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18)
018 협력(2)
전멸?
아니다. 중심부에 있는 윙 스네이크는 그대로 타 죽었지만, 외곽에 있는 윙 스네이크는 그대로 튕겨 나갔다.
하지만 탱커인 강중기와 원거리 능력자인 한송이, 한율만 팀원인 것은 아니다.
타아아악!
검을 다루는 헌터와 도끼를 다루는 헌터가 달려 남은 윙 스네이크를 공격했다.
열여섯 마리 중에 여덟 마리가 타 죽었고, 남은 여덟 마리가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에서 헌터들의 공격을 받아 썰려 나갔다.
강중기와 한송이, 그리고 한율은 바로 고개를 돌려 다크 윙 스네이크를 확인했다.
수하들이 죽어 나가는 순간에도 꼼짝 않고 상대를 노려보는 다크 윙 스네이크.
“한율 씨는 윙 스네이크를 맡아주십시오.”
“……네.”
한송이는 파괴력만으로 보면 자신보다 더 강력한 원거리 능력자였고, 강중기와 오랫동안 헌터 생활을 해서 호흡이 잘 맞는다.
그래서 한율은 거절하지 않고 천천히 일어나는 윙 스네이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쉬이익! 푸욱!
***
인공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숲 중심부, 나무도 풀도 자라지 않은 평지.
평지 중앙에는 백색 보석이 공중에 떠 있고, 백색 보석 앞에는 몬스터 한 마리가 서 있다.
“윙 리자드입니다.”
“윙 스네이크의 최종 진화 버전입니까?”
윙 스네이크와 똑같은 초록색 피부와 날개를 가진 몬스터였다. 다른 점은 인터넷에서 확인한 인간형 몬스터, 리자드맨처럼 두 발로 서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죠.”
“그럼 다른 게이트도 모두 최종 진화 버전?”
“예. 다양한 몬스터가 서식하는 게이트는 게이트 내부에서 가장 강력한 몬스터의 최종 진화 버전이 가디언으로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한율이 다시 윙 리자드를 바라봤다.
“……윙 스네이크의 최종 진화니 역시 독을 사용하겠네요.”
“네. 다섯 배. 제 방패도 최대 다섯 번.”
다섯 번밖에 막아 내지 못한다.
하지만 게이트를 수호하는 가디언답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윙 리자드의 날개 깃털에도, 손톱에도 독이 묻어 있습니다. 직접 입으로 뱉는 독보다는 약하지만 분명 방패로 막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위험도로 따지자면 C급 몬스터 중 중상.”
“……그레이 이글하고 비교하면요?”
인터넷을 이용해 몬스터를 확인할 때 보았던 C급 몬스터, 그레이 이글.
“비교 대상이 아니죠. 그레이 이글은 C급 몬스터 중에 상위에 위치해 있으니까요. 그럼 작전을 설명하겠습니다.”
강중기가 바로 입을 열었다. 그는 윙 리자드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아주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한율은 소드 헌터, 한송이는 엑스 헌터와 함께 좌우로 흩어졌다.
자리를 잡고 10분.
저벅. 저벅.
강중기가 앞으로 걸어가 윙 리자드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
“샤아악.”
입을 꾹 다문 채 몸을 푸는 강중기와 울음을 터트리며 천천히 상체를 숙이는 윙 리자드.
“샤아아악!”
윙 리자드가 비명과도 같은 울음을 터트리며 달렸고, 강중기가 방패를 들고 있는 양팔에 힘을 주었다.
콰아앙!
충돌.
촤르르륵!
강중기는 미끄러지듯이 뒤로 밀려났고, 충돌 직전에 몸을 살짝 띄웠던 윙 리자드는 공중으로 살짝 떠오른 채로 뒤로 날아가 바닥에 착지했다.
타아악!
소드 헌터와 엑스 헌터가 동시에 뛰쳐나갔다. 강중기도 마찬가지였다. 방패를 앞으로 내민 채 윙 리자드에게 달려갔다.
세 방향에서 적이 달려와서일까?
빠르게 세 방향을 확인한 윙 리자드가 날개를 펼치고 무릎을 살짝 굽혔다가 펴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당황?
