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155)
152 문장현과 김지현(2)
그렇게 어려운가.
마나 호흡법을 배웠다. 기초이기는 하나 마나 호흡법을 배웠다.
이해하지 못하는 창웨이를 가만히 바라보던 한율이 류페이를 불렀다.
“류페이 씨.”
“예, 선생님.”
“초급 마나 호흡법 말씀해 보세요.”
“……예?”
“초급 마나 호흡법을 공개하실 시기가 되어서 괜찮아요.”
고개를 끄덕인 류페이가 천천히 초급 마나 호흡법을 설명했다. 한국어로 한 번, 중국어로 한 번씩 설명했고,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였던 이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전부는 아니다.
일반인들은 고개를 갸웃했고, 헌터들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멍하니 류페이를 바라보던 창웨이의 시선이 다시 한율에게 향했다.
“이해했어요?”
“……예.”
“정말로?”
“…….”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한 내용은 대략 70%.
“마나 호흡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나 호흡법을 돌린다? 마나를 쌓지 못할뿐더러, 최악의 경우에는 마나 홀이 파괴되고 마나 로드가 찢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부가 설치될 때까지 중급 마나 호흡법 공개를 미룬 거죠. 또 하나.”
류페이에게 들은 마나 호흡법을 복기하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한율을 바라봤다. 창웨이와 중국 헌터들도 고개를 돌려 한율을 바라봤다.
“마나 호흡법을 습득하는 도중, 또는 마나 호흡법을 통해 수련을 하는 도중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위 마법사가 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마탑 지부가 설치될 때까지 중급 마나 호흡법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
비행기 안.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직 받아들이기 힘든 기술이고, 마나 호흡법을 습득 및 사용하는 도중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위 마법사가 없어서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구나…….”
자신의 나라, 대한민국의 국력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막대한 부(富)를 쌓기 위해서도 아니다.
마탑이라는 길드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개인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아니다.
처음에는 의심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언급했다.
몬스터와 게이트의 위협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그 말인즉슨…….
“생존을 위해서 살아가는 헌터.”
헌터는 돈을 많이 번다. 그래서 돈을 목적으로 두고 활동하는 헌터가 된 이가 있고, 게이트의 폭주로 친인척이 희생되어 복수를 목적으로 두고 활동하는 헌터가 된 이가 있다. 하지만 게이트가 위험하다고, 몬스터가 위험하다고 생각해 생존을 목적으로 두고 활동하는 헌터는 많지 않다.
그래서 신기했다.
오랜만에 보는 생존을 위해 활동하는 헌터였으니까.
***
“수고하셨습니다.”
문을 닫기 직전, 운전기사에게 인사를 건넨 한율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중국 관계자들을 만나 협박 겸 설득을 했다. 하지만 회의 시간이 너무나 짧았기에 마탑으로 복귀한 시간은 오후 3시 30분이었다.
“저녁은 멀었고.”
배도 고프지 않다. 하지만 입이 심심해서 편의점으로 향하던 한율이 따라오는 류페이에게 물었다.
“이만 쉬세요.”
“물어볼 게 있습니다.”
마탑 소속 마법사 중에 가장 빠르게 2서클에 오른 마법사 중 한 명답다.
“저녁 먹고 오세요. 저녁 먹고.”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고생하셨습니다.”
한율은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류페이를 바라봤고, 그가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를 건네 똑같이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를 받은 후에 다시 걸음을 옮겼다.
본관 입구를 통과.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기던 한율이 편의점 입구에 서서 우측, 식사를 위해 마련된 테이블을 바라봤다.
두 개의 테이블에 각각 한 사람씩 앉아 있다.
20대 후반의 남성과 20대 중반의 여성.
“후루룩! 후루룩!”
남성은 라면을 흡입하며 상대를 노려보고.
“바사삭! 바사삭!”
여성은 손에 가루가 묻지 않는 막대 과자를 먹으며 상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만난 것처럼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두 남녀.
