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51)
나는 귀족이다 1355화
[헬조선 편]
73장 인간 재앙(2)
고양잇과 맹수를 닮은,온통 붉은 털을 자랑하는 괴수는 마침내 목적 했던 곳에 섰다.
괴수가 이곳까지 온 이유는 오직 단 하나다.
바로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 니,부탁이라기보다는 명령이라고 해야 옳을까.
괴수는 자신을 이곳으로 인도한 인 간의 모습을 떠올렸다.
동시에 그가 자신의 뇌리에 강하게 남긴 사념을 곱씹었다,
‘여기를 찾아라.’
‘여기에 도달해라.’
‘여기를 부숴라.’
‘아무것도 남기지 마라.’
괴수의 뇌리에 잔류하는 사념을 인 간의 언어로 바꾼다면 아마 이 정도 쯤 될 것이다.
인간의 언어를 알지 못하는 괴수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간결하고 확실 한 명령이었다.
괴수는 이곳이 어디인지 몰랐다.
인간들이 대영박물관이라 부르는, 영국 최고의 박물관이라는 것을 알 지 못했다.
또 영국이 한창 패권주의를 펼치던 시절부터 타국에서 줄곧 약탈한 문 화재 전리품들이 그 안을 가득 메우 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800만 점 이상의 유물과 예술품이 보관된,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사 실도 몰랐다.
괴수에게 있어 이곳은 그저 부숴야 할 곳이었다.
그래서 움직였다.
-캬오오오!
“괴수가 대영박물관에 도달했습니 다!”
“박물관 중앙 정원에서 더 이상 움 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괴 수의 목적지가 대영박물관이었던 것
같습니다!”
“포효를 지르고 있습니다! 지금까 지 보이지 않았던 공격성을 내보이 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대영박물관이 위험합니 다!”
영국 총리는 하얗게 질렸다. 내각 각료들도 다들 크게 다르지 않은 표 정이었다.
대영박물관이 어떤 곳인가.
세계 3대 박물관이자 800만 점 이 상의 유물과 문화재가 보관된,영국 의 자존심이자 자긍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하필이면 괴수가 저곳을 노리다니.
‘루브르에 이어서 우리 대영박물관 까지?’
‘괴수들은 왜 이렇게 문화재를 없 애지 못해서 안달인 거지?’
오죽하면 그런 생각을 하는 각료들 도 있었다.
물론 괴수가 박물관을 직접 습격한 것은 이번이 겨우 두 번째이고, 일 부러 그랬다고 억측하는 것은 무리 가 있다.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식 으로라도 억울함을 풀고 싶은 마음 이 있는 것이다.
“총리 각하,대영박물관을 구해야 합니다!”
차라리 일반인 사망자가 천 명쯤 나더라도 대영박물관을 살리는 게 낫다. 장기적으로,그리고 나라 전체 입장에서 볼 때는 그게 훨씬 이득이 다.
하지만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도,누구도 그런 말을 입에 내지는 않았다.
대영박물관이 전소하는 한이 있더 라도 단 한 명의 인명이 소중하다, 정치인은 적어도 그런 식의 발언만 해야 한다.
“방법이 있겠소?”
“유지웅 의장님한테 요청을 합시 다.”
“지금 연락이 안 된다고 하지 않습 니까?”
“해당 지역에 헬기를 보내 외부 스 피커로 알릴 거라고 합니다. 곧 의 장님과 대화가 될 겁니다.”
과연 그 말대로,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총리는 유지웅과 통신 연결이 될 수 있었다.
-들었습니다. 지금 대영박물관이 위험하다면서요?
“네,부탁합니다. 방법이 없겠습니 까?”
-제가 소원권을 다 써버려서 현재 로써는 방법이 없습니다,
총리는 커다란 절망감이 가슴을 억 누르는 것을 느꼈다.
정녕 방법이 없는 것인가.
커다란 상황판에 나타난,괴수가 정원을 부수고 있는 모습이 마음 아 프게 다가왔다. 아직 박물관 건물이 나 유물들은 무사하지만,정원을 파 괴하고 나면 곧이어 박물관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부숴 버리고 말 것이
다.
