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118)
115 제주도 방어전(3)
깨달음의 영향으로 힘이 증폭된 것이고, 깨달음을 얻으며 사방으로 퍼져 나간 마나가 자연의 마나를 지배한 것이다.
한율은 본능적으로 1시간이 지나면 증폭된 힘, 그리고 자연의 마나를 지배하던 마나의 힘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렇기에 이후를 생각하지 않았다.
슈슈슈슉!
주변에 자리 잡은 헌터들에게 자신의 목숨을 맡긴 채 가디언 드레이크에 공격을 집중했다.
“콜드 윈드!”
가디언 드레이크가 방어에 집중하며 공격을 무산시키자 곧바로 보조마법을 추가했다.
한율의 안전을 책임지던 헌터들이 몸을 흠칫 떨었다.
불 속성 몬스터, 가디언 드레이크의 영향인지 주변의 온도가 높아져 1월 중순임에도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던 도중에 온도를 낮춘 것이다. 순간적이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이스 캐논!”
콰아앙!
얼음 원기둥에서 튀어나온 얼음 구체가 수십 자루의 물의 창, 그리고 이강현과 채현수의 공격을 막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던 가디언 드레이크에게 날아갔다.
콰아앙!
커다란 충돌음이 일며 가디언 드레이크가 뒤로 주르륵 밀려났고, 단단한 얼음 구체는 얼음 조각이 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효과가 있다.
“흡!”
여전히 집중력을 유지하던 한율은 구체가 파괴되자마자 마나를 끌어올렸다.
흩어지던 얼음 조각이 다시 가디언 드레이크에게 날아갔다.
슈슈슈슈슉!
가디언 드레이크가 바로 마나를 끌어올려 방어했지만 수십, 수백 개의 얼음 조각은 가디언 드레이크의 날개를 찢고, 가디언 드레이크의 비늘을 파괴했다.
“좋아!”
5서클에 올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1시간 한정이지만 주변의 마나를 장악하고 있는 상태여서 그런 건지 모르지만 마법의 효과만 증폭된 것이 아니었다.
한율의 마나가 담긴 마법진, 마나 드레인 마법진의 효과도 증폭시켰다.
증폭의 영향이 속도가 아닌 흡수량에 미친 것인지 여전히 마나를 흡수하는 속도는 느려 터졌지만, 한 번에 흡수하는 마나량이 커졌다.
“마나 드레인!”
한율이 마나 드레인 마법진에 자신의 마나를 부여해 가디언 드레이크에게 빼앗은 마나를 가져왔다.
화염 속성 몬스터답게 가지고 있던 마나도 불의 힘이 담긴 자연의 마나였다.
화염, 즉 불의 마나를 품었으니 당연히 화염 마법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화염 마법은 가디언 드레이크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한율이 선택한 것은…….
“스트렝스. 헤이스트.”
보조 마법이었다.
“……!”
-빼앗은 마나로 신체 강화 마법을 걸었습니다.
순간적으로 후끈한 열기가 몸에 들어와 몸을 흠칫 떨었던 헌터들이 뒤이어 들려오는 한율의 설명을 듣고 바로 마나를 끌어올려 신체 능력을 향상시켰다.
대량의 마나를 소모한 마법인 탓에 갑작스레 올라간 제힘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불의 마나로 이루어진 오러를 생성한 이들도 있었다.
-불의 마나로 생성한 오러는 가디언 드레이크에게 피해를 주지 못한다.
-오히려 놈의 체력, 그리고 마나를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후방으로 물러나십시오. 컨트롤이 가능해지면 다시 전투에 참여하시고요.
김환성, 그리고 S급 헌터인 채현수와 이강현의 경고가 이어졌다.
제힘을 컨트롤하지 못한 헌터들이 바로 뒤로 물러나 강화된 신체 능력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처음부터 적응에 성공한 헌터들이 더욱더 강한 힘으로, 더욱더 빠른 움직임으로 가디언 드레이크를 공격하고 혼란을 주었다.
***
한율이 5서클에 오르고 20분.
촤아아악!
이강현의 검이 가디언 드레이크의 날개를 잘랐다.
“와아아아아아!!”
헌터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날개를 잘라 버린 이강현의 공격은 정말 토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명상을 입은 가디언 드레이크를 바라보며 기뻐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20분.
가디언 드레이크와 전면전을 펼치고 20분 만에 고작 ‘날개’를 자른 것이기 때문이다.
“가디언을 토벌할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환성은 헌터들의 사기를 걱정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소수의 헌터들만이 기뻐한 것처럼, 대다수의 헌터들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김환성의 외침에 다시 집중해 가디언 드레이크를 공격했다.
시간이 부족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일렀다.
드레이크의 날개를 잘라내며 조금 더 커진 희망이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아주었다.
쉬이익!
이강현이 다시 검을 타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타아악!
마법의 범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오우거가 아닌 늑대인간으로 변신한 채현수 역시 다시 앞으로 달려갔다.
슈슈슈슉!
높이 날아올라 주변에 띄워 둔 검 수십 자루를 날리는 이강현.
크아아앙!
변신 능력의 단점인지 마음조차 늑대인간이 된 것처럼 늑대의 울음을 터트리며 주먹을 휘두르는 채현수.
S급 헌터뿐만이 아니다.
전방에서 드레이크를 견제하던 모든 헌터들이 일제히 공세를 펼쳤다.
***
가디언 드레이크는 알고 있었다.
땅이 자신의 마나를 빼앗아간다는 것을, 땅이 계속해서 자신의 마나를 빼앗아 점점 힘이 약해진다는 것을.
처음에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확하게는 자신의 땅을 침범한 작은 인간이 강해지는 순간 깨달았다.
