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Gaiden (97)
– 외전 97화
외전 97화
외전 14장. 지나친 도박은 지갑이 아픕니다
“인생에는 가끔 무모한 도박이 필요한 법이에요!”
“……무모 같은 소리 하고 있네.”
헛소리는 나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오늘은 웬일인지 내가 아니라 리렌센이 쓸데없는 소리를 시작했다.
“뭐어? 도오오오오오바아아아아악?”
내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학을 떼자.
“까놓고 말하죠. 아렐 에르네시아! 에텔파이나 근처에 카지노를 지어요! 당장!”
“……아무래도 오늘의 손님은 좀 맞고 돌아가실 모양이군.”
“더 들어보고 대답해요! 인상 찌푸리지 말고.”
“분신 보내서 찾아왔나 했더니 갑자기 그딴 소리 하면 성인군자도 드롭킥 날리거든?”
뭐, 리렌센도 단번에 나를 수긍시키기는 어렵다고 여긴 건지 잠시 헛기침을 하고는 눈을 부릅뜨며.
“아렐 에르네시아. 현재 그 한여 름의 땅에 부족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요?”
“음. 노출도?”
“?????? 으엑.”
이번엔 리렌센이 인상을 찌푸린다. 농담이다. 3할 정도지만.
“……아, 그런데 확실히 그렇긴 하네요.”
“야. 납득하는 거야?”
실은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지는 알 것 같았다.
“내리쬐는 햇살. 더할 나위 없는 관광지. 분위기도 물자도 풍부한땅! 그곳에 부족한 건 오로지 욕망이에요.”
이 꼬맹이 분명 남쪽에서는 신성한 무녀 행세하면서 밥벌이하지?
최근에 생각했는데 이 여자 은근히 자기 욕망에 약하다.
“요컨대 에텔파이나에 카지노를 짓는 게 가장 적절하다는 거야?”
“그런 셈이죠. 솔직히 거기 외에는 달리 생각할 데가 없어요.”
“……남쪽은‘?”
그녀 또한 나름의 지식과 재주가 있다. 굳이 나한테 억지를 부리지 않아도 자기 땅에 세울 수 있잖냐.
“기후나 그런 건 상관이 없을 텐데?”
“저희 쪽 애들은 검소함이 미덕이라…… 도박하자고 하면 조금…… 이상하게 볼 거예요.”
“이봐 자칭 신성한 무녀 씨……
결국은 문화적 사고방식의 문제인가.
아무래도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과 에텔파이나에 눈독을 들인 모양이다.
거리적으로도 중립 지대에 가깝고 에르네시아 왕국 관할이라지만 실제적으로 영향을 가진 건 나다.
누구의 눈치를 볼 일도 없다고 여긴 거겠지.
“그러니 지어요! 카지노!”
“……아니, 그러니까. 그보다 너 그렇게나 도박을 좋아했어?”
“좋아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세상에선 이따금 들르긴 했거든요. 좋잖아요. 카지노. 눈치 안 보고 놀 곳이 필요해요.”
“……얀마.”
뭔가 그리운 듯이 말하는데 딱봐도 저걸로 신세 망쳐 본 경험이 있으리라.
말투에서 인간 말종의 향이 나고 있으니.
킁. 킁. 쓰레기의 냄새야. 그것도 핵폐기물급.
“아니면 아렐 에르네시아. 당신은 아닌가요?”
“음…… 나쁘진 않은가.”
안타깝게도 여기 인간 말종이 하나 더 있었다.
어쩔 수 없다. 살아온 횟수 때문에라도 이 업계는 순수하면 살아남을 수 없어.
어차피 다 더러운 놈들이란 뜻이야.
카지노…… 카지노…… 리렌센의 제안에 따라 나도 눈을 감고 생각해 봤다.
그야말로 욕망의 근원이다. 끝판 왕이지.
술, 돈, 미인. 어느 쪽이든 판을 치는 욕망의 소용돌이.
그런 걸 감히 내 땅에 짓는다고?
“흥. 당연히 좋잖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통이라면 학을 뗄 만한 일도 오히려 사악하게 ‘예스!’라고 끄덕이는 게 우리라는 인종들이다.
정말이지 인간 말종이 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다니까.
그리고 사실 나도 고민하긴 했다.
카지노.
그렇다고는 하지만 바로 에텔파 이나에 도박장을 지어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식적으로 위험하잖아.
“그럼 별개로 땅을 늘리면 되잖아.”
땅이 없다고? 만들면 되잖아. 하고 말하는 나.
“그렇죠. 그렇죠. 자 팍팍 만드세요.”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는 리렌센.
어처구니없다는 시선으로 발언을 참고 있는 쉔을 비롯하여 우리 동업자 트리오는 적당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덧붙여 쉔은 우연히 방문했다가 이 바보짓에 휘말린 셈이다.