그 파괴 행각이 끝난 후,과연 무 사한 유물을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신수한테 강력하게 부탁 을 해볼 순 있습니다. 저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지금 시간 이 매우 촉박하니 바로 연락을 해보 겠습니다.
“오,그래 주시겠습니까?”
-그 대신 저에게 뭘 해주실 건가 요?
총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너무 대놓고 물어보니 무슨 대가를 지불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지?
-아,저도 지나친 대가를 바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제가 신수를 설 득해서 이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대영박물관과 그 안에 있는 유물들 이 전소하는 것은 당연한 거잖아요? 그렇죠?
“그,그렇습니다. 그만큼 지금 상황 이 심각합니다.”
-그 대신 한 W년 정도 제가 대영 박물관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유물에 대한 권리를 위임받을 수 있을까요?
쉽게 말해 10년 동안 독점으로 빌 려서 사용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아, 물론 지금까지처럼 일반 대중에도 공개 전시를 할 겁니다. 제가 혼자 꽁꽁 싸매고 저 혼자만 보겠다는 의 미가 아닙니다.
총리는 다른 각료들과 눈이 마주쳤 다. 각료들은 얼른 받아들이라는 둣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예 없어지는 것보다는 10년 정 도 빌려주는 게,아무리 생각해도 낫지 않은가?
국가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w년 은 그리 긴 세월이 아니다. 적어도 없어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큰
가치가 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물관을 구 해주십시오!”
-지금 바로 신수한테 엎드려서 싹 싹 빌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함 께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통신이 잠시 끊어졌다.
그 몇 초 안 되는 시간이 마치 몇 시간처럼 길게만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형 상황판에서 는 붉은 고양이과 맹수처럼 생긴 거 대한 괴수가 대영박물관 정원을 때 려 부수고 있었다.
그리고 괴수는 마침내 본관을 향해 어슬렁어슬렁 다가가고 있었다.
본관이 부서지면 그 안에 보관된 수많은 유물들도 함께 박살이 나고 말 것이다.
‘아아!’
‘신수를 설득하지 못한 건가! 아니 면 아직 설득 중인가!’
‘신수한테 연락을 하고 상황을 설 명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신수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그동안 적지 않은 유물들 이 파괴될 것이다.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괴수가 본관 외벽을 향해 달려드는 것을 본 순간, 각료 중 많은 이들이 눈을 질끈 감았다.
“우와아!”
“뭐야,무슨 일이지?”
“쓰,쓰러졌다!”
눈을 질끈 감았던 각료들은 갑자기 주변에서 울린 환호성에 놀라서 얼 른 눈을 떴다.
그리고 그들은 볼 수 있었다. 괴수 의 머리가 완전히 사라진 채로 푹
쓰러져 있는 모습을.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그걸 왜 묻습니까? 혹시 전혀 못 봤어요?”
“네,저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려 서.”
“아…… 이해합니다. 어떻게 된 거 냐면,괴수가 본관을 향해 몸통 박 치기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하늘에 서 굵은 빛이 떨어져서 괴수의 머리 를 정확히 날려 버렸어요.”
“빛이요?’’
“아마 신수가 괴수를 처리한 게 아 닐까요? 그거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
는데요.”
“만약 그런 거라면 곧 연락이 올 겁니다.”
과연 얼마 기다리지 않아 유지웅한 테서 다시 통신이 들어왔다. 그의 목소리는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 을 만큼 밝았다.
-총리님,다행히 신수가 제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장거리 포격으로 바로 괴수의 머리를 날려 버렸대요. 혹시 괴수가 쓰러진 게 확인되시나 요?
총리도 더없이 기쁜 목소리로 대답 했다.
“물론입니다. 우리는 방금 전 이곳 에서 실시간으로 괴수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역시 신수가 그랬 던 것이군요. 설득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비록 신수를 위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긴 해야겠지만, 대영박물관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어 쩔 수 없었던 일이지요.
“막대한 대가라면……?”
-제 입장에서도 매우 부담스러운 대가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일단 대영박물관을 지 켜야 하잖아요?
“그게 어떤 건지 내용을 말씀해주 실 수 있습니까?”
