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52)
나는 귀족이다 1356화
[헬조선 편]
73장 인간 재앙(3)
하루 자고 일어났더니 대영박물관 이 사라졌다.
이 어이없는 현실에 런던 시민들은 괴수를 물리쳤다는 기쁨도 잠시 잊 은 채 혼란에 빠졌다.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고,박물 관 주변은 이야기를 듣고 몰려든 사 람들 덕분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씽크홀? 런던 한복판에?”
“아냐,싱크홀이 아니야. 잘 보면 엄청 커서 그렇지 저기 바닥이 보이 잖아,
“어,그러네?”
“이건 씽크홀이 아니라 그냥 거대 한 크레이터야.”
“대영박물관이 폭발이라도 한 건 가? 혹시 괴수가 폭발을 일으키는 에너지 구슬 같은 걸 박물관 안에 남겼나?”
많은 이들이 폭발을 의심했다.
“근데 폭발음 같은 건 전혀 못 들 었는데? 그런 게 들렸으면 벌써 주 변에서 난리가 났겠지.”
“크레이터 표면을 봐. 아주 매끈하 네. 저기 어딜 봐서 폭발 흔적이라 는 거야?”
“무슨 아이스크림 퍼낸 것처럼 깔 끔한데? 단순 폭발로 크레이터 표면 이 저렇게 되는 게 가능해?”
그리고 어디에나 눈치와 판단이 빠 른 이들이 있다.
“이런 경우는 지금까지 딱 두 번 있었지.”
“일본의 황거,프랑스의 루브르
“야,제니스 타운 관련 SNS 소식 좀 뒤져 봐. 거기 틀림없이 뭔가 올 라와 있다.”
판단이 빠른 이들은 재빨리 제니스 타운과 관련된 한국 SNS 소식을 뒤 졌다. 그리고 원하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일본의 황거,프랑스의 루보르, 영국의 대영박물관까지. 이거 진짜 냐.
-와…… 기어이 3종 패키지 세트 를 만들어내셨네. 정말 유지웅 형님
이 존경스럽다.
-일본과 프랑스와 영국의 자랑을 모두 한국에서 마음껏 관람해 보세 요!
놀랍게도 사라진 대영박물관은 제 니스 타운에 있었던 것이다.
그 거대한 박물관 터를 하루아침에 어떻게 가져갔는지는 이제 놀람지도 않다. 또 신수가 도와준 것일 테니 까.
다만 행정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에 빠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우리
에게 양해도 구하지 않고 대영박물 관을 가져가다니.”
“박물관을 빌려준다고 했지,가져 가라는 말은 한마디도 한 적 없습니 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무단으로 가져갈 수 있단 말입니까?”
“총리 각하,유지웅 의장에게 이 일을 따지셔야 합니다.”
몇몇 각료들이 크게 분개하며 들고 일어났다.
하지만 총리는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이 사태를 최대한 차분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머리
를 굴렸다.
‘이미 가져간 걸 되돌려 달라고 한 들 우리 영국 체면만 나빠질 뿐이 다.’
어쩌면 10년 동안 빌린다는 것에 는 제니스 타운에 가져다 둔다는 개 념까지 포함되어 있었을 수도 있다.
이미 황거와 루보르의 전례가 있으 니,유지웅은 영국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거라 여기고 자세한 설명을 생략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영박물관을 원래 있던 곳에 두라고 말한다면?
‘아니,분명히 빌려준다고 했잖아
요. 와,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어 요? 설마 괴수들을 다 처리하고 나 니까 이제 와서 말을 바꾸시려는 건 가요?’
‘나 화났음. 영국에는 에그파우더 안 팔 거임. 탈모 치료도 영국인들 한테는 안 해줄 거임.’
‘결정체 산업도 영국에는 진출 안 할 거임. 결정체가 사용된 어떤 부 품도 영국에는 못 들어가게 할 거 임. 결정체 반도체 수출 금지되면 영국 전자기기 시장 박살 날 거임.’ 대충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을까? 물론 저런 발언을 직접적으로 하지
는 않겠지만,행동으로 보여줄 것이 다.
총리는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받아들일 건 받아들입시다.”
“총리 각하. 하지만……!”
