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180)
177 차원의 문(1)
이름: 차원의 문(차원 거래).
설명: 차원 거래 대상의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문을 생성합니다(차원 거래 능력은 유지됩니다).
이동 차원: 레스트(불가), 에리얼(불가), 언소월(불가), 차원의 벽(불가).
“허, 허허허.”
차원 거래 대상의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것도 홀로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
스킬 이름과 설명란에 적혀 있는 스킬 내용이 알려 준다.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문을 생성해 준다고.
“불가가 뜬 이유는.”
퀘스트 창을 통해 확인한 능력, 즉 스킬창에 등록되지 않은 능력이니 불가능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한율의 시선이 천천히 우측으로 돌아갔다.
이동 차원, 가장 마지막에 등록되어 있는 이동 차원.
“차원의 벽.”
차원 거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동 가능 차원으로 등록되어 있어 한율이 미간을 살짝 좁힌 상태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그때 그의 눈앞으로 세 개의 메시지창이 나타났다.
[에리얼: 계세요?] [레스트: 시간 되십니까?] [언소월: 한율 님,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겠습니까?]“……으음.”
기본적으로 차원 거래 능력을 통해 나누는 대화는 일대일로 대화를 나눈다.
[확인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차원 거래의 능력이 추가됩니다.]이름: 차원 거래.
설명: 타 차원과 거래할 수 있습니다.
대상: 레스트, 에리얼, 언소월.
추가 능력: 경매.
“경매?”
하나의 물건을 목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사고자 할 때 진행되는 거래.
다른 차원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원활한 거래를 위해서, 즉 차원 거래 능력에 부여되어 있는 능력이다.
“차원 거래, 경매.”
한율이 바로 추가된 능력, 경매를 사용했다.
파앗.
눈앞에 나타난 네 개의 창.
상단 중앙에 레스트, 에리얼, 언소월,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는 거래창.
“새로운 능력, 경매입니다.”
[레스트: 정말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군요.]“……큭.”
레스트가 정령왕의 조언이 필요하다. 그 경우, 레스트는 한율에게 도움을 부탁했고, 부탁을 받은 한율이 레스트의 이야기를 에리얼에게 전달했다.
답변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에리얼의 답변을 들은 한율이 그 답변을 레스트에게 전달했다.
[레스트: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군요. 마법사, 레스트라고 합니다.] [에리얼: 오! 상황이 상황이지만 흥미로운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바람의 정령왕, 에리얼이에요.] [언소월: 진주언가의 언소월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메신저 어플 같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한율이 거래 대상자들의 거래창이 아닌 그 옆에 나타난 메시지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퀘스트가 생성되신 분 계신가요?”
[레스트: 생성되었습니다.] [에리얼: 저도요.] [언소월: 제게도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동시다발적으로 생성된 퀘스트.
한율은 그들에게 생성된 퀘스트에 대해 물었고, 그들의 대답을 듣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환장하겠네. 언데드 드래곤, 부활한 최악최흉의 황제, 그리고 봉인당한 정령왕.”
지구 전체가 게이트화되는 것만큼이나 최악인 퀘스트였다.
[레스트: 그래도 3년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또한 퀘스트를 완료할 시에 생성되는 스킬이라는 것도 있습니다.]모두에게 3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죠. 오히려 빠르게 끝낸 쪽에서 다른 차원을 돕는 것이 가능하죠.”
[에리얼: 에? 기다릴 필요가 없다?] [레스트: 정확하게는 한율 님의 차원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야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지만 우리 쪽은 다릅니다.]차원의 조각을 흡수하기 위해 아공간으로 도망친 언데드 드래곤.
찾으면 된다.
아공간을 펼친 장소를 추적하고, 아공간이 펼쳐진 장소를 조사해 좌표를 확인한 다음 직접 아공간으로 이동해 언데드 드래곤을 토벌하면 된다.
봉인에서 탈출하는 정령왕.
마찬가지다. 차원의 조각을 흡수한 정령왕은 다른 정령왕들이 합심해서 펼친 봉인을 뚫고 아공간을 탈출한다. 그러니 차원의 조각을 완벽하게 흡수하기 전에 아공간으로 이동해 놈을 처리하면 된다.
부활하는 악황제.
마찬가지다. 차원의 조각을 흡수한 악황제가 다시 깨어나기 전에 놈을 찾아 쓰러트리면 된다.
3년이라는 시간.
그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사람은 한율밖에 없었다.
[레스트: 일단.]한율의 시선이 덧씌워진 레스트의 메시지창을 바라봤다.
[레스트: 쉬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이야기를 하죠.]***
⤷ S급 게이트의 등장 예고!
⤷ 각성한 모든 이들의 앞에 나타난 최악의 퀘스트!
⤷ 너무나 짧은 시간 3년!
대한민국 헌터 협회.
자리에 앉아 물끄러미 퀘스트를 확인하던 김환성이 오른손을 들어 이마를 꾹꾹 눌렀다.
“3년…….”
큰 사건이 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너무나 조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급 게이트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떠올린 최악의 상황은 A급 게이트의 생성.
A급 게이트만 해도 S급 헌터들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게이트였기 때문이다.
“환장하겠네 진짜.”
한숨을 푹 내쉰 김환성이 의자에 편히 앉아 천장을 바라봤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기를 10분.
“퀘스트.”
김환성이 퀘스트창을 열어 이번에 생성된 퀘스트를 다시 한 번 읽었다.
이름: S등급 게이트.
설명: 3년 후, 12월 26일. S등급 게이트가 생성됩니다. 게이트의 핵을 파괴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지구는 게이트가 됩니다.