마나가 느껴지는 것을 보아 헌터가 분명했다.
고개를 돌린 한율이 카운터에 앉아 있는 아버지, 한국영을 바라봤다.
자식, 아니 손님이 온 것도 모르고 집중해서 야구를 시청하고 있었다.
-아! 실책이 나왔어요!
-아, 너무 아쉽습니다. 내야 땅볼이었을 타구가 안타로 이어졌습니다.
“아쉽기는 개뿔.”
이를 바득바득 가는 야구팬이 심호흡을 몇 번 하고 눈을 떴다.
-따아아악!
-쭉쭉 뻗어 갑니다! 아! 넘어갑니다! 넘어갑니다! 넘어가요!
띠익!
담장을 넘어가기 직전에 채널을 돌린 한국영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들었다.
“……언제 왔냐?”
“에러가 안타가 됐을 때?”
“후우우.”
또 한 번 한국영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작게 웃음을 터트렸던 한율이 카운터에 기댄 채로 테이블을 바라봤다.
“저분들.”
“어.”
“누구?”
“……청년은 수원이 형.”
문수원의 형.
“……아, 장비 제작자구나. 아가씨는요?”
“대한이 사촌이랬나. 친구랬나.”
이대한의 사촌 또는 친구.
서로에 대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상대방을 주시하며 늦은 점심을 먹는 두 사람.
한율이 정체를 파악한 남성을 지나쳐 이제는 막대 과자를 담배처럼 들고 있는 여성을 바라봤다.
‘이대한의 장비 제작자인가?’
정확하게는 이대한의 장비를 제작해 준 장비 제작자.
한율이 언제까지 아무 말 없이 서로만 주시할지 궁금해져서 가만히 지켜봤다.
30초, 1분, 3분.
식사를 마친 두 남녀가 여전히 서로만 노려보고 있을 때였다. 기척을 느낀 한율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뭐 하냐?”
“어, 구경 중.”
“……?”
한유라가 고개를 갸웃하며 다가왔다.
“다녀왔습니다. 스승님!”
“오냐. 고생했다. 제자야.”
한율이 장난을 받아 주자 이유리가 배시시 웃으며 다가왔다.
“엽.”
“엉.”
“에잉.”
간단한 인사를 간단한 인사로 받아 주자 유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옆을 스쳐 간 세 여인.
커피, 민트 초코 우유, 캔 콜라를 들고 카운터 앞으로 돌아온 세 여인이 계산을 마치고 한율을 따라 테이블에 앉은 두 남녀를 바라봤다.
“누구야?”
커피를 마시던 한유라가 물었다.
“손님?”
“…….”
세 여인이 고개를 돌려 한율을 바라봤다.
“왜 고개를 갸웃해?”
“몰라. 연락받은 게 없어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즉, 한율의 허락을 받지 않고 길드를 방문했다는 뜻이다.
다시 고개를 돌린 한유라가 두 남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오빠 언니의 장비를 제작해 준 사람이야?”
“어. 수원이랑 대한이의 장비를 제작해 준 사람.”
문수원은 라이트닝이라 불리는 헌터.
이대한은 캡이라 불리는 헌터.
한유라가 인상을 찌푸렸고, 이유리와 유세희가 눈을 반짝이며 두 남녀를 바라봤다.
그때였다. 두 남녀의 관계자가 편의점에 도착했다.
“파트너.”
“어, 오셨어요?”
이대한과 문수원.
한율이 두 사람에게 물었다.
“너네 손님?”
“파트너와 만나고 싶다고 하더군.”
“형에게 부탁할 게 있어서요.”
다른 대답.
한율이 다시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봤다. 두 남녀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네.’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려 옆에 서 있는 상대를 경계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무슨 일이시죠?”
옆으로 향해 있던 두 사람의 눈동자가 한율에게 향했다.
“거래를 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가입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한쪽은 거래.
한쪽은 가입.
