발산하고 있다.
물의 정령의 기운은 탁한 피를 정화하고 회복 속도를 높여 주며 내상을 치료한다.
또한 혈액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 줄 수 있다.
완전히 살아 있는 링거지.
물론 이 사용법은 내가 제안한 거지만.
역시 정령은 쓰기 나름이네.
“다행히 침울해하시거나 하는 건 아닌 모양이네요. 그건 안심이 되네요.”
“……덕분에 나는 고생이지만.”
페나가 피곤한 듯 중얼거 렸다.
원래는 잠깐 운디네를 이용해서 치유력을 높일 셈이었는데 본인이 계속 사고를 치니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잠깐 물러나 달라고 부탁했다.
페나와 디아는 눈치 좋게 내 의중을 이해하고는 누나의 팔에 매달려있는 운디네를 빼고는 정령을 전부 돌려보낸 뒤 잠시 자리를 비켜 주었다.
“자, 일단 약이에요.”
“……혹시 그, 그거 엄청 쓴 거 아니니?”
지금 그게 먼저 걱정됩니까?
네, 당연히 씁니다. 수련 때 먹은 비약의 다섯 배는 쓸 거예요. 보증합니다.
“이걸 먹으면서 요양하면 누나 정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면 한 5일이면 나을 겁니다. 뭐, 마시지 않아도 상관없고요. 그럼 한 한 달은 쉬셔야겠지만요.”
“?????? 윽, 줘.”
잠시간의 쓴맛과 한 달 간의 지루함 중 어느 쪽이 나을지 볼 것도 없다는 듯 누나가 손을 내밀어 내게서 약을 받아 마신다.
“써!! 인생보다 써!”
“호들갑 떨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닐 걸요?
아무래도 어지간히 맛이 없는지 헛소리가 절로 나오나 보다.
비명을 지르며 부들부들 떠는 누나의 상태를 대충 무시하며, 나는 적당히 의자를 가져와 걸터앉았다.
맛없음에 정신이 번쩍 드는지 누나는 아까 전보다 차분함을 되찾았다.
자, 그럼 무슨 이야기부터 꺼내 볼까.
“아무래도 그 흑마법사가 엄청나게 강했나 보군요.”
역시 꺼낼 건 돌직구다.
“그…… 여자, 엄청 세더라.”
누나는 잠시 망설이다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는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솔직히 겁날 정도로 강했어.
와…… 어릴 때 당시 호위하던 시녀한테 장난으로 목검 휘두르다 혼날때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비교를 해도……
“그 드래곤보다도 더 강했던 거 같아.”
그 드래곤을 데려와서 들려주고 싶다. 엄청 분해할 텐데.
“그때도 강하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그래도 못 싸우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거든.”
“음, 그래요?”
“근데 그 여자는 차원이 달라. 솔직히 다시 싸우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지 뭐니.”
“하지만 다시 싸우게 되겠죠.”
나는 담담하게 지극히 사실대로 말했다.
패배하고 후퇴하고 목숨을 건졌지만 그걸로 싸움이 끝난 게 아니다.
어디까지나 운 좋게 살아남은 거지.
여전히 암흑 교단은 이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고.
좋든 싫든, 에르네시아 왕국은 저들과 싸워야 할 것이다.
현재 요양 중인 세 사람이 순순히 치료에 몸을 맡기는 것도 그 사실을 알기 때문이지.
현실이란 고작 한 번 졌다고 우울 해할 틈도 없다.
“물론, 싸우지 않고 포기하는 방법도 있겠지만요.”
“그건 역시 싫어.”
누나는 그것만은 단호히 거절했다.
“음, 그게 정답이에요. 단순히 상대가 강하다고 관둔다면 그건 죽는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세상을 살다 보면 이것저것 포기해야 할 때도 많지.
하지만 위기에서 등을 돌린다면 그걸로 끝이다.
그것만으로도 사람은 무너지게 되는 거지.
