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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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사양하지 않는 욱일공격대의 과감한 정권 탈환, 그리고 빠른 행정조직 안정화에, 일본을 주시하고 있던 세계 각국은 제법 놀랐다.
무력으로 일어선 반정 세력이니만큼 내치 안정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욱일공격대는 무력만 보유했을 뿐, 아무런 정치적, 사회적 기반이 없기에 더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욱일공격대는 빠르게 내치 안정화에 성공한 것이다.
시민들은 불안해하면서도 다시 생업에 돌아갔고, 관공서나 학교 등도 정상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잠시 타격을 입었던 수출입 무역도 재개되었다.
여기에는 미쓰비시그룹에서 데려와 행정각부에 내리꽂은 경영진들의 활약이 큰 도움을 발휘했다.
“이렇게 빠른 시일 안에 혼란이 종식될 줄은 몰랐다. 아마 실각한 투베 총리조차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권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피를 제법 흘렸다. 하지만 탈환 이후 욱일공격대는 더 이상의 피를 원치 않고 있다. 오히려 정상국가로 되돌아가기 위해 합리적인 선심성 정책을 아낌없이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 모든 준비를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마쳤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만약 욱일공격대가 지금의 모습을 변함없이 유지한다면, 일본은 그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의 국가로 거듭날 것이다. 그것이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국제정치전문가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평을 남겼다.
그들은 특히 욱일공격대가 단순히 사익 추구나 독재를 위해 반정을 든 게 아니라는 점을 주목했다.
“욱일공격대는 제대로 된 국가통치조직이 되고 싶어 하는 듯이 보인다. 헌법 소멸 이후, 욱일공격대가 보인 행정적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처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유혈이 낭자하는 무차별 숙청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생각했다.
통치권을 쥐었으니 자기들한테 반기를 들 만한 이들을 사정없이 쳐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욱일공격대는 생각보다 관대했다.
특히 그들은 기업가나 일반 행정실무진, 그리고 국민들에게는 일절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 자기들에게 적대하지만 않는다면 자비로운 면모를 보였다.
그것은 진정한 힘을 가진 강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였다.
다만 ‘반정부 시위’를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상황 파악이 안 된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욱일공격대를 규탄하면 곧바로 경찰을 동원해서 체포했다. 애초에 그런 이들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또한 기업가들을 완전히 풀어주지는 않았다.
특히 해외로 피신한 재벌 기업가들의 국내 자산은 전부 몰수 조치를 취했다. 국내에 남아 있는 건실한 기업가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헌납’을 요구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해 주시오. 강요하지는 않겠소.”
그렇게 은근한 압박을 흘리는데, 감히 모른 체 할 수 있는 기업가들은 없었다.
국내에 잔류한 기업가들은 어느 정도 뜯길 것은 예상하고 있었기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회사 및 공장 유지에 관련된 것을 제외한, 불필요한 재산의 일부를 국가에 증여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금액이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욱일공격대는 크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이에 여유 자산을 반강제로 내놓은 기업가들은 이것이 ‘길들이기’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즉 카오리는 재산을 빼앗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순순하게 협조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도를 확인하자 기업가들은 오히려 더욱 안심하고 카오리를 신뢰하게 되었다.
물론 모든 기업가들이 발 뻗고 잘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국내에 잔류한 기업가들 중 중대한 경제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곧바로 검찰의 기소를 받아 구속되었다.
“일본 경제를 좀먹어온 이들을 용서해선 안 됩니다. 이것은 일본의 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무턱대고 체포한 게 아니라, 일정 금액 이상의 큰 경제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한했다.
극우 청년단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란군은 규슈 지역까지 내몰렸다. 후쿠오카의 북쪽 해안까지 밀려난 이들은 앞으로 어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그저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만 있을 뿐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규탄하는 정부가 투베 정부인지, 지금의 카오리 정부인지, 그들 자신조차도 헷갈려 하고 있다는 점.
그 때문에 카오리 정부가 무리해서 그들을 토벌하지 않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해석도 있었다.
유지웅은 일본에서 거둔 소기의 성과에 일단 만족했다.
골동품 및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한 재벌 회장들을 미군기지까지 데려다 줌으로써, 그들이 보유한 모든 문화재와 미술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가치를 전부 돈으로 환산하면 나라 하나를 거뜬히 살 수 있을 정도는 될 것이다.
미군의 도움을 받아 문화재와 미술품을 남김없이 제니스 타운으로 보냈고, 제니스 박물관 직원들은 난데없이 늘어난 일거리에 비명을 질러야 했다.
“카오리 아이, 생각보다 제법이네. 아주 바보는 아니군. 능력이 있어.”
유지웅은 근래 일본이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진심으로 감탄했다.
범상치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과감하고 빠르게 내치를 안정시킬 줄은 몰랐다.
심지어 첨단수출산업 공장들은 언제 영업을 멈추었냐는 듯이 생산과 수출을 재개했다. 물론 회사 오너들은 해외로 피신한 상태였지만, 실무 사장단 및 직원들에 의해 회사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로 오너 일가가 보유했던 지분은 카오리 정부의 긴급명령에 의해 국가로 귀속된 상태였다.
“아예 회사를 꿀꺽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외국 소유 지분은 전혀 안 건드리고 말이야.”
“의외의 전개에 백악관도 약간 당황한 상태입니다.”