“그보다 쉔 네가 의외다. 난 네가 이런 건 학을 뗄 거라 생각했는 데……
적어도 내가 알던 쉔은…… 꼬맹이 시절이지만 이런 유의 유흥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나 혐오하는 쪽이었지.
“확실히 그 시절 노름 따위로 신세를 망치는 자들을 두고 다소 의문은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침착하게 아무렇지 않게 대답할 뿐이다.
“하지만.”
“하지만?”
“하는 쪽과 관리하는 입장은 다르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선생님.”
“……야.”
역시 이 바닥은 썩었다.
듣자 하니 동쪽에서는 쉔의 문파의 이름 아래에서 관리하는 노름장이 몇 개인가 있는 모양이다.
“이전부터 궁금했는데 너희 문파 정확히 하는 일이 뭐야?”
얘네들 정말로 건전한 사업하는거 맞아?
……하긴, 내가 할 말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이 근처쯤이 좋겠군.”
너무 에텔파이나와 붙어 있으면 정서적으로 그렇다.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자리 잡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이쯤이 좋겠다고 가리켰다.
“이곳은 바다입니다만……
“역시 메울 생각인가요?”
땅이 없다면 만들면 돼. 우리들에게 있어서 없는 땅을 메워서 간척하는 것쯤은 매우 간단하니까.
지금의 마법 기술력이면 충분히 가능하니 문제도 없다.
에텔파이나 자체도 과거 카두케우스가 쓰던 거점이 바다에 안착해서 생긴 섬이니.
“음? 그것도 고민해 봤는데. 굳이 예쁜 섬 옆에 또 하나의 섬을 갖다 놔도 신선함이 부족하잖아.”
동등한 퀄리티로 시설을 짓는 것은 가능하겠지. 하지만 그래서야 신선함이 부족하다.
“별로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소?”
“예. 어차피 돈 잃으면 눈에 뵈는 것도 없을 텐데.”
저 인간 말종의 말은 흘려듣자.
대체 얼마나 도박을 좋아하는 거야.
참으로 별일이지. 저 자칭 신성한 무녀 씨가 저렇게나 세속적인 것에 집착하는 일은 ……많나?
“그것도 그거고 기왕이면 눈에 안 띄는 곳에 있어도 좋겠다 싶었거든.”
그런 의미로 바다를 가리킨 것이다.
바다 위가 아니라 그 아래. 저 아래의 심해.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아래 용궁이라도 지어 볼까?”
“……실은 아렐 에르네시아 당신이 가장 신났죠?”
글쎄? 어떨는지.
이왕 하려면 본격적으로. 철저한 프로 정신만이 있을 뿐입니다만.
장소도 정해졌고 허가도 받아내었다.
이전부터 비슷한 핑곗거리는 가만히 생각해 두었으니 일을 추진하고 이해를 얻어내는 것은 간단하다.
“나 참, 귀족 놈들 생각은 이해 할 수 없군. 살다 살다 이런 걸 허락하는 거냐.”
본격적으로 공사를 위한 회의 도중 대략적인 안건을 전해 들은 아켄이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 쳤다.
“노름 시설이라니.”
“이래저래 살다 보면 필요한 법이야. 굳이 말하면 돈을 소비하는 게임에 가까울지도 모르지.”
세상에 일확천금이라는 개념은 없다.
그럴듯한 말이지만 한탕으로 신세가 활짝 피는 일 따위는 결코 없다. 나는 그것을 잘 알기에 말한다.
“무엇보다 귀족들의 돈을 뺏기에는 이게 가장 적절하거든.”
카지노의 목적은 한두 푼을 가진 일반인들이 아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뜯어내는 것은 아무래도 좋을 일진짜 알짜배기들은 귀족들이나 거부들.
그들은 이래저래 주머니가 풍부하다.
그렇게 빵빵하게 배가 찬 놈들에게서 금화를 회수하려면 어지간한 먹잇감으로는 어림도 없겠지.
“모든 귀족이 그렇진 않겠지만 적어도 어지간해서는 제법 돈을 쓸 거야.”
그럴 만한 유흥거리들을 제공하자는 게 이번 카지노 건설 플랜의 목적이다.
“뭐, 이번에는 이런저런 것들을 남쪽에서 제공해 준다고 했으니까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을걸.”
“……바닷속에다가 시설을 짓겠다고 하는 놈? 이 참으로 쉽게 말하는군.”
아켄이 가장 기가 막혀 한 이유는 그 카지노를 바닷속에다가 짓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처음 이 말을 했을 때는 당장에 연장이 날아와도 이상할 게 없었다.
“불가능하진 않거든. 지금 마법기술이면 수중에서도 일정 범위 내의 환경을 유지시키는 술식도 간단하고.”
