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72
39. 인류의 힘!
인류의 힘으로 이겨내야 하는 일곱 번째 멸망.
절대자들이 시간을 끌고 제국의 결전 병기로 마무리하려는 계획.
이것을 과연 어둠의 군주가 모를까?
사람들은 착각을 하곤 한다.
‘몬스터들은 멍청하다’라고···.
마찬가지로 똑같은 착각을 그림자 군대를 상대로 한다.
‘그림자 군단은 생각할 줄 모르는 인형!’이라고···.
솔직히 첫 번째 재앙 시점의 그림자 군대는 대부분 그러했다.
그림자 영역에서 찍어낸 골렘 같은 느낌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일곱 번째 멸망이 강림한 지금 시점에서도 그러할까?
[일곱 번째 멸망의 힘에 의해 그림자 영역이 강화됩니다.]그림자 영역이 강화된다.
[일곱 번째 멸망의 힘에···] [일곱 번째 멸망···] [일곱···]현 절대자들의 힘만으로 멸망의 존재를 완벽하게 가두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공간 단절은 자꾸만 깨져나가고, 그의 힘을 가두었던 개념은 빠르게 세계에 퍼져나간다.
두 번째 재앙인 복사된 존재 역시 본래의 힘에 한없이 가까워진다.
그들의 지휘를 받는 그림자 군대 역시 더 영민해지고 더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세계에 퍼진 그림자 영역과 그림자 군대.
영민해진 그들이 제국이 하려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제국의 결전 병기’
이것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을 터.
더 심각한 점은 그림자 영역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일곱 번째 멸망에 여덟 번째 멸망의 게이트가 영향을 받습니다.]“큭!”
지옥문을 틀어막고 있던 알렉시안이 이를 악물었다.
“폐하!”
“버틸 만해!”
엘로니안의 부름에 알렉시안이 아직은 버틸 만하다는 듯이 지옥문을 노려보았다.
어둠의 군주가 마탑주의 공간 단절을 완전히 부수고 나왔다면 결코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을 터.
그 뜻은 아직 절대자들이 버텨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신 역시 버텨야 했다.
“타르타로스의 정화는?”
“목표치까지 이제 막 5할에 도달했습니다. 송구합니다.”
엘로니안의 사죄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저었다.
“급할 필요 없어.”
버틸 수 있다는 듯 지옥문을 바라보는 알렉시안.
그러자 그의 어깨에 앉은 요정왕 역시 굳은 표정으로 앙증맞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차피 타르타로스의 모든 이들을 정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살릴 수 있는 이들은 최대한 살려서 같은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일곱 번째 멸망을 막는데 인류가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
다음 멸망은 인류의 힘만으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모든 이들이 힘을 모아야 했다.
‘타르타로스는 그 시작점이다.’
그렇게 생각한 알렉시안이 지옥문을 노려보며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일곱 번째 멸망이 풀려나고 나서도 타르타로스는 계속 정화할 수 있다. 이미 감옥의 모든 봉인석이 복구되었고, 곳곳에 사제들이 가져온 성물들이 설치되고 있다.
그러니 쉽사리 어둠에 잠식되지는 않을 터.
‘설령 지옥문이 개방된다 해도 타르타로스를 정화할 수 있다!’
그런 자신감을 보이는 알렉시안.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틀어막는 건, 지상 위의 인간들 때문이다.
그림자 영역만으로도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지옥의 재앙까지 겹치게 만들지 않으려는 알렉시안의 배려.
“적어도 일곱 번째 멸망이 사라질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버텨보자.”
알렉시안의 말에 요정왕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작전이 시작된 이상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터.
그때까지만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며 버텨내는 알렉시안과 요정왕.
그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보고자 지옥문 근처로 성물을 도배하듯 깔아놓는 사제들.
이들의 노력 속에서 지옥문이 봉쇄되고 있을 무렵···지상에선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콰창!
무언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공간 일부가 터져 나오면서 어둠이 폭사하듯 공간을 잠식했다.
깨진 틈 사이로 하나의 참격이 어둠을 갈라내 소멸시켰으나, 한번 터진 물줄기를 없애기엔 미약했다.