나는 별로 그런 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 점에선 누나의 지금 태도는 지극히 바람직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좌절하거나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대신…….
“분하신가 보네요.”
“응. 완전히 졌다고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
누나는 숨김없이 솔직하게 끄덕였다.
그래도 약간은 털어놓기가 낯간지러운 것인지 그녀는 자신의 팔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운디네를 내려다보았다.
“아렐, 내가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게 언제인 줄 알지?”
“음, 예전 흑마법사한테 습격당했을 때죠.”
“맞아. 그 전에는 검에는 흥미는 있지만 그렇게까지 강한 경지에 오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
누나는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흑마법사한테 맥을 못 췄어. 아아아아…… 정말로 한심해!”
“굳이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요.”
그 시절에는 그냥 듣보잡한테 쪽도 못 쓴 거였고.
이번에는 그들의 교단의 교주에게 털린 게 아닌가.
진 건 진 거니 할 말은 없지만.
상대가 나빴느니, 어쩔 수 없느니로 퉁 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어느 쪽이냐면 운이 없는 게 맞다.
보통은 그런 괴물과 싸울 일 없어요.
그러나 내가 말해야 할 건 위로가 아니다.
“누나는 그 교주라는 여자에게 이 기고 싶으세요?”
“?????? 응.”
누나는 잠시 침묵하다 끄덕였다.
아마 이길 수 있을지 망설이다가 대답한 거겠지.
“그 여자가 그러는 거 있지? 자질은 있지만 극한의 경지에 들긴 미숙하다고.”
“음…..”
실은 엿들어서 알지만 나는 처음 듣는 척했다.
“대체 극한의 경지란 게 뭘까? 그리고 한편으로 왠지 짜증이 나지 뭐니. 그렇게 얕보인 적은 처음이야.”
“그것도 통틀어서 분하다는 것이군요.”
분하다면 그걸로 됐다.
아직 더 싸우고 싶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분하시다면 이기면 되겠네요. 간단하네요. 그렇죠?”
누나는 ‘얘가 무슨 헛소리니?’ 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하기야, 내 대답이 조금 이상한 건 인정한다.
강해지고 싶다고? 그럼 강해지면 되잖아?
이보다 신박한 개소리는 또 없기 마련이지.
그러나 마냥 헛소리는 아니다.
“그 여자가 말하는 경지라는 것에 도달할지는 보장은 못하지만 적어도 지난번보다는 제대로 상대를 가늠하고 싸울 수 있게 해야죠?”
“아렐, 너……
그제야 누나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눈치채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가능할지, 아닐지는 저도 확신은 못해요. 하지만 최소한의 준비는 도와 드릴 수 있어요.”
“나머지는 오로지 누나의 몫이고요. 어때요? 해 볼래요?”
“할래.”
카니아 누나는 망설이지 않고 일어났다.
운디네만이 이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뭐지?’ 하는 느낌으로 두리번거릴 뿐이다.
“……알았어요. 그럼 먼저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만전의 상태에 들어가야겠죠? 낫지 않으면 그다음도 없으니까요.”
나는 누나의 각오를 인정하고는 추가로 약들을 착착 꺼냈다.
“?????? 설마.”
누나의 안색이 불길함에 어두워져간다.
조금 전 자신의 한계에 분해하고 있을 때도 이리도 난처한 얼굴을 한 적은 없는데.
“좀 더 효과가 좋은 약들입니다.”
맛은.
당연히 없다!
“이, 이걸 다 먹어야 해?”
“아까는 5일이라 했지만 이걸 먹고 운신하면 대충 3일이면 낫겠죠. 하루가 아까우니 혀를 포기하고 치료에만 집중하죠.”
좋은 약이 강인한 인간을 만드는 법이다.
이날, 나는 20대 중반을 넘어가기 시작한 여성이 반쯤 울면서 약을 넘기는 광경을 봐야 했다.
그러니까 그렇게 맛없냐고요?