그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적을 공중에 띄우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지금!”
강중기가 큰 목소리로 외치며 허리띠에 달린 주머니에서 작은 구슬을 꺼냈다. 그러자 소드 헌터와 엑스 헌터도 똑같이 준비해 둔 작은 구슬을 꺼내 손에 쥐었다
쉬이익!
푸른 구슬 안에서 튀어나온 밧줄이 공중으로 솟아올라 윙 리자드를 감쌌다.
벗어나기 위해 다시 날갯짓을 하는 윙 리자드와 그런 놈의 행동을 막기 위해 구슬을 잡아당기는 헌터의 힘겨루기.
승자는 헌터들이었다.
“파이어 스피어.”
“파이어볼!”
숲속에 숨어 있던 한율과 한송이가 공중에서 멈춰 선 윙 리자드맨에게 화염의 창, 그리고 화염구를 날렸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황급히 구슬에서 마나를 회수한 헌터들이 뒤로 물러섰다.
쉬이익!
쿠웅!
죽었나?
상대는 C급 몬스터 중 중상위에 위치한 몬스터.
타악!
소드 헌터와 엑스 헌터가 동시에 뛰쳐나갔다. 정신을 잃고 있는 지금, 확실하게 목을 베고 심장을 찔러 목숨을 빼앗기 위해서였지만 그들이 검과 도끼를 휘두르기 직전, 강중기가 큰 소리로 외쳤다.
“물러서!”
타아악!
다리에 힘을 주어 옆으로 몸을 날렸다.
억지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발목에서 고통이 느껴졌지만 소드 헌터와 엑스 헌터는 안도했다.
슈슈슈슈슉!
강중기의 외침이 아니었다면 독이 스며든 깃털이 전신에 박혔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한 소드 헌터와 엑스 헌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다시 달려드는 대신 무기를 비틀어 잡아 심장과 얼굴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윙 리자드가 또 한 번 거친 날갯짓을 해서 사방으로 깃털을 날린 것이다.
슈슈슈슈슉!
전방위 공격. 다른 말로는 광역 공격. 또 다른 말로는 피할 수 없는 공격.
모든 헌터들이 남은 해독제 수량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레온 길드 3팀은 마법사 한율과 함께 가디언과 전투하는 중이었다.
“실드!”
파앗!
커다란 양날 도끼를 사용하는 만큼 신체도 크고 단단하기 때문에 소드 헌터보다 윙 리자드와 가까웠던 엑스 헌터의 앞에 푸른 방패가 생성됐다.
물론 한율은 소드 헌터를 위해서 실드 마법을 사용한 후에 다시 주문을 외웠다.
“큐어!”
파앗!
해독 마법, 큐어를.
***
날개를 활짝 펼치며 사방으로 깃털을 날렸고, 손톱을 길게 뽑아 휘둘렀으며, 입을 쩍 벌려 독을 뱉었다.
최초의 공격에 큰 피해를 입었어도 C급 몬스터는 C급 몬스터.
“와……. 이거 지원 요청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소드 헌터의 중얼거림에 강중기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아냐. 한율 씨의 힘이면 충분해. 계산이 좀 틀어졌지만 문제없어.”
안전하게 게이트를 정리하기 위해 다양한 훈련을 했다. 환상 능력자의 지원을 받아 가상훈련을 반복해 피해에 따라 변화되는 적의 움직임을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즉, 정상적으로 움직이면 안전하게 윙 리자드를 쓰러트릴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쯧. 두 개의 변수가 이 정도까지 힘들게 만들 줄이야’
윙 리자드를 만나기도 전에 탱커 한 명이 방심해서 부상을 입었고, 그런 그를 대신하듯이 한율이라는 복수 능력자가 합류했다.
“조금 달라지리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한율이라는 능력자가 합류해 화력이 늘어난 만큼 서브탱커까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강중기가 다시 윙 리자드에게 집중했다.
왼팔이 날아갔고, 오른쪽 날개가 찢어졌다. 그것도 모자라 체력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계속된 출혈 때문인지 무릎을 살짝 굽힌 채 비틀거리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마무리 작…….”
“키에에엑!”
특유의 울음소리가 아닌 비명.