뒤이어 나온 폭풍 같은 오러 역시 모든 어둠을 막아내진 못했다.
쾅! 쾅!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는 댐은 걷잡을 수가 없는 것처럼 어둠의 군주를 가둔 공간단절 역시 점점 균열이 심해지며 깨져나가는 것이 심해지고 있다.
그럴수록 세계에 퍼진 그림자 영역 역시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래도 희망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어둠의 통로에서 나온 새하얀 고대종?」
어둠의 힘으로 타르타로스에서 빠져나간 고대종 중 일부는 인류의 편에 서서 싸워주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반부 멸망들이 소멸되고 난 후 자유롭게 풀린 정령들과 환수들 역시 멸망과 같이 싸워주었다.
그러나 이런 희망적인 소식에도 공간 단절이 깨져나가면서 강해지는 그림자 영역의 군대의 상승폭이 더 컸다.
콰창! 콰창!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붕괴된 공간 단절은 유리처럼 깨져나가면서 그 사이로 거대한 어둠군주의 거대한 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침내 마탑주가 만든 공간이 완전히 깨져나가고, 이 세계에 완전히 발을 디딘 어둠군주.
[일곱 번째 멸망이 완전히 강림했습니다.] [그림자 군대가 보다 완전해집니다.] [어둠군주의 개념에 의해 흑마법, 어둠속성, 그림자 계열의 능력들이 대폭 강화됩니다.] [여덟 번째 멸망의 게이트가 개방되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 재앙: 지옥의 망령이 움직일 준비를 합니다.]이제까지는 장난이었다는 듯 대폭 강화되는 일곱 번째의 멸망의 재앙들.
그 순간 다시금 마탑주의 마법진이 상공에 생성되었다.
콰득!
-모를 줄 아는가?-
자신의 움직임을 사력을 다해 묶으려는 마탑주.
그런 그녀의 생각을 읽은 어둠군주가 거대한 팔을 이용해 속박하는 마력밧줄을 끊어내려 했지만 그 행동을 검성과 근위대장이 온 힘을 다해 막아냈다.
그 순간··· 저 멀리서 날아드는 거대한 물체.
그러나 예상했다는 듯 어둠군주의 그림자에서 태어난 이들이 움직였다.
그들이 만든 어둠의 결계가 날아드는 결전 병기의 로켓을 막아내며 어둠군주에 직접 닿기 전에 폭발을 유도했다.
콰아아아앙!
중반부 멸망 당시 사용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위력에 그림자 결계가 깨져나갔지만 어둠군주에겐 큰 타격이 없었다.
그러나 제국이 고작 한발만 준비했을 리 없었다.
한 발이 안 된다면 두 발을.
그것으로도 안 된다면 결전병기를 다발로 보내서라도 타격을 입히겠다는 각오.
무려 십수 발에 해당하는 결전병기의 폭발력.
이는 공간 단절을 만들었던 마탑주조차 입을 벌리게 할 만큼 엄청난 규모였다.
단순히 폭발을 일으키는 것을 넘어 북부 전역에 지진을 일으키게 만들 만큼의 파괴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압도적인 파괴력에 어둠군주의 주변에 있던 모든 그림자 영역이 파괴되었고, 그를 지키기 위해 모여들었던 수많은 존재들이 그 즉시 소멸했다.
그럼에도 어둠군주의 거대한 형체가 여전히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버텨낸 것인가?”
“실로 괴물이군.”
검성과 근위대장이 인상을 찡그리면서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다시금 자신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느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후퇴시킨 장교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아직 제국이 준비한 결전병기가 끝나지 않았던 것.
-고작 이 정도 파괴력이었다면 일곱 번째 멸망을 소멸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지 않았을 것이오.-
멀리서 통신구를 통해 말을 전해오는 마법부 대신.
그의 음성을 들으면서 검성이 저 멀리 하늘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공중요새라 불리는 비공정 몇 개가 합쳐지며 하나의 거대한 마도포를 만들어냈다.
현존하는 최대크기의 다중집적 마도포.
그 마도포들의 힘이 공중에서 한데 뭉치며 일곱 번째 멸망에게로 향한다.
하늘을 가르는 섬광.