나는 약병에 남은 약을 살짝 한방울 혀에 대보고는 인정했다.
나라도 울고 싶네.
아니, 왜 내가 만드는 비약은 다 이렇게 맛없지?
새삼 신기했다.
일단 쉬라고만 해 둔 뒤 나는 집 무실로 돌아와 의자에 기대어 빙글빙글 돌면서 고민해 봤다.
일단 회복이 되면 곧바로 가르쳐주기로 했다.
문제는 이제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일단 더 큰 경지를 이룰 수 있도록 가르쳐 준다고는 했는데.
“……지금처럼 가르쳐서는 별로 효과는 없겠지.”
단순히 오러 유저를 오러 마스터급으로 이끄는 건 그냥 수련 방식의 지도만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상 도달할지도, 말지도 나조차도 장담하기 어려운 벽을 뚫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내 교육 방식으로는 답이 없지.
아니, 내가 본격적으로 가르친다 해도 정말로 도달할 확률은 낮다.
말로만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시간도 없다.
“조금은 방식을 바꿔야겠군.”
이번엔 조금 작정하고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겠다.
나는 그 방법을 실행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직접 나설까.”
나는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힐리아의 영지 및 도시를 수호하는 병사 및 기사들은 매일같이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그들이 훈련을 하는 훈련장.
이곳에 카니아가 모습을 드러내자 그때까지만 해도 열기를 띠며 수련을 하던 병사들이 순식간에 검을 거두고 물러났다.
뭔가 자리를 비켜 준다기보단 신속히 대피하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너무 샤샤삭 물러나는 느낌에 카니 아는 저도 모르게 눈가를 찌푸렸다.
m n
??????
이거 나 피한 거지? 그렇지?
제아무리 둔한 그녀라도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뭐,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어차피 그녀도 그들을 괴롭힐……
아니, 정정하겠다.
그들과 같이 수련할 예정은 없으니까.
그녀가 모습을 비친 건 약속대로 아렐이 그녀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지도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려는 걸까?’
그 점은 카니아도 의외였다.
애초에 지금 그녀 역시 아직 젊은 나이에 이 정도의 경지에 오른 기사가 아니던가?
그리 간단히는 더 강해질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긴, 똑똑한 그니까 자신도 생각 못한 무언가를 알고 있겠지만.
‘아, 왔네?’
약속대로 아렐이 왔다.
‘음?’
다만 아렐을 본 그녀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기 전에 잠시 멈칫했다.
뭔가 조금 다른 거 같기도 하고.
착각인가?
“……아, 누나. 생각보다 일찍 나왔군…… 아니, 나오셨군요.”
아렐은 잠깐 목이 멘 듯 헛기침을 하고는 먼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준비는 되셨나요?”
“응, 그런데 어떤 수련을 할 생각이 야?”
“……일단 제가 듣기로는……
“듣기로는?”
“아니, 일단 제가 생각하기로는 평범하게 훈련해 봐야 당장 더 위의 경지로 오를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응, 그렇기야 하지.”
평소에 수련은 빼먹지 않는 그녀다.
그렇기에 단기간에 강해질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은 그녀도 하지 않고 있다.
“하물며 시간도 없죠. 그 여자가 오기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렇지……
당해 낼 수도 없던 상대가 언급되자 카니아의 얼굴 근육이 살짝 떨렸다.
다만 아렐은 그런 그녀의 변화를 그저 무심하게 흘려 넘기며 말했다.
“그렇기에 현재 누나에게 필요한건 그 여자와 마찬가지로 상식 이상의 강함을 가진 상대와의 실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
카니아는 자기보다 아득히 강한 상대와 싸운 경험은 그리 없다.
드래곤이야 인간도 아니었고, 그때는 특수한 경우.
하지만 다시 싸워야 할 그 적은 이번에는 같은 인간이다.
그것도 아득하게 강한 상대.
일리는 있다.
하지만 아렐의 주장에는 큰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런 상대가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