보상: 게이트 생성 속도 감소.
“하아아…….”
혼란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침묵을 해야 정상이었고, 그 생각은 상위 등급 헌터 모두가 인지한 사항인지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퀘스트는 초능력을 각성한 전 헌터에게 생성되었다.
퀘스트가 생성되고 10분.
겨우 10분.
하위 등급 헌터가 퀘스트 내용을 세상에 흘렸고, 그 내용은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구의 게이트화인가.”
지구의 게이트화가 무슨 뜻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추측 내용이 있었다.
전 세계에 몬스터가 등장한다.
바다에는 해양 몬스터가.
육지에는 육상 몬스터가.
하늘에는 비행 몬스터가.
“진짜 이게 다행이라니. 하, 하하…….”
지구의 게이트화가 전 세계 곳곳에서 몬스터가 등장한다는 뜻이라면 헌터들은, 그리고 일반인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무기를 들고 싸울 것이 분명했다.
도망칠 곳이 없으니까.
바다에도 몬스터가 있고, 하늘에도 몬스터가 있다. 땅 위에도 당연히 몬스터가 있다.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대피처는 행성 밖. 즉, 지구 외 다른 행성이었지만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다.
과학 기술은 지구를 대신할 다른 행성에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든 과학자, 천재들이 한데 모여 방법을 구상한다?
3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3년이라는 시간은 길면서도 짧다.
그 시간 내에 방법을 구상하는 것을 넘어 실행에 옮겨 현실화시켜야 한다.
똑똑똑.
-협회장님.
문 밖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에 김환성이 대답했다.
“들어와.”
끼이익.
대답 대신 천천히 열리는 문.
협회장실을 방문한 단발머리의 아름다운 여성, 임지혜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10시 32분. 10시 36분.”
“……?”
“대전, 그리고 인천에 A급 게이트가 생성되었습니다.”
“둘 다 A급 게이트?”
“예. 브레이크 현상이 발생하기까지 한 달 이상이 필요하나 둘 다 A급 게이트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김환성이 대책을 세우기 위해 천천히 고개를 내려 임지혜를 바라봤다.
자연스럽게 대책 회의를 언급하려던 그때, 미간을 살짝 좁힌 김환성이 그녀에게 다른 질문을 던졌다.
“다른 나라의 상황은?”
“……동일합니다. A급 게이트가 나타났습니다.”
“숫자는?”
“최소 1개, 최대 3개이며 제한 시간은 3개월에서 4개월 사이라고 합니다.”
“…….”
대전과 인천에 A급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S급 헌터가 작전에 참가해도 큰 피해 없이 소멸시킬 수 없는 A급 게이트가 두 개나 생성되었는데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일본과 중국도 마찬가지냐?”
“네.”
“즉, 타국의 지원 없이 소멸시켜야 한다는 건데…….”
현재 대한민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S급 헌터는 채현수, 이강현, 그리고 송아연이다.
A급 게이트를 소멸시키기에는 매우 부족한 숫자였지만 공식적으로 인정한 S급 헌터가 세 명일 뿐이다. 비공식 S급 헌터까지 게이트 소멸 작전에 참가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A급 게이트를 소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율이, 세혁이, 그리고 배희연 헌터인가.”
확실하지는 않다.
하지만 회의가 끝나자마자, 김환성은 한율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의 전에 무공을 가르친 이가 있느냐.
한율은 그 질문에 “마탑 소속 헌터와 협력 업체인 청일 그룹의 A급 헌터인 배희연에게 무공서를 주었습니다.”라는 대답을 주었다.
중국에 나타난 초대형 게이트를 소멸시키고 귀국한 당일에 무공서를 전달했다는 대답도 덤으로 들었고 말이다.
“총 여섯 명.”
회의 다음 날, 김환성은 A급 헌터들을 불러 모아 무공서를 전달했다. 당연히 회의 내용을 알리고 한율의 도움을 받아 ‘마나 맹약’을 맺었다.
“3개월 뒤에 A급 게이트가 생성되었다면 조금 달라졌겠지만.”
국가 회의가 끝나고 20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열심히 무공을 수련 중인 A급 헌터들 중에 S급 헌터가 된 이는 없었다. 그러니 공식, 비공식 포함 여섯 명의 S급 헌터가 중심이 되어 A급 게이트를 소멸시켜야 했다.
시간이 걸려도 하나씩, 하나씩.
“지혜야. 청일 그룹, 그리고 마법사의 탑에 연락해라. 도움을 받아야겠다.”
“네, 알겠습니다.”
***
저벅저벅.
마법사의 탑에 소속된 마법사 중에 각성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없다고 해도 TV도 시청할 수 없는 외지에 살고 있지 않은 이상 모를 수가 없다.
헌터 협회의 요청을 받아 각 헌터에게 연락을 취한 한율이 해야 할 일을 마치기 위해 강의실 문을 열었다.
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를 하던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옆자리에 앉은 마법사, 뒷자리에 앉은 마법사와 대화를 나누던 마법사.
스마트폰 화면만 빤히 바라보고 있던 마법사.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를 하고 있던 마법사.
빠른 속도로 걸어 단상 위로 올라간 한율, 그가 다시 한 번 강의실을 살폈다.
빈자리는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3년 후.”
“…….”
말문을 열기가 무섭게 몰려드는 사람들의 시선.
한율이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S급 게이트가 출현합니다. 퀘스트에 따르면 지구 전체가 게이트화가 된다고 하니 도망칠 곳도 없죠.”
“……꿀꺽.”
도망칠 곳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