그 위력만으로도 중반부 멸망을 지워버릴 것 같은 파괴력이었지만 섬광의 역할은 어둠군주를 직접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이제껏 터뜨렸던 결전 병기의 힘을 다시금 끌어모으는 역할을 할 뿐.
지이잉!
섬광이 어둠군주에 닿는 순간 폭발을 일으키며 퍼졌던 각각의 속성력들이 다시금 한데 뭉치기 시작했다.
“2차 폭발인가요?”
마탑주조차 감탄한 개념.
어둠군주가 막을 것을 예상하며 마도포의 힘과 어둠군주의 반발력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혼돈상태를 만들고 주변에 퍼진 힘을 한데 끌어모아 2차 폭발을 만들어내는 것.
어쩌면 4세대 무기의 개념일 수도 있는 것을 3세대 무기를 통해 불완전하게나마 구현한 것이다.
파스스스···
모든 것을 소멸하듯 공간이 통째로 짓뭉개진 탓에 거대한 어둠군주의 형체가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다시금 뭉쳐졌다.
그러나 그 형체는 이전처럼 견고하지도, 그렇다고 거대하지도 않았다.
그 모습을 본 근위대장이 일곱 번째 멸망에게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마무리하러 가세.”
사실상 박살 나다시피 한 일곱번째 멸망을 마무리하기 위해 움직이는 절대자들.
-자존심도 없는가.-
“그런 것 챙기기엔 폐하께서 너무 송구해서.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야 할 것 같아.”
일곱 번째 멸망의 자존심 긁는 소리에도 웃으며 답하는 근위대장.
“인제 그만 끝냅시다.”
검을 횡으로 그으며 말하는 검성.
그들을 보면서 일곱 번째 멸망이 말한다.
-이것이 끝은 아닐 것이다.-
“알아요.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당신을 죽이고 준비해야겠죠.”
그렇게 말하며 하늘에 거대한 빛을 만들어내는 마탑주.
-쉬이 죽진 않을 것이다.-
이미 자신의 패배는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
자신을 구하러 올 그림자 군대조차 인간들의 군대에 가로막히고 있으니까.
설혹 그들이 뚫고 도달한다 한들 그때까지 그가 절대자들을 상대로 버틸 힘은 없다. 눈앞의 존재들은 다 죽어가는 자신을 상대로도 방심하지 않고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었으니까. 그저··· 조금이라도 저 버텨서 지옥문이 더 활짝 열리기를···그래서 그 앞을 틀어막고 있는 빌어먹을 황제에게 조금이라도 더 타격을 주기를 바랄 뿐.
그러나···
-그마저도 힘들겠군.-
자신을 상대하며 성장하는 괴물 같은 인간들을 보며 어둠의 군주가 쓴웃음을 지었다.
마치 자신은 초월로 가는 길목에 불과했다는 듯, 자신이 쌓아 올린 ‘심상’을 근원 삼아 ‘개념’을 이뤄내기 시작하는 존재들.
그들을 보면서 아주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서로 경쟁하듯 초월을 향해 걸어가던 존재들.
언뜻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그들이 보이는 듯했다.
먼저 간 정령왕들도, 세계수도, 심지어 오래 전 멸망을 막다 소멸한 동료들도 보인다.
이미 오래전 잊었다 생각했던 이들.
그들이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그런 그들을 향해 어둠군주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곧 가마.-
그리운 친구들이 있는 곳을 향해 웃으며 말한 어둠이 새로운 초월자들을 향해 마지막 선물을 주고자 온 힘을 내뿜었다.
발악하듯 내뿜는 그 힘에도 이제 막 정립하기 시작한 초월적 개념들이 저항했고, 마침내 검성의 검이 어둠군주의 몸을 갈라냈다.
-너희들은 어떨지 궁금하구나.-
인류의 최선두에 서서 걷고 있는 절대자들을 보며 웃는 어둠군주.
그들이 과연 자신들은 실패한 멸망을 막아내는 것을 성공할까?
-너희들의 행보를 ···저 멀리서 지켜보겠다.-
그 말과 함께 한 줌의 어둠만 남았던 일곱 번째 멸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모든 인류 앞에 빛의 글자가 나타났다.
[일곱 번째 멸망이 소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