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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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나는 재난영화를 좋아한다
족히 서른명은 넘어보이는 사람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모두들 무기를 강하게 부여잡고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누구라도 걸리면 좋은 꼴은 보지 못할것같은 흉흉한 분위기를 형성한 사람들이 산 너머로 사라지기 시작하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후 땅밑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땅에서 솟아오른 팔과 뒤이어 나온 몸의 주인은 바로 성훈이었다.
“퉷! 젠장, 이것도 할만한게 아니군.”
입 안으로 들어온 흙과 옷을 털던 성훈은 은밀한 몸놀림으로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냥 돌아가는게 아니었다. 움직이면서도 곳곳에 함정을 설치하고 있었다. 근 열흘간 성훈은 그야말로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악당같은 행동을 해왔다.
단순히 만나는 사람을 죽이거나 우물에 독을 풀거나 무차별적인 함정을 설치하는것도 분명히 악의 범주에 들어가는 행동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분류하자면 그런건 뻔히 보이는, 누구나 할수 있는 쉬운 악이다.
성훈은 지금까지 자기자신을 악인이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거나 이용하는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자기자신이 충분한 악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생존 미션을 진행하면서 그런 생각이 완전히 뒤집힐정도로 큰 충격을 얻었다. 500개의 악 계열 미션의 내용은 성훈이 지금까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악행에 대한 지침서와 같았다.
지금까지 단순히 눈 앞의 결과를 바라보고 1차적인 악행을 저질렀다면 이제는 그 악행이 불러일으킬 파급효과와 연쇄반응을 이 미션들을 통해서 짐작하고 알아차릴수 있었다.
‘게다가 단순히 알게된 것에서 그치지 않지.’
팟!
성훈은 자세를 낮추고 목적지에 도달했다.
거대한 연못과 나름 나무로 얼기설기 엮어놓은 목책. 그 안에 있는 것은 족히 서른명은 넘어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다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삼분지 이 정도 되는 사람들이 그늘 아래에 누워서 끙끙 앓고 있다는 점이었다. 멀쩡하게 서 있는 사람들도 꽤 심한 양의 땀을 흘려대면서 나무에 반즘 기대있어 제대로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독에 만성적으로 중독됐으니 멀쩡한게 더 이상하지.’
미션이 시작된지 벌써 열흘이 지나간다.
그 열흘간 끊임없이 독수를 마셔왔으니 견딜제간이 없다. 물론 삼일째가 흐를무렵에는 사람들도 뭔가 이상하다는것을 눈치채기 했다. 삼일간 계속해서 물을 마셔오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왔는데도 어째 체력은 갈수록 줄어들기만 한다. 오히려 숲속에서 해매서 그동안 인벤토리에 있는 음식으로만 식사를 해결해온 사람들은 더 체력이 넘쳐났으니 말이다.
그러나 물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도 마시지 않고는 버틸수 없다. 마셔도 당장 죽는건 아니다. 바로 몸에 이상이 일어나는것도 아니다. 얼마간은 물을 마시지 않고 버티던 사람들은 결국 그 미심쩍은 물을 계속해서 마실수밖에 없었다.
끼이익.
성훈은 부적술로 뇌탄과 화탄을 여러개 만들어놓고 인벤토리에서 숏보우를 꺼내든채 바로 화살을 재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시위를 놓아버렸다.
푹!
혼수와 탈진상태에 빠져있던 사람은 화살 한방에 바로 빛의 입자로 변해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바로 그 뒤를 잇듯이 화탄과 뇌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적습이다! 놈들이 또 쳐들어왔어!”
“모두 일어나! 무기를 들란 말이야!”
“으아아아아!”
“부, 불이 붙었어! 내 몸에 불이 붙었다고!”
이미 그 안은 지옥과 다름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누구는 살겠다고 연못 안으로 몸을 던지기도 했고 다 포기했다는듯이 미동조차 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성훈은 뭔가 떨떠름하다는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이내 무언가를 발견하고 바로 나무 아래로 내려왔다.
“모두 죽어어어어어!”
숲이 떠내려갈듯한 괴성과 함께 목책을 부수며 난입한것은 바로 성훈이었다. 다만 그 모습은 평상시와는 많이 달랐다. 탱커들이 주로 사용하는 중갑과 두꺼운 투구, 그리고 양 팔에 들려있는 것은 거대한 전투 도끼였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라는 말만 반복하며 미친듯이 도끼를 휘두르는 전사의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는것은 아니었다. 우연인지 그가 뛰어들어온곳은 아직 체력이 남아서 싸울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었으니 말이다.
“큭! 전사들은 모두 일격이라도 좋으니 막아!”
