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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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역의 역의 역.
잭과 헤어진 성훈은 도시 이곳저곳을 최대한 뱅뱅돌며 움직였다. 잭은 쫒지 않더라도 혹시 중간에 추적자가 붙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졌을 무렵에야 은밀한 움직임으로 도착한곳은 한쪽 벽이 크게 무너진 마트였다.
한걸음 앞으로 걸어나가자 묘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가볍게 마력을 순환시키자 곧 미약한 현기증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영원이 헤메이는 미로를 간파하셨습니다.
-고립된 영역을 파악하셨습니다.
-높은 지혜와 진리의 편리의 힘으로 안전한 길을 찾을수 있습니다.
“나도 제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당하겠는데?”
성훈의 저항력이라면 엘리의 정신마법에 저항하는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그 저항이라는게 아예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단 마법에는 걸리되 그것의 존재를 의식하고 저항력을 강화시키거나 정신력을 집중시켜야 저항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는것이다. 지금 같은 경우에도 그렇다.
이곳에 엘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저항한거지 만약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면 그저 잠깐 현기증이 난것으로 착각하고 넘겼으리라.
마트안은 이미 오래전에 식량이 될만한것은 전부 털려버린듯이 휑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한쪽벽이 무너져서 안이 환하게 보이는탓에 제대로 된 주거지로서의 역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사람들이 그냥 무십코 지나치겠지만 사실 그것이야말로 심리적인 맹점이었다.
숨으려는 사람들은 이런곳을 주거지로 삼지않을테고 다른 사람들을 사냥하는 이들도 이런 곳은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짝!
가볍게 박수를 치자 사방으로 소리가 울려퍼져나갔다. 작지만 매장 안에는 충분히 퍼질만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구석쪽에서 자그마한 박수 소리 두번이 들려왔다.
“여기있었구나 엘리.”
“무사히 돌아오셨네요? 같이 간 사람들은 어떻게하고 혼자 오셨어요?”
“뭐,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헤여졌지.”
“흐음. 어쨌든 일단 이 쪽으로 오세요.”
근처의 잡동사니를 대충 배치해만든 허술해보이는 은신처였지만 사실 엘리의 정신 마법과 영역 구축 계열 마법을 감안하면 이 곳은 이 도시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그 안에는 엘리 말고도 한명의 남자가 더 있었다.
“으으으으….”
방패를 들고 성훈을 몰아치던, 테레사의 동료였던 남자.
하지만 그 늠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은 비쩍 마른채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에게서 풍겨지는 기운은 농담으로라도 좋아보인다고 할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어때?”
“그럭저럭 시간 때우기는 될 정도?”
“그런 의미로 물은게 아니잖아.”
“특별히 저희에게 끌어들이려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고통을 주는거니 이미 충분히 먹힐만큼 먹혔어요.”
“그럼 원래 그 아파트단지는?”
“성훈 오빠가 말한대로 떠나자마자 바로 마법들을 해제시키고 난장판으로 만들어놨죠. 누가 봐더라도 의심할수 없을정도로.”
혼자남을 남자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를 엘리에게 맡겼다. 그러나 애초에 그를 보호해주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큰 변수가 될지도 모르는 존재를 뭐가 좋다고 치료해줘야한단 말인가?
그래서 출발하기전에 자신들이 사라지자마자 바로 이곳을 버리고 도망치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어쨌든 이걸로 세르게이와 보리스는 완벽하게 자신들에 관련된 정보를 잃어버렸을것이다. 이제는 우연히 길을 걷다가 마주치지 않는이상 이 미션에서 만날일은 없으리라.
‘뭐 이정도면 충분하군.’
“전에 아파트 단지에는 접근하지조차 않았지?”
“아예 그 쪽은 관심도 가지지 않았어요.”
“잘했어. 그리고 이건….”
남자에게 다가가 눈을 벌려 동공을 살펴보고 곳곳을 조사한 성훈은 남자가 시체같이 늘어져있자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한데.”
“마력이 남는대로 온갖 저주, 정신공격 마법을 걸었어요. 지금 확인가능한것만으로도 우울증, 단기기억장애, 조울증, 미약한 정신분열 등의 상태이상에 걸려있는걸요.”
“뭐 이 녀석 처리는 미션이 끝나기전에 슬쩍한 다음 아이템을 챙기면 되겠군. 이걸로 일이 반절은 마무리가 됐는데….”
“반절이요?”
미묘한 관게에 있던 세르게이에 대해서도 의심받지 않고록 잘 처리했고 문제가 되던 남자는 여기에 이렇게 누워있다. 그런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어차피 감출 일도 아니었던터라 던전에서 일어났던 일과 잭의 만남에 관한 일까지 전부 설명했고 그 야야기를 들은 엘리는 볼을 부풀리며 성훈의 팔을 꼬집었다. 물론 그래봤자 육체적인 능력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성훈은 별로 아프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왜?”