“말씀대로입니다. 이론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마침 마법사들을 데리고 공사 계획을 세울 겸 예정지를 시찰하고 돌아온 디아가 말했다.
“환경에 한해서는 수중이라 하더라도 문제없이 활동할 수 있게끔 꾸미는 것은 가능합니다.”
정말로 물속에서 생활하게 하자는 뜻은 아니다.
“간단하지. 거대한 돔 형태의 필드를 쳐서 물에 간섭받지 않는 공간을 만드는 거야.”
이미 마나 하우스나 기존에 여러 방식으로 쓰던 이론의 응용이다.
발전시키는 것은 간단하리라.
마법 만세.
“……터무니없군. 마법사 나리들은 가능하다고 하니 물속에서라도 지어 줄 수밖에.”
하지만 그 말에는 푸념보다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다.
처음으로 수중이라는 환경에 무언가를 건설하는 대공사다. 제대로 해내기만 하면 그 첫 번째를 이룩했다는 타이틀을 얻겠지.
무엇보다 그만큼의 대가도 내가지불할 것이다. 적어도 그들이 싫어할 일은 없으리라.
“그러고 보니 그 도박장에 필요한 기재들은 우리에겐 시키지 않을 모양이군?”
아켄은 개발 목록에 가장 필요한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 채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
“뭐, 도시 공사가 우선이고 나중에 때가 되면 사소한 건 시킬지도 몰라. 뭐, 그쪽은 그 녀석이 맡기로 했으니까.”
“……그 남쪽에서 투자했다는 거부 말인가.”
아켄을 비롯하여 대략적인 진실을 모르는 이들은 이번 공사에 남쪽과 동쪽에서도 일부 거부가 투자를 했다고만 알고 있다.
이번에는 웬일인지 필요한 기재들을 리렌센이 직접 초안을 짜서 제공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으니까.
얼마나…… 카지노를 사랑하는 건가. 그보다 남쪽은 그런 녀석을 우두머리로 삼아도 되는 걸까.
뭐, 내 땅 아닌데 어떠리.
“일단 의욕은 넘치는 거 같아서 맡기고는 있어.”
굳이 말하면 너무 의욕이 넘쳐서 어쩌다 보니 떠넘기고 말았다는 거지만.
……나중에 살펴볼 필요는 있겠지.
‘뭐, 당분간은 감시 겸 어울려 줄까.’
당연히 이곳에서도 도박 문화는 있다.
애초에 인류와 내기는 떼려야 뗄수 없지. 단순히 그날 술값을 정하자는 내기부터 본격적인 판돈을 거는 노름판도 당연히 존재하기 마련.
“자? 본격적으로 이곳의 문화를 접하도록 할까요.”
리렌센 왈.
도박은 훌륭한 문명.
“미친??????
그 개소리에 내가 할 말을 잃고 그저 눈을 게슴츠레 뜬 채로 뒤따르고만 있었다.
“하아? 이게 뭐하는 짓인지.”
“어머? 그럼 따라오지 않으면 될텐데요.”
“……네가 쓸데없이 사고 칠 게 뻔하니까 따라가는 거거든?”
타국이면 몰라도 에르네시아 왕국 내라면 내가 직접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저 녀석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저 녀석한테 시달릴 불쌍한 민중이 걱정되는 거랍니다.
덧붙여 쉔도 할 일은 없는지 동행하고 있었다. 직접 관여하지는 않으나 스태프를 파견해 준다고 하였기에 같이 다닐 권리는 있으리라.
그런 쉔도 살짝 질렸다는 눈초리지만.
“……그런데 생각해 보니 선생님께서는 그전에도 노름판에는 관여 하지 않으셨죠?”
“음? 아…… 그거 말이야?”
쉔이 말하는 건 내가 저 녀석을 한창 가르칠 당시에 딱히 노름판에 관여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리라.
나름 당시 상업에 관여하던 나지만 어쩐지 그 판에는 끼지 않았다.
관여한 것도 아니고 막은 것도 아니고 철저한 중립.
“그냥 관심 자체가 없었어. 나한텐 의미가 없으니까.”
“?????? 과연.”
지금은 녀석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도박의 본질은 결국 진땀을 빼는 스릴……
하지만 우리가 가장 즐기지 못하는 게 바로 그거다.
“어지간한 노름판은 고수들이라면 간단히 휩쓸 수 있지.”
속임수도 그렇고 여러 가지 방법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그 도박사의 실력이 판을 가른다.
뭐, 안 그런 분야가 있겠는가 싶지만.
“급히 급전 필요한 게 아니면 난 안 껴.”
무엇보다 뻔히 이기는 게임은 재미가 없다.
최근에 들어서는 돈 벌 수단이 얼마든지 넘치니 더더욱 생각할 필요도 없다.
“거기에 애들 교육에도 안 좋고.”
“흠…… 과연.”
전생의 프로가
꿀 빠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