“버텨! 조금만 버티면 원정나갔던 사람들이 되돌아 올거야!”
펄펄해 보이는 전사였지만 모두의 힘을 하나로 합치자 어느정도 비등비등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살짝 우세한 감마저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전부 헛된 희망에 불과했다. 아무리 익숙하지 않은 중갑과 투구를 걸치고 별로 사용해보지도 않은 전투도끼를 들었다고 한들 성훈과 그들의 전력차이는 너무나 심했다.
하다못해 몸이 정상이었다면 적어도 속절없이 밀리지는 않을지 모르나 평소의 절반조차 되지 않는 체력은 그들의 전력을 절반, 아니 사분의 일까지 떨어트렸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틀림없이 성훈을 상대로 동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쿠웅!
꽤 건장해보이는 남자가 날린 투척용 메이스가 날아와 어깨의 중갑을 우그러트렸다. 헬멧에 가리지 않는 입꼬리가 일그러지는것을 보며 사람들은 조금씩 더 힘을 짜내서 성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물러나야할 때로군.’
쿵!
손에 들린 도끼를 횡으로 강하게 휘두르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뒤로 물러났다. 생겨난 빈틈을 타 도끼를 강하게 앞으로 던진 성훈은 크게 외쳤다.
“이쯤하면 됐다! 모두들 빠져!”
물론 동료가 있을 턱이 없었다.
그러나 성훈이 쳐들어온 시간이 워낙에 짧았고 어느정도 시간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떨어진 불과 뇌전의 구들은 성훈이 빠지라는 말을 내뱉는순간 기막히게 전부 사라지고 말았다.
확실히 여러명의 습격이라고 생각할만한 상황이었다.
“크하하하하하!”
“저 새끼 놓치지 마!”
“안 돼! 섣불리 쫒아가지 마! 그럼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
“젠장! 일단 목책에 붙은 불이나 꺼!”
함부로 쫒아가지 않은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만약 무턱대고 쫒아갔다가는 성훈이 설치한 함정에 걸쳐서 더 큰 피해를 입었을테니 말이다. 무사히 습격을 격퇴해냈지만 상처뿐이 승리였다.
여덟명이 넘는 사람이 죽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그 잠깐만의 접전만으로 극심한 탈진 상태에 빠졌다. 그 모습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한 사람은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대로 있다가는 전부 죽고 말거야.”
쿵! 쿵! 쿵!
우직!
평소의 날렵한 몸놀림은 온데간데 없이 성훈은 무식하게 정면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 궤적에 있는 모든 나뭇가지가 꺾여지고 지면에 발자국이 깊이 나 추적술을 익히지 않은 사람도 쉽게 뒤를 쫒을수 있을정도였다.
그렇게 한참이나 달려가던 성훈은 곧 뒤에서 아무도 쫒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서서히 멈춰선후 착용했던 갑옷을 인벤토리로 되돌렸다.
“흠, 여덟명인가, 조금 더 분발할걸 그랬나.”
마음만 먹으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다 죽일수도 있었다. 그러나 성훈은 그러지 않았다. 지금 하는건 단순히 살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저 죽이는게 목적이었으면 애초에 갑옷과 도끼를 들지도 않았고 괜히 처음에 화살과 마법으로 기습을 가하지도 않았을것이다.
지금 하는건 의심과 분쟁의 씨앗을 심는 일이었다.
현재 성훈이 향하고 있는 곳은 이 근처에서 가장 큰 생존자들의 연합이 있는 곳이었다.
한시간 남짓 이동한 성훈은 곧 주변을 둘러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나무 위로 올라갔다. 애독가의 스킬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책을 꺼내서 읽기 시작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희미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착한 아이에게 주는 선물이다.’
툭.
방금전 사냥에서 얻은 식량을 조심스럽게 나무 아래에 내려놓은 성훈은 그대로 숨을 죽인채 다가오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알고있다는듯한 발걸음으로 성훈이 있는 나무 아래에 도착한 사람들은 바닥에 있는 식량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오, 오늘도 있잖아?”
“내가 말했지! 여기오면 식량을 얻을수 있다고.”
“뭐야? 이 식량은 누가 여기에 가져다 놓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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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쑤셔옵니다…
어제 하루 예비군 다녀왔는데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발목과 어깨가 욱씬욱씬 쑤시는군요. 뜬금없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대한민국 국방부에는 대마법사가 있는게 분명합니다.
군부대 안에는 시간과 정신의 마법을 걸어놓고 군복에는 체력저하 마법을 걸어놓는 대마법사가 말이죠. 열심히 했는데 조기퇴소도 안 시켜주다니 잔혹한 조교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