땅이 자신의 힘을 빼앗고 있다는 것을.
분명 작은 인간들과 싸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땅이 빼앗아가는 마나는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마나를 빼앗긴 자신은 드레이크와 와이번보다 약해질 것이다.
파아앗!
가디언 드레이크가 마나를 개방했다.
땅이 자신의 힘을 빼앗아가고, 땅이 빼앗아간 마나는 작은 생명들에게 돌아가 그들의 힘을 상승시킨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
콰아아앙!
가디언 드레이크가 개방한 마나를 유형화시킨 후에 폭발을 일으켰다.
***
전후, 상하, 좌우.
헌터들은 사방에서 가디언 드레이크를 공격했다.
가디언 드레이크는 그런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마나를 밖으로 배출하고 배출한 마나를 유형화시켜 폭발을 일으켰다.
전신에 두른 마나를 폭발시킨 것이다.
당연히 자기 자신도 피해를 보아야 정상이었지만 가디언 드레이크는 화염 속성 몬스터, 그것도 S급으로 추측되는 최상위 등급에 위치한 몬스터다.
“쿨럭!”
피를 토하는 헌터.
“정신 차려!”
기절한 헌터의 옆으로 이동해 소리치는 헌터.
“으아아악!”
타이밍을 잘못 맞춘 것인지, 아니면 공격에만 집중해서 방어에 소홀했는지 화상을 입어 비명을 지르는 헌터.
크르르르.
처음으로 작게 울음을 터트린 가디언 드레이크가 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
크르르르.
한율과 가디언 드레이크가 게이트 소멸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쳐다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가디언 드레이크가 몸을 한껏 낮춘 채 다시 한번 마나를 개방했다.
-몸통 박치기다!
“……차지라고 하죠. 좀 하찮아 보이는데. 후퇴!”
자신도 모르게 김환성의 예측에 핀잔을 날린 한율이 공중으로 도약했고 헌터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가디언 드레이크가 돌진했다.
콰드드드득!
한율이 서 있던 자리까지 순식간에 당도한 가디언 드레이크가 다리에 힘을 주고 꼬리를 땅속에 집어넣어 강제로 멈춰 섰다.
고개를 번쩍 들고 입을 크게 벌리는 가디언 드레이크.
한율이 주변에 있던 헌터들을 무시한 가디언 드레이크,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아가리를 벌리는 가디언 드레이크를 향해 황급히 손을 뻗었다.
슈우우욱!
지하수가 솟아올랐고, 인간들이 흘린 피와 몬스터들이 흘린 피가 솟아올랐다.
지하수와 피는 한율의 앞에서 하나로 뭉쳐 워터 실드가 되었다.
그 순간 가디언 드레이크가 브레스를 뿜었다.
콰아아아아아아!!
치이익!
시간제한이 있지만 자연의 마나를 지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량의 마나를 주입했는데도 워터 실드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한율이 계속해서 물을 끌어와 실드를 회복시키고, 대량의 마나를 계속 주입해 강화시켰다.
1분, 2분이 아니다.
5분이 넘도록 브레스와 워터 실드가 힘겨루기를 했다.
결과?
가디언 드레이크는 마나 드레인 마법진 그리고 마나 배출 포션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마나를 빼앗기는 상태였고, 한율은 깨달음을 통해 5서클에 오르며 시간 한정 마나를 지배하고 있다.
크뤄뤄뤄뤄!
“하아! 하아! 하아!”
브레스를 멈춘 가디언 드레이크가 한율을 바라보며 울음을 터트렸다.
거칠게 호흡을 고른 한율이 작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가디언 드레이크를 바라봤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가디언 드레이크가 브레스를 뿜으며 틈을 보였고, 그 틈을 발견한 헌터들은 공격했다.
하지만 가디언 드레이크는 무시하고 계속해서 브레스를 뿜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헌터들이 공격하고 있음에도 자신을 바라보며 울부짖었다.
“내가 시간 한정 무적이야, 새꺄.”
***
오랜 시간 몬스터 한 마리를 상대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20분이라는 시간 동안 가디언 드레이크의 한쪽 날개를 잘라 버리자 헌터들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율은 달리 판단했다.
“이건 게임이 아닌데. 그치?”
가디언 드레이크를 바라보며 한율이 다시 물의 창을 생성했다.
게임을 모티브로 헌터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생겼지만, 게임이 아니다.
공격을 당하면 HP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입는다.
HP가 줄어도 처음과 똑같은 힘을 지닌 게임과는 다르게 부상을 입으면 힘을 잃는다.
MP(Mana Point)가 소모되어도 단단한 방어력을 지닌 게임과는 다르게 MP를 소모하면 방어력이 떨어진다.
당연한 이야기다.
게임이 아닌 현실이니까.
하지만 몬스터 한 마리를, 그것도 게임으로 따지면 레이드용 몬스터와 싸우다 보니 착각했다.
날개를 하나 자르는 데 20분이나 걸렸으니 무리를 해도 다른 한쪽 날개를 자르는 데까지 최소 15분은 걸린다고.
푸부부북!
한율의 공격을 너무나 쉽게 허용하는 가디언 드레이크가 피를 뿜었다.
실드 위에 착지해 가디언 드레이크를 바라보던 김환성이 피식 실소를 터트렸다.
“너무나 당연한 건데 말야.”
반경 1km짜리 거대한 마법진을 알아차리지 못해 계속해서 마나를 빼앗겼다.
날개가 잘려 나가 계속 피를 흘렸다.
마나 소모량이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 공격보다 방어에 마나를 집중해야 할 정도로 급해졌다.
그러다 보니 무리수를 두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