“이제 와서 제자리에 돌려놓으라고 한들 우리 꼴만 더 우스워질 뿐입니 다. 유지웅 의장은 처음부터 제니스 타운에 W년 동안 옮겨둘 생각이었 던 거예요. 괜히 그를 자극하면 10 년 뒤에 온전히 돌려받을 가능성만 줄어들 뿐입니다.”
각료들은 주먹을 꽉 쥔 채 분함을
삼켜야 했다.
“의회에서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자칫 신임을 잃고 내각 총사퇴로 이 어질 수도 있습니다.”
“잘 설득해야지요. 의회도 바보는 아니니,이 상황을 이해할 겁니다.”
“국민들의 시선은 어떻게 합니까?”
“무능한 내각으로 낙인찍히지 않으 려면 처음부터 거래 조건에 포함되 어 있었다고 밝혀야지요,”
결국 총리 대변인은 대영박물관을 향후 W년간 제니스 타운에 빌려주 기로 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발표했 다.
“……유지웅 의장님의 편의를 위해 대영박물관을 제니스 타운에 유치한 다는 전격적인 협의를 맺었으며
국민들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했 다. 행정부를 향해 분노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니,박물관을 빌려주는 거야 그 렇다 치더라도,멀쩡한 박물관을 왜 퍼가게 놔두는 거야?”
“맞아. 그냥 여기에 두고 유지웅 의장이 관리만 하면 되는 거잖아.”
“총리는 제정신인가? 아무리 그래 도 그렇지,어떻게 박물관을 제니스
타운으로 가져가라고 할 수 있어?”
그런 비난에 반발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사람이라면 은혜를 알아야지,애 초에 전소돼서 없어질 뻔한 박물관 을 구해줬는데 이제 와서 이렇게 나 오는 게 과연 사람이 할 짓인가?”
“아니,10년 동안 빌려주는 건데 당연히 쿨하게 배송해드려야지,그 럼 유지웅 의장님이 이 먼 영국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관람해야 하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맞아, 결국 실질적인 관리도 우리 영국이 하게 되는 걸 텐데,그건 런
던에서 태어나 평생 런던에서만 살 아온 영국인인 내가 봐도 너무 심했 다.”
“근데 당신 발음에서 독일어 억양 이 느껴짐.”
대영박물관 이전은 제법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결국 내각은 무사 히 의회의 신임을 지킬 수 있었다.
총리 측과 사적으로 자세한 이야기 를 나눈 의원들은 현실적으로 어찌 할 방법이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영국 내 결정체 산업 진출과 10 년 뒤 온전히 대영박물관을 돌려받
기 위해서라도,지금은 잠자코 있어 야 합니다.”
“분하지만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 다.”
* * *
일본 황거,프랑스 루보르,영국 대영박물관.
삼종 세트를 맞춘 유지웅은 뿌듯해 져서 자신의 수집품들을 둘러보았 다.
이미 황거는 옛날에 보수공사를 마
치고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루보르도 상하수도와 전기가 복구되 는 즉시 개장을 하게 될 것이다.
“대영박물관은 보수공사 마치려면 좀 오래 걸리겠다. 아무래도 규모도 너무 크고 해서 말이야.”
“지응이 네 수집품이 하나둘씩 늘 어가니까 나도 기분이 좋아.”
“우리 효주를 위해서라도 어디서 보석 박물관 같은 거라도 하나 가져 오면 좋겠는데. 그런 건 없나?”
“차라리 보석을 그냥 사서 진열하 는 게 낫지 않을까?”
“그건 너무 재미가 없잖아, 남이
꾸며놓은 걸 합법적으로 가져오는 게 재밌고 편하지. 음…… 사우디 같은 곳에는 왠지 보석 박물관 같은 게 있을 것도 같은데.”
“그런 건 있어도 국왕 전용이지 않 을까?”
“나중에 한 번 알아보긴 해야겠어. 대외에 공개 안 된 보석 박물관 같 은 게 있는지 없는지. 사우디에는 분명히 그런 게 있을 거 같단 말이 지.”
금,사파이어, 루비 등 다양한 보 석을 전시하는 보석박물관은 의외로 흔히 존재한다.
하지만 유지웅이 말하는 보석박물 관은 그런 학술적인 의미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극도의 호화로움과 사치스러움을 정체성으로 삼는, 진정한 의미에서 의 보석 창고를 말한다.