“결론만 말하자면 제 아이템을 멋대로 거래 대상으로 이용했다는 말이잖아요.”
“그, 그렇게 되나?”
“그렇게 되요.”
“그건 미안한데 그렇게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무사히 빠져나올수 없었을거라고 게다가 그만큼 확실하게 이득을 봤으니까. 40억길드중에 절반, 조금 더 줄테니까 이해해줘.”
20억길드면 엘리트급의 마나석 2개를 살만한 돈이다. 비록 불꽃의 심장은 사라지게 생겼지만 오히려 마도포의 성능을 훨씬 더 올릴수 있게 된 엘리는 못 이긴척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다면야…잠시만요.”
엘리가 손을 들자 성훈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유지했다. 차 한잔 마실정도의 시간이 지났을무렵 엘리는 감았던 눈을 뜨면서 말했다.
“누군가가 침입하려고 했어요.”
“침입?”
“예, 그냥 지나가는게 아니고 확실히 이 안을 목적으로 들어오려고 했죠. 다행히 제 결계와 환각마법을 뚫지는 못하고 조금 주변을 멤돌다가 그냥 갔어요.”
뚫지 못한건지 아니면 그냥 뚫을 의도가 없었는지는 확신할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남자는 별로 의욕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겼었는데?”
“글쎼요, 저기 이슬람쪽 사람같은 차림새를 하고 있던데요? 전신을 검은 옷으로 감싸고 머리에 터번도 두르고 있어서 자세한건 확인할수 없었어요.”
‘지금 이 시간에 침입자?’
단순한 우연일까?
그러나 성훈은 자신의 생각을 철회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안돼.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움직여야지. 최악의 가정은 그 잭이 내 뒤를 쫒는 사람을 붙였다는건데….’
그건 계약으로 불가능하다. 아니,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정당한 계약이라는 스킬명과 시스템창의 존재에 별다른 의심도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그 스킬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면?
“엘리, 네가 익히고 있는 스킬중에 다른 사람과 계약을 맺는 스킬같은게 있어?”
“계약이요?”
“그래, 양 측이 거래를 할 때 그 거래를 강제로 이행할수 있는 그런 종류의 스킬 말이야.”
“흠, 비슷한 마법은 있어요. 사역마라는 마법인데 몬스터와 계약을 맺어서 제 부하로 부리는게 가능한 마법이죠.”
“그 마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줄수 있어?”
별로 숨겨놓은 스킬도 아닌 사냥꾼은 테이밍 같은 스킬이었기에 엘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사역마라는 마법을 전부 알려줬다.
“그러니까 그 몬스터를 종속시킬때의 조건이 애매하다고?”
“예. 설명으로는 몬스터가 동의하면 된다고 하는데 이게 몬스터 스스로 자발적으로 동의할때도 있고 마법진을 이용해서 강제로 의사를 조종해 계약을 맺을수도 있어요. 뭐, 해석하기 나름이죠.”
“해석하기 나름이라.”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말을 들어도 영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곧 반대로 생각해보자 감을 잡을수 있었다.
만약 자신에게 정당한 계약이라는 스킬이 있다면? 이라는 식으로 생각하자 순식간에 사람 하나 엿먹이거나 병신을 만들수 있는 무궁무진한 응용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변형될 요지가 있는 문장이라면 충분히 엿을 먹일수도 있겠는데?”
이를테면 A와 B라는 사람이 거래를 하기로 하고 정당한 계약을 맺었다고 보자. 서로에게 아이템을 주고 이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은 이후 어떠한 방법으로도 주장할수 없고 찾을수 없다. 또한 무력적인 방법을 이용해 물건을 빼앗는것을 금지한다. 이런 조항을 달면 어떻게 될까?
일반인이라면 그저 평범하게 거래를 하고 끝일것이다. 그러나 성훈이라면 위의 조항으로 충분히 뒤통수를 떄릴수 있다.
일단 먼저 물건을 받고 자신은 물건을 건네주지 않는것이다. 계약을 어기는게 아니냐고?
위의 계약 어디에 날짜와 시간이 명시되어 있는가? 죽기전에만 물건을 줘도 계약서 상으로는 이상이 없다.
더 심각한 경우는 어떻게 될까. 아이템을 받고 자신이 상대를 공격해도 상대는 반격할수 없다. 만약 반격을 한다면 ‘무력적인 방법으로 물건을 빼앗는 것’의 범주에 들어갈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뭐든지 역지사지로 생각해봐야겠군. 완전히 빅엿을 날릴수 있는 스킬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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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생일입니다…11월11일…빼빼로 데이…
오늘 하루는 저 자신에게 휴식을 주겠습니다(물론 평소에도 많이 줬지만요).
그나저나 200화도 다가오고 노블로 옮길까 하는 마음도 심해지고.. 왜 이렇게 심난하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