자신을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뜬 두 남녀가 고개를 홱 돌려 서로를 바라봤다.
***
달칵.
한율이 냉장고에서 꺼낸 영약 음료수를 두 사람 앞에 내려놓고 소파에 앉았다.
“어, 그러니까.”
“수원이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수원이의 형, 문장현이라고 합니다. 장비 제작 능력을 각성했지만, 게이트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등급은 B등급입니다.”
“……B등급이요? B등급이 제작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던데.”
“꿈의 제작이라는 능력을 각성했습니다.”
“꿈의 제작?”
“작품을 제작할 때, 그 작품이 완성되는 것을 바라는 마음이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능력이 좋은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러니까…….”
말끝을 흐린 한율이 생각을 정리하고 입을 열었다.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것도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만들고 싶다. 뭐 그런 생각을 하며 장비를 제작하면 효과가 올라간다는 건가요?”
“오. 맞습니다. 바라면 바랄수록 효과가 올라갑니다.”
“…….”
뭔가.
마니아(mania)가 각성하면 정말 좋은 능력 같았다.
고개를 끄덕인 한율이 이번에는 여성을 바라봤다.
“그, 김지현 씨?”
“네. 장비 제작 능력을 각성한 김지현이라고 해요. A등급이죠. 부업이 있는 누군가와는 다르게 한 길만 걷는 장인이며 장비 제작 능력을 각성한 네 명의 헌터와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뭔가.
‘비슷하네?’
이대한이 은색 어깨 장갑을 내밀 때, 그는 장비 제작자에 대해 설명했다.
염원을 담으면 담을수록 더 뛰어난 장비를 제작하는 능력자.
문장현은 바라면 바랄수록.
김지현은 염원을 담아.
설명만 다를 뿐 똑같은 능력을 각성했다.
“어, 그럼 지현 씨?”
“네.”
“장현 씨와 먼저 대화를 나눠도 될까요?”
“……네?”
김지현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자 고개를 살짝 저은 한율이 바로 이유를 설명했다.
“문장현 씨는 가입 때문에 방문한 거여서 오래 걸리지 않는 반면.”
“아, 이해했습니다.”
거래에 관한 이야기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지현이 연구실 옆, 휴게실로 향하려 할 때였다.
“아뇨. 저 장비 제작자가 옆에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있었으면 합니다.”
문장현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녀를 다시 소파에 앉혔다.
“길드에 가입할 수 있습니까?”
“어, 네. 수원이 형님 되시는 분이고 능력도 이미 알고 있으니 문제는 없죠.”
“그렇군요. 그럼 제가 마탑 소속 헌터들의 제작, 수리, 강화, 커스텀 등, 장비와 관련된 모든 걸 담당하겠습니다.”
“……!”
김지현이 고개를 홱 돌려 문장현을 바라봤다. 그녀가 아주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볼 때, 문장현의 말을 떠올리던 한율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제작, 수리, 강화, 그리고 커스텀?”
“예. 커스터마이징.”
커스터마이징.
생산업체나 수공업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 주는 일종의 맞춤 제작 서비스를 뜻하는 단어.
“그건 우리 쪽도 가능합니다.”
한율이 고개를 돌려 김지현을 바라봤다.
“제작, 수리, 강화, 그리고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합니다. 또한, 부업 하는 제작자와는 다르게 이쪽은 저를 포함해 제작 능력자 다섯 명이나 됩니다. 거기다 부업 장인과는 달리 저는 A등급 장비 제작자입니다.”
“상도덕이 없군.”
“누가 누구보고.”
문장현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고, 김지현이 담담한 목소리로 받아쳤다.
“…….”
뭐, 대충 목적은 예상은 간다.
문수원, 그리고 이대한과 함께 헌터 활동을 하며 두 사람의 장비를 제작한 제작 능력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허, 허허.”
그래서 한율은 웃음을 터트렸다.
분명 장비 제작자가 먼저 가입을 신청하고 거래를 제안했음에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