-죄송하지만,모르시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그렇게 하는 게 총리님과 영국 정부의 마음이 차라리 편안할 겁니다. 저는 불필요한 부담을 드리 고 싶지 않아요.
비상회의 분위기가 갑자기 숙연해 졌다.
유지웅이 그렇게까지 영국과 대영 박물관의 안전을 생각해 줄 줄이야. 심지어 감동받아서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각료들의 모습마저도 보였다.
-아무튼 이제부터 10년 동안 대영 박물관의 모든 것은 제가 사용수익 하겠습니다. 그 대신 10년이 지나면 전혀 빼돌리거나 손실된 것 하나 없 이 말끔하게 돌려드릴 것을 약속드 립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대 영박물관의 모든 것은 의장님의 의 사 아래 사용하십시오. 10년 후 12 월 31일까지 의장님께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
-헐,그럼 딱 W년이 아니라 10년 보다 조금 더 긴데요.
그 정도 보장이라도 해드려야 저
희가 그래도 체면이 살지 않겠습니 까.”
-감사합니다.
“다만 저희 측에서 자세한 앞뒤 사 정을 국민들 앞에 따로 발표하겠습 니다. 그래야 오해가 없을 테니까요. 오히려 국민들은 너무 짧은 기간이 라며 저를 나무랄 수도 있습니다, 하하.”
* * *
런던 사태는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장태준의 지휘 아래에서 3개체의 괴수들을 상대한 영국 공격대는 단 한 명의 희생 없이 무사히 무찌를 수 있었다.
영국 괴수방위사령부는 유지응이 던진 새알에 맞아 죽은 개체,자국 공격대가 힘겹게 사냥한 3개체,마 지막으로 신수의 공격을 받아 머리 가 날아간 개체의 사체를 모두 회수 했다.
유지응과 신수가 잡은 개체의 소유 권을 어찌해야 하는지 잠시 혼란이 있었으나,무난히 해결되었다.
“사체값으로 한 마리당 25억씩 50
억 원을 주시면 됩니다. 여기에 장 태준 총사무장과 저의 출장비는 별 도로 해주시고요.”
“전격적인 양보에 깊이 감사드립니 다.”
영국 정부는 몹시 고마워했다.
유지웅이 자기 출장비로 얼마를 생 각하고 있는지 안다면 아마 그렇게 고마워하지는 못했을 테지만.
영국 정부는 그날 저녁 곧바로 모 든 상황을 정리해서 대국민 발표를 했다.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총리가 직접 나섰다.
“……해서, 대영박물관을 구하기
위해 무리한 유지웅 의장님께 대영 박물관을 10년간 임대해드리기로 했습니다. 향후 10년 동안 대영박물 관은 유지웅 의장님의 관리 아래에 서,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이 운영 될 것입니다.”
다행히 시민들은 크게 반대하지 않 았다.
오히려 대영박물관이 사라질 뻔한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대가 를 치렀다며 좋아했다.
유물 한 점을 내주는 것도 아니고, 전시가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박물 관은 지금까지처럼 그대로 유지된 다.
“그럼 아마 관람료가 유료가 되겠 지?”
“유료가 돼도 상관없어. 솔직히 의 장님이 우리 영국을 위해서 한 게 있는데 그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니 야?”
“암,우리는 루보르 하나도 제대로 못 지킨 불란서 병신놈들하고는 다 르다고.”
“영국은 신사의 나라니까,이 정도 는 당연한 거야.”
그리고 또 한 번 프랑스는 조롱거 리가 되었다.
긴급한 상황에서도 유지응을 설득
하여 어떻게든 대영박물관을 지켜낸 영국.
루브르 박물관 하나를 제대로 지키 지 못해 한국에 빼앗겨 버린 프랑
•一—.
두 정부의 대응과 결과가 너무 대 조되었던 것이다.
“르메로 총리 만세!”
“총리 만서n 영국 만세!”
“대영박물관 만세!”
그러나 영국 국민들의 환호는 단 하루도 가지 못했다.
다음 날…….
“대영박물관이 어디 갔어?”
“이건 싱크홀 아닌가? 설마 하룻밤 사이에 지하로 가라앉은 거야?”