지모 대위가 얼른 말을 받았고, 유지웅은 이해한다는 듯이 작게 끄덕거렸다.
“요즘 그쪽은 어떻죠?”
“미국으로 피신한 일본 재벌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의회를 드나들며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음, 그럼 일본판 이승만이 나올 수 있을까? 일단 우리도 일본판 이승만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해야 할까?”
유지웅이 중얼거렸고, 그 뜻을 알아차린 지모는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한국 해방 당시, 미국을 등에 업고 국내 친일파와 손잡아 자기 권력 장악에만 몰두했던 독재자. 지금 일본에서도 그런 인물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그때와는 상황과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게 될 것이다.
“이참에 일본 내에 친제니스파를 키우고, 적당한 인물이 들어와서 카오리를 몰아내고 친제니스파를 중용하게 하면…… 아, 그럼 모든 게 너무 쉬워져서 재미가 없어지잖아. 다이내믹한 맛이 사라지겠네.”
지모는 진심으로, 지금 유지웅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머리를 한 번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백악관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저번에 대통령과 합의하신 대로 일본 분열 구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형태로 될 것인지 이제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야겠죠.”
“욱일공격대가 일왕 일가를 없어버린 것 때문에 틀어진 게 제법 되지요?”
“일왕 일가는 아직 멸문한 게 아닙니다. 살아남은 적통 남성이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요?”
“물론 아직 그 존재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왕의 피를 이은 남성.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이대로 쓰지 않고 묻어버릴 수도 있는 카드다.
유지웅은 씩 웃었다.
“미국 가야겠네요.”
센죠 회장은 일본재건위원회 사무장을 맡고 있었다.
일종의 일본 임시정부 같은 기구였다. 해외로 피신한 일본 재벌 회장, 그리고 일본을 벗어난 국회의원들이 다수 가입한 해외조직이었다.
이름 그대로 욱일공격대에 통치권을 빼앗긴 일본을 되찾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었다.
위원장은 국회 참의원 의장 출신인 도테가 맡았다.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조직의 얼굴을 맡고 있다면, 기업가 출신들이 실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이 된 상태였다.
센죠는 발이 닳도록 하루가 멀다 하고 의회와 백악관을 드나들며 입이 마르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 중이었다.
미국만 끌어들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
재건위원회에 소속된 모든 이들이 굳게 가지는 믿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센죠는 휴만 상원의원의 은밀한 저녁식사 초청을 받았다.
“일본의 미래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싶으니, 위원회 내부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넷을 데리고 함께 오시오.”
센죠는 참의원장 출신 도테 위원장과 중의원장 출신 오치마 부위원장, 미쓰비시그룹 회장 출신인 가야지마, 마지막으로 투베 총리의 오른팔이었던 신구로 대신을 거느리고 약속 장소로 조용히 향했다.
약속장소는 휴만 상원의원의 저택이었다.
그리고 휴만은 혼자가 아니었다. 놀랍게도 미국의 부통령 메이슨이 함께 하고 있었다.
여기에 조엘 국무부 장관, 에드워드 국방부 장관, CIA국장 올리버도 대동한 채였다.
농담이 아니라, 이들을 설득할 수만 있다면 미국을 움직이는 것도 과언이 아니라 할 만큼, 미국의 주요 실세들이 모여 있었던 것이다.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어서 앉으십시오. 일단 한 분이 안 오신 관계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아직도 오지 않은 한 명이 있다? 재건위원회 측은 그게 누구인지 궁금했다.
그러고 보니 큰 원형 테이블에 빈자리가 하나 보인다.
공교롭게도 빈자리는 좌우로 일본 인사와 미국 인사를 공평하게 두는 위치였다.
부통령이 바로 오른쪽, 도테 위원장을 바로 왼쪽에 앉히는 위치였던 것이다.
‘부통령보다 더 중요한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트럼프 대통령뿐일 텐데, 그가 이 자리에 올 이유가 없지 않은가.
상원의원이 비밀리에 주최하는 양국 실무 회의장, 그곳에 초청을 받으면서 부통령보다 상석에 앉을 만한 인물은?
“이야, 다들 일찍 오셨네요. 늦어서 미안해요. 미국이랑 우리 집이 원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말이죠.”
익숙한 목소리가 쾌활하게 인사를 건넸고, 센죠 사무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돌아봤다.
바로 얼마 전에 자신을 구출해주고 수집품을 양도받았던 인물, 유지웅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빈자리를 향했다.
“아, 저는 여기 앉으면 되나요?”
“물론입니다, 의장님. 편히 앉으십시오.”
휴만 상원의원이 직접 일어나서 손수 유지웅을 자리까지 안내했다.
유지웅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앉으며 깍지를 꼈다. 팔꿈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상체의 중심을 비스듬하게 앞으로 내민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래로 취급하는 듯한 자세요, 기백이었다. 한 점의 어색함도 없이 한 폭의 그림처럼 잘 어울린다.
“식사는 다들 하셨나요?”
“의장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럼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죠. 먼 길 오느라고 배고파 죽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일본측 인사들은 바짝 긴장했다.
백악관 실세들, 여기에 유지웅까지 가세했다.
이 자리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가 앞으로 일본의 천년을 결정하게 될 거라 생각하니, 다들 호흡이 가빠졌다.
“아참, 센죠 회장님. 수집품은 내가 잘 챙겼습니다. 회장님 대신 영구적으로 제가 아껴주고 보살펴줄 테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