방패를 버리더라도 더 이상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바로 공격에 들어가려 했던 강중기가 윙 리자드의 비명에 몸을 흠칫 떨며 적을 경계했다.
소드 헌터도 엑스 헌터도 숲속에 숨어 있던 한송이와 치료술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단 한 명, 한율은 달랐다.
타악!
몸을 숨기고 마법을 사용하던 한율이 숲속에서 튀어나왔다.
“한율 씨!”
강중기가 외쳤다. 하지만 한율에게도 이유가 있었다.
비명이 울려 퍼지기가 무섭게 그는 탐지 마법을 사용했다. 숲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기에 적의 공격을 대비할 필요가 없었고, 언제 어디서 불청객이 찾아올지 몰라 반복해서 탐지 마법을 사용하고 있던 것이었다.
“윙 스네이크가 오고 있습니다!”
“……!”
비명은 구원 요청.
최초의 공격이 너무 강한 나머지 공략 순서가 틀어진 것이 역시 문제가 된 것 같았다.
“공격!”
강중기가 큰 목소리로 외치며 앞으로 달려갔고, 그런 그의 움직임에 맞춰 소드 헌터와 엑스 헌터도 달려갔다.
윙 리자드도 움직였다. 윙 스네이크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버틸 생각인지 살기를 일으키며 날개를 활짝 펼쳤다.
‘디그? 실드?’
다른 헌터들과 함께 윙 리자드에게 달려가던 한율이 고민했다.
“……큐어!”
해독 마법, 큐어.
목표는 날개.
가디언답게 마나를 다루는지 큐어 마법이 통하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튕겨 나갔지만, 처음과는 다르게 구원 요청을 날릴 정도로 위기에 처한 윙 리자드였다.
푸른빛은 날개에 스며들었고, 그 광경을 보고 자신의 마법이 튕겨 나가지 않았던 것을 깨달은 한율이 바로 소리쳤다.
“독 제거!”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늦췄던 소드 헌터와 엑스 헌터가 다시 속도를 높였다. 강중기도 몸을 펴서 방패 밖으로 어깨를 살짝 내민 채 속도를 높였다.
슈슈슈슉!
깃털이 사방으로 퍼졌다. 매서운 속도로 날아오는 깃털이었지만 헌터들은 멈추지 않았다. 전신에 깃털이 박히고 있음에도 그들은 계속해서 달려가 무기를 휘둘렀다.
촤아악!
동시에 검과 도끼를 휘두르는 헌터.
쿠우웅!
방패를 높이 들고 아래로 내려치는 강중기.
“모여요! 접근 중인 윙 스네이크는 총 오십육 마리!”
한율이 윙 리자드의 죽음을 확인도 않고 소리쳤다.
5~6마리가 아니다.
56마리.
게이트에 있는 모든 윙 스네이크가 달려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헌터들이 딱딱하게 굳고, 숲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한송이와 치료술사가 부상을 입어 전투 도중에 정신을 차렸음에도 참여하지 못한 헌터와 함께 달려왔다.
“핵을 파괴해도 5분 정도 필요합니다.”
게이트의 핵을 파괴하면 5분 뒤에 탈출용 게이트가 생성된다.
“네.”
고개를 끄덕인 한율과 한송이, 그리고 강중기를 비롯한 헌터들이 한데 모여 탈출용 게이트의 생성을 기다리고 있을 때, 윙 스네이크가 울음을 터트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샤아아악!
사방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윙 스네이크.
윙 리자드의 죽음에 분노한 것처럼 울음을 터트리며 날개를 펼치는 윙 스네이크.
레온 길드 3팀은 최악의 5분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윙 리자드와 전투할 때도 말했듯이 그들은 지금 한율이라는 ‘마법사’와 파티를 맺고 있었다.
“폴!”
기둥 생성 마법, 폴.
쿠구구궁!
한데 모여 있던 헌터들이 기둥에 오른 채로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자연스럽게 한율에게 돌아가는 헌터들의 시선.
“오래는 못 버팁니다.”
“얼마나?”
긴장한 표정으로 묻는 강중기.
한율은 그런 그를 향해 작은 미소를 지어 줬다.
“5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