뿌듯한 수집품들을 둘러보고 있는 데,비서실장이 급히 유지웅을 찾아 왔다.
“의장님,영국 대사가 도착했습니 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 알았어요,금 방 가보죠. 효주,너도 갈 거야?”
“아니,난 좀 더 둘러보고 있을게.
내부 단장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도 좀 해봐야 하고. 어차피 10년 뒤 에 돌려줄 거 아니잖아?”
“그럼. 영원히 이곳에 있을 거니까 어떻게 꾸며서 우리 아이들에게 물 려줄지 잘 생각해 보자.”
둘의 대화를 들으며 비서실장의 표 정이 흠칫 변했다.
‘W년 임대 아니었나? 의장님께서 는 설마 돌려주실 생각이 전혀 없으 신 건가?’
지금 제니스 컴퍼니 그룹 내부에서 도 대영박물관을 놓고 온갖 말이 많 았다.
일본의 황거와 프랑스의 루보르는 이미 오롯한 유지웅의 소유물이 되 었다. 그에 비해 대영박물관은 어디 까지나 10년 임대에 불과하다.
과연 W년 뒤에 유지웅이 돌려줄 지 안 돌려줄지를 놓고,임직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그 답을 알아 버린 것이다.
차량이 출발했고,좌측 뒷좌석에 앉은 비서실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의장님,대영박물관은 10년 임대 가 아니었습니까?”
“10년이 영원이 될 수도 있는 거 죠. 세상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겁니다.”
“혹시 처음부터……
“맞아요. 안 돌려줄 생각으로 가져 온 겁니다.”
“다짜고짜 그냥 달라고 하면 거부 감이 크잖아요? 총리도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 거고요. 하지만 일단 10년만 빌려준다고 하면 그들도 좀 더 쉽게 결정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요.”
그렇지만 이유 없이 돌려주지 않
는다면 의장님을 향한 비난 여론이 커질 겁니다.”
“10년이면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핑계거리를 10만 개는 만들고도 남 을 시간입니다. 괜찮아요.” 비서실장은 소름이 돋았다.
역시 이 정도 배포를 가지고 있어 야 제니스 컴퍼니 같은 거대한 기업 을 일굴 수 있는 거구나 싶었다.
대영박물관을 처음부터 돌려주지 않을 셈으로 가져왔다니.
“어차피 그놈들도 다 남들한테서 약탈한 것으로 채워서 만든 박물관 입니다. 피와 고통의 상징이죠. 하지
만 이 제니스 컴퍼니에서는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게 될 겁니다.”
“애초에 의장님께서 영국에 직접 가지 않으셨다면 대영박물관은 지금 전혀 존재하지도 않았겠지요. 어쩌 면 대영박물관 입장에서는 의장님의 수집품이 된 게 행운일 수도 있겠습 니다.”
“아부 같군요. 하지만 저는 그런 아부는 얼마든지 좋아합니다. 앞으 로도 많이 해주세요.”
비서실장은 다시금 속으로 식은땀 을 흘렸다.
이제 유지웅을 모신 지 꽤 되었지
만 아직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가늠 이 힘들다.
유지응은 영국 대사를 만나서 밝은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부드러워지자 영국 대사는 예정대로 대영박물관 이야기를 꺼냈다.
계약 체결 전에 임대에 대한 것을 다시 한번 못 박으려는 의도도 있었 다.
유지웅은 시원하게 인정했다.
“임대 기간은 아무 걱정하지 마세 요. w년 뒤에 전혀 문제없이 돌려
드리겠습니다. 단 한 점의 유물이라 도 없어지거나 훼손되는 일 없이 말 끔히 돌려드릴 겁니다. 계약 조항에 그 부분도 주가하기로 하지요.”
“감사합니다. 그럼 바로 계약을 체 결하겠습니다.”
영국 대사는 계약서를 꺼냈다.
영국 정부와 유지응 사이에 이뤄지 는,대영박물관 임대 및 반환에 대 한 협의를 담은 계약서였다.
영어와 한국어로 작성된 계약서는 한눈에 보기에도 빡빡한 조항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10년 뒤에는 대영
박물관을 무사히 돌려받겠다는 영국 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런 종이쪼가리가 힘 앞에서 무 슨 소용이 있다고. 지들이 그걸 더 잘 알면서.’
유지응은 속으로 혀를 차면서 서명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